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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남山行記

2010.11.07. [경남山行記 12] 경남 하동 삼신봉

by 사천거사 2010. 11. 7.

삼신봉 산행기

◈ 일시: 2010년 11월 7일 일요일

◈ 장소: 삼신봉 1284m / 경남 하동 

◈ 코스: 삼신봉 주차장 → 삼신봉 → 내삼신봉 → 상불재 → 삼성궁 → 삼신봉 주차장

◈ 시간: 4시간 24분

◈ 회원: 청주 메아리산악회 안내 산행


 

 


지리산 하동지역은 쌍계사, 칠불사 등의 절을 비롯하여 불일폭포, 화계계곡, 청학동, 도인촌 등의 볼거리도 많다. 삼신봉 왼쪽에는 내삼신봉이 있고 오른쪽에는 외삼신봉이 있는데 그 중에서 내삼신봉이 해발 1,354m로 가장 높지만 통칭 삼신봉은 이보다 해발이 낮은 1,284m의 가운데 봉우리를 대표해서 부른다.

 

삼신봉은 지리산 남부능선  한가운데에 우뚝 솟아 동으로는 묵계치를, 서쪽으로 생불재(상불재), 남으로는 청학동을, 북쪽으로는 수곡재와 세석을 이어주는 사통팔달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한다. 삼신봉 특히 외삼신봉을 기점으로 다양한 등산로가 열려 있다. 산행코스는 남부능선코스가 대표적이며 청학동에서 삼신봉, 상불재를 거쳐 다시 청학동으로 향하는 순환코스, 삼신봉-상불재-불일 폭포, 삼신봉-거림골 등의 코스가 있다.


07:00   오늘은 청주 메아리산악회 안내 등반에 참가해서 지리산의 많은 봉우리 중 하나인 삼신봉 산행을 하는 날이다. 삼신봉은 지리산 주능선의 영신봉에서 시작되는 낙남정맥 상에 있는 봉우리로 청학동 마을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산이다. 삼신봉에 오르면 장쾌한 지리산의 주능선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천혜의 전망대로 알려져 있다.

 

7시에 청주종합경기장 앞을 떠난 버스가 서청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대전-통영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오늘도 아침 안개가 많이 끼었다. 지리산 주능선을 조망해야 하는데 오늘도 어제처럼 하루 종일 전망이 좋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인삼랜드 휴게소를 지나 덕유산휴게소로 버스는 달린다. 다행이 남쪽으로 갈수록 안개가 걷히고 날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08:23   조금 한산하다고 생각하여 덕유산휴게소에 들렀는데 웬걸 지리산으로 가는 차들이 몰려 남자화장실도 장사진이다. 설악산으로 몰려들던 사람들이 지금은 지리산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따끈한 원두커피를 한 잔 마시니 속이 시원하다. 단성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가 20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1047번 지방도로 들어섰다. 버스는 삼신봉터널을 지난 다음 묵계리에서 청학동으로 올라갔다. 일단 도로에서 보는 산의 단풍은 고우면서도 화려하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 [08:24] 

 

▲ 덕유산휴게소에 있는 조형물 [08:24]


10:22   삼신봉 주차장을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버스가 더 올라간 다음 청학산장 마당에 우리를 내려 놓았다. 주차장에서 내린 다른 산행객들이 도로를 따라 걸어 올라가고 있다. 오늘도 사람이 많을려나. 배낭을 메고 조금 올라가니 국립공원 탐방안내소가 있고 이어 미륵골을 따라 산행로가 나 있는데 완전히 돌길이었다. 생각대로 사람들이 많다. 그래도 밀리는 정도는 아니었다.

 

위로 올라갈수록 나무의 잎은 거의 다 떨어졌고 남은 잎들도 칙칙한 색을 띠고 있다. 산행기점의 고도가 700m가 넘어서 그런지 산 아래와는 풍경이 많이 다르다.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거의 쉬지 않고 걸으니 길이 많이 한산해졌다. 맑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 속에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바람은 전혀 없다.


▲ 청학동 청학산장 앞에 주차 [10:23]

 

▲ 멀리 독바위가 보인다 [10:23]

 

▲ 지리산국립공원 탐방 안내소 [10:26]

 

▲ 처음부터 돌길이다 [10:31]

 

▲ 늘 팔과 다리를 내어 놓고 산행을 하는 우리 회원 [10:55]

 

▲ 돌길은 계속 이어지고 [10:58]

 

▲ 나뭇잎 색깔이 많이 퇴색되었네 [11:02]


11:05   이정표를 만났다. 삼신봉까지 800m가 남았다네. 조금 단풍이 비치는가 했더니 다시 분위기가 황량해졌다. 정상 쪽 능선은 푸른 빛을 잃은 회색 가지들만이 사면을 덮고 있다. 이정표에서 10분을 채 못 걸어 주능선에 올라섰다. 능선에 올라 보니 외삼신봉 쪽은 출입금지가 되어 있고 왼쪽 삼신봉 쪽을 이정표가 가리키고 있었다. 능선에 올라 10분 정도 걸으니 이정표가 있는데 세석산장으로 가는 길과 쌍계사로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암봉인 삼신봉 정상은 이정표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었다.  


▲ 삼신봉이 0.8km 남았다는 이정표 [11:05]

 

▲ 미륵골의 단풍 [11:06]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길 [11:07]

 

▲ 높은 지역은 나뭇잎이 떨어져 황량하다 [11:12]

 

▲ 삼신봉 주능선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계단 [11:13]

 

▲ 삼신봉 정상에 서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11:22]

 

▲ 삼신봉 정상 아래에 있는 이정표 [11:24]


11:26   해발 1284m의 삼신봉 정상에는 청학동 사람들이 기우제를 지내왔다는 제단이 있고 정상표지석도 있었다. 소문대로 삼신봉 정상은 지리산 주능선이 한 눈에 보이는 전망대였다.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25.5km의 종주능선이 한 일자로 하늘을 가르고 있었다. 지리산의 주능선을 한꺼번에 이렇게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은 여기 밖에 없을 것이다. 그 장엄한 능선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역시 지리산은 위대한 산이다. 삼신봉에서 20분 정도 걸어 내삼신봉에 올라섰다.


▲ 삼신봉 정상에서 바라본 외삼신봉 [11:26]

 

▲ 삼신봉 정상에서 바라본 내삼신봉 [11:26]

 

▲ 해발 1284m의 삼신봉 정상에서 [11:28]

 

▲ 삼신봉 정상에서 바라본 천왕봉 [11:29]

 

▲ 시계 반대 방향: 써리봉, 천왕봉, 제석봉, 장터목, 연하봉, 촛대봉, 세석평전, 영신봉, 칠선봉 [11:29]

 

▲ 덕평봉, 벽소령 [11:29]

 

▲ 명선봉, 토끼봉, 반야봉 [11:30]

 

▲ 반야봉, 노고단 [11:30]

 

▲ 내삼신봉으로 이어지는 조릿대길 [11:38]

 

▲ 내삼신봉으로 가고 있는 산행객들 [11:44]


11:53   해발 1354.7m의 내삼신봉에는 '삼신산정'이라고 쓴 표지석과 삼각점이 있었다. 세 개의 삼신봉 중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인데 이곳에서도 전망이 좋아 지리산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왔다. 석문처럼 생긴 바위지대를 내려와 송정굴 옆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점심이라야 김밥 한 줄에 과일 몇 조각이 전부다. 혼자 산행을 할 때는 늘 이렇게 먹는다. 점심 후 출발, 이제는 걷는 사람이 나 혼자다.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나?


▲ 해발 1354.7m의 내삼신봉 정상 [11:54]

 

▲ 내삼신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천왕봉 [11:55]

 

▲ 내삼신봉에서 바라본 대성리 의신마을 [11:55]

 

 ▲ 내삼신봉에서 바라본 삼신봉과 외삼신봉 [11:56]

 

▲ 석문과 같은 바위지대 [11:59]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산행로 [12:02]

 

▲ 송정굴 옆에서 점심 [12:09]

 

▲ 조릿대 사이로 잘 나 있는 길 [12:29]

 

▲ 지금까지 걸어온 능선 [12:37]


12:39   산행로 왼쪽에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다. 쇠통바위, 즉 자물쇠바위다. 중간에 난 커다란 구멍은 열쇠구멍이라는데 열쇠는 어디 있나? 쇠통바위를 지나자 청학동 마을과 하동댐이 잘 보이는 전망대 언덕이 나타났다. 신선이 타고 다닌 푸른 학이 노닐던 곳 청학동이 눈 아래 펼쳐져 있다. 조릿대 사이로 능선길이 계속 이어진다. 그런데 상불재는 왜 안 나타나지?


▲ 쇠통바위 [12:39]

 

▲ 쇠통바위 열쇠구멍 [12:40]

 

▲ 전망대에서 바라본 능선들 [12:47]

 

▲ 전망대에서 바라본 청학동과 하동호 [12:47]

 

▲ 이쪽 능선길은 대부분이 조릿대 사이로 나 있다 [13:09]


13:17   상불재를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곧장 가면 쌍계사로 내려가게 되고 삼성궁으로 가는 길은 왼쪽으로 꺾인다. 사면을 가로질러 지능선에 올라서니 급경사 내리막길에 밧줄이 매어져 있다. 조릿대를 잡고 조심조심 내려가보니 얼마 안 가서 물이 흐르는 계곡이다. 계곡에 들어서자 비로소 가을색을 띈 단풍이 화려하게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지난 번 노인봉 단풍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그런대로 볼 만한 풍광이다. 


▲ 상불재에 있는 이정표 [13:17]

 

▲ 계곡으로 내려가는 급경사길 [13:25]

 

▲ 하산길 계곡의 단풍 [13:36]

 

▲ 하산길 계곡의 단풍 [13:36]

 

▲ 하산길 계곡의 단풍 [13:40]

 

▲ 하산길 계곡의 단풍 [13:42]

 

▲ 하산길 계곡의 단풍 [13:43]

 

▲ 하산길 계곡의 단풍 [13:44]

 

▲ 하산길 계곡의 단풍 [13:46]


13:52   마고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돌로 쌓은 담 안에 나뭇기둥이 세워져 있고 기둥마다 흰 종이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이 거대한 돌 조형물들을 모두 사람이 쌓았다니 대단한 의지요 노력이다. 마고성 돌담을 따라 내려가니 삼성궁으로 가는 표지판이 있다. 사람들도 많다. 그냥 내려갈까 하다가 이왕 온 김에 또 시간도 널널하고 하니까 둘러보기로 했다. 표지판에서 삼성궁 입구까지는 꽤 먼 거리였다.


▲ 마고성 내부 모습 [13:52]

 

▲ 마고성 내부 모습 [13:55]

 

▲ 마고성의 돌담 [13:55]

 

▲ 마고성의 돌담 [13:57]

 

▲ 마고성 옆 계곡의 단풍 [13:58]

 

▲ 삼성궁으로 가는 길 이정표 [13:58]


14:05   삼성궁 입구에 도착하니 삿갓을 쓴 도인 한 분이 문 앞에 떡 버티고 서 있다가 사람들이 어느 정도 모여들자 대표에게 징을 세 번 치게 했다. 그런 다음 삼성궁에 대한 일장연설을 하신다. 매표를 하지 않은 나는 입장료를 5,000원 내야 했다. 仙國으로 들어가는데 오천 원이면 싼 값이다. 문을 지나 삼성궁으로 들어가 보니 그 안은 별세계였다.

 

사람의 손으로 만들었다고는 믿을 수 없는 돌로 쌓은 조형물들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나름대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저 큰 작품을 혼자서 만들었다는 말이 사실일까, 자못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관람객들 중에는 의외로 외국인들이 많았다. 배달길을 따라 한 바퀴 돌아 나오면서, 사람에게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세상에서 못할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삼성궁

 

1984년 한풀선사에 의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삼성궁은 배달민족 성전을 표방, 한배임, 한배웅, 한배검 및 역대 건국 태조, 각 성씨의 시조 등을 모신 성역이자 신선도(동학 및 화랑도 사상)를 수행하는 민족 고유의 도량으로 알려져 있다. 촌락을 이룬 청학동과는 달리 별도의 독립 공간으로 구분돼 있는데 입구에서 징을 세 번 치고 기다리면 안내자가 나오고, 그를 통해서만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삼성궁 배달길(밝은 빛의 길)에서 가장 눈에 뜨이는 건 돌로 만든 무수한 탑들. 삼성궁이 신성한 소도를 의미한다면 이 돌탑들은 솟대가 된다. 돌 중간 중간 잇대어진 절구와 맷돌은 농촌에서 버려진 것을 거두어들인 것인데, 서민들의 고뇌와 고통이 담겨져 있기도 하지만 음양의 조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 삼성궁 입구 [14:05]

 

▲ 삼성궁의 단풍 [14:12]

 

▲ 삼성궁의 내부 모습 [14:13]

 

▲ 삼성궁에 있는 돌솟대 [14:14]

 

▲ 청학동 삼성궁 [14:15]

 

▲ 삼성궁의 건국전 [14:16]

 

 ▲ 삼성궁 내부 모습 [14:19]

 

▲ 삼성궁 내부 모습 [14:21]

 

▲ 삼성궁의 단풍 [14:24]

 

▲ 계곡의 단풍이 보기에 좋다 [14:33]


14:36   홍익문을 나서자 완전히 속세다. 자동차가 즐비하게 세워져 있다. 仙國에서 俗國으로 나온 것이다.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는데 오른쪽으로 기와집이 여러 채 보인다. 대부분이 대안학교, 예절학교 등으로 이용되는 곳이다. 머리를 땋은, 수염이 긴 할아버지가 리어카에서 엿을 비롯한 잡화를 팔고 있다. 청학동 도인들도 먹고 살아야 한다. 서당에 앉아 명전이나 읇조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도인 복장을 하고 휴대전화를 받는 모습이 조금 어색하기는 하지만. 


▲ 매표소가 있는 홍익문 [14:36]

 

▲ 청학동 건물 [14:39]

 

▲ 김봉곤 예절학교 안내판 [14:40]

 

▲ 음식을 파는 먹거리 장터 건물들 [14:41]

 

▲ 삼신봉 주차장이 보인다 [14:46]


14:49   주차장에 있는 버스를 찾아가 보니 삼성궁을 들르지 않은 선발대 회원들 5명이 도착해 있었다. 회원 도착 예정시간 4시까지는, 삼성궁을 둘렀는 데도, 한 시간이 더 남았다. 배낭을 차에 싣고 캔맥주를 하나 사서 마신 다음 족발, 두부를 안주 삼아 청학동 약주를 마셨다. 4시 20분 쯤에 떠난 버스가 덕유산휴게소에 잠깐 들른 다음 청주까지 계속 달렸는데 차가 밀리는 바람에 8시 가까이 되어서 청주에 도착했다. 아울러 금년 마지막 단풍 산행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 메아리산악회 전용 버스 [14:49]

 

▲ 두부와 막걸리로 피로를 풀고 [16:00]

 

▲ 주차장 위  가을 하늘 [1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