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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10.11.21. [충북山行記 92] 충북 제천 비봉산

by 사천거사 2010. 11. 21.

비봉산 산행기

◈ 일시: 2010년 11월 21일 일요일

◈ 장소: 비봉산 531m / 충북 제천 청풍  

◈ 코스: 광의리 → 봉정사 → 비봉산 → 연곡리 → 광의리

◈ 시간: 2시간 38분 

◈ 회원: 아내와 함께


 


제천에서 82번 도로를 따서 청풍으로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호수 위에 솟은 산이 있다. 비봉산이다. 비봉산 가운데 솟은 봉우리는 봉황의 머리, 양쪽으로 뻗은 능선은 영락없는 날개니 이름 그대로 봉황이 날아갈 듯한 자태다. 금수산이나 월악산 등 명산의 그늘과 청풍문화재단지 등의 명성에 가려서 별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여덟 명당을 거느린 복스러운 산이다. 


비봉산은 산행 들머리인 연곡리부터 시작해서 사방으로 연곡리, 계산리, 양평리, 도곡리, 대류리, 신리 같은 마을들이 둘러싸고 있다. 청풍 쪽 마을은 물태리다. 이 마을들을 잇는 순환도로를 따르면 비봉산을 한 바퀴 돌게 된다. 도곡리나 양평리에서 더 들어가 길 끝자락 호숫가에 서면 흡사 섬에 온 것과도 같은 느낌이다.


09:30   오늘은 호수와 산이 잘 어우러진 명소이자 청풍호 조망의 최고 전망대로 손꼽히는 제천 청풍의 비봉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산행 시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느긋하게 집을 떠났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고 전형적인 가을 날씨다. 괴산을 거쳐 새로 생긴 살미터널을 지나 36번 국도에 들어섰다. 덕산을 지난 다음 수산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82번 지방도를 따라 간 다음, 청풍면소재지 입구에서 다시 좌회전해서 봉정사를 향해 달렸다.


▲ 차도에서 바라본 비봉산 [11:21]


11:25   광의리에 있는 봉정사 입구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비봉산 산행은 연곡리나 광의리에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연곡리 코스는 거리는 짧지만 경사가 급하고 전망이 없다. 반면에 광의리 코스는 경사가 완만하고 전망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도로에서 조금 걸어가면 봉정사가 있는데 봉정사는 작은 절로 대웅전이 청풍호를 바라보는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었다. 


봉정사

  

봉정사는 고려시대에 왕사로 추대된 청풍현의 큰스님 창공화상이 수행을 위해 비봉산 해발 500고지에 창건할 당시에만 해도 암자로 한 때는 주변에 소나무가 무성해 솔무정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전해온다. 고지대로 인해 심한식수난을 격자 70여 전 신희득 스님에 의해 현 위치인 청풍면 광의리 57번지로 이전 불사가 시작되면서 봉정사로 불러 왔다고 전해 온다.

 

이 후에 지난 1970년도부터 현 주지인 혜암스님이 맡으면서 불모지에 요사채를 비롯해 100여명의 신도들이 한 번에 식사를 할 수 있는 대형식당과 해수관음상을 중창하면서 청정도량의 기도처로 모습을 갖추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또, 이곳에 보관된 청동으로 제작된 사천왕은 전국에서 하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부처님의 생전모습을 조각한 18점의 청동나한전도 좀처럼 보기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청풍호 주변이 지금 중부내륙권의 호반 관광지로 뜨고 있다. 대부분 관광지주변 사찰은 행락지로 북새통을 이루는데 비해 봉정사 인근에는 적막이 흐를 정도다. 그만큼 수행만을 붙들고 있는 청정도량이란 것을 절 입구부터 느낄 수 있다.

 

경관은 해질 녘 저녁 풍광은 일품이다. 대웅전을 뒤로 하고 있는 비봉산 너머로 해가 지면 사찰법당에서 환하게 트인 시야에 들어오는 청풍호반의 넘실거리는 물결은 삼라만상의 모든 근심과 걱정을 씻어 주듯 고요하기만 하다. 청풍호를 찾는 관광객이면 한 번쯤 들려보아야 할 곳으로  소개하고 싶을 만큼 편안함으로 느껴지는 거부감이 들지 않을 곳으로 사계절에 따라 봄에는 벗 꽃과 진달래, 여름에는 봉정사의 울창한 숲, 가을철에는 단풍, 겨울철에는 설경이 경관을 이룬다.


▲ 봉정사 입구 도로변에 주차 [11:27]

 

▲ 봉정사 입구에 있는 이정표와 산행안내도 [11:27]

 

▲ 봉정사 표지석 [11:28]

 

▲ 봉정사로 올라가는 길 [11:33]

 

▲ 봉정사 연못 앞의 해수관음상 [11:33]

 

▲ 봉정사 대웅전 [11:34]

 

▲ 봉정사에서 청풍호를 배경으로 [11:35]


11:38   봉정사에서 조금 내려오면 비봉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곳이다. 산행 들머리는 경사가 급했다. 15분 정도 올라가자 왼쪽으로 청풍호가 소나무 사이로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비봉산 정상이 보였다. 낙엽이 쌓인 능선길은 경사가 완만하다. 침엽수 외에는 잎이 달린 나무들이 거의 없다. 일요일인데 사람도 없다.


▲ 비봉산 산행 들머리 이정표 [11:38]

 

▲ 잠시 걸음을 멈추고 [11:47]

 

▲ 소나무 사이로 청풍호가 보인다 [11:54]

 

▲ 비봉산 정상 [11:55]

 

▲ 낙엽이 깔려 있는 산행로 [11:56]

 

▲ 낙엽이 깔려 있는 산행로 [12:11]

 

▲ 비봉산 정상 [12:15]

 

▲ 조금 경사가 부드러운 길 [12:16]

 

▲ 전망 좋은 곳으로 올라가는 길 [12:23]


12:24   멀리 청풍대교까지 잘 보이는 곳에 올랐다. 이내가 끼어 있어 전망이 조금 흐린 것이 흠이었지만 그런대로 청풍호의 모습을 잘 볼 수 있었다. 충주댐을 막아 생긴 충주호를 제천에서는 청풍호라고 부른다. 어느 명칭이 정확한 지는 모르겠지만 지역적인 이권이 달려 있는 미묘한 문제로 남아 있다. 정상이 코 앞이다. 연곡리로 내려가는 길과 대류리로 내려가는 길이 각각 왼쪽으로 갈라지고 있다.


충주호

 

충주호(忠州湖)는 1985년에 만들어진 충주댐에 의해 생겨난 인공호수이다. 면적 67.5 ㎢, 평균수심 97.5 m이며 길이 464 m, 저수량은 27억 5000톤이다.

 

 

호수 이름에 대한 분쟁

제천시에서는 충주호 수몰 지역이 제천 지역에 가장 많이 속해 있으나, 명칭 결정시 이러한 점을 무시하고 결정하였다고 주장하여, 충주호의 이름을 청풍면의 지명에 따라 청풍호(淸風湖)로 바꾸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제천시청에서는 지역 내 도로 안내 표지판의 충주호 표기를 청풍호로 바꾸었으며, 지역 단체에서는 청풍호 개명을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충주시에서는 인공 호수의 명칭은 댐의 명칭을 따라가는 것이 원칙이라며 반박하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청풍호: 청풍랜드 방면 [12:24]

 

▲ 청풍호: 북진리 방면 [12:25]

 

▲ 이내가 끼어 있는 청풍호 [12:27]

 

▲ 청풍호: 광의리와 봉정사가 보인다 [12:28]

 

▲ 비봉상 정상이 코 앞이다 [12:28]

 

▲ 산불감시초소와 전망 데크가 보인다 [12:29]

 

▲ 대류리(신리)로 내려가는 길 이정표 [12:30]


12:30   해발 531m의 비봉산 정상에 올랐다. 의외로 정상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자 한 사람이 모노레일이 설치된 곳에서 올라오는데 산불감시원 아저씨였다. 정상은 사방을 안전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데크 시설을 해놓았고 벤취와 식탁도 설치되어 있었다. 오석으로된 정상표지석도 가운데에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고. 정상은 청풍호를 네 방향에서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였다. 마치 섬에 있는 산꼭대기에 올라 사면의 바다를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 청풍호: 봉정사와 광의리가 보인다 [12:33]

 

▲ 청풍호: 북진리 방면 [12:34]

 

▲ 비봉산 정상에서 [12:36]

 

▲ 비봉산 정상에서 [12:36]

 

▲ 비봉산 정상에서 [12:36]

 

▲ 해발 531m의 비봉산 정상에서 [12:38]

 

▲ 청풍호: 황석리 방면 [12:39]


12:39   비봉산 정상에는 중앙에 봉수대터가 있었다. 또 행글라이더 활공장도 있는데 TV 예능 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을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활공장 쪽에서 바라보는 청풍호는 커다란 섬들이 있는 바다와 같았다. 조망을 마친 후 정상 데크에 있는 식탁에서 점심을 먹었다. 떡과 사과, 커피가 전부인 간단한 점심을 청풍호를 바라보면서 맛있게 먹었다. 식사는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시간과 장소, 분위기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 비봉산 봉수대 [12:39]

 

▲ 활공장에서 바라본 청풍호 [12:40]

 

▲ 청풍호 [12:41]

 

▲ 뭐가 보입니까? [12:41]

 

▲ 활공장에서 청풍호를 바라보며 [12:42]

 

▲ 활공장에서 청풍호를 바라보며 [12:42]

 

▲ 청풍호를 배경으로 [12:43]

 

▲ 데크에 있는 식탁에 차린 점심상 [12:51]

 

▲ 식사 후 커피 한 잔 [12:57]


13:05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산을 내려갈 준비를 했다. 계산리 쪽으로 하산을 하기 위해 걸음을 옮기는데 감시원 아저씨가 그쪽은 산행로에 모노레일을 깔아 내려갈 수가 없다고 한다. 대류리 쪽은? 그쪽은 길이 잘 안 나 있단다. 그러면서 연곡리로 내려가라고 한다. 연곡리에서 광의리까지는 2km 정도 된다고 덧붙여 말해 준다. 그래, 그럼 연곡리로 내려가자.

 

정상을 조금 내려오면 연곡리로 가는 길이 오른쪽으로 갈라진다. 경사가 급하다. 낙엽이 깔려 있어 미끄럽다. 이럴 때는 스틱이 큰 힘을 발휘한다. 경사가 급한 곳에는 밧줄이 매어져 있다. 25분 정도 걸어 연곡리 마을 시멘트 포장도로에 내려섰다. 도로 옆에 이정표가 하나 서 있다.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니 오전에 지나간 차도가 나왔다.


▲ 산을 내려갈 준비 중 [13:05]

 

▲ 이내가 끼어 있는 청풍호 [13:06]

 

▲ 청풍대교가 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13:09]

 

▲ 연곡리로 내려가는 길 이정표 [13:11]

 

▲ 하산길의 경사가 매우 급하다 [13:17]

 

▲ 낙엽 때문에 미끄러운 하산로 [13:23]

 

▲ 하산길에 올려다본 비봉산 정상 [13:31]

 

▲ 산행로에서 마을 포장도로로 [13:31]


13:37   차도에 내려섰다. 이정표가 있고 산행안내도가 있고 그 오른쪽에 높이 10m, 둘레 3m인 느티나무가 마을상징수로 자리잡고 있었다. 광의리 쪽으로 걸어가다 연곡(못안) 마을 조금 못미쳐서 비봉산 정상 쪽을 바라보니 정상 부분 좌우로 날개를 펼친 모습이 영락없이 봉황이 날아가는 형상이다. 그래서 이름이 비봉산이구나. 청풍호 위를 날고 있는 봉황이구나.


▲ 도로변에 있는 이정표와 산행안내도 [13:37]

 

▲ 마을상징수 느티나무 [13:38]

 

▲ 연곡리에서 차를 세워 둔 광의리로 [13:38]

 

▲ 봉황이 날아가는 형상인 비봉산 [13:40]

 

▲ 연곡 마을 입구에 있는 연곡유래비 [13:43]

 

▲ 늦가을의 청풍호 [13;49]

 

▲ 청풍호에 떠 있는 섬 [13;49]


13:49   도로를 따라 계속 걸음을 옮겼다. 오른쪽으로 청풍호의 모습이 계속 보이기 때문에 지루한 기분은 들지 않았다. 이제 가을도 막바지다. 파란 하늘 아래 얼마 남지 않은 잎들을 지키려는 나무들의 모습이 안스럽다. 바람이 휙 불면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진다. 가끔 차가 지나가는 시골 도로는 한적하면서도 고요하다. 이름 모를 새소리만 간혹 정적을 깨뜨릴 뿐이다.


▲ 광의리로 가는 차도 [12:49]

 

▲ 청풍호 뒤로 청풍리조트와 청풍힐호텔이 보인다 [12:52]

 

▲ 청풍호 [12:59]

 

▲ 가을 분위기가 나는 곳에서 [14:00]

 

▲ 청풍호와 산 [14:00]

 

▲ 뒤로 걷는 겁니다 [14:01]


14:08   차를 세워둔 봉정사 입구에 다시 도착했다. 다른 차가 두 대 더 보인다. 올 때와는 달리 갈 때에는 계산리 쪽으로 돌아나가기로 했다. 도로를 따라 청풍호를 바라보는 쪽 공터에는 별장인 듯한 건물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종종 보였다. 왔던 길을 되짚어 청주에 오니 4시 30분이다. 비봉산은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올라 아름다운 청풍호의 모습을 사방으로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로 추천하고 싶은 그런 곳이다.


▲ 차를 세워 둔 곳에 다시 왔네 [1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