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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10.08.08. [충북山行記 88] 충북 제천 월악산

by 사천거사 2010. 8. 8.

월악산 산행기

◈ 일시: 2010년 8월 8일 일요일 

◈ 장소: 월악산 1097m / 충북 제천   

◈ 코스: 덕주골 → 마애불 → 중봉  → 영봉 → 송계삼거리 → 동창교 

◈ 시간: 7시간 55분  

◈ 회원: 박해순, 김상혁, 정구영, 이효정(계 4명)


 


06:45   오늘은 영어과 지인들과 월악산 산행을 가는 날이다. 원래는 1박 2일로 영남알프스 산행을 계획했었으나 사정상 취소가 되고 대신 월악산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신흥고 앞에서 박해순, 김상혁, 정구영 회원과 만나 정구영 회원의 차로 출발했다. 월악산을 올라가는 코스로는 4개가 있는데 덕주골 코스, 신륵사 코스, 동창교 코스, 보덕암 코스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덕주골로 올라 중봉을 다녀온 다음 영봉을 거쳐 동창교로 하산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 북쪽으로 산행을 갈 때의 집결지 신흥고등학교 [06:49]


08:15   충주호 월악나루에 들렀다. 감물에서 느릅재를 넘으면 방곡삼거리가 나오는데, 예전에는 문강교를 건너 문바우재를 넘었으나, 지금은 문강유황온천 왼쪽으로 살미터널을 뚫어 충주에서 수안보로 이어지는 3번 국도와 곧바로 연결되는 4차로 도로가 개설되었다. 그 결과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려서 월악나루까지 온 것이다. 커피를 한 잔 마시면서 충주호를 바라보니 장마에 대비해서 물을 많이 빼놓았다. 멀리 구름이 걸린 월악산 영봉이 눈에 들어온다.


▲ 월악나루에서 바라본 충주호 [08:17]

 

▲ 월악나루에서 바라본 월악산 [08:17]


08:30   덕주골 입구에 도착해보니 송계계곡에 물놀이를 온 사람들 차로 주차장이 만원이다. 산행을 하러 온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일찍 올리는 없다. 덕주골을 따라 조금 올라가다 한 식당 마당에 차를 세우고 산행에 나섰다. 예상했던 대로 산행을 하는 사람이 우리 밖에 없다.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계속 걸었다. 덕주산성 동문을 지나고 왼쪽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덕주사를 지났다.


덕주산성

 

충청북도기념물 제35호로 통일신라시대에 축조된 포곡식 산성. 석축과 토축의 혼합 형식으로, 현재 유구는 거의 무너졌으나 조선시대에 쌓은 남문·동문·북문 등이 남아 있다. 이곳은 문경과 충주를 잇는 도로를 차단하는 전략적 요새지로서 월악산 산마루와 그 지맥을 둘러싸고 내성과 외성을 갖춘 나성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일반적인 성곽과는 달리 계곡을 성으로 쌓고 그밖에는 험준한 산 능선과 암벽을 이용하여 축조하였는데, 성벽은 2m 정도의 높이로 쌓았다.

 

이 산성은 신라 경순왕의 큰딸 덕주공주가 피난하였던 곳이라고 전해오며, 1256년(고종 43)에는 몽고병이 충주를 공략하고 이곳으로 진격하자 관리들과 노약자들이 이 산성으로 피신하였는데, 갑자기 구름·바람·우뢰·비·우박이 쏟아지므로 적병들은 신이 돕는 땅이라 하여 달아났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또 조선 말 명성황후가 흥선대원군과의 권력 암투에서 패배할 것을 예상하고 은신처를 마련하려고 이곳에 성문을 축조하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온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이 산성이 축조된 이후 고려시대는 물론 조선시대에도 중시되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덕주사

 

덕주사는 신라 진평왕 9년(서기586)에 창건되었다. 당시에는 월형산 월악사였으나 신라 경순왕이 천년 사직을 고려 왕건에게 내준 뒤에 경순왕의 첫째 딸인 덕주공주가 이 곳에 들어와 높이 13m의 거암에 마애불(보물406호)을 조성하고 신라의 재건을 염원하며 일생을 마친 그 뒤로 산 이름을 월악산으로, 절 이름을 덕주사로 개명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예전엔 하덕주사라 불렸던 이곳은 절골이라 했고, 상덕주사인 마애불사지는 윗절이라 했다. 절 입구에 남근석이 있는데, 이곳이 남아선호 신앙이 깃든 곳이었음을 알 수 있다. 서쪽 언덕 산 밑에는 네기의 부도와 장대석이 있다. 6.25때 불탄 뒤로, 1963년에 지암화상이 5칸 인법당을 중창하였으며, 1985년 성주화상이 현재의 법당을 다시 중창하고 충주댐으로 수몰된 한수면 역리에서 고려시대에 조성된 약사불을 이곳으로 옮겨왔다. 상덕주사는 이곳에서 동편계곡으로 1.5km 올라간 산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마애불 보호전실, 우공탑, 삼층석탑, 요사채 등이 있던 중원 제일의 사찰이었으나 1951년 12월 전화(戰禍)로 폐사되어 지금은 마애불상, 우공탑, 삼층석탑만이 현존하고 있다.


▲ 덕주골에 있는 한 식당 마당에 주차 [08:34]

 

▲ 월악산덕주탐방지원센터 [08:38]

 

▲ 도로 오른쪽에 있는 계류 [08:43]

 

▲ 덕주사로 이어지는 포장도로 [08:45]

 

▲ 덕주산성 동문 옆 성곽 [08:49]

 

▲ 예전에 하덕주사였던 지금의 월악산 덕주사 [08:51]


08:53   월악산영봉 표지석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앞으로 영봉까지 4.9km가 남았다고 표지석에 적혀 있다. 월악산은 높이가 1097m에 불과하기 때문에 여렵지 않은 산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전혀 그렇지 않다. 멋 모르고 처음 온 사람들은 혀를 내두르는 곳이 월악산이다. 월악산은 계곡이 깊지 않은 단순한 산이다. 그래서 올라가는 길이 경사가 급하고 그 만큼 힘이 드는 것이다.


▲ 월악산 영봉 표지석 앞에서 [08:53]

 

▲ 월악산 영봉 표지석 앞에서 [08:53]

 

▲ 숲길로 접어들고 있는 회원들 [09:05]

 

▲ 덕주산성을 통과하고 있는 회원들 [09:12]


09:25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니 공터가 나왔다. 덕주사마애불입상이 100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원래 이곳은 상덕주사가 있던 자리로 꽤 큰 가람이었으나, 한국전쟁 때 戰火로 소실이 되어 지금은 그 자취를 찾아보기가 힘든 곳으로 변하고 말았다. 마애불에서 960봉으로 올라가는 魔의 계단길이 월악산 산행의 첫 번째 힘든 코스다. 조금만 걸어도 장딴지가 뻣뻣해지고 호흡이 가빠진다. 왜 이렇게 힘이 드는 거야.

 

대신 힘들여 오른 만큼의 보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960봉에 이르자 전망이 트이면서 월악산 영봉과 중봉 정상부의 암봉이 보이고, 그 왼쪽 송계계곡 뒤로 충주호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 이런 멋진 풍광을 보러 죽어라고 올라오는 거야. 저 아래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멋진 그림을 볼 수 없어. 960봉부터는 경사가 거의 없는 능선길이라 걷기에 수월했다.


덕주사마애불입상

 

보물 제406호. 높이 13m. 거대한 마애불상의 양 어깨 위에는 목조전실이 있었던 가구공(架構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얼굴 부분은 약간 도드라지게 조각되었으나 두 손이나 신체 표현 및 법의의 옷주름 등은 선각으로 간략하게 처리되어 전체적으로 치졸한 조각수법을 보여준다. 길고 턱이 진 얼굴에는 양감이 별로 없고, 목부분의 표현이 생략되어 얼굴과 몸체가 거의 붙어 있으며 가슴 쪽으로 삼도(三道)가 새겨져 있다.

 

가슴 앞으로 올린 두 손은 유달리 크고 투박한 느낌을 주며 오른손은 엄지와 가운뎃손가락이 맞대어 있고, 왼손은 손등이 밖으로 향해 있어 아미타불의 구품인(九品印)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법의자락 밑으로는 군의(裙衣)의 옷주름이 규칙적인 세로선으로 표현되어 있고 그 아래에는 옆으로 크게 벌린 두 발이 거대한 몸체를 안정감있게 받치고 있다.

 

이 마애불상은 넓적한 얼굴에 볼륨감이 거의 없는 평면적인 신체표현이나 도식화된 옷주름 등에서 치졸한 조각기법을 보여주며, 고려시대에 유행했던 마애석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식적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신라말 마의태자의 여동생인 덕주공주가 이 불상을 조성했다고 하나 확실하지 않다.


▲ 마애불 100m 전 공터에 있는 이정표 [09:25]

 

▲ 공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09:29]

 

▲ 덕주사마애불입상 [09:31]

 

▲ 960봉으로 이어지는 魔의 철계단 [09:55]

 

▲ 철계단을 오르다가 바라본 만수봉 방면 [09:59]

 

▲ 능선 위로 하얀 구름이 두둥실 떠 있다 [10:18]

 

▲ 에너지가 넘치는 정구영 회원 [10:18]

 

▲ 월악산 영봉과 중봉 [10:23]

 

▲ 월악산 중봉과 충주호 [10:36]

 

▲ 소나무가 아름다운 곳에서 박해순 회원 [10:36]


10:58   헬기장에 도착했다. 월악산 영봉 암봉이 가장 잘 보이는 곳이다. 물론 영봉을 올라가려면 보이는 방향으로 곧바로 올라갈 수는 없고 오른쪽으로 우회를 해서 긴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헬기장에서 잠시 쉬면서 쑥떡을 간식으로 먹었다. 헬기장에서 조금 가면 동창교로 내려가는 길이 왼쪽으로 갈라진다. 동창교 코스는 전망이 없기 때문에 보통 하산길로 많이 이용된다.

 

동창교 삼거리에서 13분 정도 걸어 신륵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도착했다. 다시 가파른 계단길을 10분 정도 걸어오르니 영봉으로 가는 길과 보덕암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다. 여기서 영봉으로 올라갔다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전망이 좋은 중봉까지 갔다오기로 했다. 계단길이 끝나고 너덜지대가 시작되었는데 그늘에다 습기가 많아 몸이 많이 끈적거린다.


▲ 헬기장에서 월악산 영봉을 배경으로 [10:58]

 

▲ 헬기장에서 월악산 영봉을 배경으로 [10:58]

 

▲ 헬기장에서 간식 먹고 출발 준비 [11:09]

 

▲ 동창교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송계삼거리 이정표 [11:12]

 

▲ 신륵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신륵사삼거리 이정표 [11:25]

 

▲ 계단을 오르고 있는 박해순 회원 [11:31]

 

▲ 보덕암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보덕암삼거리 이정표 [11:36]

 

▲ 월악산 중봉과 하봉이 운무에 싸여 있다 [11:37]

 

▲ 너덜지대를 걷고 있는 회원들 [11:46]


11:57   마침내 숲길을 벗어나 영봉이 건너다 보이는 언덕에 올라섰다. 영봉 정상부는 운무에 싸여 보이지 않는다. 10분 정도 암릉을 걸어 중봉에 이르렀고 계단을 내려가 전망이 좋은 곳에서 배낭을 내렸다. 우뚝 솟은 하봉 뒤로 충주호가 펼쳐져 있는 천혜의 전망대였다. 운무가 모였다 흩어졌다 하면서 그림의 모양을 계속 바꾸어 놓고 있다. 캔버스가 저렇게 넓은데 무슨 그림이 그려진들 어떠랴.


▲ 운무가 휘감고 있는 월악산 영봉 정상부 [11:57]

 

▲ 중봉의 암릉 [12:08]

 

▲ 중봉 바로 아래에 있는 월악산 천혜의 전망대 [12:10]

 

▲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회원들 [12:16]

 

▲  전망대에서 하봉을 배경으로 [12:18]

 

▲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봉과 충주호 [12:31]

 

▲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창교 방면 송계계곡 [12:31]


12:40   중봉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성찬이랴. 김상혁 회원이 이 높은 곳까지 와인을 지고 왔다. 세상에 이런 산꼭대기에서 와인을 맛보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간단히 점심을 마치고 다시 영봉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1시 37분에 보덕암삼거리에 도착해서 월악산의 두 번째 힘든 코스인 영봉 계단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정상까지 거리는 300m에 불과하지만 그 힘든 것은 걸어본 사람만이 안다.

 

영봉에 오르니 전망이 좋다.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산들이 다 보이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참 산 많다. 산 넘어 산이요, 그 산 넘어 또 산이다. 이렇게 무궁무진하게 널려 있는 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참 복 받은 취미를 갖고 있는 셈이다. 평생 올라도 다 못 오를 산이 우리나라에 있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한참을 머무른 후 영봉을 떠나 하산길에 들어섰다.


▲ 중봉에서 점심을 먹는 중 [12:57]

 

▲ 월악산 중봉의 모습 [12:58]

 

▲ 모습을 드러낸 월악산 영봉 [13:16]

 

▲ 영봉에서 바라본 헬기장 [13:53]

 

▲ 영봉으로 올라오고 있는 박해순 회원 [13:53]

 

▲ 영봉의 정상표지석이 없는 봉우리 [13:55]

 

▲ 영봉에서 바라본 중봉과 하봉 [13;55]

 

▲ 해발 1097m의 월악산 영봉에서 [14:02]

 

▲ 영봉에서 바라본 주흘산-부봉 능선 [14;03]

 

▲ 영봉에서 바라본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14:06]


14:50   '영봉 1.2km' 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날이 덥고 습도가 높아 땀이 쉴새 없이 흐른다. 물론 이렇게 운동을 하면서 흘리는 땀은 노폐물을 배출시켜 주기 때문에 건강에 매우 좋다. 송계삼거리에서 동창교 쪽으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단 정구영 회원은 차량 때문에 덕주골로 내려가기로 하고. 동창교 쪽 하산로는 처음에는 걷기에 좋은 길이었으나 조금 내려가자 지그재그식 사면길로 변했다.


▲ 여름철 야생화가 지천이다 [14:53]

 

▲ 휴식 중인 박해순 회원 [14:53]

 

▲ 휴식 중인 김상혁 회원 [14:53]

 

▲ 송계삼거리: 동창교는 오른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15:03]

 

▲ 걷기에 좋은 평탄한 길 [15:09]

 

▲ 가드레일이 있는 지그재그식 사면길 [15:15]


15:28   벤취가 있는 쉼터 전망대가 나타났다. 동창교 하산길에서 유일하게 시야가 트인 곳으로 주흘산에서 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보였다. 장쾌하다. 잘 정비된 돌계단길을 따라 계속 걸음을 재촉했다. 전망대에서 동창교가 있는 도로까지 내려오는데 한 시간이 걸렸다. 우선 캔맥주를 하나씩 마신 다음 정구영 회원이 차를 가져오기를 기다렸다.

 

정구영 회원이 가져온 차에 올라 청주를 향해 달렸다. 옷을 갈아 입지 않았더니 땀냄새가 진동을 한다. 다음부터는, 여름철에는 꼭 갈아 입을 옷을 가지고 다녀야겠다. 청주에 도착해서 제일수산과 UDT수산에 들렀는데 모두 문을 닫았다. 하는 수 없이 정구영 회원의 단골집인 율량동에 있는 횟집에서 소주를 마시고 2차로 맥주를 곁들였다. 힘든 산행 후라 그런지 술맛이 더 좋은 그런 밤이 깊어갔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주흘산-부봉 능선 [15:28]

 

▲ 전망대에서 바라본 월악산의 암벽 [15:28]

 

▲ 하산 돌계단길 [15:38]

 

▲ 산을 거의 다 내려와 바라본 월악산 암봉들 [16:25]

 

▲ 오늘 산행의 종점 동창교 도로 [16:30]

 

▲ 동창교에서 바라본 파란 하늘의 하얀 구름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