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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기山行記

2011.07.03. [경기山行記 23] 인천 옹진 장봉도 국사봉

by 사천거사 2011. 7. 3.

장봉도 국사봉 산행기

◈ 일시: 2011년 7월 3일 일요일 

◈ 장소: 국사봉 151m / 인천 옹진

◈ 코스: 축동 → 주능선 → 국사봉 → 말문고개 → 장봉선착장 

◈ 시간: 3시간 6분 

◈ 회원: 메아리산악회 안내 산행


 


장봉도

 

인천에서 서쪽으로 21km, 강화도(江華島)에서 남쪽으로 6.3km 해상에 위치하며, 부근에 모도(茅島)·시도(矢島)·신도(信島) 등이 있다. 지명은 섬의 형태가 길고 산봉우리가 많은 데에서 유래하였다. 1914년 부천군에 편입되어 북도면에 속하였다가 1973년 7월 1일 부천군에서 옹진군으로 편입된 후, 1995년 경기도에서 인천광역시로 편입되었다.

 

섬은 북쪽을 향하여 느리게 만곡을 이루며, 해안 곳곳에 암석 갑각(岬角)이 돌출한데다 해식애(海蝕崖)가 발달하여 절경을 이루는 곳이 많다. 동쪽과 서쪽의 양안(兩岸)을 제외하고는 넓은 간석지로 둘러싸였으며, 구릉성 산지가 동서로 뻗어 섬의 골격을 이루고, 중앙에 평지가 있다. 일대에 천연기념물 제360호와 제361호로 지정된 노랑부리백로와 괭이갈매기가 집단으로 서식하며, 전체적으로 소나무숲이 무성하다. 포도와 김·백합·동죽·새우류·바지락 등이 많이 난다. 김양식이 활발하여 높은 소득을 올렸으나, 인근의 인천국제공항 건설로 인해 중단되었다. 고유의 민속놀이로 띠뱃놀이가 전해진다.


07:00   오늘은 메아리산악회에서 안내하는 인천 영종도 앞에 있는 섬 장봉도의 국사봉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계속되는 장마로 인해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고 특히 중부지역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에는 가야 한다. 폭우 소식 때문에 그런지 산행에 참가하는 사람이 25명에 불과했다. 모두 산에 중독된 사람들이다. 아니 산에 미친 사람들이다.

 

7시 5분에 청주종합경기장 앞을 출발한 버스가 청주나들목에서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창밖에 비가 내리고 있는데 혹시 인천에 가면 날이 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져본다. 소용없는 줄 알면서도 눈을 감고 잠을 청해보았다. 잠은 오지 않고 머리만 멍하다. 예전에 주말마다 비가 오는 해가 있었는데 올해가 바로 그짝이다.

 

07:55   입장휴게소로 버스가 들어갔다. 바람이 불고 비가 세차게 내리는 휴게소에는 차들이 별로 없었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으니 커피나 한 잔 할까 했는데 가격표를 보니 아메리카노가 한 잔에 4,500원이다. 말어 말어, 커피 한 잔에 4,500원은 사치야. 버스가 인천대교를 지나 영종도로 들어갔다. 장봉도로 가는 배가 떠나는 삼목선착장은 영종도 북쪽에 자리잡고 있었다.


▲ 비가 내리고 있는 경부고속도로 입장휴게소 [07:56]


09:32   영종도 삼목선착장에 도착했다. 신도를 거쳐 장봉도로 가는 여객선 시간표를 보니 10시 10분이 다음 배가 떠나는 시간이었다. 남는 시간에 선착장 이곳 저곳을 기웃거려 보았으나 주변에 앉아 있는 갈매기만 보일 뿐이었다. 물고기는 안 잡고 갈매기들이 뭘 기다리고 있는 거지? 그 기다림의 이유는 배에 오르자 곧 밝혀졌다. 날씨가 안 좋아 그런지 여객 손님은 우리 팀을 제외하고 별로 없었다.

 

10시에 배에 올랐다. 갑판에 서서 주변 바다를 구경하는데 갈매기들이 몰려든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알고 보니, 그 갈매기들은 새우깡에 길들여진 갈매기들이었다. 보통 영리한 놈들이 아니다. 12분 후에 신도선착장에 도착했는데 그 많던 갈매기들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유는? 신도에서는 사람들이 이 배를 타지 않기 때문에 새우깡을 먹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었다. 


▲ 영종도 삼목여객터미널 [09:34]

 

▲ 여객선을 기다리고 있는 갈매기들 [09:40]

 

▲ 우리가 타고 갈 여객선 [09:57]

 

▲ 삼목선착장 오른쪽 풍경 [10:05]

 

▲ 승선이 거의 다 끝나 출발 준비 중 [10:07]

 

▲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찾아 몰려든다 [10:08]

 

▲ 사람이 주는 새우깡에 길들여진 갈매기들 [10:11]

 

▲ 신도선착장에 도착한 여객선 [10:22]

 

▲ 갈매기들의 휴식 시간 [10:28]

 

▲ 묘한 운치를 자아내고 있는 섬들 [10:32]


10:55   삼목선착장을 떠난지 45분 만에 장봉선착장에 배가 들어갔다. 거기나 여기나 비는 여전하다. 배에서 내린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장봉도농어촌공영버스에 올랐다. 우리 회원들 때문에 버스가 만원이다. 좁은 산길, 바닷길, 마을길을 요리조리 달려 버스 종점인 장봉4리 축동에 도착한 버스가 비가 쏟아지는 건천으로 우리를 사정없이 토해 놓는다. 갑자기 빗줄기가 세어진다.

 

간신히 비를 피할 수 있는 정류장 건물에서 가능한 한 잽싸게 비옷을 꺼내 입었다. 틈틈이 사진도 찍어야 하니 카메라에 맞는 비를 가릴 우산도 펼쳤다. 오늘로 세 번이나 연속으로 우중산행을 하는 셈이 된다. 마을로 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가다 왼쪽으로 꺾어 작은 고개를 하나 넘자 해변이 나타났는데, 오른쪽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있었다. 총천연색 비옷들이 푸른 숲에서 피어난 꽃처럼 화려하다. 


▲ 장봉도 장봉선착장: 터미널 이름이 '장봉바다역'이다 [10:56]

 

▲ 장봉도 농어촌공영버스 [10:57]

 

▲ 축동마을 버스 종점에 있는 이정표 [11:17]

 

▲ 일단 마을 쪽으로 들어갔다가 [11:21]

 

▲ 왼쪽으로 나 있는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작은 고개를 넘는다 [11:33]

 

▲ 해변에서 산으로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1:35]

 

▲ 해변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길 입구에 있는 이정표 [11:36]

 

▲ 푸른 숲속에 예쁜 꽃이 피었네 [11:36]

 

▲ 푸른 숲속의 원색 행렬 [11:37]

 

▲ 벤취가 있는 지능선에 올라 한숨 돌리고 [11:43]


11:50   주능선에 있는 팔각정자가 빗속에 외롭게 서 있다가 우리가 올라가자 반갑게 맞아준다. 비가 내리는 정자에서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바로 국사봉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원래는 가막머리를 다녀올 예정이었으나 이 빗속에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 같아 그 계획은 취소가 되었다. 빗줄기가 조금 잦아든 산길을 터벅터벅 걷는다. 타박네가 따로 없다.

 

12시 4분, 시멘트 도로가 지나가는 4거리에 내려섰다. 이정표가 없어 어디로 가야하나 이리저리 살펴보았더니 맞은 편으로 나 있는 임도 쪽에 표지기가 여럿 걸려 있다. 임도를 따라 혼자서 계속 걸어 내려가는데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든 느낌이 든다. 표지기도 없고 계속 도로 쪽으로 내려가는 기분이다. 되돌아서 다시 원래 4거리 쪽으로 돌아오는데 왼쪽에 이정표가 서 있다. 아까 저걸 왜 못 보았지.

 

우산 때문이었다. 우산에 가려 앞만 보이고 좌우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산등성이로 올라갔는데 그 길은 결국 아까 내가 되돌아왔던 임도와 만나게 되어 있었다. 장봉로가 지나가는 도로 옆에 팔각정자가 서 있는데 회원들은 거기서 점심을 먹을 모양이다. 나는 점심이 빵이니 아무데서나 먹어도 된다. 그래서 산행을 할 때 점심은 행동식이 좋다.


▲ 주능선에 있는 팔각정자 [11:52]

 

▲ 비에 젖은 벤취 [12:00]

 

▲ 임도에서 되돌아와 만난 이정표 [12:19]

 

▲ 장봉로 옆에 있는 팔각정자 [12:26]

 

▲ 팔각정자 옆에 있는 산행안내도 [12:26]


12:27   장봉로 건너편에 나있는 산길로 접어들었다. 이제는 혼자다. 엉겅퀴 꽃을 보며 언덕을 내려가니 장봉3리가 나오고 산행로는 다시 왼쪽 산으로 이어졌다. 국사봉이 1.7km 남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만났다. 이정표에서 12분 정도 걸어 하얀 취수탑 두 개를 만났다. 오른쪽에 장봉2리로 내려가는 길이 나있다. 헬기장을 지나 조금 올라가자 확성기 소리가 들린다. 국사봉 정상에서 나는 소린가? 


▲ 장봉로 건너편 산길 [12:27]

 

▲ 스코틀랜드의 국화인 엉겅퀴 [12;29]

 

▲ 내려가는 길의 안전 로프 [12;29]

 

▲ 장봉3리에서 올라가는 길 [12:35]

 

▲ 취수탑에서 내려다본 장봉2리: 국사봉 700m 전 [12:49]

 

▲ 국사봉으로 올라가는 길 [12:56]


13:02   국사봉 정상에 올랐는데 여기도 팔각정자가 있었다. 정자에는 단체로 온 산행객들이 모여 앉아 누군가의 산행 요령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었다. 빗속에 청승맞게 무슨 강의람. 말문고개 쪽으로 조금 이동을 했는데 삼각점이 있고 국사봉 정상이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헷갈리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산인데 어찌해서 정상표지석 하나 없는지 모르겠다. 아스팔트 도로가 지나가는 말문고개를 건너 늘논고개로 발걸음을 옮겼다.


▲ 정상부에 있는 팔각정자 [13:02]

 

▲ 팔각정자 옆에 있는 이정표 [13:04]

 

▲ 큰까치수영 [13:04]

 

▲ 국사봉 정상 표지 [13:05]

 

▲ 아스팔트 도로가 지나가는 말문고개 [13:11]


13:15   벤취 두 개가 마주보고 있는 언덕에서 빵을 점심으로 먹었다. 비를 맞으며 혼자 서서 빵을 먹는 모습이 영락없는 거지꼴이다.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늘논고개에 내려섰다. 조금 전부터 조짐이 좋지 않더니 급기야 비가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앞이 잘 안 보일 정도다. 그래도 가야 한다. 늘논고개 건너편 계단으로 산행로가 이어져 있었다.

 

거세게 쏟아지는 빗속을 혼자 하염없이 걷는다. 지난 주에 대청호둘레길과 영덕 블루로드를 걸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정말 양동이로 쏟아붓는 것 같다. 혜림원 갈림길을 지나 다시 산길로 접어들었다. 이제는 번개가 번쩍거리더니 천둥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거 문제네. 혹시 우산에 벼락이라도 떨어지면 어쩌지. 보통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 잠시 쉬면서 빵을 먹은 벤취 [13;16]

 

▲ 늘논고개: 폭우가 시작된 곳 [13:31]

 

▲ 늘논고개 반사경에 비친 모습 [13:31]

 

▲ 혜림원이 있는 곳으로 넘어가는 길 [13:46]

 

▲ 혜림원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 [13:54]


14:10   팔각정자에 올라갔다. 아무도 없다. 비에 젖어 앉을 자리도 마땅치 않은 정자에서 천둥번개가 잦아지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좀체로 비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에라 모르겠다 번개에 맞든 말든 내려가자. 선착장이 320m 남았다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부터 길이 좋아졌다. 5분 후 산길을 마감하고 해안도로에 내려섰다.

 

왼쪽은 다리가 놓여있는 딴섬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장봉선착장으로 가는 길이다. 비가 아까보다는 상당히 잦아들었다. 도로 왼쪽 갯벌에는 배들이 아무렇게나 정박해 있었다. 장봉선착장 여객선 터미널 건물 옆에 인어상이 세워져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 얼굴에 물고기의 긴 꼬리를 한 인어상은 상반신을 온통 드러낸채 내리는 비를 온전히 맞고 있었다.


▲ 잠시 비를 피한 팔각정자 [14:10]

 

▲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길 [14:21]

 

▲ 산길이 끝나는 곳에 서 있는 이정표 [14:26]

 

▲ 갯벌에 함부로 정박해 있는 배들 [14:26]

 

▲ 갯벌 건너 멀리 다리로 연결된 딴섬이 보인다 [14:29]

 

▲ 장봉선착장에 있는 인어상 [14:31]


14:32   장봉선착장에 있는 여객선 터미널로 들어가니 우리 회원은 아무도 없고 안면도 없는 두세 사람이 앉아 있었다. 일단 화장실에서 아래 위 옷을 갈아입었다. 물에 젖은 등산화는 그대로지만 그나마 몸은 개운하다. 3시가 가까워지자 회원들이 속속 도착을 했다. 그러나 출발 예정 시간인 3시를 넘긴 후미 때문에 3시 출발은 무산되었고 결국 4시에 떠나는 배를 타야 했다.

 

최창원 선배님을 비롯한 회원 몇 명과 선착장 옆에 있는 변변찮은 횟집으로 올라갔는데 고기는 없고 소라만 삶아서 안주를 할 수 있단다. 별 수 없이 삶은 소라 두 접시를 안주로 해서 소주를 여러 병 비웠다. 하루 종일 비만 맞았으니 소주맛이 달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사이에 비가 거의 그쳐간다. 지난 주 영덕에서도 그랬는데 왜 꼭 산행이 끝나면 비가 그치는지 알 수 없는 의문이다. 


▲ 장봉선착장 오른쪽 해안 모습 [15:36]

 

▲ 삶은 소라를 안주로 소주를 먹은 식당 [15:37]

 

▲ 안개가 피어올라 분위기가 몽환적이다 [15:46]

 

▲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는 갈매기들 [15:48]

 

▲ 우리가 타고갈 배가 들어오자 갈매기들이 먼저 반기고 있다 [15:50]

 

▲ 승선을 기다리고 있는 차량과 사람들 [15:52]

 

▲ 4시에 떠날 배에 승선하고 있는 사람들 [15:53]


15:55   4시에 장봉선착장을 출발하는 여객선에 올랐다. 영종도로 귀환하는 배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다. 없던 갈매기들이 어디선가 슬슬 모여든다. 참 영리한 놈들이다. 어디서 떠나는 배를 따라가야 새우깡을 얻어 먹을 수 있는가를 훤히 꿰고 있는 놈들이다. 비는 조금씩 내리고 있지만 크게 신경을 쓸 정도는 아니다. 지난 주 영덕에서 처럼 산행을 마치자 비가 그쳐 간다.

 

신도선착장을 들른 여객선이 40분 만에 삼목선착장에 도착했다. 그 동안 비는 완전히 그쳤다.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올라 젖은 등산화를 마른 운동화로 갈아 신었다. 오매, 좋은 거. 5시 조금 넘어 버스 출발,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청주 종합경기장 앞에 도착하니 7시 20분 경이다. 오늘 참, 비 원 없이 맞았다. 물론 이와 같은 우중산행은 여름 산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미이기도 하다.


▲ 다리가 놓여져 있는 딴섬 [15:57]

 

▲ 갈매기들이 몰려들고 [16:00]

 

▲ 신도선착장에 도착한 우리 여객선 [16:27]

 

▲ 다시 또 갈매기들이 몰려들고 [16:34]

 

▲ 갈매기의 비행 [16:38]

 

▲ 삼목선착장에 도착한 우리 여객선 [16:40]

 

▲ 선착장 오른쪽의 풍경 [16:42]

 

▲ 주차장에 서 있는 우리 버스 [1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