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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10.02.21. [한국 100名山 87] 제주 제주 한라산

by 사천거사 2010. 2. 21.

한라산 산행기 

 일시: 2010년 2월 21일 일요일 

◈ 장소: 한라산 1950m / 제주 제주   

◈ 코스: 성판악 → 진달래밭대피소 → 동릉정상 → 탐라계곡대피소 → 관음사 주차장 

◈ 시간: 7시간 40분 

◈ 회원: 아내와 함께


 

 

 

 

 


07:55   오늘은 대망의 한라산 등반을 하는 날이다. 원래는 오늘이 일요일이라 사람이 많을 것 같아 내일 등반을 할 계획이었지만, 아내가 55회 맞은 내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오늘 산행을 하는 것이 어떠냐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배낭을 꾸린 다음 숙소를 출발했다. 1132번 지방도를 타고 제주 쪽으로 조금 달리다 좌회전해서 1112번 지방도에 들어섰다. 오늘 한라산 산행의 기점인 성판악 휴게소에 가려면 1112번 도로를 따라 계속 달리다 1131번 지방도(516도로)에 접속해서 좌회전 해 올라가야 한다. 


 ▲ 제주도 숙소 건물 모습 [07:54]


08:38   성판악휴게소 주차장 도착했는데 이미 만차였다. 하는 수 없이 이미 여러 대의 차가 세워져 있는 휴게소 옆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한라산 등반 코스는 모두 다섯인데 성판악 코스, 관음사 코스, 어리목 코스, 영실 코스, 그리고 최근에 개방이 된 돈네코 코스가 그것이다. 이 중에서 백록담을 볼 수 있는 정상에 오르려면 성판악이나 관음사 코스를 택해야 한다. 성판악 코스가 길이 좋고 평탄하고 관음사 코스가 경사가 조금 심한 편이기 때문에, 성판악으로 올라 관음사로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인 산행 코스로 인기가 높다.

 

휴게소 주차장을 지나자 바로 산행로가 시작되는데 초입부터 눈길이다. 내심 눈 덮인 한라산 등반을 바랬었는데 소원대로 그대로 이루어졌다. 산행로는 평지처럼 평탄했다. 평소에는 울퉁불퉁하던 돌길이 눈이 쌓여 다져져서 마치 하얀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 같았다. 걷기에 매우 편했다. 게다가 파란 하늘에서 밝은 햇살이 비치고 바람 한 점 없어 산행을 하기에 더없이 좋았다. 한라산 겨울 등반에서 이렇게 좋은 날씨를 만나다니 우리는 참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성판악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봉우리. 성판악은 한라산국립공원의 성판악 등산로 주변에 위치하는 오름으로 한라산 동쪽 산록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단성화산이다. 단성화산은 일회의 분화활동을 통하여 형성되는 소형 화산체로서 제주에서는 오름으로 불린다. 형성 과정과 구성 물질을 기준으로 여러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성판악은 스코리아콘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산 정상에 분화구는 나타나지 않는다. 산 중턱에 암벽이 널 모양으로 둘려 있는 것이 성벽처럼 보이므로 성널오름 또는 한자어로는 성판악이라고 한다.

 

높이는 1,215m이며, 비고는 165m, 둘레는 3,383m, 면적은 645,717㎡, 폭은 945m이다. 성판악 주변에는 성널폭포를 지닌 성널계곡을 비롯하여 크고 깊은 계곡이 잘 발달하고 있다. 1980년대 성널폭포 상류의 물을 남원읍 중산간 일대의 상수용으로 공급하면서 물줄기가 크게 줄어들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516도로의 중간지점 가장 높은 곳에 성판악휴게소가 있는데, 이곳은 한라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중의 하나로 성판악이 시작되는 곳이다.


▲ 성판악 휴게소 부근 도로변에 주차 [08:40]

 

▲ 성판악 휴게소에 있는 산행 이정표 [08:42]

 

▲ 한라산국립공원 표지석 [08:42]

 

▲ 산행로 초입은 넓고 평탄하다 [08:43]

 

▲ 돌길이 눈으로 다져져 마치 하얀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 같다 [08:49]

 

▲ 밝은 햇살은 비치고 바람 한 점 없고 [08:57]


09:03   성판악 1.3km 지난 지점 통과. 휴게소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20분 정도 걸렸다. 길은 계속 평탄하다. 고산지대가 다 그렇지만 이곳 한라산도 높이에 따라 자라는 나무의 종류가 다르다.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로 들어서면서, 문득 지구온난화 현상 때문에 한반도의 온도가 올라가면 소나무가 사라진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소나무가 없는 산, 특히 소나무가 없는 바위산을 한 번 상상해보라. 우리나라의 산으로 친다면, 소나무가 없는 산은 이미 산으로서의 가치를 반 이상 잃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성판악휴게소에서 1.3km 지난 지점 이정표 [09:03]

 

▲ 길을 걷다 뒤돌아 서서 [09:08]

 

▲ 거의 평지와 같은 산행로 [09:16]

 

▲ 운이 좋게도 맑고 파란 하늘이다 [09:19]

 

▲ 산행로 옆으로 꽤 많은 눈이 쌓여 있다 [09:39]

 

▲ 수종이 소나무로 바뀌었다 [09:42]

 

▲ 소나무 숲 사이로 나 있는 산행로 [09:42]


09:50   무인으로 운영되는 사라대피소에 도착, 간식을 먹은 다음 아이젠을 착용했다. 경사가 별로 없는 길이기 때문에 크게 미끄럽지는 않았지만, 아이젠 날이 눈에 박히기 때문에 걷는데 불편함도 없었다. 계속되는 완만한, 정말 완만한 오름길이다. 사람이 많이 몰린 곳은 정체가 되어 빨리 걸을 수가 없다. 오늘 날이 워낙 좋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한라산을 찾은 모양이다. 바람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다.


▲ 무인대피소로 운영되는 사라대피소 건물 [09:50]

 

▲ 밝은 햇살에 흰눈이 부시다 [10:00]

 

▲ 길은 여전히 평탄하다 [10:08]

 

▲ 눈길을 걷다 잠시 뒤돌아 서서 [10:11]

 

▲ 산행객이 많아 정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10;23]

 

▲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백설 [10:33]


10:39   해발 1300m 지점 통과. 성판악 휴게소의 높이가 해발 750m이니 실제로는 550m 정도 고도를 높인 셈이다. 30분 정도 걷자 하늘이 터지면서 머리에 하얀 눈을 이고 있는 한라산 동릉 정상이 파란 하늘 아래 모습을 드러냈다. 날이 맑아 산꼭대기가 손에 잡힐 듯 한데 아직도 도달하기에는 먼 거리가 남아 있다. 사람들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들린다. 진달래밭 휴게소가 가까워진 모양이다.


▲ 해발 1300m 지점 표지석 [10:39]

 

▲ 요건 올라오다 멈춘 자세 [10:54]

 

▲ 눈꽃이 좋은 곳에서 한 장 [11:03]

 

▲ 전망이 트이고 멀리 한라산 정상이 보인다 [11:11]

 

▲ 한라산 정상이 보이는 곳에서 [11:12]


11:14   산행객이 들끓고 있는 진달래밭 대피소에 도착했다. 한라산은 등반시간을 통제하는데 성판악 코스의 경우, 동절기(11, 12, 1, 2월)에는 늦어도 12시까지는 진달래밭 대피소를 통과해야 한다. 춘추절기와 하절기에는 각각 30분 씩 시간이 늦춰진다. 하산 시간은 동릉 정상의 경우 동절기에 1시 30분이다. 진달래밭 대피소부터 동릉정상까지는 제법 경사가 있는 길이었고 나무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위로 올라갈수록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경치가 장관이다. 


▲ 사람들로 붐비는 진달래밭대피소 건물 [11:14]

 

▲ 나무계단을 오르다 뒤돌아 서서 [11:20]

 

▲ 눈꽃이 보기 좋은 곳에서 [11:22]

 

▲ 눈 위에 앉아서도 찍고 [11:26]

 

▲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해서도 찍고 [11:47]

 

▲ 한라산 동릉 정상으로 이어지는 계단길 [12:03]

 

▲ 산행로 옆 공터에서 사과를 먹으며 잠시 휴식 [12:15]

 

▲ 나무계단에서 멀리 제주 앞 바다를 배경으로 [12:22]


12:25   해발 1800m 지점을 통과했다. 이제 해발 고도 150m 정도만 올라가면 된다. 그런데 말이 150m이지 정상까지 오르는데 30분이나 걸렸다. 산행객이 많은 탓도 있었지만, 내려다보는 풍광이 너무 좋아 감상을 하기 위해 자꾸 발걸음을 멈춘 탓도 있었다. 사실 한라산에 올라 제주 바다를 보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겨울에는 더욱 그러하다. 이 좋은 기회에 실컷 눈요기라도 해야 한다.


▲ 해발 1800m 지점 표지석 [12:25]

 

▲ 멀리 제주 앞 바다를 배경으로 [12:26]

 

▲ 한라산 동릉 정상을 배경으로 [12:27]

 

▲ 파란 하늘 아래로 보이는 한라산 정상 [12:29]

 

▲ 정상을 향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는 산행객들 [12:33]

 

▲ 날이 맑아 제주 바다가 보인다 [12:33]

 

▲ 한라산 정상으로 오르고 있는 산행객들 [12;36]

 

▲ 바위와 눈의 조화 [12:47]

 

▲ 한라산 해발 1900m 지점에서 [12:48]

 

▲ 해발 1900m 지점 표지석 [12:49]


12:56   마침내 한라산 동릉 정상에 올랐다. 한라산정상 안내소 건물이 있고 나무로 된 정상표지판이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있다. 얼마나 많은지 백록담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조차 힘들 정도다. 조금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겨 목책을 넘었더니 사람도 없고 백록담도 잘 보인다. 백록담이 잘 보이는 곳에서 점심으로 가져간 주먹밥을 먹었다. 한라산 꼭대기에서 백록담을 보며 점심을 먹는 기분을 무엇과 비교할 수 있으랴. 그것도 좋은 사람과 함께 말이다.


▲ 한라산정상 안내소 건물 [12:56]

 

▲ 동릉정상에서 백록담을 배경으로 [12;58]

 

▲ 동릉정상에서 백록담을 배경으로 [12:59]

 

▲ 한라산 동릉 정상에 오른 사람들 [12:59]

 

▲ 한라산 동릉 정상 표지목과 함께 [13:01]

 

▲ 주먹밥을 점심으로 먹고 나서 [13:19]

 

▲ 동릉정상에서 백록담을 배경으로 [13:20]

 

▲ 눈이 쌓인 백록담을 배경으로 [13:21]

 

▲ 백록담을 배경으로 [13:21]


13:25   동릉정상을 출발, 관음사 지구 쪽 하산길로 걸음을 옮겼다.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는데 경사가 급하고 눈이 쌓여 있어 다시 아이젠을 착용했다. 관음사 코스는 전망이 좋아 볼거리가 많지만, 경사가 심한 곳이 많아 조심스럽게 운행을 해야 했다. 특히 지금은 눈이 쌓여 있어 미끄럽기 때문에 더 한층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왼쪽으로 멋진 왕관바위를 보며 걸어 내려가니 용진각대피소터가 나왔다.


▲ 까마귀들이 음식을 기다리고 있다 [13:26]

 

▲ 동릉정상을 떠나기 전에 [13:27]

 

▲ 관음사 지구로 내려가는 계단길 [13:29]

 

▲ 백록담의 일부가 보인다 [13;36]

 

▲ 한라산의 고사목들 [13:41]

 

▲ 백록담의 일부가 보인다 [13:42]

 

 ▲ 나무가 아름다운 곳에서 [13:47]

 

▲ 왕관바위를 배경으로 [14:00]

 

▲ 왕관바위를 배경으로 [14:06]

 

▲ 나무계단길을 내려오다 [14:11]


14:15   용진각대피소터에 내려서보니 대피소 건물은 간데 없고 안내문만 설치되어 있었다. 산악인들의 동계훈련 보금자리였던 용진각대피소는 태풍 '나리'(2007. 9.16) 때 계곡물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단다. 대피소터를 지나니 탐라계곡을 가로 질러 현수교가 걸려 있다. 현수교를 지나 산등성이를 오르자 멀리 삼각봉대피소 건물이 보였다. 무척 붐비는 화장실을 다녀온 다음 다시 출발,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을 계속 걸어 내려갔다.


▲ 용진각대피소터 안내문 [14:16]

 

▲ 현수교에서 용진각대피소터 쪽을 바라보며 [14;20]

 

▲ 용진각대피소터를 지나면 나오는 현수교 [14;20]

 

▲ 삼각봉대피소 건물 모습 [14;29]

 

▲ 멀리 한라산 정상이 보인다 [14;29]

 

▲ 소나무 숲길이 시작되었다 [14:58]

 

▲ 소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숲길 [15:10]

 

▲ 하늘로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장관이다 [15:11] 


15:30   무인으로 운영되는 탐라계곡대피소를 지났다. 고도가 많이 낮아졌는지 아니면 날이 따뜻해졌는지 바닥의 눈이 녹아 길이 질척거린다. 나는 적당한 곳에서 아이젠을 벗었다. 제주도 옛 주민들의 생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숯가마터와 구린굴을 지나, 비교적 평탄한 돌길을 25분 정도 걸었더니 관음사 지구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다. 긴 한라산 등반이 끝나가고 있었다.


숯가마터

 

한라산 관음사 등산로 2.5km지점(780고지)에 위치해 있으면 1940년경에 만들어져 한라산에 산재되어 있는 참나무류(갈참나무, 굴참나무, 물참나무, 졸참나무)를 이용하여 참숯을 구어냈던 장소로서 제주도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현장 학습장소이다.


구린굴

 

제주도 한라산의 서쪽에 있는 용암동굴로 해발 600미터 지점에 있어, 우리나라 용암동굴 가운데 가장 높다. 구린굴은 선인들이 얼음창고로 이용하였다는 작은 동굴이다. 굴의 총 연장길이는 442m, 진입로의 너비는 대략 3m정도 되는데 천연동굴을 얼음 창고로 활용했던 선인들의 지혜가 보이는 유적이다. '구린굴'은 특별하게 얼음을 저장하는 석빙고로 활용되었다는 내용이 문헌에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구린굴 밖의 주변을 살펴보면 선인들이 남긴 집터와 숯가마터 흔적도 보인다.


▲ 무인으로 운영되는 탐라계곡 대피소 [15:30]

 

▲ 탐라계곡 대피소를 지나서 [15:30]

 

▲ 계곡에 놓인 아치형 다리에서 [15:34]

 

▲ 나무계단길을 오르며 [15:35]

 

▲ 조금 지루한 하산길이 계속 이어졌다 [15:38]

 

▲ 숯가마터의 모습 [15:43]

 

▲ 구린굴의 모습 [15:57]


16:22   관음사 지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자, 이제 성판악 휴게소로 가야 하는데 직접 가는 버스는 없고 택시를 타야 한단다. 주차장 옆 도로변에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한 택시가 줄을 지어 서 있었다. 택시비는 15,000원. 관음사 지구에서 성판악 휴게소까지는 꽤 먼 거리였다. 4시 47분에 성판악 휴게소 옆 도로변에 세워 놓은 차에 올랐다. 마땅히 더 갈 곳도 없고, 한라산 등반을 마친 다음의 피로감도 있고 해서 바로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술을 한 잔 하려면 숙소에 가까운 곳이 좋을 것 같아 우선 숙소가 가까운 구좌읍소재지로 차를 몰았다.


▲ 관광버스가 여러 대 세워져 있는 관음사 지구 주차장 [16:22]

 

▲ 한라산국립공원 관음사 지구 주차장에 있는 탐방 안내소 [16:24]

 

▲ 다시 돌아온 성판악 도로변 주차 지역 [16:47]


17:35   이곳 저곳 둘러보다 결국  별방촌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내 생일 축하도 할 겸 또 한라산 등반을 무사히 마친 것을 자축할 겸 특별히 회를 저녁으로 먹기로 했다. 푸짐하게 썰어내 온 도미회를 안주 삼아 소주를 두 병 마시며 아내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집을 떠난 타지에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무슨 이야기가 통하지 않으랴. 숙소로 돌아와 맥주를 마시며 뒤풀이를 하는데, 관리인 아저씨가 손질한 학꽁치 횟감을 한 접시 들고 오셨다. 이래 저래 오늘은 술 마시는 날인가 보다.


▲ 세화리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바다 [17:36]

 

▲ 별방촌 앞 도로에서 바라본 제주 바다 [17:36]

 

▲ 별방촌 앞 도로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