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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 산길/대청호 오백리길

2011.10.16. [대청호 오백리길 1] 1구간 두메마을길

by 사천거사 2011. 10. 16.

대청호 오백리길 1구간 걷기

◈ 일시: 2011년 10월 16일 일요일

◈ 장소: 대청호 오백리길 1구간 두메마을길

◈ 코스: 대청댐 물문화관 → 삼정동 → 민평기 고택 → 갈밭골 → 갈전동

◈ 거리: 10.2km 

◈ 시간: 5시간

◈ 회원: 아내와 함께


 

 

 


09:05   오늘은 대청호 오백리길 1구간을 걷는 날이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대전발전연구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대청호 둘레에 약 200km의 트레킹 코스를 21구간으로 나누어 놓은 것을 말한다. 아직 개발단계라서 구체적인 개발이 이루어진 구간은 6개 구간에 불과한데 오늘 그 중 1구간을 아내와 함께 걸어보기로 했다. 아파트를 떠나 1구간 들머리인 대청댐 주차장으로 향해 차를 몰았다. 해간 약간씩 비치는 날씨는 걷기에 더없이 좋을 것 같다.

 

09:45   대청교를 건너 대청댐주차장으로 올라갔다. 휴일인데도 시간이 좀 이른 탓인지 넓은 주차장에 세워진 차들이 별로 없다. 주차장 한쪽에 차를 세워놓고 물문화관 건물이 있는 전망대로 올라갔다. 전망대에서는 건너편으로 현암사 건물이 잘 보였고 잔잔한 수면의 대청호도 잘 보였다. 주변 경관도 많이 달라져서 호숫가를 따라 걸을 수 있도록 데크를 설치해놓았다. 정말로 잘 하는 일이다.


대청댐과 대청호

 

대전광역시 대덕구 미호동에 있는 금강수계에 최초로 건설된 다목적 댐이다. 4대강유역 종합개발계획의 하나로 1975년 3월에 착공하여 1980년 12월에 완공되었다. 중력식 콘크리트 댐과 중앙 코어형 필 댐의 복합형이다. 댐 지점의 유역면적은 4,134㎢이며, 규모는 높이 72m, 길이 495m, 부피 123만 4,000㎥이고, 댐 마루의 높이는 83m로 홍수위 높이 80m에 비해 3m의 여유고가 있다.

 

주요시설물은 본 댐 외에 초당 9,500㎥의 계획홍수량을 조절·방류하는 여수로시설, 발전소시설, 유량의 기복을 재조정하는 역조정지 댐, 3개의 보조 댐 및 대전·청주 도수 터널 등이 있다. 최대 출력 9만kW, 연간 2억 600만kWh의 전력을 생산하며, 대전·청주·군산·전주 등지에 연간 13억㎥의 공업용수 및 생활용수를 공급한다. 또한 미호천, 금강 하류지역과 만경강 유역에 있는 660㎢ 농경지에 연간 3억 5,000만㎥의 관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댐에 의해 조성된 대청호는 대전광역시 대덕구·동구와 충청북도의 3개군 6개면에 걸쳐 있으며, 만수면적 72.8㎢, 총저수용량 14억 9,000만t의 다목적저수지이다.


▲ 대청댐 주차장에 주차 [09:48]

  

▲ 대청댐 전망대에 오르다 [09:52]

  

▲ 전망대 광장에서 [09:53]

 

▲ 대청호 표지석 위에 앉아 [09:55]

  

▲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청호 [09:55]

 

▲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청호 [09:56]

 

▲ 지도를 보고 있는 아내 [09:56]

 

▲ 대청댐 물문화관 건물 [09:57]


09:58   물문화관 왼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나무로 된 계단이 나오는데 여기가 바로 오백리길 1구간 들머리다. 계단을 지나면서 한적한 숲길이 시작되었다. 13분 정도 걸어 작은 동산에 올라 잠시 쉬면서 사과를 먹었다. 사과 먹고 조금 걸었는데 길 왼쪽에 벤취가 2개나 있다. 이런, 조금 더 와서 여기서 먹을 걸. 오백리길이라고 벤취까지 다 설치해놓았네.

 

벤취를 지나면서 대청호가 잠깐 보이더니 길은 다시 숲속으로 들어갔다. 길 옆에 여뀌꽃이 수수하면서도 화려하게 피어 있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이 가을꽃들도 자취를 감추겠지. 그리고 낙엽이 지며 흰눈이 날리는 겨울이 오겠지.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는 거니까. 걷기에 편안한 숲길이 약간의 경사기 지더니 평상과 전망 데크와 벤취가 있는 봉우리로 우리를 안내했다.


▲ 대청호 오백리길 1구간 들머리 [09:58]

 

▲ 처음은 편안한 숲길이다 [10:04]

  

▲ 언덕에 앉아 사과를 간식으로 [10:13]

  

▲ 에고, 조금 아래 벤취가 있었네 [10:20]

 

▲ 숲 뒤로 대청댐이 보이네 [10:21]

  

▲ 걷기에 편안한 숲길 [10:22]

 

▲ 화려한 여뀌꽃밭 [10:25]


10:32   전망대 벤취에 앉아 물을 마시며 잠시 숨을 돌렸다. 처음 떠날 때와는 달리 해는 어디로 사라지고 하늘에는 구름만 가득하다. 전망대를 떠나 5분 정도 걸어 대청호반으로 내려왔다. 호숫가를 따라 목책이 설치되어 있는데 잔잔하게 물결이 이는 대청호가 보기에 좋다. 그런데 잔뜩 흐려진 하늘에서 빗방울이 돋기 시작했다. 안 되는데! 우산이나 비옷을 전혀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비는 몇 방울 떨어지다 말았다.

 

호숫가에서 꽤 넓은 평지로 올라갔다. 한쪽에 건축자재 같은 것이 여기저기 쌓여 있고, 콘테이너 건물이 몇 채 있으며, 왼쪽 끝에는 폐기물보관소라는 간이 건물이 한 채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이곳은 대청댐 비상여수로 공사를 위한 자재와 비품을 쌓아두는 곳이었다. 그런데 넓은 공터에 어디로 가라는 표시가 없다. 지금까지 잘 왔는데 여기서 헷갈리네.

 

오른쪽 도로를 따라 내려가려다가 아무래도 미심씩어 왼쪽 폐기물보관서 옆으로 돌아가보니 그쪽으로 길이 나 있었다. 좀 표시를 해놓지. 처음 오는 사람은 어떻게 찾으라는 거야. 왼쪽 대청호를 따라 산길이 계속 이어졌다. 간혹 나타나는 표지기들이 운행에 도움이 된다. 왼쪽 대청호 건너 멀리 청남대 건물이 보인다. 산길의 경사가 급해졌다.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영지산으로 올라가는 길인 모양이다.


▲ 평상과 전망 데크가 있는 곳 [10:33]

 

▲ 벤취에서 다정하게 한 장 [10:35]

 

▲ 대청호가 보이는 곳으로 내려왔다 [10:41]

  

▲ 안전 데크에 앉아서 [10:42]

 

▲ 날이 흐려 물이 잿빛이다 [10:45]

 

▲ 목책이 설치되어 있는 호젓한 길 [10:45]

 

▲ 공사용 자재를 쌓아놓은 공터 [10:47]

  

▲ 공터 왼쪽에 있는 폐기물보관소 [10:48]

  

▲ 대청호 건너 청남대 건물이 보이는 곳 [10:56]

 

▲ 영지산으로 오르는 길: 힘이 듭니까? [11:07]


11:07   급경사를 오르니 벤취가 있는 영지산이다. 잠시 벤취에 앉았다가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여기까지는 길도 잘 정비가 되어 있고 필요한 시설물도 설치가 잘 되어 있었다. 그러나 영지산 아래 임도에 이르자 모든 편의시설은 사라지고 말았다. 임도 오른쪽을 따라 계속 걸었다. 낙엽이 바스락 바스락 밟히는 것이 가을은 가을인 모양이다.

 

도로 오른쪽으로 대청댐 비상여수로 공사가 한창이다. 저것도 4대강 사업의 일환인가? 도로 위로 살수차가 지나간다. 그나저나 여기서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건가? 도로를 따라 위로 올라가다 보니 왼쪽 전봇대에 표지기가 하나 붙어 있다. 제대로 왔네. 도로를 따라 걷는데 오른쪽 산능선으로 올라가는 샛길이 보이고 표지기가 하나 붙어 있다. 일단 올라붙었다. 길은, 지금까지 온 길과는 달리, 확실하지가 않고 정비도 잘 되어 있지 않았다. 경주 김 씨 묘가 있는 곳에서 왼쪽 아래로 내려왔다.


비상여수로

 

상류부의 저수지의 물이 기존의 여수로가 아닌 다른 여수로를 새로 만들어서 물을 방수하는 방법이다. 새로운 여수로를 제작하기에 물을 방수할 시 기존 여수로의 기능에 제약이나 영향을 주지 않은 채 방수를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치수능력을 증대하면서도 댐의 수문학적 안전성을 확보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검토되고 있다.


▲ 영지산에 오르니 벤취가 있다 [11:07]

 

▲ 봉우리를 내려오다 바라본 대청호 [11:19]

  

▲ 계단으로 정비가 되어 있는 길 [11:21]

  

▲ 우측으로 이어지는 임도 [11:24]

 

▲ 대청댐 비상여수로 공사현장 [11:30]

 

▲ 비상여수로 공사장 앞 도로에서 [11:34]

 

▲ 도로에서 능선으로 올라 왼쪽으로 바라본 대청호 [11:47]

 

▲ 경주 이 씨 묘 [11:48]


11:52   도로에 내려섰다. 산으로 오르지 않고 아까 걸었던 비상여수로 앞 도로를 따라 계속 걸으면 지금 내려선 이 도로와 이어지게 된다. 이촌마을 표지석을 지나고 쥐코밥상 간판을 지났더니 오른쪽에 거대한 장승이 두 개 서 있는 '호수의 그림 두 편' 레스토랑이 있다. 이곳은 대청댐의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사진작가들이 모여드는 포토 포인트다. 도로 끝 삼거리에 민평기 고택이 있었다.

 

이 고택은 조선말 고종 황제의 승지를 지낸 민후식이 거처를 마련하면서 처음 지은 것인데, 원래 삼정말에 있었으나 1979년 대청댐이 생기면서 수몰이 되자 여기로 옮겨왔다고 한다. 자, 여기서 고택 뒷산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표지기가 없다. 버스정류장에 표시된 이현동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니 어디에도 뒷산으로 올라갈 길이 없다. 다시 고택으로 돌아와 신탄진 방향으로 살펴보니 왼쪽에 표지기가 잔뜩 달려 있다. 미리 좀 표시를 해두면 좀 좋을까.


▲ 능선에서 왼쪽 도로에 내려섰다 [11:52]

 

▲ 이촌마을 표지석 [11:53]

 

▲ 민평기 고택으로 가는 길 [12:00]

 

▲ '호수의 그림 두 편' 레스토랑 앞 그림같은 풍경 [12:02]

 

▲ 장승이 서 있는 '호수의 그림 두 편' 레스토랑 [12:02]

 

▲ 삼정마을 표지석 [12:03]

 

▲ 민평기 고택: 누구세요? [12:04]


12:13   고택 뒷산으로 올라가는 길에 들어섰다. 임도인 것 같다. 잠시 후 왼쪽에 철망이 쳐져 있는 곳에 도착을 했다. 아래 위 갈림길인데 표지기도 없고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왼쪽 길을 따라 내려가다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 다시 위로 올라갔다. 여흥 민 씨 묘가 보이고 대청호 둘레길 표지기도 보였다. 길도 그냥그냥 걸을만 했다. 그런데......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이 갑자기 끊어졌다. 거대한 낙엽송 두 그루가 베어져 넘어가 있고, 아카시나무와 잡목들을 잘라서 아무렇게나 흩어놓아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었다.

 

도대체 누가 이렇게 해놓은 건가? 왜 멀쩡한 길을 가시나무길로 만들어놓았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쨌든 올라가야 한다. 이리저리 없는 길을 만들어보았다. 아카시나무, 찔레덩굴에 찔리고, 긁히고, 옷이 찢어지고 난리 부르스다. 나야 그렇다 치더라도 아내는 무슨 죄가 있는가. 그래도 잘 따라온다. 유유자적하며 대청호 구경을 하려고 왔는데 이건 뭐 밀림을 통과하는 오지탐험을 하는 기분이다. 설상가상으로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별 일 다 보겠네.


▲ 고택 뒷산으로 올라가는 길 표지기들 [12:13]

 

▲ 민평기 고택 [12:14]

  

▲ 철망이 있는 곳에서 내려가다 다시 올라오는 중 [12:25]

  

▲ 여흥 민 씨 묘소 [12:31]

 

▲ 대청호 둘레길 표지기 [12:36]

 

▲ 이런, 길이 막혔네 [12:38]

  

▲ 잡목을 베어넘겨 놓아 길도 없어지고 올라가기도 힘든 곳 [12:44]

 

▲ 이 철탑이 있는 곳 왼쪽 지역이 문제의 장소 [12:44]


12:58   천신만고 끝에 봉우리에 올랐다. 대전광역시에서 설치한 표석이 왼쪽에 있다. 길도 그런대로 잘 나 있다. 그러다가 또 길이 여러 군데로 갈라지는 바람에 길을 잃고 말았다. 계속 갈 수도 없는 일이라 하는 수 없이 왼쪽 사면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기로 했다. 도무지 위치 파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이 나무도 별로 없고 경사가 크게 심하지도 않아 그럭저럭 내려올 수 있었다.

 

임도에 내려서서 계속 내려가니 밭이 보이고 도로가 보이고 집이 보인다. 도대체 여기가 어딘가? 일단 그늘에서 빵과 커피로 점심을 먹고 혼자서 도로를 따라 오른쪽에 있는 마을로 걸어가보았다. 그곳은 용호동이었다. 마을 끝 도로에서는 용호제를 거쳐 문의로 가는 32번 지방도와 대청댐으로 가는 대청로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갈전동과는 반대쪽으로 내려왔잖아. 참 별 일 다 보겠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점심 먹은 곳 아래에 있는 밭에 들깨를 베어 말리기에 둘이 앉아서 들깻잎을 땄다.


▲ 대전광역시에서 만든 용도를 알 수 없는 표석 [12:58]

  

▲ 사면을 내려오고 있는 아내 [13:11]

  

▲ 임도를 만났다 [13:17]

  

▲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가 용호동이네 [13:22]

 

▲ 내려온 김에 점심이나 먹고 [13:42]

 

▲ 뭐여, 대청댐 가는 길이잖아 [13:48]

 

▲ 들깻잎을 딴 곳 [14:19]


14:24   다시 임도를 따라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표지기는 없지만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잃었던 길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사면을 내려올 때는 꽤 길게 느껴졌는데 임도를 따라 올라가니 금방이다. 밀양 박 씨 묘소를 지나고 능선 삼거리 지역에서 오른쪽으로 진행을 했더니 주변이 깨끗해지면서 깔끔하게 정리된 묘역이 나타났다.

 

사실 대청호 주변 산에는 묘지가 참 많았다. 그것도 규모가 큰 묘지가 많았다. 묘지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니까 아싸, 표지기가 보인다. 만세, 다시 길을 찾았네. 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가 또 길이 애매해졌다. 도대체 표지기라도 붙어 있어야 어디로 가는지 알 수가 있지. 난감한 일이네. 그냥 왼쪽으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이게 뭐야, 밤이잖아.

 

커다란 밤나무 아래 알밤이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지금까지 오면서 만난 밤나무 아래에는 모두 껍질만 즐비했었는데. 밤송이 안에 들어 있는 놈, 밖으로 빠져 나와 있는 놈, 풀숲에 숨어 있는 놈 할 것 없이 모두 긁어모았다. 밤줍기에 아내도 신이 난 모양이다. 길을 잃고 헤매느라고 고생을 했는데 이런 소득이라도 있어야지. 대충 배낭을 밤으로 채운 다음 왼쪽으로 보이는 밭 옆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 밀양 박 씨 묘소 [14:44]

 

▲ 잘 정비된 묘역 [14:53]

 

▲ 묘역 위에서 [14:53]

 

▲ 다시 길을 찾았다 [14:55]

 

▲ 길 따라 걷고 있는 아내 [15:04]

 

▲ 밤을 줍고 있는 아내 [15:09]

 

▲ 내려오는 길에 만난 진주 강 씨 묘지 [15:41]


15:46   포장도로에 내려섰다.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네. 나중에 알고보니 그곳은 갈밭골이라는 데였다. 산쪽으로 올라가는 도로와 아래로 내려가는 도로가 있는데 지형적으로 보아 산쪽으로 올라가면 연봉에 이를 것 같다. 그런데 자신이 없다. 도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다 밭에서 일을 하는 사람에게 물었다. 이리 가면 갈전동이 나옵니까? 예, 그쪽으로 가다 오른쪽으로 가면 됩니다. 일단 갈전동에 갈 수 있다니 안도감이 밀려온다.

 

포장도로가 2차로 아스팔트 포장도로와 만났다. 왼쪽은 민평기 고택이 있는 삼정마을로 가는 길인 것 같다. 오른쪽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왼쪽으로 대청호가 계속 보인다. 그런데 갈전동까지 왜 이렇게 먼 거야. 게다가 다니는 차는 또 왜 이렇게 많은 거야. 휴일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차량들이 풍광 좋은 대청호를 보기 위해 이쪽으로 많이 몰린 모양이다.

 

도로 왼쪽에 묘지가 있다. 전망 끝내주네. 묘지에서 갈전동 유래비가 있는 곳까지는 한참을 걸어야 했다. 갈전동 유래비가 있는 곳 맞은편으로 넓은 길이 나 있다. 우리가 제대로 내려왔으면 아마 저리로 내려왔을 것이다. 대청호 오백리길의 1구간 종착지가 이현동이지만 별로 높지도 않은 산속을 이리저리 헤맨 것에 스트레스가 쌓여 더 이상 가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대청댐 주차장으로 가야 하나.

 

버스정류장 아래 텃밭에서 일을 하는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신탄진 가는 버스가 몇 시에 있어요? 지금 몇 시인데요? 4시 25분 인데요. 다음 차는 여섯 시에 있어요. 허걱! 한 시간 반을 기다리란 말인가? 길 건너 갈밭식당으로 올라가 택시를 부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042-936-6000으로 전화하세요. 전화를 걸었다. 대전 콜택시였다. 7분 정도 기다리시면 택시가 갑니다.

 

10분 정도 지나서 택시가 왔다. 목적지를 말하자 택시는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달려 민평기 고택을 지난 다음 한창 도로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대청로를 이용하여 대청댐 주차장으로 올라갔다. 아 그런데 주차장에 웬 차들이 이렇게 많나. 주차장이 모자라 도로변까지 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얼마 드리면 되요? 만 원만 주세요. 아니? 이렇게 싸게 받는단 말인가? 괜히 속으로 걱정했네.

 

차를 돌려 청주로 돌아오면서, 오늘 길을 잃어 고생도 많이 했지만, 덕분에 깻잎도 따고 밤도 잔뜩 주웠으니 재미있는 하루였다고 말을 하니까 아내도 그렇다고 수긍을 한다. 그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세상을 살다보면 좋은 길을 걸을 때도 있고 험한 길을 걸을 때도 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길을 잃을 때도 종종 있다. 어쨌든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왔으니 크게 신경을 쓰지 말자. 오늘 험한 길을 아무런 불평없이 오히려 나를 격려하면서 걸어준 아내에게 큰 고마움을 느낀다. 부부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 갈밭골 포장도로 [15:49]

 

▲ 갈전동으로 가는 도로에서 [16:04]

 

▲ 묘지에서 바라본 대청호 [16:05]

  

▲ 도로 옆 묘지가 있는 곳에서 [16:06]

  

▲ 묘지에서 바라본 대청호 [16:06]

  

▲ 갈전동에 있는 갈전동 유래비 [16:20]

 

▲ 갈전동에 있는 갈밭식당 [16:29]

  

▲ 갈밭식당 앞에서 바라본 대청호 [16:38]

 

▲ 다시 돌아온 대청댐 주차장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