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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기山行記

2011.09.18. [경기山行記 25] 경기 광주 앵자봉

by 사천거사 2011. 9. 18.

앵자봉 산행기

◈ 일시: 2011년 9월 18일 일요일  

◈ 장소: 앵자봉 667m / 경기 광주 퇴촌    

 코스: 천진암주차장 → 소리봉 → 박석고개 → 앵자봉 → 천진암주차장  

◈ 시간: 5시간 2분  

◈ 회원: 평산회원 5명


 

 


07:15   오늘은 평산회에서 경기도 광주에 있는 앵자봉으로 산행을 가는 날이다. 앵자봉은 아름다운 꾀꼬리가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의 산세를 가진 산으로, 유명한 천주교 성지인 천진암 성지 뒤에 솟아 있어 산행과 함께 성지도 둘러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산이다. 7시 28분에 유재철 고문님, 홍세엉 회장님, 지학근 회원과 함께 내 차로 출발, 오창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새벽에 내리던 비는 그치고 하늘에는 구름만 가득하다. 음성휴게소에 들러 가지고 간 과일을 간식으로 먹었다. 광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45번 국도를 따라 도마삼거리까지 달린 다음 오른쪽으로 꺾어 88번 지방도에 들어섰다. 왼쪽은 팔당으로 가는 길이다. 경안천에 놓여 있는 광동교를 건너며 바라보는 팔당호의 모습이 평화롭다.

 

퇴촌면을 지나 천진암 성지로 가는 길은 계곡을 따라 나 있는 도로인데 도로를 따라 음식점과 펜션, 숙박업소가 양쪽에 틈만 있으면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온갖 종류의 음식은 여기 다 모여 있는 것 같았다. 사실 서울 근교의 계곡이나 조금 이름이 나 있는 관광지는 모두 다 이렇다. 하긴 서울과 경기 지역에 사는 사람이 2천만 명이 넘으니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천진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우산리 앵자봉(鶯子峰) 아래에 있는 사찰로 한국 천주교 성지(聖地)의 하나이다. 1779년(정조 3) 남인계 소장학자들인 권철신(權哲身)·일신(日身) 형제와, 정약전(丁若銓)·약종(若鍾)·약용(若鏞) 3형제, 이승훈(李承薰), 김원성(金源星) 등은 독특한 학풍을 형성하며 천진암과 여주군 금사면(金沙面) 하품리(下品里)에 있던 주어사(走魚寺)에서 학문을 연구하며 강학회(講學會)를 가졌다. 강학의 내용은 유교경전을 위주로 했는데 그들이 천진암에서 강학회를 계속하던 중, 조선천주교회의 창설단원 중의 한 사람인 이벽(李檗)이 내려와 베이징[北京]에서 가져온 과학서적과 '천주실의 天主實義', '성리진전' 등을 소개함으로써, 그들 모두가 천주교에 눈을 뜨고 천주교에 대한 관심이 학문적 지식에서 종교적 신앙으로 전환되었다.

 

이 강학회에서 이벽은 '천주공경가 天主恭敬歌'를, 정약종은 '십계명가'를 지었다고 하며 그들은 가르침에 따라 아침 및 저녁에 기도를 드리고 매월 7, 14, 21, 28일에는 일을 쉬고 묵상에 잠겼다. 그뒤 폐허가 된 천진암은 1962년 남상철(南相喆)에 의해 사지(寺址)가 확인되었고 1979~81년에는 이벽·정약종·권철신·권일신·이승훈 등 한국천주교회 초기인물들의 묘소가 이곳으로 이장되었으며, 1984년 한국천주교회 창시 200주년을 맞아 유적지들에 대한 대대적인 성역화사업이 추진되었다. 현재 이곳에는 천주교회 창립 200주년 기념비, 순례대성당, 강학당, 갈멜 수도원, 가톨릭 신학연구소 등이 세워져 있다.


▲ 북쪽으로 갈 때의 모임 장소인 신흥고 체육관 주차장 [07:17]

 

▲ 중부고속도로 음성휴게소 [07:59]


09:15   한국천주교발상지인 천진암 성지 주차장에 도착했다. 오늘이 일요일이라 찾는 사람이 꽤 있을 텐데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한산한 편이다. 먼지 도착한 김석언 회원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산행준비를 한 다음 주차장 오른쪽에 있는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경기도에서 세운 우산청소년 수련원 입구를 지나 조금 올라가는데 계속 넓은 길이라 길을 잘못 든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었다. 다시 내려와 확인을 했더니 계속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길이 꺾어져 올라간다고 일러준다.


▲ 천진암 성지 주차장에서 산행준비 중 [09:18]

 

▲ 주차장에서 바라본 앵자봉 능선에 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 [09:23]

 

▲ 주차장 입구에 세워져 있는 천진암 성지 표지석 [09:24]

 

▲ 주차장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포장도로 [09:29]

 

▲ 경기도 우산청소년 수련원 입구 [09:30]

 

▲ 여뀌꽃이 지천이다 [09:45]

 

▲ 신일농장 왼쪽으로 나 있는 길 [09:47]

 

▲ 임도를 따라 걷다가 [09:48]

 

▲ 억새 핀 산길로 접어든다 [09:51]


09:57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출발, 오름길 경사가 꽤 급하다. 또 휴식.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40분 정도 걸어 소리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삼거리에 도착했다. 왼쪽으로 가면 바로 앵자봉으로 가는 길인데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소리봉을 다녀오기로 했다. 이정표에는 가는데 5분 거리라고 되어 있는데 웬걸 10분이나 걸렸다.


▲ 이정표 앞에서 홍세영 회장님 [09:57]

 

▲ 급경사 길을 올라와서 휴식 [10:11]

 

▲ 삼거리에 있는 숭실대학교 학교림 표시 철책 [10:38]

 

▲ 소리봉으로 가는 길 삼각점 [10:41]

 

▲ 소리봉으로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0:46]


10:48   소리봉 정상에 오르니 한 부부가 벌써 점심을 먹고 있었다. 소리봉 정상에서는 관산, 무갑산으로 가는 길과 장심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 앵자봉 쪽으로 들어섰다. 어느 새 하늘의 구름이 벗겨지고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어제보다 날이 많이 서늘해졌다. 수련원으로 곧장 내려가는 길(통행금지)이 있는 박석고개를 지나 계속 앵자봉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왼쪽으로 천진암 성지의 백년성당터가 내려다보인다.


▲ 소리봉에 있는 이정표 [10:48]

 

▲ 다시 돌아온 삼거리 [11:01]

 

▲ 앵자봉으로 가는 길 [11:07]

 

▲ 날이 개어 하늘이 파랗게 밝아졌다 [11:14]

 

▲ 수련원으로 곧장 내려가는 박석고개 [11:21]

 

▲ 왼쪽으로 천진암 백년성당터가 보인다 [11:43]

 

▲ 앵자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11:52]


11:57   해발 667m의 앵자봉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서는 전망이 좋아 우리가 걸어온 능선이 잘 보였다. 북쪽으로 예전에 다녀온 검단산, 용마산, 예봉산 등이 보이고 양자산과 남한강도 보인다. 구름이 낮게 드리운 하늘 아래 펼쳐진 그림을 보니 참 산도 많다. 그런데 그 많은 산 골짜기마다 지금은 사람들이 들어가 살고 있다. 또 사람들이 찾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말도 못하던 오지나 깡촌이 지금은 사람들의 각광을 더 받고 있다. 격세지감이다.


▲ 앵자봉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11:57]

 

▲ 앵자봉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11:58]

 

▲ 해발 667m의 앵자봉 정상에서 [11:59]

 

▲ 앵자봉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남한강 방면 [12:00]

 

▲ 앵자봉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검단산, 용마산, 예봉산 방면 [12:03]

 

▲ 정상에서 내려가는 급경사 길 [12:05]


12:07   정상 바로 아래 공터가 있어 점심상을 차렸다. 김밥, 김치, 과일, 막걸리 등이 메뉴로 나왔다. 30분 정도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출발, 첫 번째 헬기장을 만났다. 억새철이 돌아왔는지 헬기장 주변의 억새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바람에 흔들거린다. 보기에 좋다. 두 번째 헬기장을 지났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가자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소나무 숲길이 나타났다. 내려가는 길이 꽤 지루하다. 


▲ 정상 아래 공터에서 점심 [12:22]

 

▲ 점심 후 출발준비 중 [12:46]

 

▲ 첫 번째 헬기장 [12:55]

 

▲ 억새철이 돌아왔다 [12:57]

 

▲ '등산로 아님'으로 내려가면 개고생 한다 [12:58]

 

▲ 두 번째 헬기장 [13:00]

 

▲ 자연의 걸작품 [13:19]

 

▲ 경사 급한 내리막길 [13:38]

 

▲ 소나무 숲길 [13:44]

 

▲ 임도처럼 널찍한 길 [13:51]

 

▲ 낙엽송 잎으로 지은 불개미집 [13:52]


14:11   계곡을 만났다. 내려갈 길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물이 별로 많이 흐르지는 않았지만, 터를 잡고 앉아 손과 발과 얼굴을 씻었다. 한결 시원하다.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일급수에만 산다는 가재 새끼들이 유영을 하고 있었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 성모님 상이 있는 천진암 성지 광암성당 앞으로 내려섰다. 일단 차에 배낭을 실은 다음 맨몸으로 천진암 성지 도보순례길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포장도로의 경사가 꽤 급하다.


▲ 손 씻고 세수하고 발 씻고 [14:11]

 

▲ 소나무 숲길 [14:18]

 

▲ 산행 날머리에 있는 성모님 상 [14:26]

 

▲ 천진암 성지에 있는 광암성당 [14:26]

 

▲ 여기도 성모님이 계시네 [14:34]

 

▲ 백년성당터로 올라가는 길 [14:36]


14:41   천진암 대성당, 일명 '백년성당'을 세울 터가 마련되어 있는 곳에 오르니 산중에 이런 넓은 곳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넓은 터가 펼쳐져 있는 것이 보였다. 자리는 명당이었다. 뒤로는 앵자봉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앞으로는 트인 계곡이 펼쳐져 있는, 누가 보아도 좋은 자리였다. 그보다도 100년에 걸쳐 대성당을 짓겠다는 발상이 더 놀라웠다. 몇 대를 이어가며 지어야 할 건물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금은 비록 넓은 터에 화강함 덩어리 몇 개가 널려 있고 철제 대문 4개만 세워져 있지만, 언젠가 이 자리에 웅장한 대성당이 들어설 것이다.

 

한국천주교 창립성현 다섯 분, 즉, 이벽, 정약종, 권철신, 권일신, 이승훈의 묘가 있는 곳으로 걸어 올라갔다. 조금 경사가 있는 숲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니 계곡 왼쪽으로 묘소가 나타났다. 숙연한 마음으로 주모경을 바치고 주변을 둘러본 후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제천으로 가야 하는 김석언 회원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고 3시 33분에 출발, 왔던 길을 되집어 쉬지 않고 청주에 도착하니 5시가 조금 넘었다. 회원들 모두가 일이 있어 저녁 회식은 취소되었다.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우다 우연히 주차를 하고 있는 아내를 만나 함께 김천가로 가서 순대전골에 소주를 마시며 산행의 피로를 풀었다.


▲ 천진암 성지 백년성당터 [14:41]

 

▲ 성당터에서 바라본 앵자봉 능선 [14:41]

 

▲ 뒤로 천진암박물관과 성모경당이 보인다 [14:45]

 

▲ 천주교 창립성현 5위 묘역 [14:56]

 

▲ 천주교 창립성현 중 한 분인 이벽의 묘 [14:56]

 

▲ 천주교 창립성현 5위 묘역 [14:57]

 

▲ 천주교 창립성현 5위 묘역에서 [15:02]

 

▲ 천진암 대성당 머릿돌 [15:14]

 

▲ 성당터에서 내려가는 길 [1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