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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남山行記

2011.01.29. [경남山行記 20] 경남 산청 지리산

by 사천거사 2011. 1. 29.

지리산 연하봉-촛대봉 산행기 

◈ 일시: 2011년 1월 29일 토요일

◈ 장소: 지리산 연하봉 1730m / 촛대봉 1704m / 경남 산청

◈ 코스: 중산리 → 칼바위 장터목 연하봉 촛대봉 세석평전 거림

◈ 거리: 16.4km

◈ 시간: 6시간 47분

◈ 회원: 청주 산사랑산악회 안내 산행


 

 


07:00   오늘은 청주산사랑산악회의 안내를 받아 지리산으로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사직동 체육관 앞으로 나가보니, 지리산이나 설악산은 워낙 인기가 높은 탓에 매섭게 추운 날씨인데도 참가자가 많아 관광버스 두 대가 거의 다 찼다.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한 버스가 대전-통영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얼마나 추운지 입김이 차창에 허옇게 얼어붙었다. 잠을 청해보았으나 제대로 들지 않는다.

 

08:20   덕유산휴게소로 버스가 들어갔다. 오늘로 3주 연달아 토요일마다 이 휴게소를 들르게 되었다. 박해순 선생과 대추차를 한 잔씩 마셨다. 하늘에서 눈이 떨어져 바람에 날리는데 그리 오랫동안 내릴 눈은 아니었다. 단성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가 중산리를 향해 달린다. 원래 이번 산행은 백무동에서 장터목을 올라 세석에서 한신계곡으로 내려올 예정이었으나 함양군에서 구제역 때문에 차량출입을 금지시켜 부득이 중산리 쪽으로 코스변경을 하게 되었다. 구제역이 생활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그대로 몸에 와 닿는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 [08:22]

 

▲ 덕유산휴게소에 있는 조형물 [08:38] 


10:10   중산리 주차장에 도착, 2007년 7월 18일에 백두대간 종주를 하기 위해서 왔었는데 그게 벌써 3년 하고도 6개월 전의 일이다. 상가를 따라 올라가는데 옥산정 민박집이 보인다. 백두대간 종주하러 왔을 때 하룻밤을 묵은 집이다. 그때를 생각해보니 감회가 새롭다. 포장도로를 피해 마을길을 걷다 다시 포장도로를 걷다 산등성이를 넘었다.


▲ 중산리주차장에 도착한 버스 [10:14]

 

▲ 중산리 상가지역 [10:15]

 

▲ 천왕봉 등산로 이정표 [10:16]

 

▲ 백두대간 시작할 때 1박을 한 옥산정 민박집 [1:17]

 

▲ 차도를 피해 마을길로 [10:21]

 

▲ 차도를 따라 걷고 있는 회원들 [1:24]

 

▲ 차도를 피해 왼쪽 등성이를 넘어 [10:31] 


10:41   소형차 주차장 옆에 있는 중산리탐방지원센터 건물을 통과했다. 3분 후 포장도로는 순두류로 가는 길로 곧장 이어지고 천왕봉 가는 길은 왼쪽으로 90도 꺾어졌다. 널찍한 길이 얼마 안 가서 좁은 돌길로 이어졌고 그러한 돌길은 계속 이어졌다. 사실 지리산 산행로는 거의 대부분이 돌길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아직 산아래이고 양지라 그런지 길에 눈은 없다. 그러나 바람은 차다. 아니 매섭다.


▲ 지리산국립공원 중산리탐방지원센터 통과중 [10:41]

 

▲ 포장도로를 걷고 있는 회원들 [10:42]

 

▲ 중산리야영장 이정표: 천왕봉 가는 길은 왼쪽 [10:44]

 

▲ 지리산은 전구간이 거의 돌길이다 [10:53]

 

▲ 계속되는 돌길 [11:04] 


11:07   산행로 왼쪽에 칼바위가 서 있다. 칼바위를 지나자 곧 출렁다리가 나타나고 다리를 건너자 천왕봉으로 가는 길과 장터목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장터목으로 가는 길도 역시 돌길이다. 그나마 아직 경사가 심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쌓인 눈이 얼어붙은 곳이 많아 아이젠을 착용했다. 걷기에 훨씬 좋다. 큰물에 떠내려온 붉은 바위들이 흩어져 있는 '붉은 광장'에 도착했다. 넓은 계곡에 돌탑도 있고 하여간 지금까지 못 본 광경이었다.


▲ 칼바위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회원들 [11:07]

 

▲ 출렁다리를 지나면 장터목과 천왕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11:10]

 

▲ 장터목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다 [11:11]

 

▲ 법천폭포가 있는 법천계곡 [11:34]

 

▲ 무엇을 찾아 저렇게 올라가나 [11:34]

 

▲ 중산리와 장터목대피소 중간 지점에 있는 이정표 [11:42]

 

▲ 어째 늦가을 분위기가 나네 [12:02]

 

▲ '붉은 광장'에서 박해순 선생님 [12:06]

 

▲ 붉은 광장 계곡 위로 다리가 놓여 있다 [12:08]


12:16   유암폭포에 도착했다. 물론 폭포는 얼어붙어 있었다. 이정표를 보니 장터목대피소까지 1.6km가 남았단다. 그런데 이 1.6km가 장난이 아니었다. 눈이 다져진 탓에 돌길이 아닌 것은 다행이었지만 계속되는 경사에 힘이 무척 들었다. 그저 천천히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디디는 수밖에 별 도리가 없다. 오른쪽 구름 낀 하늘 아래로 제석봉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이 보였다. 얼마를 걸었나, 장터목대피소 건물이 코발트빛 하늘 아래 모습을 드러냈다.


▲ 유암폭포 이정표 [12:16]

 

▲ 얼어붙은 유암폭포 [12:17]

 

▲ 제석봉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주능선 [12:23]

 

▲ 병기막터교 [12:33]

 

▲ 경사가 계속 급한 오름길 [12:46]

 

▲ 다져진 눈 때문에 길은 부드럽다 [13:07]

 

▲ 상고대가 약간 피어 있는 나무 [13:08]

 

▲ 지리산 일출봉 능선과 구름 [13:10]

 

▲ 장터목대피소가 있는 주능선이 지척이다 [13:11] 


13:13   유암폭포에서 한 시간 정도 걸어 장터목대피소가 있는 주능선에 올랐다. 오른쪽은 제석봉 가는 길이고 세석평전은 왼쪽으로 가야 한다. 점심을 먹으러 산장으로 들어갈까 하다가 그냥 걸음을 옮겼다. 점심이 빵이니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적당한 곳에서 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장터목 산장 앞에 펼쳐진 평지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윈드자켓을 꺼내 입으려다가 조금 더 버텨 보기로 했다.


▲ 장터목대피소 앞에 있는 이정표 [13:13]

 

▲ 장터목대피소 뒤로 제석봉이 보인다 [13:15]

 

▲ 지리산 일출봉 능선과 구름 [13:27]

 

▲ 제석봉과 천왕봉 [13:27]

 

▲ 연하봉과 촛대봉 [13:28]

 

▲ 연하봉 가는 길 [13:28]


13:35   해발 1730m의 연하봉에 도착했는데 이정표가 눈에 묻혀 난장이가 되어 있었다. 연하봉을 내려와 삼신봉으로 가던 길, 카메라가 없어졌다. 어디에서 떨어뜨렸나? 왔던 길을 되돌아 카메라를 찾아 나섰다. 잠시 후 길에 떨어져 있는 카메라를 발견했는데 마침 지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휴, 다행이네. 카메라를 잃어버리면 기록도 함께 날아가버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삼신봉을 지났다. 그런데 참 춥다. 발이 시리고 손도 시리고 바람을 직접 맞는 뺨은 아프다. 살을 에인다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해발 1704m의 촛대봉에 올랐다.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커다란 바위가 있어 배낭을 내리고 점심으로 빵을 하나 씹어 먹었다. 습기를 머금은 빵이 어는지 금방 딱딱해진다. 어, 춥다. 서 있으니 더 춥다. 얇은 윈드자켓을 꺼내 입었다. 훨씬 낫다. 촛대봉 아래는 세석평전이다. 세석대피소와 그 뒤로 솟아있는 영신봉이 눈에 들어왔다.


▲ 연하봉에 있는 이정표 [13:35]

 

▲ 연하봉에 있는 바위 [13:35]

 

▲ 뒤돌아서서 바라본 연하봉 [13:49]

 

▲ 잘 다져진 눈길 [13:55]

 

▲ 촛대봉을 향하여 [14:17]

 

▲ 해발 1704m 촛대봉에 있는 이정표 [14:28]

 

▲ 촛대봉 꼭대기의 모습 [14:28]

 

▲ 세석산장 뒤로 영신봉이 솟아 있다 [14:34]

 

▲ 세석평전과 세석산장, 영신봉 [14:38]


14:38   세석갈림길 이정표가 서 있는 곳, 오른쪽은 백무동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거림은 세석산장 앞으로 지나 왼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거림까지는 6km 거리였다. 산장을 지나면서 길이 평탄해졌다. 조릿대도 보인다. 게다가 이쪽은 바람도 불지 않아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온 기분이다. 10분 정도 걸어 이정표를 만났다. 삼신봉을 거쳐 청학동으로 가는 길이 오른쪽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청학동까지 9.5km 라니 꽤 먼 거리다.


▲ 세석갈림길 이정표 [14:38]

 

▲ 규모가 큰 세석산장 건물 [14:40]

 

▲ 세석산장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14:40]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4:47]

 

▲ 삼신봉 가는 길과 거림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이정표 [14:47]

 

▲ 눈이 쌓인 평탄한 길 [14:59] 


15:03   오른쪽에 전망대가 있다. 작년 11월 7일에 다녀온 삼신봉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때는 거기서 지리산 주능선을 한눈에 보았는데 오늘은 입장이 반대가 되었다. 다시 하산 시작, 거림골을 따라 나 있는 계곡 돌길이 끊임없이 나타났다. 모퉁이를 돌아도 여전히 길이요, 등성이를 넘어도 여전히 길이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나만 걷고 있다. 회원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거 꽤 지루한 길이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외삼신봉, 삼신봉, 내삼신봉 [15:03]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하산길 [15:23]

 

▲ 너덜지대 하산길 [15:40]

 

▲ 거림이 3.2km 남은 지역에 있는 다리 [15:44]

 

▲ 너덜지대 하산길 [16:09]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6:15]

 

▲ 거의 비슷비슷한 길이 계속 이어지고 [16:32]

 

▲ 산행이 막바지인지 길이 부드럽다 [16:47]

 

▲ 거림 마을이 보인다 [16:51]


16:53   거림공원지킴터를 통과하면서 산행은 끝이 났다. 곧 세석대피소까지 6km라는 이정표를 지났고 버스가 세워둔 곳까지는 6분이 더 걸렸다. 버스에 올라보니 내려온 사람이 두세 명에 불과하다. 일단 남은 빵을 하나 먹고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어느 정도 회원들이 모이자 버너와  코헬을 가지고 온 팀에게 찌개거리와 라면, 소주가 분배되었다. 우리 팀은 마침 김태년 선생이 준비를 해와 박해순, 김윤환 선생과 함께 곱은 손을 불어가며 소주를 들이켰다. 속이 후끈해지며 열이 올라 얼굴이 화끈거린다. 라면에 배도 차고 기분 만점이다.

 

18:35   거림 주차장을 버스가 출발했다. 몇 잔 들이킨 소주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밖은 컴컴하고 차창에는 성애가 잔뜩 끼었다.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버스는 함양휴게소에 한 번 들른 다음 냅다 청주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도로가 막히지 않아 9시 조금 넘어 청주에 도착, 1월 혹한기 지리산 설경 산행이 무사히 끝이 났다.


▲ 거림공원지킴터 건물 [16:53]

 

▲ 세석산장으로 가는 길 이정표 [16:56]

 

▲ 거림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는 버스 [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