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산행기
◈ 일시: 2007년 12월 29일 토요일
◈ 장소: 계룡산 845m / 충남 공주시 반포면
◈ 코스: 주차장 → 큰배재 → 남매탑 → 삼불봉 → 관음봉 → 동학사 → 주차장
◈ 시간: 5시간 25분
◈ 회원: 아내와 함께
계룡 8경
[제1경 천황봉 일출]
상봉이라고 불리는 계룡산 최고봉으로 한국통신 중계탑이 세워져 있고,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입산이 금지되어 있는 곳이다. 이곳에 서면 계룡산뿐 아니라 대전을 비롯해 공주, 논산 일원의 산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러한 풍광의 정상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 경이롭기 그지없다.
[제2경 삼불봉 설화]
천황봉이나 동학사에서 바라보면 세 부처님의 모습을 닮았다 하는 삼불봉에 서면 자연성능을 거쳐 쌀개봉∼천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비롯해 황적봉 능선, 연천봉 능선이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듯 느껴진다. 동학사계곡과 갑사계곡도 한눈에 들어와 계룡산의 전모를 볼수 있다. 사시사철 아름다움 풍광을 맛볼 수 있으나 그 중 설화가 피었을 때가 압권을 이룬다.
[제3경 연천봉 낙조]
연천봉은 자연성릉이 시작되는 관음봉에서 갑사계곡과 신원사계곡을 가르며 서쪽으로 뻗은 산줄기에 솟아있는 봉으로, 계룡산의 서쪽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 봉이다. 서쪽으로 펼쳐진 논산과 공주 일원의 들녘을 바라보는 맛도 일품으로, 특히 저녁 노을이 들 때는 산야는 붉게, 멀리 백마강 물줄기가 은빛으로 반짝이는 등 절경이 펼쳐진다.
[제4경 관음봉 한운]
관음봉은 계룡산의 중앙에 위치한 봉으로 정상에 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계룡산을 대표하여 공주 10경에도 포함된 이 곳에서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보면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제5경 동학사계곡 신록]
동학사계곡은 자연성릉과 쌀개봉 능선, 장군봉 능선, 황적봉 능선 등 계룡산을 대표하는 능선들 사이에 깊게 패어있는 계곡으로 수림이 매우 울창하다. 특히 신록에 물든 동학 사계곡을 걷노라면 나이에 관계없이 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제6경 갑사계곡 단풍]
예부터 "춘 동학, 추 갑사" 라 했듯이 갑사계곡의 가을 단풍은 아름답기로 이름 높다. 가을철 갑사에서 금잔디고개로 오르다 보면 몸과 마음 모두 단풍에 물들고, 자연성릉에서 갑사계곡을 내려다 보노라면 울긋불긋한 단풍에 취해 단풍바다에 몸을 던지고픈 마음까지 들게 한다.
[제7경 은선폭포 운무]
동학사 계곡 상류에 있는 폭포로 옛날 신선들이 폭포의 아름다움에 반해 숨어 지냈다 하여 은선폭포라 불린다. 절벽과 녹음이 어우러져 절경을 자아내는 폭포는, 특히 안개가 자욱할 때의 풍광이 압권이다.
[제8경 남매탑 명월]
남매탑이라고도 불리는 오뉘탑은 계명정사 부근, 옛날 청량사 터에 위치해 있다. 멸망한 백제의 왕족과 호랑이가 업고 온 여인과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전하는 탑으로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달빛이 가슴 저미도록 아름답게 느껴진다.
09:25 청주 아파트 출발. 오늘은 원래 백두대간 종주를 하기로 계획한 날인데, '중부지방에 눈이나 비가 많이 내리고 강풍이 불며 어떤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발령된다'는 뉴스가 어제부터 계속 나와 계룡산으로 산행 대상지를 바꾸었다. 계룡산은 예전에 두세 번 가본 적이 있지만 조금 오래 전의 일이라 다시 간다고 해도 새로운 맛이 날 것 같다.
서청주 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회덕분기점에서 호남고속도로로 들어선 다음 유성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연말이라 차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소통은 원활했다. 유성 나들목을 나오면 계룡산 가는 길이 도로표지판에 나와 있기 때문에 쉽게 찾아갈 수 있다. 나들목에서 좌회전을 한 다음 공주로 가는 32번 국도를 따라 가면 오른쪽으로 국립현충원이 나오고 조금 더 진행하면 계룡산국립공원 가는 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이 나온다. 여기서 좌회전을 한 다음 계속 직진하면 동학사 주차장에 이르게 된다. 주차료는 4,000원. 꽤 비싸다.
10:20 동학사 주차장에 도착. 주차장에는 이미 많은 차들이 세워져 있었다. 차에서 내려 산행 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띤다. 청주를 떠날 때 잔뜩 흐렸던 날씨가 대전 가까이 오자 비를 뿌리더니, 동학사 주차장에 이르니 비가 눈으로 변했다.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이 아니라 싸래기 비슷한 눈이다. 에스키모들에게는 눈(雪)을 표현하는 말이 20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지금 내리고 있는 눈은 무어라고 하는지 궁금하다. 눈이 오자 아내는 마냥 좋아한다. 강아지띠도 아닌데... 어쨌든 비가 아니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산행준비를 한 다음 도로를 따라 올라갔다.
▲ 동학사 주차장
10:26 동학사와 천정골 갈림길에 도착. 왼쪽에 초소가 있고 국립공원사무소 직원이 차량 통제를 하고 있다. 오른쪽에 산행안내도가 있어서 아내에게 코스를 설명하고 있는데, 옆에서 어묵을 팔고 있던 아저씨가 동학사 쪽으로 올라가지 말고 천정골 쪽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우리가 처음 예정했던 코스와 반대다. 이유를 물었더니, 천정골 코스가 완만하고 동학사 코스는 가파르기 때문이란다. 일리가 있는 말씀 같아 원래 계획을 바꾸어 천정골로 올라서 동학사 쪽으로 내려오기로 했다.
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니 시인마을로 변한 천정골 매표소가 보인다. 눈발이 굵어지기 시작했다. 시인마을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되었다. 천정골 오른쪽으로 난 산행로는 계속되는 바윗길이었는데 자연석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깔아서 만들어 놓았다. 워낙 이름이 있는 산이라 그런지 오르는 사람도 많고 벌써 내려오는 사람도 종종 있다. 산행로 주변의 소나무도 아름답다. 천정골도 아름답고... 내리던 눈도 그치고 산행로도 완만해서 걷기에 상쾌하다. 큰배재가 가까워지자 경사가 급해졌다. 국립공원이라 그런지 경사가 급한 곳에는 어김 없이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 천정탐방안내소 [10:28]
▲ 눈이 내리고 있는 천정골 오름길 [10:36]
▲ 눈이 그친 천정골 계곡길 [10:41]
▲ 조금 전에 내린 눈이 낙엽을 조금씩 덮고 있다 [10:51]
▲ 큰배재 직전의 계단에서 [11:23]
11:24 큰배재에 올랐다. 이정표를 보니 주차장에서 걸어온 길이 3.4km이고 남매탑까지는 0.6km이다. 북사면쪽은 바람이 불고 바닥의 눈이 녹지 않아 미끄럽다. 그렇다고 아이젠을 착용할 정도는 아니었다. 큰배재에서 조금 내려가자 오른쪽으로 상신리 주차장으로 가는 하산길이 나있다. 거리는 3km. 남매탑 고개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사면으로 난 우회길을 따라 걸었다. 멀리 남매탑이 보이는데 왼쪽으로는 동학사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다. 이정표를 보니 거리는 1.7km다.
▲ 큰배재에 있는 이정표
▲ 남매탑으로 가는 길 [11:28]
▲ 남매탑 고개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11:35]
11:42 남매탑에 도착. 오뉘탑이라고도 한다. 모양이 다른 두 개의 탑이 나란히 서 있고 오른쪽 아래에 상원암이 자리잡고 있었다. 기념 사진을 찍고 오른쪽으로 난 돌계단길을 올라가니 삼불봉 고개다.
남매탑
남매탑은 동학사와 갑사의 중간 지점인 삼불봉 밑의 옛 청량사 터에 탑 2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5층(보물 제1284호), 다른 하나는 7층(보물 제1285호)으로 '淸凉寺止雙塔'이라고도 불리우며 남매탑이란 이름에 걸맞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 남매탑을 배경으로
▲ 남매탑을 배경으로
▲ 남매탑에서 삼불봉 고개를 향하여 [11:59]
12:04 삼불봉 고개에 도착. 삼거리 고개인데 왼쪽으로 올라가면 삼불봉을 거쳐 자연성릉을 지나 관음봉에 이르게 되고, 곧바로 내려가면 금잔디 고개를 경유해서 갑사로 내려가게 된다. 삼불봉까지는 불과 200m 거리였다. 정상은 암봉으로 오르막 경사가 급해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 삼불봉 고개에 있는 이정표
▲ 삼불봉으로 오르는 철계단 [12:12]
12:16 삼불봉에 올랐다. 표지석은 없고 삼각점은 있었다. 삼불봉은 높이가 775m인데 그래서 그런지 삼불봉 북사면 쪽의 나무에는 상고대가 아름답게 피어 있었다. 금년 겨울에는 산에 갈 때마다 눈을 보게되어 정말 좋다. 삼불봉 정상에서 관음봉으로 이어지는 자연성릉이 공룡의 등어리처럼 뻗어 있다. 지난 12월 25일에 다녀온 갈기산의 말갈기 능선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크고 웅장하다. 삼불봉을 내려오면 금잔디 고개로 내려갈 수 있는 삼거리에 이르게 된다.
삼불봉의 설화
천황봉이나 동학사에서 멀리 올려다보면, 마치 세 부처님의 모습을 닮아 삼불봉(해발 775m)이라 부른다. 삼불봉의 정상에 서면 동학사와 더불어 동학사 계곡, 갑사 계곡이 친근하게 내려다보이며 관음봉, 문필봉, 연천봉과 쌀개봉, 천황봉이 솟아 올라 그 위용을 자랑한다. 특히 신록이 피어나는 동학사 계곡과 단풍이 붉게 타오르는 갑사 계곡이 천진보탑, 수정봉 등과 더불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탄하게 한다. 삼불봉의 사계 조망은 언제나 아름다우나, 흰 눈으로 장식한 계룡산의 풍광이 백미로서 이를 계룡산의 제2경으로 손꼽는다.
▲ 삼불봉 상고대를 배경으로
▲ 삼불봉에서, 뒷편의 상고대가 아름답다
▲ 삼불봉 정상에 있는 삼각점
▲ 상고대가 핀 삼불봉 정상에서 본 자연성릉
▲ 삼불봉 정상에서 자연성릉을 배경으로
12:31 자연성릉 755m 삼거리에 도착. 지도를 보면 이곳에서 금잔디 고개로 내려갈 수 있는데 관리공단에서 설치한 산행안내도에는 길이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기존에 있던 길을 폐쇄한 모양이다. 이곳에서 관음봉까지의 자연성릉 산행길은 암릉과 계단길의 연속이었다. 길이 미끄러워 조금 신경이 쓰이기는 했지만 조망은 뛰어났다.
뒤를 돌아보면 삼불봉이 우뚝하고 왼쪽으로 동학사 계곡과 동학사 절집 지붕이 보이고 계곡 위로 쌀개능선과 천황봉이 하늘을 가르고 있다. 자연성릉의 북사면은 불어오는 바람으로 만들어진 상고대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늘 산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자연은 참 위대하고 아름답다. 자연성릉 산행은 계룡산 산행의 백미였다.
▲ 775m 삼거리에 있는 이정표
▲ 방금 내려온 삼불봉을 배경으로 [12:34]
▲ 삼불봉을 배경으로 [12:34]
▲ 자연성릉에서 본 계룡산 천황봉 [12:35]
▲ 자연성릉 북사면에 핀 상고대 [12:37]
▲ 상고대가 핀 소나무를 배경으로 [12:37]
▲ 상고대가 핀 자연성릉 [12:41]
▲ 철계단 우회로가 설치되어 있는 자연성릉 [12:49]
▲ 자연성릉의 돌계단길 [12:57]
▲ 소나무와 바위가 잘 어우러진 자연성릉 [13:09]
▲ 지금까지 지나온 자연성릉 [13:25]
▲ 상고대가 하얗게 핀 관음봉 [13:28]
▲ 쌀개능선과 천황봉 [13:28]
13:31 관음봉에 도착. 정자가 있고 바위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표지석이 있었다. 표지석에는 '계룡산 관음봉 816m'라고 적혀 있는데 이 관음봉에 표지석을 세워 놓은 이유는? 계룡산 최고봉인 천황봉이 출입금지구역이기 때문에 가지 못하니 그 역할을 대신하라고 세워 놓은 것 같다. 어쨌든 관음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아주 좋았다. 날씨가 맑지 않아 뚜렷한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이 흠이었지만. 관음봉 고개로 하산.
▲ 관음봉 정상에서 본 쌀개능선과 천황봉
▲ 관음봉 정상 표지석과 함께
▲ 관음봉 정상 표지석과 함께
13:38 관음봉 고개 삼거리 안부에 도착. 오른쪽은 연천봉이나 갑사로 가는 길이고 왼쪽은 동학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천황봉으로 가는 쌀개능선은 출입금지 구역으로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다. 관음봉 고개에서 동학사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 너덜지대인데 산행로는 자연석을 이용하여 계단식으로 만들어 놓아 걷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오늘처럼 눈이 온 경우에는 바위가 미끄러워 발을 디딜 때 신경을 많이 써야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너덜 산행로는 동학사까지 이어져 있었다. 오늘은 산행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거의 돌만 밟았다.
▲ 연천봉과 동학사 갈림길인 관음봉 고개
▲ 관음봉 아래의 너덜지대 [13:44]
▲ 쉼터로 내려오고 있다 [14:17]
14:23 은선폭포 전망대에 도착. 은선폭포는 산행로 오른쪽으로 동학사 계곡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수량이 모자라서 폭포다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폭포보다도 전망대 맞은 편 바위벽이 더 아름다웠다. 푸른 소나무가 드문 드문 박힌 바위벽은 전형적인 한국의 바위산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참, 고양이! 산행로에서 전망대로 내려가니 전망대 위에 갈색 고양이가 한 마리 앉아 있었다. 살이 통통하게 찐 그 놈은 내가 다가가도 피하지 않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어디선가 또 한 마리의 하얀 색 고양이가 나타났다. 그 두 마리의 고양이는 우리를 피하기는 커녕 우리에게 거리를 좁혀오는 것이었다. 얘들이 왜 이러지? 아, 알았다. 먹을 것을 달라는 거구나. 배낭에서 양갱을 꺼내 잘라서 주니 잘 먹는다. 비스켓도 한 봉 꺼내 바닥에 놓아주니 역시 잘 먹는다. 보아하니 산행객들이 주는 먹이에 길들여진 고양이들이었다. 금년 여름 금강산에 갔을 때는 다람쥐들이 관광객들이 주는 먹이에 길들여져 있던데...
▲ 전망대에서 본 은선폭포
▲ 은선폭포 전망대에서
▲ 은선폭포 전망대에서 만난 고양이 두 마리, 고양이도 먹고 사람도 먹고
15:00 동학사에 도착. 일주문 동쪽으로 학바위가 있어 東鶴寺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영정을 든 사람 뒤로 여러 명이 절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니 위패를 모시러 온 모양이다.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눈이 내리는 겨울날 오후의 동학사는 매우 평화스럽게 보였다. 동학사에 조금 내려가니 남매탑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나왔다. 남매탑까지는 1.6km. 곧 이어 4개의 암자 즉, 미타암, 문수암, 길상암, 관음암이 모습을 드러냈다. 암자는 산 속 깊은 곳에 있는 것이 상례인데 이 암자들은 대로변에 있어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어쨌든 암자는 암자다.
동학사
마곡사(麻谷寺)의 말사로 724년(성덕왕 23) 상원조사(上願祖師)가 암자를 지은 곳에 회의화상(懷義和尙)이 절을 창건해 상원사(上願寺)라 했다. 936년 신라가 망하자 대승관(大丞官) 유거달(柳車達)이 이곳에 와 신라의 시조와 충신 박제상(朴堤上)의 초혼제를 지내기 위해 절을 지으니 승려들이 모여들어 사찰이 커지면서 이름을 동학사로 바꾸었다. 1394년(태조 3) 고려의 유신 길재(吉再)가 고려 태조와 정몽주의 제사를 지냈고, 1457년(세조 3)에는 김시습(金時習)이 사육신의 초혼제를 지내고 단종의 제단을 증설했는데, 다음 해 이곳에 들른 세조가 단종을 비롯해 세조찬위 때 억울하게 죽은 280여 명의 성명을 비단에 써주며 초혼제를 지내게 한 뒤 초혼각(招魂閣)을 짓게 하고 인신(印信)과 토지 등을 하사했으며 동학사라고 사액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1728년(영조 4) 신천영(申天永)의 난으로 모두 소실된 것을 1814년(순조 14) 월인선사(月印禪師)가 예조에 상소하여 중건했고, 1864년(고종 1) 보선국사(普善國師)가 옛 건물을 모두 헐고 건물 40칸과 초혼각 2칸을 지었다. 1904년 초혼각을 숙모전(肅慕殿)이라고 개칭했다. 6·25전쟁 때 거의 파괴된 것을 1975년 개축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내에는 대웅전·무량수각·삼은각·숙모전·범종각·동학사·동학강원 등이 있는데, 동학강원은 운문사의 강원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비구니수련도량으로 유명하다.
▲ 동학사 대웅전을 배경으로
▲ 동학사 전경
▲ 은선폭포와 남매탑 삼거리 [15:07]
15:21 일주문에 도착. 다른 절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사람을 통과시키는 기능과는 관계가 없고 단지 상징적인 의미만 지니고 있다. 일주문을 지나 조금 내려가니 아침에 올랐던 천정골 갈림길과 만나는 곳에 이르렀다[15:25]. 일주문부터 조금씩 비치던 눈발이 점점 굵어지더니 이제는 숫제 함박눈이다. 아침에 천정골로 올라가라고 일러준 아저씨의 포장마차 가게에서 어묵을 세 꼬지씩 먹었다. 따뜻한 어묵 국물이 속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우선 허기는 이것으로 달래고 청주에 가서 본격적으로 먹기로 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다시 눈이 그쳤다.
▲ 눈발이 조금씩 날리고 있는 일주문 앞에서
15:45 주차장 출발. 차를 돌려 대전까지 온 다음 유성 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아침보다 차량이 조금 늘어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운행에 지장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충분히 제 속도를 내면서 달릴 수 있었다.
16:35 청주 도착. 무사히 계룡산 산행을 마쳤다. 그 동안 사정상 찾지 못했던 단골집 '김천가'에 가서 순대전골 2인분을 시켜 놓고 소주를 한 병 마셨다. 온 몸의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다. 행복하다. 행복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가까이 있는 것을 찾지 못할 뿐이다. 행복은 가만히 있으면 절대로 찾아오지 않는다.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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