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악산 산행기
◈ 일시: 2010년 8월 28일 토요일
◈ 장소: 두악산 732m / 충북 단양군 단성면
◈ 코스: 단성지서 → 단봉사 갈림길 → 두악산 → 솔밭휴게소
◈ 시간: 3시간 44분
◈ 회원: 평산회원 7명
07:15 오늘은 평산회에서 단양에 있는 두악산으로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잠자리에서 일어나 날씨를 살피려고 아파트 창밖을 보니 우암산 위로 하늘이 붉게 타오르고 있다. 해가 뜨는 모양이다. 늘 보는 하늘이지만 오늘 아침 구름 낀 일출 하늘은 유난히 아름답다. 7시 15분에 신흥고 체육관 앞에 가니 회원들이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홍세영 회원이 도착한 것을 끝으로 이규필 회원과 내 차로 출발, 증평과 괴산을 거쳐 느릅재를 넘었다.
▲ 아파트에서 바라본 일출 광경 [05:46]
▲ 우암산 일출 광경 [05:47]
08:35 방곡삼거리에서 살미터널을 지나 3번 국도에 접속한 다음 수안보 쪽으로 달리다 좌회전하여 36번 국도 월악로에 들어섰다. 어디서 한 번 쉬어야 하는데 라고 생각하다 월악나루 선착장 휴게소로 들어갔다. 이 월악나루에서도 유람선이 떠난다. 장회나루까지 가는 유람선이다. 예전에는 신단양까지 갔었는데 지금은 못 간다. 월악나루 휴게소에서 바라본 월악산이 장쾌하다.
휴게소는 시간이 일러 그런지 조용했다. 우리가 몰려 들어가자 음악을 틀고 문을 열고 하면서 휴게소 직원들 손길이 빨라진다. 원두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휴게소에서 장회나루까지 가는 길은 차가 별로 없어 아주 호젓했다. 충주호는 장회나루 주변의 경치가 제일 아름답다. 구담봉과 옥순봉이 있고, 제비봉과 말목산이 물길 좌우에 포진해 있다.
▲ 월악나루 휴게소에서 바라본 충주호 [08:35]
▲ 월악교 위로 월악산이 솟아 있다 [08:35]
▲ 월악나루휴게소 앞에 전시되어 있는 과육식물 [08:44]
09:40 59번 국도가 갈라지는 우화삼거리에서 우화교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꺾어 특산물판매장 앞에 차를 세웠다. 회원들을 모두 내리게 한 다음 산행날머리인 솔밭휴게소에 차를 한 대 갖다 놓기 위해 이규필 회원과 함께 하선암 쪽으로 달렸다. 솔밭휴게소에서 대잠교를 건너 도로변에 내 차를 세운 다음 다시 단성면으로 돌아와 나머지 회원들과 산행에 나섰다.
그런데 산행들머리를 잘 못 찾겠다. 일단 단성중학교를 지나 단성삼거리에 이르니 단봉사 이정표가 보인다. 단성치안센터 오른쪽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갔다. '두악산(소금무지) 등산로'라고 적힌 이정표가 있다. 제대로 찾았네. 도로를 따라 금수산 능선을 바라보며 두어 굽이 걸어 올랐다. 도로 왼쪽에 산행안내도가 하나 서 있다.
▲ 단성면 단성중학교 아래에서 산행 준비 중 [08:43]
▲ 단성중학교를 지나고 있는 회원들 [08:49]
▲ 산행들머리: 단성치안센터 오른쪽 포장도로 [08:52]
▲ 산행들머리에 있는 두악산 등산로 이정표 [08:52]
▲ 시멘트 포장도로를 걸어 올라가는 회원들 [08:54]
▲ 도로 왼쪽에 있는 두악산 등산 안내도 [08:58]
▲ 해가 나지 않아 걷기에 좋다 [10:00]
▲ 단성중학교 뒤로 충주호와 금수산이 보인다 [10:00]
▲ 단봉사로 가는 포장도로가 계속 이어지고 [10:02]
10:04 이정표가 서 있는 단봉사 갈림길에 도착했다. 회장님이 바로 간식을 푼다. 옥수수룰 하나씩 깨물어 먹고 왼쪽으로 난 산길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별로 경사가 심하지 않은 널찍한 길이다. 산행로 옆에 시가 적힌 고색창연한 목판이 걸려 있다. 서서히 보기 좋은 소나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여전히 걷기에 좋다. 비는 오지 않는데 바람이 불지 않아 덥기가 한량 없다.
▲ 단봉사 갈림길에 있는 이정표 [10:04]
▲ 갈림길에서 쉬면서 옥수수를 간식으로 [10:06]
▲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고 [10:19]
▲ 고색이 창연한 시가 적힌 목판 [10:20]
▲ 소나무가 보기 좋은 널찍한 산길 [10:26]
10:30 낙엽송 숲이 펼쳐진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복숭아를 간식으로 먹었다. 날이 덥고 땀을 많이 흘릴 때에는 자주 쉬면서 자주 마시고 자주 먹어야 한다. 너덜지대가 나타나면서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했다. 뒷다리가 뻣뻣해진다. 꽤 가파른 길을 올라 북하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에 도착했다. 북하리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무척 시원해 벤취에 앉아 포도를 먹으며 땀을 씻었다. 여기서 정상까지 290m는, 이정표가 제대로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몹시 길게 느껴졌다. 통나무 계단을 두 번이나 오른 다음에야 정상부가 보였다.
▲ 날이 덥고 습도가 높아 자주 쉬는 것이 상책이다 [10:33]
▲ 낙엽송(일본 잎갈나무) 조림지 [10:34]
▲ 너덜지대가 시작되고 [10:46]
▲ 산행 중에 만난 빨간색 버섯 [10:46]
▲ 북하리 하산길 삼거리에서 휴식 [11:00]
▲ 두악산 정상을 향하여 [11:12]
▲ 290m가 왜 이렇게 먼 거야 [11:13]
▲ 두악산 정상 아래 통나무 계단길 [11:21]
▲ 두악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회원들 [11:26]
11:27 정상에 올랐다. 올라 보니, 힘들여 올라온 보람이 있었다. 두악산 정상은 나무 데크를 이용해서 빙 둘러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는데 가히 최고의 전망지로 손색이 없었다. 중앙고속도로 단양대교 오른쪽으로 남한강에 흙탕물이 흐르고 있고, 금수산 능선과 말목산 능선, 장회나루 쪽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또 반대쪽으로 눈을 돌리면, 도솔봉에서 소백산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사이에 죽령이 잘록하게 들어간 모습도 보인다. 두악산 정상은, 한 마디로 말해서, 단양의 산세를 두루 살필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였다.
정상부를 데크를 이용해 편안하게 조망을 할 수 있게 배려한 것도 아주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정상에는 커다란 돌탑 위에 정상 표지석이 올라앉아 있었고, 두 그루의 나무 아래 소금 단지가 세 개 묻혀져 있었다. 뚜껑을 열어 보니, 가운데 것에는 소금이 들어 있고 좌우에는 한강물이 들어 있었다. 전설이 현실로 변해 있는 모습이다. 12시도 안 된 시각이지만 전망 좋은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두악산의 소금무지
두악산은 소금무지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단양이란 지명이 불을 뜻하고 있으며 두악산이 불의 형상을 하고 있어 자주 불이 일어난다는 전설이 있어 두악산의 화기(火氣)를 끊기 위해 산꼭대기에 항아리를 묻고 그속에 한강물과 소금을 넣고 물과 소금이 마르거나 없어지지 않도록 했다. 그런 후 에는 단양에 불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여 두악산을 "소금무지산" 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부인이 목욕재계하고 소금무지산에 올라가 묻혀 있는 항아리에 소금과 한강물을 넣고 지성것 빌면 아들을 얻을 수 있다고 하여 해마다 정월 상달이면 기자(祈子)하는 부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 중앙고속도로 단양대교 오른쪽으로 남한강이 흐르고 있다 [11:27]
▲ 말목산 오른쪽으로 금수산 주능선이 뻗어 있다 [11:27]
▲ 금수산을 배경으로 [11:28]
▲ 두악산 정상에 있는 소금무지 [11:28]
▲ 정상에서 바라본 제비봉과 사봉 [11:29]
▲ 정상에서 금수산을 배경으로 [11:31]
▲ 소백산 연화봉과 죽령 [11:34]
▲ 죽령과 도솔봉 [11:35]
▲ 두악산 돌탑과 정상 표지석[11:36]
▲ 정상에서 유재철 회장님 [11:37]
11:40 정상 한쪽에 점심상을 차렸다. 김밥과 김치, 과일, 인삼주, 막걸리가 전부인 소박한 점심이었지만, 금수산 주능선을 바라보며, 끊임 없이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지난 한 달 동안 못 나눈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며 먹는 점심 맛은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았다. 행복은 외적인 조건보다는 마음의 상태에 달려 있다는 글귀가 생각난다.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룰 수 없는 행복의 기준은 사실 무의미하다고 보아야 한다. 무소유를 외친 법정 스님은 과연 불행한 분이었을까?
▲ 정상 데크 바닥에서 점심 식사 [11:40]
▲ 점심 후 자유 시간 [12:24]
▲ 금수산 쪽을 조망하는 중 [12:24]
▲ 소금무지 앞에서 지학근 회원과 유재철 회장님 [12:24]
▲ 금수산을 배경으로 이규필 회원 [12:25]
12:25 정상에 올라 주변 구경하고, 점심 먹고 또 주변 구경하고, 사진 찍고, 바람 쐬고, 제대로 시간을 보냈으니 이제 정상을 내려갈 차례다. 하산은 뒷들재를 거쳐 대잠리로 내려가는 코스를 골랐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자 오석으로 된 정상표지석이 또 있다. 어디가 진짜 정상인가? 소선암으로 내려가는 길을 지난 다음 계속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데 경사가 급한 곳이 많아 무척 미끄럽다.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접어 들었다. 곧장 아래로 내려 뻗은 사면길인데 정말 경사가 심하다. 나뭇가지를 붙잡고 조심조심 내려갔다. 그래도 미끄럽다. 그런데 이 길이 맞기는 맞는 건가? 얼마를 내려왔나, 물소리가 들린다. 곧 단양천이 보이고 그 너머로 휴게소 건물이 보였다. 여기가 어디지? 잘못 내려온 것은 분명한데 어딘지 모르겠네.
길을 따라 계속 걸어 59번 국도에 올라섰다. 지형적으로 보아 뒷들재까지 안 가고 그 전에 오른쪽 길로 내려온 모양이다. 하선암 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솔밭휴게소와 대잠교가 보이고 내 차도 보인다. 안심이다. 신동갑 회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암골휴게소에 있으니 차를 가지고 내려오란다. 그런데 참 이상하네. 왜 뒷들재로 가는 길을 놓쳤을까?
▲ 소선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2:27]
▲ 두악산 정상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12:28]
▲ 두악산 정상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12:28]
▲ 산에 많은데 이름을 모르겠네 [12:54]
▲ 산에 많은데 이름을 모르겠네 [12:54]
▲ 급경사길을 내려오고 있는 김지홍 회원 [13:17]
▲ 단양천 건너 선암골휴게소가 보인다 [13:23]
▲ 59번 국도에서 바라본 단양천 [13:28]
▲ 59번 국도변에 서 있는 이정표 [13:34]
13:34 솔밭휴게소에 도착, 대잠교 건너에 있는 차를 돌려 회원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선암골휴게소로 내려갔다. 휴게소 맞은 편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운 다음, 차에 배낭을 싣고, 휴게소 아래 단양천으로 내려갔다.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머리를 감고, 몸을 담그고 하여튼 몸에 배어든 더위를 홀라당 씻어냈다. 올 여름의 무더위를 모두 한꺼번에 씻어냈다.
7명이 내 차를 타고 휴게소를 떠나 단성면에서 이규필 회원의 차에 분승하여 증평에 있는 인삼관광휴게소에 들렀다. 비가 내리는 휴게소에는 마침 토요장터가 열리고 있었다. 이규필 회원은 초등학교 동창모임이 있어 증평에 잔류하고 나머지 여섯 명이 청주 제일수산에서 산행 뒷풀이를 했다. 맛 있는 회와 쌉살한 소주가 계속 잔을 기울이게 한다. 다음 달은 추석 관계로 산행일자를 12일로 정하면서 두악산 산행은 막을 내렸다.
▲ 대잠교 맞은 편에 있는 솔밭휴게소 [13:34]
▲ 솔밭휴게소에서 바라본 덕절산 [13:35]
▲ 대잠리 마을 표지석 [13:36]
▲ 선암골휴게소 건너편 주차장 [13:44]
▲ 선암골휴게소 아래 단양천으로 [13:45]
▲ 단양천 위에 놓여진 대잠교가 보인다 [13:46]
▲ 증평 인삼관광휴게소 앞에 토요장터가 섰다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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