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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남山行記

2010.11.27. [경남山行記 13] 경남 함양 대봉산→감투산

by 사천거사 2010. 11. 27.

대봉산-감투산 산행기

◈ 일시: 2010년 11월 27일 토요일

◈ 장소: 대봉산 계관봉 1254m / 감투산 1035m / 경남 함양  

◈ 코스: 은행마을 → 계관봉 → 감투산 → 빼빼재

◈ 시간: 5시간 31분 

◈ 회원: 평산회원 3명


 


일제시대 창지개명의 잔제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천황봉(天皇峰)과 산세가 좋아 큰 인물이 날것으로 예상하고 이곳 사람들이 벼슬을 하지 못하도록 벼슬을 건다는 괘관산(掛冠山)을 각각 원래 지명인 대봉산 천왕봉(大鳳山 天王峰), 계관봉(鷄冠峰)으로 변경되며, 기존 상산(霜山)으로 표기 되어온 오봉산(5개의 봉우리와 5개의 골짜기로 이루어져 오봉산이라 불려짐)이 현실지명에 맞게 공식적으로 변경되었다. 

 

대봉산은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백운산의 동쪽 지맥선상에 있으며 소백산맥의 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함양군의 뒷산으로 불리는 대봉산은 옛날 빨치산의 활동거점으로 이용되었던 곳이다. 산행은 서하면 운곡리, 다곡리 중산마을, 병곡면 원산마을에서부터 시작된다. 잡목이 우거진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억새가 장관인 능선길을 가다보면 정상에 닿는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서는 덕유산을 지나 지리산으로 내려가는 백두대간의 연봉을 한눈에 볼 수 있다.


07:00   오늘은 평산회에서 함양의 대봉산으로 정기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회원들의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홍세영, 지학근 회원과 나 이렇게 3명이 산행에 참가하게 되었다. 아파트를 출발, 봉명동에서 홍세영 회원을 태우고 서청주나들목에서 지학근 회원과 합류했다. 고속도로는 아직 한산한 편이었다. 날은 잔뜩 흐려 있고 바람이 차갑다. 산행 중에 비나 만나지 말아야 할 텐데.

     

08:30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에 들러 자판기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산행객들을 실은 버스가 속속 휴게소로 들어온다. 서해에서는 북한군의 동향이 심상치 않다는데 그래도 산에는 가야 한다. 서상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26번 국도를 타고 서하면소재지까지 온 다음 우회전하여 1001번 지방도를 따라 운곡리 은행마을로 향했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 [08:30]

 

▲ 덕유산휴게소에 있는 상징물 [08:44]


09:08   산행들머리가 있는 함양군 서하면 운곡리 은행마을에 도착했다. 경로당 앞에 공터가 있어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하는데 승용차 한 대가 정자 옆에 서더니 산행객 두 사람이 내린다. 우리처럼 대봉산을 올라갈 사람들이었다. 운곡 보건진료소 오른쪽으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걸어 들어갔다. 효자각을 지나자 대봉산 능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개천에 놓인 다리를 건넌 다음 마을 재실인 행산재를 지났다. 오른쪽에 심어 놓은 감나무에 감이 그냥 달려 있다. 하나 따서 먹어보니 약간 얼었는데 맛이 그만이다.  


▲ 대봉산 산행 들머리인 은행마을 [09:14]

 

▲ 운곡리 보건진료소 건물 [09:15]

 

▲ 은행마을 효행각 [09:16]

 

▲ 은행마을에서 바라본 대봉산 능선 [09:17]

 

▲ 개천을 따라 걸어오고 있는 회원들 [09:19]

 

▲ 은행마을 재실인 행산재 [09:21]

 

▲ 감나무에 감이 그냥 달려 있다 [09:24]

 

▲ 맛이 좋습니까? [09:24]


09:30   표지기기 여럿 붙어 있는 산행 들머리를 찾아 산길로 올라붙었다. 처음부터 경사가 급하다. 산비탈을 올라가자 곧 능선길이다. 첫 번째 무덤을 지나면서 길이 좋아졌다. 그런데 바람이 세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이 몹시 차갑다.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 산이 대부분 그렇지만, 특히 대봉산에는 소나무가 많았다.


▲ 농로 왼쪽 산행들머리 [09:31]

 

▲ 첫 번째 무덤 [09:34]

 

▲ 낙엽이 쌓여 있는 산행로 [09:45]

 

▲ 소나무 숲길 [09:46]

 

▲ 잠시 걸음을 멈추고 [09:47]


09:55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이 정면으로 보이는, 봉분이 허물어진 무덤이 있는 공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렇게 추운 날은 아닌데 바람이 차갑다. 잎이 사철 푸른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산행로를 걸어 빈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경사가 급한 오름길에 접어 들었다. 200m 정도의 고도를 짧은 거리에 올려야 하니 경사가 급할 수밖에 없다. 위로 올라가자 서서히 바위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휴식을 취한 무덤이 있는 곳 [09:55]

 

▲ 열심히 걷고 있는 홍세영 회원 [10:04]

 

▲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 장 [10:05]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산행로 [10:13]

 

▲ 휴식 중인 회원들 [10:19]

 

▲ 경사가 급한 길이 시작되었다 [10:33]

 

▲ 서서히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 [10:50]


11:05   다곡리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만나는 곳에 올라섰다. 해발 1060m 지점으로 대봉산의 암릉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주능선에 올라서자 바람은 한층 더 강해졌다. 주능선에는 보기 좋은 바위들도 많고 또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여럿 있었다. 날이 좋지 않아 지리산에서 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을 볼 수 없는 것이 유감이었지만. 정면으로 대봉산 첨봉이 보인다. 소문난대로 알프스의 마터호른을 그대로 빼닮았다. 대봉산 북릉 산행의 백미가 바로 이런 대봉산 첨봉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 주능선에 오른 회원들 [11:05]

 

▲ 주능선에서 바라본 천왕봉 능선 [11:07]

 

▲ 주능선에서 바라본 다곡리 방면 [11:07]

 

▲ 주능선에서 바라본 서하면 방면 [11:08]

 

▲ 주능선의 바위들 [11:12]

 

▲ 마터호른을 닮은 대봉산 첨봉 [11:13]

 

▲ 대봉산 첨봉을 배경으로 [11:14]

 

▲ 첨봉이 보이는 암릉에 앉아 [11:15]


11:22   산행로 왼쪽에 남근석이 하나 서 있다. 모양이 비슷해서 내가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대봉산 첨봉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을 지나 첨봉 오른쪽 바위에 올랐는데 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걸어온 능선이 잘 보인다. 첨봉은 직접 오를 수는 없고 오른쪽으로 우회를 하도록 길이 나 있었다. 첨봉을 지나 다시 잠깐 안부에 내려온 다음 정상인 계관봉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내가 이름 붙인 남근석 [11:22]

 

▲ 대봉산 첨봉 [11:29]

 

▲ 우리가 지나온 봉우리들 [11:31]

 

▲ 우리가 지나온 능선 [11:39]

 

▲ 첨봉으로 오르고 있는 회원들 [11:40]

 

▲ 안부에서 뒤돌아 바라본 첨봉 [11:46]

 

▲ 마치 성벽처럼 갈라져 있는 바위 [11:48]


11:55   운무가 감싸고 있는 대봉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는데 예전에 '괘관산'이라고 적혀 있던 정상 표지석은 있던 자리의 흔적만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산 이름을 바꾸면서 없애버린 모양이다. 정상 암릉은 바람이 너무 세어 똑바로 서 있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세상에 이렇게 센 바람은 처음이다. 암릉을 내려와 조금 걸었더니 평지에 '계관봉'이라고 쓴 표지석이 있었다. 새로운 정상 표지석을 여기에 설치해 놓았네.


▲ 대봉산 정상부의 모습 [11:55]

 

▲ 대봉상 정상에 있는 삼각점 [12:02]

 

▲ 바람이 센 대봉산 정상에서 [12:03]

 

▲ 대봉산 정상에서 지학근 회원 [12:04]

 

▲ 정상부의 바위들이 운무에 싸여 있다 [12:05]

 

▲ 계관봉 표지석과 함께 [12:13]

 

▲ 계관봉 표지석과 함께 [12:14]


12:19   천년철쭉 보호수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어 왼쪽을 내려다보니, 수형이 아름다운 철쭉 한 그루가 바위 위에 올라앉아 있고 그 앞에 표지석이 있었다. 표지석 앞 빈터에서 점심으로 가져간 김밥을 꺼내 놓고 먹기 시작하는데, 그 동안 참고 참았던 하늘에서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김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고 다시 출발, 천왕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12시 40분에 도착해서 빼빼재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태양열 안테나를 지나면서 내리막길이 시작되었다. 비는 계속 추적거린다.


▲ 천년철쭉 보호수 이정표 [12:19]

 

▲ 천년철쭉 보호수 [12:20]

 

▲ 천년철쭉 보호수 앞에서 홍세영 회원 [12:21]

 

▲능선 삼거리봉에 있는 태양열 안테나 [12:46]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산행로 [12:47]

 

▲ 하산 도중 잠시 걸음을 멈추고 [12:58]

 

▲ 앞으로 넘어야 할 봉우리들 [13:01]


13:12   억새가 무성한 헬기장에 올랐다. 비는 그친듯 한데 운무는 여전하다. 대신 바람은 많이 잦아 들었다. 10분 후에 헬기장을 또 만났다. 그런데 주변 나무들의 껍질 색깔이 거뭇거뭇하다. 자세히 살펴 보니 산불의 피해을 입은 흔적이었다. 두 번째 헬기장을 지나자 곧 왼쪽으로 지소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다. 세 번째 헬기장을 지나고 4거리 안부인 옛고개를 거친 다음 감투산으로 올라가는데 경사가 만만치가 않다.


▲ 첫 번째 헬기장 [13:12]

 

▲ 바람은 많이 잦아 들었는데 운무는 그대로다 [13:18]

 

▲ 두 번째 헬기장 [13:21]

 

▲ 까만 나무 껍질이 산불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13:24]

 

▲ 세 번째 헬기장 [13:33]

 

▲ 떨어진 나뭇잎이 온 산을 덮고 있다 [13:37]

 

▲ 원산마을로 내려가는 길 이정표 [13:47]

 

▲ 이름 없는 봉우리에서 [13:56]

 

▲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운무 [13:58]

 

▲ 감투산 가파른 오름길을 걷고 있는 홍세영 회원 [14:04]


14:07   정상 표지석이 있는 감투산에 올랐다. 해발이 1035m이니 낮은 봉우리가 아니다. 옅은 운무가 산정을 감돌고 있다. 빼빼재 쪽으로 내려가는 길, 경사가 심한 곳도 있고 조금 완만한 곳도 있다. 빼빼재가 해발 800m 정도이니 사실 해발 고도 200m 조금 더 내려오면 된다. 22분 걸려 빼빼재에 내려섰다. 빼빼재는 백전면과 서하면의 경계이고 백운산으로 가는 산행로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빼빼재는 다른 이름으로 원통재 또는 후해령이라고도 부른다.

 

빼빼재에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자, 이제 은행마을로 내려가는 일만 남았는데, 차 한 대 없는 넓은 주차장에서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결국 택시를 부르기로 했다. 택시가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이 함양읍인데 이곳까지 오는 거리 때문에 2만 5천원을 주어야 온다고 한다. 할 수 없지 뭐. 빨리 와주세요. 택시를 타고 은행마을로 내려가는 길, 꽤 멀다.


▲ 해발 1035m의 감투산 정상에서 홍세영 회원 [14:07]

 

▲ 나도 한 장 찍고 [14:08]

 

▲ 지학근 회원 [14:09]

 

▲ 하산 중인 홍세영 회원 [14:22]

 

▲ 분위기 좋습니다 [14:29]

 

▲ 아래로 내려오자 운무가 없어졌다 [14:34]

 

▲ 빼빼재에 있는 산행 날머리 [14:39]

 

▲ 백운산 올라가는 계단과 後海嶺 표지석 [14:41]

 

▲ 빼빼재에서 [14:41]

 

▲ 빼빼재에 있는 함양 관광 안내판 [14:56]


15:27   비가 추적거리는 은행마을을 출발, 서상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청주를 향해 달렸다. 위로 올라갈수록 비는 가늘어지고 마침내 비는 더 이상 오지 않았다. 휴게소에 들르지 않은 채 청주까지 계속 달린 탓인지 5시 10분에 청주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청주 날씨도 만만치가 않다. 평산회 아지트인 제일수산에 들러 자연산 놀래미회를 안주 삼아 소주를 4병 마셨다. 다음 산행에는 더 많은 회원들이 참가하기를 기대하면서.


▲ 은행마을에서 출발 직전 [1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