紫芝山 산행기
◈ 일시: 2011년 9월 13일 화요일
◈ 장소: 紫芝山 467.2m / 충남 금산
◈ 코스: 기러기공원 → 신갑이골 → 紫芝山 → 부엉산 → 기러기공원
◈ 시간: 4시간
◈ 회원: 아내와 함께
09:36 오늘은 추석 다음 날로 공휴일이다. 아내가 추석을 치르느라고 고생을 많이 해서 심신이 피로할 텐데 내가 산에 간다고 하니까 따라나선다. 정말 고마운 아내다. 산행지를 고르다가 그리 멀지도 않고 산행 시간도 적당한 紫芝山을 다녀오기로 했다. 산 이름이 좀 그렇고 그런데 다른 이름으로는 성재산이라고도 한다. 위치는 충남 금산에 있지만 영동의 천태산과 이웃하고 있고 금강을 사이에 두고 갈기산, 월영봉과 마주하고 있다.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비룡갈림목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북쪽으로 올라가는 차들은 많은데 내려가는 차들은 별로 없다. 물론 그래서 남쪽으로 산행지를 정하기도 했지만. 금산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68번 지방도를 따라 영동에 있는 송호국민관광지 쪽으로 차를 몰았다. 제원대교를 건넌 다음 금강을 따라 달리다가 원골식당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10:40 원골식당은 어죽으로 유명한 식당인데 추석이라 문을 닫은 모양이다. 차도를 건너 금강 쪽으로 내려갔다. 오른쪽으로 월영봉이 보이고 금강이 보이고 부엉산 암봉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난들 잠수교를 건너 왼쪽 길로 접어들었다. 원골인공폭포로 가는 오른쪽 길은 내려올 때 이용할 길이다.
▲ 원골식당 주차장에 주차 [10:41]
▲ 인삼어죽마을 안내도 [10:42]
▲ 난들 표지석 옆에서 [10:43]
▲ 금강 뒤에 솟아 있는 부엉산 [10:44]
▲ 가을의 전령 코스모스 [10:44]
▲ 잠수교에서 바라본 금강 [10:45]
▲ 난들 잠수교: 물이 많아지면 잠긴다 [10:46]
▲ 난들 잠수교에서 [10:46]
▲ 난들 잠수교와 월영봉 [10:48]
10:53 마을 입구에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를 만났다. 옛날에는 이런 나무들이 마을 어귀에 꼭 있었지. 느티나무 왼쪽으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걸어갔다. 아침에 잔뜩 흐렸던 날씨가 지금은 해가 들락거린다. 덥다.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터를 닦아 놓은 곳을 지나니 건물이 하나 서 있는 삼거리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왼쪽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아내는 산에서 자꾸 멀어진다고 오른쪽으로 가잔다. 그리로 가면 난들교가 안 나오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길은 신갑이골로 紫芝山 정상으로 곧장 올라가는 코스였다. 골짜기를 따라 걸어가는데 영 처음에 생각했던 길이 아니다. 다시 돌아가기도 뭐하고 해서 계속 올라가다가 마침 밭에서 일을 하는 주민이 있어 길을 물었다. 이 길로 가면 산 정상에 올라갈 수 있나요? 날망으로 곧장 올라가요. 난들교는 어디에 있어요? 이 능선을 넘으면 나오는데요. 고맙습니다. 의외로 임도가 계속 이어졌다. 그렇다면 길이 있다는 것이다.
▲ 마을 입구에 있는 큰 느티나무 [10:53]
▲ 임도를 따라 진행 중 [11:11]
▲ 바나나가 왔어요, 바나나! [11:31]
▲ 紫芝山 정상이 보인다 [11:36]
11:37 임도에서 표지기가 하나 매달린 능선으로 올라붙었다. 내 생각으로는 임도를 따라 계속 가면 난들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날 것 같은데 아내가 잽싸게 능선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그냥 따라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능선길은 생각보다는 뚜렷했다. 10분 정도 올라갔는데 잘 다듬어진 묘 2기가 나타났다. 그와 함께 길이 끊어졌다. 오 마이 갓!
이럴 때 제일 난감하다. 나 혼자 같으면 없는 길이라도 만들어 올라가면 되지만 지금은 홀몸이 아니다. 내 판단으로는, 왼쪽으로 트레버스를 하면 난들교에서 올라오는 능선길과 만날 것 같은데 확신은 서지 않는다. 일단 음료수를 하나 마시고 호흡을 가다듬은 다음 묘소 위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무가 성글게 나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잠시 올라가다가 왼쪽으로 트레버스 할 곳을 찾는데 희미하게나마 길이 보인다. 알렐루야! 그 흐릿한 길을 따라가자 예상대로 뚜렷한 능선길이 나왔다.
내심 걱정을 하던 아내가 기쁨에 넘쳐 양팔을 올리고 만세를 부른다. 오메, 나이가 몇이여. 길이 뚜렷하다보니 걷기에 신이 난다. 그런데 왜 이렇게 더운 거여. 밧줄이 매어져 있는 암벽지대를 올라서니 천들 지역이 잘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어디서 길을 잘못 들었고 난들교가 어디에 있는지 대충 감을 잡을 것 같다.
▲ 임도에서 능선으로 [11:37]
▲ 무덤에서 길이 끊어졌다 [11:46]
▲ 길 찾았다, 만세 [11:57]
▲ 반가운 표지기 아래서 다시 한 번, '찾았다' [11:57]
▲ 왼쪽 계곡 위에 솟아 있는 천앙봉 [11:58]
▲ 밧줄이 있는 암벽지대 [12:04]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천들 방향 [12:06]
12:09 암벽지대가 또 나타났다. 그리 위험한 곳은 아닌데도 밧줄이 튼실하게 매어져 있다. 신경을 꽤 쓴 모양이다. 암벽지대를 지나자 이번에는 너덜지대가 나타났다.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무슨 너덜지대람. 알고 보니 그것은 紫芝山城의 흔적이었다. 즉 성벽이 허물어져 널려 있는 돌들이었다. 산성을 올라서자 봉긋한 정상부가 눈에 들어온다. 전망이 틔여 왼쪽 계곡 위로 솟아 있는 천앙봉이 코 앞이다.
▲ 암벽지대 통과 중 [12:10]
▲ 여기도 밧줄이 있네 [12:11]
▲ 紫芝山城의 흔적 [12:16]
▲ 흩어진 성돌지대를 오르고 있는 아내 [12:16]
▲ 紫芝山 정상이 눈 앞이다 [12:19]
▲ 소나무 아래에서 [12:23]
▲ 정상 직전에 내려다본 난들 방향 [12:28]
12:30 해발 467m의 紫芝山 정상에 올랐다. 오석으로 만든 정상표지석이 보기에 좋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송편을 먹고 커피를 마셨다. 적당히 휴식을 취한 다음 부엉산 쪽으로 걸음을 옮겼는데 정상 아래 삼각점이 있는 곳에서 주의를 해야 한다. 삼각점이 있는 곳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아까 우리가 올라왔던 신갑이골로 곧장 내려가게 된다. 부엉산을 가려면 반드시 표지기가 많이 붙어 있는 곳으로 내려가야 한다. 봉우리를 몇 개 오르내리며 부엉산을 향해 계속 걸었다. 그런데 오늘 참 더운 날이다.
▲ 해발 467m의 紫芝山 정상에서 [12:47]
▲ 紫芝山 정상에서 [12:48]
▲ 정상에서 바라본 천태산과 대성산 [12:51]
▲ 앞으로 가야할 능선 끝의 부엉산과 그 뒤로 월영봉 [12:57]
▲ 소나무와 함께 [13:00]
▲ 길을 걷다 잠시 멈추어 서서 [13:26]
▲ 걷기에 좋은 길입니다 [13:39]
▲ 물도 한 모금 마시고 [13:47]
▲ 지나온 紫芝山과 능선 [13:49]
13:57 해발 429m의 부엉산 정상에 도착했다. 표지석은 없고 표지판이 나무에 매달려 있는 정상은 전망대 암봉이 있어 주변경관을 살펴보기에 아주 좋았다. 오른쪽으로 갈기산과 월영봉이 보이고, 금강 물줄기를 따라가니 송호국민관광지로 연결되는 호탄교가 보인다. 다시 왼쪽으로 천태산이 보이고 그 왼쪽으로 대성산이 보인다. 부엉산 정상부터 금강변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금강을 따라 오른쪽으로 계속 길이 나 있는데 건너편 기러기공원 주차장에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 해발 429m의 부엉산 정상에서 [13:57]
▲ 부엉산 정상에서 [13:58]
▲ 정상에서 내려다본 금강과 호탄교 [13:59]
▲ 부엉산 정상 암봉에 올라 [13:59]
▲ 정상 암봉에서 천태산을 배경으로 [14:00]
▲ 정상에서 금강을 배경으로 [14:01]
▲ 정상에서 천태산을 배경으로 [14:01]
▲ 정상 바위에서 내려오는 중 [14:01]
▲ 부엉산을 거의 다 내려와서 [14:21]
▲ 유유히 흐르고 있는 금강 [14:34]
14:36 원골인공폭포가 길 오른쪽에 있다. 2009년 7월 18일에 준공된 이 폭포는 높이가 80m인데, 11시 30분~13시 30분, 4시~6시 두 번 가동이 된다고 한다. 지금은 가동 시간이 아니라서 물이 졸졸졸 바위벽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냥 가볍게 손을 씻고 자리를 떴다. 폭포를 지나자 오른쪽에 식당에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무언가를 먹고 있는 것이 보였다.
처음에 나는 어디서 단체로 사람들이 와서 음식을 먹는 줄로 알았다. 그런데 그들은 모두 삼삼오오 따로 온 사람들이었다. 그곳은 도리뱅뱅이와 어죽을 파는 식당이었다. 금산의 이 지역은 금강을 끼고 있어 인삼어죽으로 유명하다. 사람들로 가득 찬 식당에 들어가 언제쯤 먹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30분에서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한단다. 말어, 다른 데 가서 먹으면 되지.
▲ 인공폭포에 흐르는 물로 손을 씻고 [14:37]
▲ 금강과 월영봉 [14:41]
▲ 남촌가든 뒤에 솟아 있는 부엉산 [14:41]
▲ 남촌가든 물놀이장 [14:46]
▲ 남촌가든 주차장에서 [14:54]
14:58 기러기공원에 도착해보니 주차장에 차가 가득하다. 주차장 옆 청풍명월이란 식당도 만원이라 들어갔던 사람이 그냥 나온다. 추석 다음 날 죽 먹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금산 어죽마을에서는 차를 세워둔 원골식당이 가장 유명한데 애석하게도 오늘은 영업을 하지 않았다. 차를 돌려 금산 쪽으로 오다 보니 삼거리 지역에 다시 어죽을 파는 식당이 있었다.
한 곳은 만원이고 다른 한 곳에 자리가 있어 들어가 어죽 2인분을 시켰다. 천신만고 끝에 먹는 어죽맛은 그냥 괜찮은 편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어죽 그릇을 비우고 3시 50분에 출발 금산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평소와 같이 달릴 수 있던 고속도로가 회덕갈림목에 오자 정체가 시작되었다. 이곳은 상습정체구역이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청주 아파트에 도착하니 5시 10분 정도 되었다. 오늘 비록 날씨가 더워 산행을 하는 동안 조금 짜증이 나기는 했지만, 금강 물줄기를 바라보며 오랜만에 아내와 둘이 산행을 하는 기회를 갖게 된 것에 크게 만족한다.
▲ 기러기공원 표지석 [14:58]
▲ 인삼어죽을 먹은 식당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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