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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10.11.06. [충북山行記 91] 충북 청원 곰실봉

by 사천거사 2010. 11. 6.

곰실봉 산행기  

◈ 일시: 2010년 11월 6일 토요일 

◈ 장소: 곰실봉 충북 청원  328m 

◈ 코스: 제1문 → 구리봉 → 곰실봉 → 전망대 → 초가정 → 청남대  제1문 

◈ 시간: 4시간 27분  

◈ 회원: 아내와 함께


 


12:35   오늘은 오후 시간을 이용하여 청남대 뒷산이라고 할 수 있는 곰실봉을 다녀오기로 했다. 예전에는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가 1급 경호시설이라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곳이었지만, 지금은 청남대가 충청북도로 이관이 되어 관광장소가 되었기 때문에 뒷산 출입이 용이한 편이다. 충북고 앞에서 아내를 만나 점심을 먹은 다음 문의를 거쳐 청남대 진입 도로를 달렸다. 차량 출입을 통제하는 제1문에서 U-turn하여 컨테이너가 있는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13:29   차를 세운 곳에서 보이는 컨테이너 앞 마당을 지나면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포도밭이 보이고 이어서 납골당과 일반 묘지가 연속으로 나타났는데 모두 정리가 잘 되어 있었다. 수목정리를 하려는 건지 잡목들을 잘라 아무렇게나 내팽개친 사면을 걸어 능선에 올라섰다. 아침에 낀 안개가 해가 났는데도 여전히 하늘을 덮고 있다. 해보다 강한 놈이 다 있다니. 그나 저나 안개가 벗어져야 전망이 좋을 텐데. 잘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10분 정도 앞에 있는 봉우리로 걸어 올라갔다.


▲ 제1문 100m 전 도로변에 주차 [13:29]

 

▲ 왼쪽 컨테이너 앞 마당이 산행 들머리 [13:29]

 

▲ 산길따라 잘 정비된 묘지가 많다 [13:33]

 

▲ 잠시 휴식중 [13:45]

 

▲ 수목정리를 하는지 잡목을 잘라 놓았다 [13:46]

 

▲ 뚜렷한 능선에 오르다 [13:47]

 

▲ 능선에 있는 나무와 함께 [13:48]


13:59   해발 315m의 구리봉에 올랐다. 그런데 정상에 있는 나무십자가는 뭔가? 구리봉에서 곰실봉으로 가는 길은 고만고만한 오르내림이 있는 능선길인데 잡목 때문에 조망은 전혀 없다.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고 나면 오른쪽으로 대청호가 잘 보이련만. 뚜렷한 안부 4거리가 나타났다. 왼쪽은 신덕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오른쪽은 청남대로 가는 도로와 만나겠지. 구리봉에서 40분 정도 걸어 곰실봉 정상에 올랐다.


▲ 구리봉 정상에 있는 나무십자가 [14:00]

 

▲ 바위가 있는 지역도 있네 [14:05]

 

▲ 길은 대체로 부드럽고 순탄하다 [14:18]

 

▲ 신덕리 갈림길 4거리 안부 [14:24]

 

▲ 휘어져 길을 막고 있는 나무 [14:35]


14:43   해발 328m의 곰실봉 정상에는 네모진 바위 덩어리들만 널려 있고 어떤 표지석이나 표지판도 없었다. 사진을 찍고 정상을 떠나 또 다른 봉우리에 올랐는데 얼씨구 철쭉이 한 송이 피어 있다. 이런 철 모르는 놈이 있나. 지금 날씨가 봄날씨와 비슷하다 보니 봄인줄 알고 피었나보다. 조금 가다 보니, 오매 진달래도 피었네. 경비초소 건물을 지나 밧줄이 매어져 있는 급경사 길을 내려가니 철책이 가로 막는데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표지기도 하나 달려 있고. 청남대 가는 도로와 만나는 길이겠지.


▲ 곰실봉 정상부 [14:43]

 

▲ 곰실봉 정상에 있는 바위에 앉아 [14:44]

 

▲ 곰실봉 정상에서 [14:49]

 

▲ 철 모르는 철쭉이 피었네 [15:07]

 

▲ 잠시 휴식 중 [15:07]

 

▲ 진달래도 피고 [15:18]

 

▲ 경비초소 건물 앞에서 [15:22]

 

▲ 이쪽으로 내려가야 하는 것 아니야? [15:25]


15:26   철책의 문은 한 쪽이 없어 그냥 통과하면 된다. 경비초소 안은 물론 비어 있었다. 첫 번째 철책을 지난지 5분도 안 되어서 두 번째 철책이 나타났다. 철책따라 조금 올라가면 문이 하나 있는데 밀면 그냥 열린다. 철책 문을 통과하면서 괜히 죄를 짓는 기분이다. 이후로는 철책을 따라 나 있는 길을 계속 걸어갔다. 예전 군인들이 경비를 하면서 다닌 계단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윽고 사람 소리가 들리는 곳에 도착했다. 전망대였다.


▲ 철책과 경비초소 [15:26]

 

▲ 철 모르는 진달래를 보면서 [15:27]

 

▲ 다시 나타난 철책 [15:31]

 

▲ 철책을 따라 계속 길이 나 있다 [15:32]

 

▲ 계단을 내려갔다가 [15:33]

 

▲ 계단을 다시 올라가고 [15:34]


15:45   전망대에 오르니 그 이름에 걸맞게 사방이 확 틔였다. 우리가 걸어온 곰실봉 쪽의 단풍이 곱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청남대 주차장과 청남대 본관, 골프장, 문덕리 쪽 대청호 등이 보이는데 걷히지 않은 옅은 안개 때문에 뚜렷한 풍광은 볼 수가 없어 조금 아쉬웠다. 전망대 계단을 내려오니 초가정으로 가는 길 이정표가 서 있다. 출렁다리를 건너고 작은 언덕을 하나 넘었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곰실봉 쪽 단풍 [15:45]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청남대 주차장 [15:45]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청남대 골프장 [15:46]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청남대 본관(왼쪽 방면) [15:46]

 

▲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청호 [15:46]

 

▲ 전망대에서 곰실봉을 배경으로 [15:48]

 

▲ 전망대에서 청남대 본관을 배경으로 [15:48]

 

▲ 전망대에서 내려가는 계단 [15:49]

 

▲ 출렁다리를 건너 [15:59]


16:05   길 옆 벤취에 앉아 잠시 쉬면서 간식을 먹었다. 시간이 늦어 그런지 오가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오솔길 같은 산책로를 지나 대청호 가까이에 이르니 단풍나무가 곱게 치장한 길이 나타났다. 왼쪽 대청호에 해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청남대에서 보는 대청호의 낙조도 볼거리라는데 오늘은 안개 때문에 햇빛이 흐릿하다.


▲ 길 옆 벤취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휴식 [16:05]

 

▲ 초가정으로 내려가는 길 [16:09]

 

▲ 단풍이 좋은 곳에서 [16:14]

 

▲ 대청호에 낙조가 드리우고 [16:15]

 

▲ 단풍이 좋은 곳에서 [15:15]

 

▲ 대청호는 잘 안 보이네 [16:17]

 

▲ 솟대와 낙조 [16:18]


16:18   초가로 지은 정자인 초가정에 도착했다. 하의도에서 가져온 농기구와 문의지역에서 수집한 생활도구를 전시하고 있다는데 그렇게 섞어 놓은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청남대 본관으로 가는 길, 늦은 오후 시간인데도 사람이 많다. 역대 대통령들 동상을 지나고 물레방아를 지나고 골프장과 그늘집을 지났다. 걸어가면서 관람객들을 위해 예전에 비해 볼거리를 많이 만들어 놓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초가정

 

국민의 정부 초기에 초가집과 정자를 짓고 김대중 대통령 생가인 하의도에서 가져온 농기구와 문의지역에서 수집된 전통생활 도구 70여 점을 전시하고 주변에 야생화 단지와 울타리를 조성하였다. 주변경관이 빼어난 청남대 제2경으로 정자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면 섬에 와있는 느낌이 들어 김대중 대통령은 정자에 앉아 사색을 즐겼다.

 

골프장

 

면적은 54,545㎡, 9홀코스로 그린은 5개이며 10개의 티박스가 있다. 5·6공시절에 많이 이용하였으나 문민·국민 정부때는 산책코스로만 이용되었다. 골프장 주변에는40여년 된 낙우송 50여 그루와 단풍나무, 소나무, 영산홍 등 조경수가 아름다우며 꿩, 노루, 고라니 등 야생동물들이 내려와 노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늘집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면적은 147㎡이며 골프와 조깅, 산책시 휴게실로 이용하던 곳이다.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으며 실내에는 주변 분위기와 어울리는 등가구가 배치되어 있고, 베란다는 시원하고 경치가 좋아 오찬장소로 많이 이용하였다. 또한, 그늘집 앞은 낚시터 수상레저 장소로 이용하였으며 문민정부 시절부터 기른 청둥오리가 무리지어 노닐다 전통악기인 나각을 불면 멀리서도 날아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초가정 [16:18]

 

▲ 청남대 본관으로 가는 길 [16:20]

 

▲ 역대 대통령 동상들 [16:23]

 

▲ 물레방아와 분수가 있는 곳에서 [16:24]

 

▲ 대청호: 멀리 그늘집이 보인다 [16:25]

 

▲ 억새와 대청호 [16:27]

 

▲ 억새와 대청호 [16:28]

 

▲ 골프장 옆 길 [16:30]

 

▲ 골프장 잔디에서 [16:30]

 

▲ 대통령의 Tea house 그늘집에서 [16:34]


16:40   청남대 본관 구경을 했다. 예전에 사용하던 집기들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데 내부시설이나 집기들이 그렇게 화려한 편은 아니었다. 그냥 한 바퀴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 자, 이제 차를 세워둔 곳까지 가야하는데 방법은 두 가지다. 걸어가느냐 아니면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 내리느냐. 사실 이곳에서 제1문까지의 길은 걸어가지 않고서는 구경을 할 수 없다. 함께 걸어가기로 아내와 합의를 한 다음 아스팔트 도로를 걷기 시작했다. 도로 옆 단풍나무들이 물이 잘 들었고 또 주변 정리도 깔끔하게 해 놓아서 기분좋게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 서 있던 직원이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다. 위치를 말해주었더니 여기서 5km 정도 거리라고 하면서 걸어갈 수 있을까 미심쩍어 하는 눈치다. 아니나 다를까,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다리에 힘은 점점 빠지고 그에 비례해서 아내의 짜증은 점점 커져갔다. 버스를 타고 왔어야 하나? 오가는 차량의 헤드라이트만 반짝이는 길을 둘이서 걸어간다. 백합나무 단풍도 어둠에 묻히고 말았다. 차에 탄 사람들은 우리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그런데 제1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청남대 본관

 

지상2층, 지하1층, 연면적 2,699㎡ 규모로 1층은 회의실, 접견실, 식당, 손님실이 있고 2층은 대통령전용공간으로 침실, 서재, 거실, 식당, 가족실, 한실 등이 있으며 다섯분의 대통령이 88회 이용한 국내유일의 대통령휴양시설이다.


▲ 청남대 본관 건물 입구 [16:40]

 

▲ 청남대 본관 뒤쪽에서 [16:51]

 

▲ 5km의 포장도로가 시작되는 곳에서: 좋아할 일이 아닌데 [16:57]

 

▲ 단풍이 잘 든 도로에서 [17:02]

 

▲ 단풍이 곱게 든 도로 풍경 [17:08]

 

▲ 날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17:28]

 

▲ 날이 많이 어두워졌다 [17:32]


17:57   정확하게 한 시간을 걸어 주차된 곳에 도착하여 차에 오르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확 트인 넓은 대지 위에 있는 것이 좋을 때도 있지만 이렇게 작은 공간에 갇히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 어둠을 뚫고 달려 청주에 도착한 다음 동아아파트 앞에 있는 알천곱창 집에서 소곱창과 막창을 시켜 소주를 마셨다. 오늘 산행은 가을의 대청호와 청남대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데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산행이었다. 버스를 타지 않고 5km의 아스팔트 길을 걸은 것이 흠이라면 흠이였지만......


▲ 어둠 속에서 미등만 깜박이고 있는 내 차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