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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남山行記

2010.10.09. [경남山行記 11] 경남 남해 호구산

by 사천거사 2010. 10. 9.

호구산 산행기

◈ 일시: 2010년 10월 9일 토요일 

◈ 장소: 호구산 619m / 경남 남해   

◈ 코스: 용문사 일주문 → 염불암 → 호구산 → 돗틀바위 → 용문사 일주문 

◈ 시간: 2시간 14분 

◈ 회원: 다랭이회 회원 3명(전광식, 조장희, 이효정)


 


06:30   오늘은 다랭이모임에서 남해로 여행을 떠나는 날이다. 일정은 남해에 있는 호구산 산행을 한 다음 삼천포에서 점심을 먹고 진주 촉석루를 들렀다 오는 것으로 짜여져 있었다. 회원 7명이 2대의 차에 분승하여 청주 실내체육관 앞을 떠났다.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비룡갈림목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시간이 일러 그런지 차도 별로 없고 날씨는 더 없이 좋다.

 

07:30   인삼랜드휴게소에 들러 우동으로 아침을 먹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휴게소 음식은 가격에 비해서 정말 너무 성의가 없다. 비싼 돈을 주고 할 수 없이 먹는다는 기분이 든다. 다시 차는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진주갈림목에서 남해고속도로에 진입, 순천 쪽으로 달리다 사천휴게소에 잠깐 들렀다. 다시 휴게소 출발, 진교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남해대교를 건넌 다음 19번 국도를 타고 호구산 군립공원 쪽으로 계속 달렸다. 이곳 지리에 밝은 박준구 회원이 해안도로를 소개시켜 주어 환상적인 드라이브를 할 수 있었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 [07:30]

 

▲ 인삼랜드휴게소 하늘 풍경 [07:32]

 

▲ 남해고속도로 사천휴게소 [09:40]

 

▲ 차 안에서 바라본 호구산 [11:07]


11:20   용문사 일주문 옆 공터에 주차를 했다. 남해가 자랑하는 세 절이 있는데 호구산 용문사, 고현면 망운산 화방사, 상주면 금산 보리암이 그것이다. 세 절 모두 남해의 명산에 자리잡고 있고, 또 세 절 모두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남해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각각 독특한 멋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7명의 회원 중에서 4명은 이런 저런 핑계로 산에 올라가지 않겠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전광식, 조장희 회원과 함께 3명이 산행을 하게 되었다.

 

일주문에서 조금 올라가면 용문사 왼쪽으로 백련암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백련암을 거쳐 염불암까지 가는 길은 계속 포장이 되어 있다. 백련암에서 조금 올라가니 넓은 평지가 펼쳐지고 왼쪽에 여러 칸의 방으로 나뉘어진 폐건물이 있었다. 과거에 무슨 용도로 쓰인 건물인지 모르겠는데 보기에 별로 좋지가 않다. 염불암 담을 따라 길이 쭉 나 있고 길 아래 오른쪽에는 차밭이 자리잡고 있었다.


용문사

 

용문사는 남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절이다. 용문사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금산을 찾아와 세웠다는 보광사의 사운이 융성해지면서 근처에 들어섰던  많은 절들과 함께 지어진 것으로 보광사의 후신이라 전해오고 있으며, 조선 숙종 때 수국사로 지정되어 왕실의 보호를 받은 사찰이기도 하다. 대웅전은 지방유형문화재 제85호, 대웅전옆 별채에 봉안되어 있는 석불은 지방유형문화재 제138호, 용문사 천왕각은 문화재자료 제150호, 용문사 명부전은 문화재자료 제151호로 지정되어 있다.


▲ 용문사 일주문 앞 지장대도량 비석 앞에서 [11:23]

 

▲ 용문사 일주문 앞 지장대도량 비석 앞에서 [11:24]

 

▲ 호구산 등산 안내도 앞에서 회원 일동 [11:24]

 

▲ 용문사 왼쪽으로 나 있는 등산로 [11:29]

 

▲ 염불암까지는 포장도로다 [11:30]

 

▲ 백련암으로 들어가는 문 [11:34]

 

▲ 백련암 절집 지붕과 하늘 [11:35]

 

▲ 무슨 건물인가? [11:38]

 

▲ 염불암 도로 오른쪽은 녹차밭 [11:39]


11:40   염불암 대웅전 오른쪽 뒤로 산행로가 나 있다. 대나무밭을 지나자 바로 돌길이 시작되는데 이 너덜길은 송등산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능선에 오를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사면 전체가 완전히 스크리 지대이고 평지라고는 전혀 없는 오르막이었다. 염불암에서 5분 정도 걸으면 만나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송등산 쪽을 택하면 송등산과 호구산이 연결되는 능선에 오를 수 있다. 우리는 사면을 따라 계속 걸어 올라갔다.

 

두어 번 휴식을 취한 다음 마침내 능선에 올랐다. 이정표를 보니 왼쪽은 송등산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원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다. 능선을 따라 오른쪽을 조금 이동을 하니 전망이 트이면서 앵강만이 한 눈에 들어왔다. 야, 경치 좋네. 석평으로 내려가는 길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정상 가는 길이 나 있었다. 정상은 커다란 바위 덩어리로 되어 있었다. 올라가는 길에 밧줄이 설치되어 있지만 크게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 염불암 대웅전 [11:40]

 

▲ 처음부터 돌길이다  [11:44]

 

▲ 송등산 가는 길 갈림길 이정표 [11:46]

 

▲ 계속되는 스크리 지대 [11:52]

 

▲ 능선에 오르면 만나는 이정표 [12:16]

 

▲ 노도가 떠 있는 앵강만 [12:19]

 

▲ 앵강만을 배경으로 조장희, 전광식 회원 [12:20]

 

▲ 호구산 정상 바위 [12:21]

 

▲ 정상 아래에서 바라본 금산 방면 [12:21]

 

▲ 정상에 오르고 있는 회원들 [12:22]


12:23   해발 619m의 호구산 정상에 올랐다. 꽤 넓은 정상에는 납산(猿山)이라고 적힌 표지석이 있고 봉수대도 있다. 예전에 왜구의 침입이 잦아 남해의 거의 모든 산에는 봉수대가 있는 것이다. 호구산은 글자 그대로 천혜의 전망대였다. 망운산, 대방산, 창선대교, 금산, 앵강만, 설흘산, 용문사 등이 360도 빙 둘러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있었다. 게다가 오늘은 날씨도 좋아 기가 막힌 풍광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었다. 그래, 이런 맛에 산에 오르는 거다. 저 아래에서는 이런 경치를 결코 볼 수 없지 않는가.


호구산 = 납산 = 원산

 

호구산은 원산 혹은 납산으로도 불린다. 원숭이 원(猿)자와 원숭이의 옛말인 '납'자를 사용한 이유는 이 산을 북쪽에서 바라봤을 때 원숭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상 봉우리서 용문사쪽으로 뻗은 지맥의 형태가 호랑이가 누워있는 모습이라 해서 호구(虎丘)산이라고도 불린다. 비록 공식 지도에도 표기되어 있지 않으나 '납산'으로 표석을 다시 만들어 세웠지만, 언제부터인지 많은 사람들이 호구산으로 불러온 것은 사실이다. 지리산 호랑이가 이 산으로 건너와 살았다는 전설도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원산(猿山)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호구산이란 이름은 그리 오래 된 것은 아닌 것 같다.


▲ 호구산 정상에서 바라본 용문사와 설흘산 [12:24]

 

▲ 호구산 정상에서 바라본 금산과 망산 [12:24]

 

▲ 호구산 정상에서 바라본 대방산과 창선대교 방면 [12:25]

 

▲ 정상에서 바라본 금산: 맨 오른쪽에 있는 봉우리 [12:25]

 

▲ 정상에서 바라본 창선대교와 호두산 [12:26]

 

▲ 호구산 정상에 있는 봉수대 [12:26]

 

▲ 다정저수지와 다정리 [12:26]

 

▲ 흰 구름이 떠 있는 망운산 방면 [12:27]

 

▲ 호구산 정상에서 전광식, 조장희 회원 [12:29]

 

▲ 호구산 정상에서 조장희 회원과 함께 [12:29]


12:31   정상에서 주변을 실컷 조망한 다음 아쉬운 마음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암봉을 내려와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석평 방면으로 진행 코스를 잡았다. 10분 정도 걸어 내려가니 돌무덤인 진양 하씨 묘가 있다. 억새가 피어 있는 헬기장을 지나니 하산길의 명소인 돗틀바위가 보였다. 돗틀바위는 기암괴석의 거대한 군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돗틀바위에는 자연지형을 그대로 이용한 성벽의 흔적이 선명히 남아 있어 마치 마법의 성에 온 듯 하다. 이곳에서는 앵강만이 잘 보이는데, '꾀꼬리 앵(鶯)'자와 '강 강(江)'자를 써 '새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한 강과 같다'는 뜻을 가진 앵강만에는, 서포 김만중이 유배생활을 하며 '사씨남정기' '서포만필'을 집필하고 생을 마감했던 큰 섬 노도가 떠 있다.


▲ 석평 쪽으로 가야 돗틀바위에 이른다 [12:33]

 

▲ 진양 하씨 돌무덤 [12:43]

 

▲ 억새가 피어 있는 헬기장 [12:45]

 

▲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돗틀바위 [12:48]

 

▲ 돗틀바위의 성벽이 보인다 [12:50]

 

▲ 돗틀바위에서 바라본 설천면 방면 [12:53]

 

▲ 돗틀바위에서 바라본 호구산 정상 [12:53]

 

▲ 돗틀바위에서 바라본 대방산 [12:53]

 

▲ 돗틀바위의 기암과 앵강만 [12:56]


13:12   아까와는 달리 주변정리가 잘 되어 있는 헬기장이 오른쪽에 있다. 헬기장을 지나면서 삼나무 숲길에 들어섰고 곧 임도에 내려섰다. 이정표에 용문사로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다. 돗틀바위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길옆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물봉선을 구경하며,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나무들을 쳐다보며 임도를 따라 계속 걸었더니 왼쪽으로 공동묘지가 펼쳐져 있고, 공동묘지를 지나면서 임도는 용문사로 올라가는 차도와 연결이 되었다.


▲ 주변정리가 잘 되어 있는 헬기장 [13:12]

 

▲ 삼나무 숲 [13:15]

 

▲ 돗틀바위가 정면으로 보인다 [13:18]

 

▲ 길옆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물봉선 [13:18]

 

▲ 용문사로 이어지는 임도 [13:19]

 

▲ 편백나무 숲 [13:20]

 

▲ 공동묘지와 앵강만 [13:23]

 

▲ 용문사로 이어지는 임도 [13:35]


13:39   오전에 차를 세워둔 용문사 일주문 옆 공터에 다시 도착을 했다. 다른 회원들이 어디에 있나 전화를 해보았더니 삼천포에 있는 서부활어시장에 있다고 한다. 창선대교를 건너 3번 국도를 따라 달린 다음 창선삼천포대교, 녹도대교, 삼천포대교를 연달아 건너 거의 한 시간 만에 삼천포 서부활어시장에 있는 하나로식당에 도착을 했다. 알고 보니 이 하나로식당은 지난 번 '해맑은 산꾼들'을 따라 연화산에 왔을 때 들렀던 곳이었다.

 

전국체전 때문에 내려와 계시는 정인영 원장님과 합류하여 회원 8명이 회를 시켜 놓고 소주를 마셨다. 좋은 분위기가 이어졌는데, 식당을 나올 때 보니까 박준구 회원의 등산화를 다른 사람이 신고 가서 기분을 잡치고 말았다. 어떻게 다른 사람의 신을 신고 가나? 시장에 들러 소금구이용 새우 한 상자를 2만 원에 샀다. 원래 계획은 진주 촉석루를 들르는 것이었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어 곧바로 청주로 직행하기로 했다.


▲ 호구산 용문사 일주문 [13:39]

 

▲ 용문사 일주문 옆에 있는 비석 [13:40]

 

▲ '지장대도량' 표지석 [13:40]

 

▲ 삼천포 서부활어시장 [16:04]

 

▲ 점심을 먹은 하나로식당 [16:05]

 

▲ 삼천포 서부활어시장 [16:07]


17:40   대전-통영고속도로 함양휴게소에 들렀다. 휴게소 위 하늘에 저녁놀이 구름에다가 제멋대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자연은 어디에서나 아름답다. 휴게소를 떠나 청주까지 쉬지 않고 달렸는데 토요일이라 그런지 차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8시 쯤에 청주 산남동에 도착, 칼국수를 먹는다는 회원들과 헤어진 다음 집으로 돌아와, 사가지고 간 새우를 소금구이해서 내가 직접 담근 복분자주를 마시며 피로를 풀었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함양휴게소 [17:40]

 

▲ 함양휴게소의 노을 [17:49]

 

▲ 함양휴게소의 노을 [17:49]

 

▲ 함양휴게소의 노을 [17:50]

 

▲ 함양휴게소의 노을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