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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10.01.24. [한국 100名山 86] 경남 고성 연화산

by 사천거사 2010. 1. 24.

연화산 산행기

◈ 일시: 2010년 1월 24일 일요일 

◈ 장소: 연화산 528m / 경남 고성   

◈ 코스: 주차장 → 연화1봉 → 느재고개 → 연화산 → 남산 → 옥천사 → 주차장

◈ 시간: 3시간 22분 

◈ 회원: 아내와 함께


 


08:23   오늘은 일요일, 원래는 백만사에서 산행을 가는 날인데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 때문에 취소가 되었고, 차선책으로 아내와 함게 경남 고성에 있는 연화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청주에서 고성이 먼 거리이기는 하지만, 연화산 산행시간이 짧아 조금 일찍 떠나면 하루에 충분히 다녀올 것으로 생각되었다. 청주 아파트 출발, 서청주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비룡갈림목에서 대전-통영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어제 장수 팔공산 산행을 하기 위해 이 도로를 달렸는데 오늘 연화산 산행 때문에 또 달리고 있다.

 

09:40   덕유산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휴게소 위 맑고 파란 하늘이 우리의 산행을 축복해주는 것 같다. 휴게소 출발, 다시 고속도로를 달려 연화산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나들목 이름으로 쓰일 정도니 연화산이 유명하기는 유명한 모양이다. 1002번 지방도와 1007번 지방도를 타고 연화산도립공원을 향해 달렸다. 청주 아파트를 출발해서 2시간 45분 정도 걸려 연화산도립공원 주차장에 도착했다.


▲ 대전-통영고속도로 덕유산휴게소 [09:41]


11:07   주차비를 받지 않는 연화산도립공원 주차장은 매우 넓었다. 규모에 맞지 않게 겨울철이라 그런지 차들이 많지는 않다. 주차장 공터에서 아이들이 롤러스케이트를 신나게 타며 놀고 있었다. '공룡발자국화석지' 라고 쓴 커다란 표지판 오른쪽 계곡 암반에 공룡발자국 화석 여러 개가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그냥 움푹 파인 것 같은데, 그게 공룡발자국인지 어떻게 아는지 모르겠다. 화석지 왼쪽으로 계단과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산길에 들어선 후 날이 좋아 바로 자켓을 벗었다. 물이 흐르지 않는 작은 개울을 건너 계곡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걷다가, 다시 계곡을 건너 사면 길로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완만한 경사로 시작되다가 점차 경사가 심해진다. 적당히 춥지도 덥지도 않은 것이 날은 기가 막히게 좋다. 뭐 급할 것도 없다. 그냥 한 발 한 발 앞으로 내디디면 위로 올라가게 된다. 산행이 얼마나 여유있는 스포츠인가는 해 본 사람은 안다.


▲ 연화산 주차장에 주차 [11:08]

 

 ▲ 공룡발자국화석지 표지판 [11:09]

 

▲ 공룡발자국화석지에서 [11:10]

 

▲ 화석지 왼쪽에 있는 이정표와 계단 [11:11]

 

▲ 날이 더워 일단 겉옷을 벗고 [11:13]

 

▲ 계곡을 건너 왼쪽 사면 길로 [11:27]

 

▲ 경사가 심하지 않은 걷기 좋은 길 [11:31]


11:38   널찍한 바위들이 드문드문 널려 있는 바위쉼터에 올랐다. 표지판에는 암벽쉼터라고 되어 있지만 어디를 둘러봐도 암벽은 없다. 바위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 간식으로 사과를 먹었다. 연화1봉을 향하여 출발, 연화2봉은 직접 올라가지 않고 왼쪽으로 트래버스하는 길이 나 있었다. 길은 걷기에 좋았다. 그러나 웬걸, 곧 지그재그로 되어 있는 급경사의 오름길이 시작되었다. 앞서 가던 단체산행객들 중에서 낙오자가 속출한다. 오름길을 15분 정도 쉬지 않고 오르니 연화1봉이다.


▲ 커다란 바위가 여기저기 널려 있는 바위 쉼터에서 [11:39]

 

▲ 암벽쉽터에서 사과를 먹는 중 [11:41]

 

 ▲ 암벽쉼터에서 지도 확인 중 [11:42]

 

▲ 연화1봉으로 가는 중 [11:46]

 

▲ 연화2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 [11:53]

 

▲ 연화1봉으로 올라가는 지그재그식 가파른 오름길 [11:56]

 

▲ 경사진 오름길은 계속 이어지고 [12:03]


12:10   연화1봉 정상은 꽤 넓은 공터로 이정표와 표지석이 있었다. 점심 때가 되었는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점심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연화산을 향해서 우리는 그냥 출발, 황새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조금 내리막 경사가 있었다. 우리 앞에 아이 둘과 어른 둘, 한 가족이 가고 있다. 아이들을 산으로 데려오는 부모는 정말 깨어 있는 사람들이다. 호연지기를 기르는 데에 산 만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 아이들이 자연을 자주 접할 수 있게 해주는 부모는 현명한 사람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먼저 산을 다녀야 한다. 


▲ 연화1봉에 있는 표지석 [12:10]

 

▲ 해발 489m의 연화1봉 정상에서 [12:12]

 

▲ 연화1봉 정상에서 [12:12]

 

▲ 연화1봉 정상에서 [12:14]

 

▲ 황새고개로 내려가는 길 [12:21]

 

▲ 황새고개로 내려가는 길: 경사가 조금 심하다 [12:26]


12:29   황새고개에 내려섰다. 아스팔트 도로가 깔려 있다. 오른쪽으로 가면 갈천으로 가고 왼쪽으로 가면 옥천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적멸보궁 이정표를 따라 100m 정도 올라가니 왼쪽에 이정표가 있다. 연화산 쪽으로 Go! 측백나무가 울창한 숲 속 길은 조금 어두컴컴했다. 바닥에 떨어진 측백나무 씨가 싹이 나서 파랗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마치 봄에 새싹이 돋아난 것 같다.

 

그리 심하지 않은 너덜지대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이정표가 서 있다. 적멸보궁이 250m 거리인데 굳이 가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생략하고, 곧바로 연화산 쪽으로 올라갔다. 돌탑이 있는 전망대에 오르니 옥천사 절집과 연화산주차장 쪽이 잘 보인다. 또 연화2봉과 연화1봉 봉우리가 나란히 봉긋하게 솟아 있는 것도 잘 보인다. 전망대에서 연화산 정상은 지척이었다.


▲ 황새고개의 모습 [12:30]

 

▲ 측백나무 묘목들이 땅에 깔려 있다 [12:32]

 

▲ 연화산으로 오르는 길 너덜지대 [12:38]

 

▲ 적멸보궁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2:46]

 

▲ 정상으로 오르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12:52]

 

▲ 정상 전위봉에 있는 돌탑 [13:00]

 

▲ 정상 전 능선에서 바라본 옥천사 [13:01]

 

▲ 정상 전 능선에서 바라본 연화1봉과 연화2봉 [13:01]


13:04   해발 528m의 연화산 정상에 도착했다. 쌓다 만 돌탑이 있고 정상표지석이 있고 벤취가 있고 이정표가 있다. 벤취에 앉아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다. 크게 힘이 드는 산도 아니니 많이 먹지 않아도 된다. 정상을 떠나 남산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다소 가파른 편이다. 길은 반들반들하게 잘 나 있었다. 10분 만에 황새고개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 도착했고 우리는 남산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10분 정도 걸어 올라 돌무더기가 있는 지역을 지나니 바로 남산 정상이다.


▲ 해발 528m의 연화산 정상에서 [13:04]

 

▲ 연화산 정상에서 [13:05]

 

▲ 연화산 정상의 모습 [13:19]

 

▲ 연화산과 남산 사이의 안부로 내려가는 길 [13:22]

 

▲ 안부에 있는 남산 갈림길 이정표 [13:30]

 

▲ 남산을 오르다 바라본 연화산 [13:37]

 

▲ 남산 정상 아래에 있는 바위들 [13:39]


13:40   해발 427m의 남산에 올랐다. 우리나라에는 남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 참 많다. 글자 그대로 남쪽에 있으면 남산이다. 남산 정상에는 미완성인 돌탑이 하나 있는데, 한 남자가 정상 아래 부근에서 돌을 주워다 쌓고 있었다. 그 사람 참 지극정성이네. 남산 정상을 출발, 청련암 쪽으로 내려갔다. 청련암은 버림받은 아이들을 보살피는 '보리수 동산'이 시작된 암자란다. 청련암을 둘러본 후 계단을 따라 내려오는데 오른쪽으로 푸른 대나무 숲이 펼쳐져 있다. 곧 황새고개에서 내려오는 도로에 내려섰다. 옥천사는 바로 그 아래에 있었다.


▲ 남산 정상 표지서과 함께 [13:41]

 

▲ 해발 427m의 남산 정상에서 [13:41]

 

▲ 남산 정상에 돌탑을 쌓고 있는 분 [13:42]

 

▲ 연화산 청련암으로 들어가는 길 [13:57]

 

▲ 청련암에서 [13:58]

 

▲ 청련암 아래에 있는 대나무 숲 앞에서 [14:02]

 

▲ 도로에서 바라본 옥천사 전경 [14:04]


14:06   연화산 옥천사에 들렀다. 옥천사는 1,300년이 넘은 고찰로 자방루와 대웅전의 건축미가 뛰어나 둘 다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있다. 옥천사에서 나와 도로를 따라 걸어 내려오니 일주문이 있고 그 아래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 아래 도로 왼쪽에 연화지란 저수지가 있는데, 추운 날씨 때문에 반은 얼어 있었다. 연화지를 따라 난 도로를 걸어 내려가다 보니 오른쪽에 매표소가 있다. 무슨 돈을 받나? 옥천사에서 문화재관람료를 받고 있었다. 난 참 이런 게 마음에 안 든다. 겨우 보물 한 점 있다고 관람료를 받다니.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이 좋아하실까 모르겠다.


연화산 옥천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인 쌍계사의 말사이다. 676년(문무왕 10)의상(義湘)이 창건한 절로 대웅전 뒤에 맑은 물이 나오는 샘이 있어 옥천사라고 불리게 되었다. 1208년(희종 4) 진각국사(眞覺國師)가 중창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639년(인조 17) 학명(學明)과 의오(義悟)가 삼창했다. '옥천사사적기'에 의하면 1654년(효종 5) 법당을, 1745년(영조 21) 대웅전을, 1764년 자방루(滋芳樓)를 건립했다고 한다.

 

1883년(고종 20) 용성(龍城)이 중건하여 현재 대웅전·자방루·심검당(尋劍堂)·적묵당·명부전·팔상전·나한전·산신각·독성각·칠성각 등이 남아 있다. 중요문화재로는 임자명반자(壬子銘飯子:보물 제495호)를 비롯하여, 자방루(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53호)·반종(飯鐘: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60호)·대웅전(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32호)·향로(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59호) 등이 있다. 이밖에 1744년에 제작된 삼장보살도·시왕도·지장보살도 등이 전한다. 


옥천사 자방루

 

1972년 2월 12일 경상남도유형문화재 제53호로 지정되었으며 옥천사에서 소유, 관리하고 있다. 676년(문무왕 16) 신라의 승려 의상(義湘)이 창건하였으며 1064년 혜은화상(慧隱和尙), 1235년 보융화상(寶融和尙), 1371년 원오선사(圓悟禪師), 1677년 묘욱선사(妙旭禪師), 1888년 공성화상(空醒和尙)에 의하여 여러 차례 중수되었다. 대웅전과 마주보는 곳에 있으며 설법장소나 불구를 보관하는 장소로 사용된다.

 

정면 7칸, 측면 3칸의 5량 구조 팔작지붕으로 익공계 건물이다. 건물 안에는 중앙에 각 칸마다 기둥을 세우지 않고 하나씩 걸러서 모두 4개의 고주(高柱)를 한 줄로 세웠다. 내부는 통간(通間)으로 개방되어 커다란 단일공간으로 되어 있으며 바닥은 누마루 위에 돗자리로 마감하였다. 대웅전 앞 마당과 누마루는 분리되어 있으며 마당이 더 높다.


옥천사 대웅전

 

옥천사는 연화산 기슭에 있는 절로 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의상이 지었으며,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없어진 것을 인조 17년(1639)에 다시 지었다. 옥천사 대웅전은 절의 중심에 있는 법당으로 석가모니를 모시는 건물이다.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진 것을 효종 8년(1657)에 용성화상이 다시 지었으며, 그 후에 여러 차례의 수리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앞면 3칸·옆면 2칸으로 1층이며, 지붕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집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만든 공포는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계 양식이다. 내부의 천장은 2단으로 된 우물천장이고, 불단이 있으며 그 뒤에는 탱화가 걸려있다. 대웅전 앞에는 좌우에 당간지주가 있다. 옥천사 대웅전은 조선시대 법당의 전형을 보여주는 건물이다.


▲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53호인 자방루 [14:06]

 

▲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123호인 옥천사 대웅전 [14:08]

 

▲ 연화산 옥천사 일주문 [14:18]

 

▲ 일주문 아래에 있는 연화지 [14:21]

 

▲ 연화지를 배경으로 [14:25]

 

▲ 주차장 오른쪽 도로 건너편에 있는 돌탑군과 이정표 [14:32]


14:32   주차장에 다시 돌아와 보니 여전히 썰렁하다. 차를 돌려 연화산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휴게소에 한 번 들른 다음 청주까지 내쳐 달렸다. 먼 길을 다녀왔는데도 청주에 도착하니 다섯 시 반이 안 되었다. 산행 시간이 짧고 차가 밀리지 않아, 원거리인데도 여정을 여유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산행 후에 자주 들르는 김천가에 가서 순대전골 2인분을 안주 삼아 소주를 두 병 마셨다. 멋진 산행을 마치고 이렇게 둘이 앉아 소주 한 잔 마시는 시간이 나로서는 가장 행복한 시간 중의 하나다. 산다는 게 뭐 별 건가.


▲ 다시 돌아온 연화산 주차장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