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둘레山길 5구간
◈ 일시: 2010년 12월 5일 일요일
◈ 장소: 대전 둘레산길 5구간
◈ 코스: 동신고 입구 → 갈현성 → 질현성 → 계족산 → 용화산 주차장
◈ 거리: 11km
◈ 시간: 2시간 38분 + 접근시간 40분
12:15 오늘은 오전에 기숙사 사감 활동을 하고 오후에 시간이 있어 대전둘레산 잇기 5구간 산행을 하기로 했다. 산남고 주차장 출발, 청원나들목에서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화창한 초겨울 날씨라 산행을 하기에 아주 좋을 것 같다. 대전-통영고속도로 판암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옥천 쪽으로 우회전했다. 시원하게 뚫린 왕복 8차로를 달리자 금방 동신고등학교 건물이 보인다.
13:05 원미면옥 앞 공터에 차를 세웠다. 배낭을 둘러메고 산행들머리를 찾는데 동신고 쪽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길이 없다. 어딘가? 버스주차장을 지나 세천고개 쪽으로 가다 비룡삼거리에서 왼쪽 차도로 올라갔다. 긴가민가 하면서 고갯마루로 올라가니 빙고, 왼쪽으로 줄골마을 돌장승이 보인다. 이정표도 보인다. 예감이 적중한 것이다. 비룡동 노인회관을 지나 통나무집 오른쪽에서 오른쪽으로 올랐다. 길은 희미하지만 표지기가 붙어 있어 큰 문제는 없다.
원래는 이 길로 다녔는지 모르겠지만, 갈림길 이정표가 있어 살펴보니 '둘레산 잇기'가 버스주차장 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어디로 연결되는 길인지 잘 모르겠다. 고압선 철탑을 지났다. 사람은 없고 날은 따뜻하다. 조금 두꺼운 옷을 입은 탓에 얼마 걷지 않았는데 등에 땀이 흥건이 배었다. 활엽수들은 옷을 모두 벗어버렸고 길 위의 낙엽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스락거린다.
줄골의 돌장승
줄골 마을회관 남쪽, 대청호수길 양쪽에 있으며 천하대장군과 지하대장군의 돌장승 2기가 마주 서 있다. 남장승은 높이가 2m 정도로 장승에 천하대장군이라 새겼고 서쪽을 향해 서 있으며, 여장승은 높이 1.7m 정도로 장승에 지하대장군이라 새겼으며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10여년 전만해도 두 장승은 2.5m의 간격을 두고 서 있었는데 대전과 추동을 연결하는 도로를 확장하면서 여장승을 뒤로 물려 지금은 약 10m의 간격을 두고 있다.
이 장승의 외형은 전형적인 문관석 형이다. 길쭉한 화강암 기둥의 상부에 사람의 얼굴을 새기었다. 줄골에서는 음력 정월보름 전날이면 약 200여 년 전부터 해마다 장승제를 지내는데, 마을 사람이 모두 참여하여 풍물을 치면서 4번 돌고 5번 째는 제당으로 가서 제향을 올린다. 그리고 제례 후 장승에게 음식을 바친다는 뜻으로 짚으로 엮은 주머니에 떡, 과일 등 음식들을 넣는다. 또한 이곳은 장승이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장승배기라고도 한다.
▲ 원미면옥 앞 공터에 주차 [13:06]
▲ 줄골마을에 있는 돌장승 [13:19]
▲ 고갯마루 왼쪽에 있는 이정표 [13:20]
▲ 은진 송 씨 쌍곡당 [13:21]
▲ 비룡동 노인회관 앞에 있는 장승들 [13:21]
▲ 통나무집 왼쪽이 걸어온 길 [13:25]
▲ 처음 만난 고압선 철탑 [13:29]
13:35 오른쪽에 갈현성 표지석이 있고 그 위로 석축이 보이는데 많이 훼손이 되어 부분적인 흔적만 남아 있었다. 산성에서 5분 정도 걸어가자 오른쪽으로 멀리 대청호가 보이기 시작했다. 대전둘레산 잇기 안내도가 있는 용운-비룡임도를 건너 소나무 숲길로 들어섰다. 왼쪽으로 군부대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다. 여기부터는 예비군 훈련을 위한 시설물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다. 얼마를 걸었더니 왼쪽으로 식장산이 보인다.
갈현성(葛峴城)
대전광역시 기념물 제12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산성은 해발 263m의 산봉우리에 축조된 테뫼식 석축산성으로, 성 둘레는 약 350m이다. 성벽은 대부분이 허물어졌고, 동쪽 성벽만 높이 2m 가량 남아 있는데 네모난 돌로 앞면은 맞추어 쌓았다.. 성은 남북으로 긴 타원형의 모습을 하고 있다. 문터는 남문터만 남아 있으며, 문폭은 4.8m 정도이다. 중앙에는 지름 4m 정도 되는 움푹 파인 곳이 있는데, 이는 저장시설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성내 곳곳에서 삼국시대의 토기조각과 기와조각을 찾아볼 수 있다.
▲ 갈현성 표지석 [13:35]
▲ 갈현성 석축 [13:36]
▲ 많이 무너진 갈현성 석축 [13:36]
▲ 멀리 대청호가 보인다 [13:41]
▲ 동구 용운-비룡 임도 표지석 [13:42]
▲ 걷기에 좋은 부드러운 길 [13:43]
▲ 예비군 훈련용 시설물 [13:51]
▲ 철탑만 없다면 더 좋은 그림일 텐데 [13:56]
13:59 해발 314.7m의 능성에 올랐다. 능성은 가양동 뒷산 비름들 고개에 축조된 석축산성으로 동쪽에서 침범하는 신라를 감시하기 위해 축조된 백제의 성이다. 능성에는 삼각점이 있고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었다. 전망이 좋은 곳이라 식장산이 보이고, 경부고속도로와 대전-통영고속도로가 갈라지는 비룡갈림목이 보이고, 오늘의 목적지인 계족산이 보이고, 대전 시내도 잘 내려다 보인다. 산책로 같은 길을 지나자 바위가 있는 지역이 나타났다.
▲ 삼각점이 있는 능성 [13:59]
▲ 능성에서 바라본 식장산 [14:00]
▲ 능성에 있는 운동기구들 [14:00]
▲ 능성에서 바라본 경부고속도로 비룡갈림목 [14:00]
▲ 능성에서 바라본 대전 시내 [14:01]
▲ 능성에서 바라본 계족산 [14:02]
▲ 산책로 같은 산행로 [14:09]
▲ 간혹 바위가 보이기도 하고 [14:17]
14:18 넓은 헬기장에 올랐다. 전망이 트여 있어 가야 할 능선이 앞에 펼쳐져 있는 것이 잘 보였다. 5분 정도 걸어 추동과 가양공원을 연결하는 도로가 지나가는 길치고개에 내려섰다. 보현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다시 오름길에 들어섰는데 서서히 질현산성의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른쪽으로 대청호가 보인다. 그런데 저건 뭐여? 오층석탑이 있네. 보현사에서 세운 호국사리탑이었다. 탑을 지나면서 고만고만한 산길이 계속 이어졌다.
질현성(시도기념울 제8호)
대전광역시 대덕구 비래동에 있는 질현성은 질티고개 북쪽 정상의 산세를 이용하여 돌과 흙을 섞어 쌓은 산성으로, 둘레는 800m이다. 모서리를 다듬은 사각형의 돌로 성벽을 쌓았는데, 아래에서부터 약간씩 안으로 들여 쌓았고, 군데군데에는 조그만 돌을 끼워넣었다. 동·서·남벽 3곳에 문터가 남아 있는데, 이중 남문터는 너비 3.8m로, 성으로 드나드는 가장 중요한 통로로 이용되었다.
남문터 주변에 특별한 시설은 없지만 10m 정도의 땅에 항상 습기가 많은 것으로 보아, 전에 연못이 있었던 자리로 생각된다.성 안에서 백제, 신라의 토기조각과 조선시대 자기조각이 출토되어 이 성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계속해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성을 중심으로 북쪽 능선에는 6개의 작은 성이 있는데, 이것은 질현성을 보완하기 위해 쌓아진 것으로 보인다. 학계에서는 이 성을 백제부흥운동군의 거점 중의 하나였던 지라성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 헬기장을 감싸고 있는 바위 [14:18]
▲ 넓은 헬기장 [14:18]
▲ 초겨울의 산행로를 걷고 있는 사람들 [14:22]
▲ 길치고개 이정표 [14:24]
▲ 질현산성 흔적 [14:30]
▲ 대청호가 보이네 [14:32]
▲ 대청호 위의 신상교와 경부고속도로가 보인다 [14:32]
▲ 보현사 호국 사리탑 [14:34]
14:48 세 개의 돌탑이 있는 곳에 올랐다. 이곳도 질현산성의 한 보루에 속하는데 사람들이 성돌로 돌탑을 쌓아놓은 모양이다. 7분 정도 걸어 대청호가 잘 보이는 전망대에 올랐다. 추동 취수장 뒤로 파란 대청호가 바다처럼 펼쳐져 있었다. 아름답다. 멀리 계족산 꼭대기에 있는 봉황정이 보인다. 아직도 먼 거리다. 왼쪽에 있는 팔각정자를 지나고, 오른쪽에 있는 대청호를 보고, 벤취가 있는 산봉우리를 지났다. 이 봉우리도 예전에 질현산성 보루였다고 한다.
▲ 돌탑 3개 [14:48]
▲ 파란 하늘에 나뭇가지가 수를 놓았다 [14:49]
▲ 추동 취수장 앞 대청호 [14:55]
▲ 추동 취수장 앞 대청호 [14:55]
▲ 추동 취주장 앞 대청호 [14:56]
▲ 초겨울의 대청호 [14:58]
▲ 계족산 봉황정이 보인다 [15:06]
▲ 팔각정자 옆으로 산행로가 나 있다 [15:11]
▲ 또 다른 모습의 대청호 [15:17]
▲ 벤취가 있는 산봉우리(예전의 질현산성 보루) [15:19]
15:25 천개동마을과 송촌동을 이어주는 임도 고개인 절고개에 이정표가 있는데 길이 여섯 군데로 갈라지고 있다. 절고개에도 운동기구가 있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7분 정도 걸어 헬기장에 도착했는데 계족산성으로 가는 길과 계족산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왼쪽 길을 따라 5분 정도 내려가니 임도삼거리다. 자동차가 다니는 이 삼거리에도 운동기구가 있다. 임도삼거리에서 계족산 정상까지는 20분 정도 걸렸는데 마지막 부분은 급경사의 돌계단 길이었다.
▲ 절고개에 있는 이정표 [15:26]
▲ 운동기구가 있는 절고개 [15:26]
▲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고 있다 [15:30]
▲ 멀리 보이는 대청호 [15:32]
▲ 계족산과 계족산성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5:33]
▲ 임도 삼거리 [15:39]
15:58 계족산 정상에 올랐다.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정상에는 표지석이 있고 둥근 무덤도 하나 있었다. 사방을 둘러본 후 사진 한 장 찍고 하산, 올라왔던 계단길을 다시 내려와 삼거리에서 용화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용화사로 내려가는 길은 거의 대부분이 계단으로 되어 있었다. 대전 시내에서 가까운 곳이라 그런지 지금도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다.
임도인가? 넓은 비포장도로에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용화사가 오른쪽으로 보이고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 내려가니 작은 방죽이 있는데 두 사람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방죽 아래 왼쪽에 있는 넓은 주차장에 차가 가득하다.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을 지나고, 보호수인 느티나무를 지나고, 터널을 지나고, 육교를 건너 오른쪽에 있는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계족산
계족산(鷄足山)은 대전시 대덕구에 있는 산이다. 계족은 닭의 다리라는 뜻으로 산의 모양이 닭의 다리를 닮았다고 해서 닭발산 혹은 닭다리산이라고 불려왔다. 지금의 송촌 일대에 지네가 많아서 지네와 천적인 닭을 빌어 지네를 없애기 위해 계족산이라 불렸다고도 한다. 봉황산이라고 불렸다고 전해온다. 대전시내를 조망해 볼 수 있는 산으로 그 주변을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있으며, 회덕과 송촌동을 내려다 보고 있다.
▲ 묘와 표지석이 있는 계족산 정상부의 모습 [15:58]
▲ 계족산 정상에서 [16:00]
▲ 용화사로 내려가는 나무계단 [16:05]
▲ 임도 [16:10]
▲ 계족산 용화사 표지석 [16:20]
▲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옆 담장에 서예작품이 붙어 있다 [16:27]
▲ 세외성산은 계족산을 말한다 [16:29]
▲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는 느티나무 [16:30]
▲ 육교에서 바라본 계족산 [16:33]
16:35 운 좋게도 곧 동신고등학교로 가는 시내버스가 왔다. 야, 일찍 집에 가겠네. 웬걸, 고속버스터미널과 대전역을 경유하는 시내버스가 극심한 정체에 완전 거북이 걸음이다. 대전시내의 교통이 언제부터 이렇게 복잡해졌나. 서울 못지 않네. 무려 1시간 10분이 걸려 동신고등학교 앞에 있는 시내버스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 올라 판암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청주로 달리는데 오히려 고속도로는 시원하게 뻥 뚫려 있었다. 6시 35분에 청주에 도착, 오후 시간을 이용한 대전둘레산 잇기 5구간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 해가 진 동신고등학교 앞 버스주차장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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