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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10.01.10. [한국 100名山 85] 울산 울주 신불산→간월산

by 사천거사 2010. 1. 10.

신불산-간월산 산행기

◈ 일시: 2010년 1월 10일 일요일 

◈ 장소: 신불산 1159.3m / 울산 울주   

◈ 코스: 간월산장 → 신불공룡 → 신불산 → 간월재 → 간월산 → 간월공룡 → 간월산장 

◈ 시간: 5시간 30분 

◈ 회원: 동서와 함께


 

 

 


2010.01.09.

 

장모님과 동서, 처남이 살고 있는 밀양을 찾았다. 동서 집에서 저녁을 먹고 밀양강 야경을 감상하러 밖으로 나왔다. 밀양은 전형적인 소비도시로 경제적으로는 침체되어 있지만, 시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잘 해놓은 곳으로 이름이 나 있다. 특히 시내를 감아돌고 있는 밀양강 둔치를 잘 꾸며놓아 보기도 좋고 사람들도 많이 찾는다. 저녁 시간에 이 둔치를 찾은 것은 처음인데, 조명을 설치한 영남루와 다리의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 


▲ 밀양 영남루의 야경 [21:12]

 

▲ 밀양강을 배경으로 아내와 처제 [21:13]

 

▲ 밀양강을 배경으로 아내와 동서 부부 [21:15]

 

▲ 밀양강에 놓인 다리의 조명 [21:29]

 

▲ 다리 조명을 배경으로 [21:30]

 

▲ 다리 조명을 배경으로 [21:31]

 

▲ 밀양강과 다리 조명을 배경으로 자매 [21:32]

 

▲ 다리 조명을 배경으로 아내와 동서 [21:32]


2010.01.10.

 

10:38   오늘은 밀양에 온 김에 동서와 신불산 산행을 하기로 했다. 밀양과 청도, 울산 지역에는 영남알프스라고 하는 거대한 산군이 있으며, 특히 재약산의 사자평과 영축산에서 신불산, 간월산으로 이어지는 억새평원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신불산은 예전에 파래소폭포 쪽으로 오른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코스를 바꾸어 등억온천 쪽에서 오르기로 했다. 등억온천 쪽에서는 신불산과 간월산이 가지고 있는 두 개의 공룡능선을 이용해서 산행을 할 수 있다. 신불공룡능선으로 신불산에 오른 다음 간월공룡능선으로 내려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신불산 동쪽 아래 등억리에는 등억온천랜드가 조성되어 있어 많은 온천장과 모텔들이 성업 중에 있다. 예전에 한 번 온천수 대신에 수돗물을 데워 쓴 것이 세상에 알려져 홍역을 치루기는 했지만, 지금은 그런 오명을 벗고 정상적으로 영업에 임하고 있다. 울산과 부산이 지척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장모님과 아내, 처제를 온천장에 남겨놓고 동서와 함께 간월산장 쪽으로 차를 몰고 올라갔다. 산장이 가까워지자 도로변에 주차된 차들이 많고 산행객들도 많이 보였다. 우리도 산장 아래에 있는 레인보우 모텔 앞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간월산장으로 가는 길 옆으로 차들이 줄을 지어 서 있고 간월산장 주차장에도 차들이 그득했다. 산장 건물을 지나면 신불산 칼바위능선으로 가는 길과 간월산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우리는 홍류폭포를 경유해서 칼바위능선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홍류폭포로 가는 길은 정비가 잘 되어 있었다. 산행을 하지 않는 일반 관광객들이 온천을 하러 왔다 홍류폭포를 많이 찾기 때문에 그런 모양이다. 홍류폭포에 닿기 전에 다시 한 번 간월산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 차를 세워둔 레인보우 모텔 앞 도로 [10:40]

 

▲ 간월산장 뒤로 간월재가 보인다 [10:43]

 

▲ 신불공룡능선으로 가는 길과 간월공룡능선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0:46]

 

▲ 삼거리에 있는 이정표 [10:47]

 

▲ 홍류폭포로 가는 돌계단 길 [10:50]

 

▲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이라 그런지 길이 좋다 [10:52]

 

▲ 간월산으로 가는 길과 신불공룡능선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10:59]


11:05   강추위에 하얗게 얼어붙은 홍류폭포가 보인다. 크기나 주변 경관에 비추어 불 때, 물이 제대로 흐른다면 꽤 아름다운 폭포일 것 같다. 신불공룡능선 칼바위로 올라가는 길은 폭포 왼쪽으로 나 있었다. 경사가 꽤 급한 능선길이 계속 이어졌다. 밧줄이 설치된 지역도 종종 나타났다. 오른쪽으로 전망이 트인 곳에서는 간월재 위에 솟아 있는 간월산과 그 아래 간월공룡능선이 잘 보였다. 경사가 45도 정도 되는 대슬랩이 나타났다. 밧줄을 잡고 오르면 큰 어려움이 없는 곳이기는 하지만.


▲ 강추위에 얼어붙은 홍류폭포 [11:05]

 

▲ 홍류폭포 왼쪽으로 나 있는 계단길 [11:06]

 

▲ 신불산과 간월산 산행로 요소마다 설치되어 있는 구급약품 상자 [11:17]

 

▲ 푸른 조릿대가 겨울분위기를 잠시 잊게 해준다 [11:20]

 

▲ 밧줄이 매어져 있는 암릉지역 [11:23]

 

▲ 밧줄을 잡고 오르고 있는 동서 [11:45]

 

▲ 하산 때 이용할 간월공룡능선이 보인다 [12:08]

 

▲ 바윗길을 오르고 있는 동서 [12:08]

 

▲ 긴 슬랩을 오르고 있는 산행객들 [12:21]

 

▲ 45도 경사의 바위벽을 오르고 있는 산행객 [12:24]


12:32   마침내 신불공룡능선 칼바위 초입에 올라섰는데, 앞으로 보이는 암봉과 암릉이 장난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올라온 산행로와는 전혀 다른 미지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신불산에 이런 곳이 다 있었구나. 원래 신불공룡능선은 자수정동굴나라에서 시작해서 신불산 정상까지 이어지는데, 그 중에서 이 칼바위능선이 압권이자 백미다. 눈이나 비가 와서 바위가 미끄럽거나 바람이 많이 불 때에는 왼쪽으로 나 있는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칼바위라는 말 그대로 칼날 같은 암릉을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잘못해서 추락하면 죽음 아니면 사망이다. 날카로운 암릉과 암봉을 10여분 걸었더니 약간 평탄한 곳이 나타났다. 


▲ 칼바위능선을 배경으로 [12:33]

 

▲ 칼바위능선을 배경으로 [12:34]

 

▲ 날이 선 칼날 모양의 칼바위능선 [12:35]

 

▲ 신불공룡 칼바위능선에서 [12:37]

 

▲ 신불공룡 칼바위능선에서 [12:37]

 

▲ 신불공룡 칼바위능선 [12:38]

 

▲ 지나온 암봉 [12:40]

 

▲ 신불공룡 칼바위능선 [12:40]

 

▲ 지나온 신불공룡 칼바위능선 [12:42]


12:45   칼바위능선이 끝났는 줄 알았더니 웬걸 위험을 알려주는 우회 표지판이 서 있다. 앞에 있는 봉우리을 올라서니 2차 칼바위능선이 시작되었다. 이 능선도 먼저 지나온 능선 못지 않았다. 신불산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오른쪽으로 간월산 정상과 그 아래로 하산길로 이용할 간월공룡능선이 잘 보였다. 왼쪽으로는 멀리 영축산이 보이는데. 영축산은 고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올랐던 기억이 난다.


▲ 암봉에 올라 서서 [12:45]

 

▲ 지나온 신불공룡 칼바위능선 [12:48]

 

▲ 칼바위능선에서 영축산을 배경으로 [12:49]

 

▲ 간월산 정상과 간월공룡능선 [12:50]

 

▲ 신불공룡 칼바위능선 [12:54]

 

▲ 신불공룡 칼바위능선 뒤로 신불산 정상이 보인다 [12:55]

 

▲ 신불공룡 칼바위능선에서 [12:57]

 

▲ 신불공룡 칼바위능선 [12:59]

 

▲ 신불공룡 칼바위능선이 거의 끝난 지점에서 신불산 정상을 배경으로 [13:03]

 

▲ 지나온 신불공룡 칼바위능선 [13:04]


13:11   해발 1159m의 신불산 정상에 올랐다. 먼저, 예전에 없던 커다란 정상석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가 정상이 아닌데 라고 생각하며 사진을 찍고 돌탑이 있는 쪽으로 올라가니 네모난 표지석이 또 있다. 이것도 아닌데. 그 옆에 2004년에 신불산에 올랐을 때 본 태극기가 새겨진 표지석이 있었다. 그래, 예전에는 저기서 사진을 찍었었지. 그때에는 파래소폭포 쪽에서 올라왔었는데...

 

정상 아래에는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넓은 평지 데크와 계단식 데크를 만들어 놓았다. 이것 역시 예전에 없던 시설물이다. 이런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은 산행객의 편의를 도모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연을 훼손한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된다. 사실 이런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생각의 차이에 따라 선악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어쨌든 시간도 그렇고 해서 데크 계단에 앉아 점심상을 차렸다. 컵라면과 김밥이 전부인 소박한 점심이었다. 정상에는 바람이 조금씩 불고 있었는데 한기를 느껴 윈드자켓을 꺼내 입었다. 20분 정도 걸려 점심을 먹은 다음 간월재를 향해서 정상을 떠났다. 


▲ 신불산 정상에서 바라본 영축산 가는 능선 [13:11]

 

▲ 신불산 정상표지석 앞에서 [13:12]

 

▲ 신불산 정상표지석 앞에서 [13:12]

 

▲ 신불산 정상표지석 앞에서 [13:13]

 

▲ 여기에도 표지석 있고 [13:14]

 

▲ 여기에도 표지석이 있네 [13:15]

 

▲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데크에서 점심 준비 중 [13:16]

 

▲ 신불산 정상에서 간월재로 가는 능선 [13:39]


13:46   파래소폭포로 내려가는 길과 간월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삼거리에 이정표가 서 있다. 뒤를 돌아보니 완만하면서도 부드러운 신불산 능선이 정상에서 뻗어내려 있다. 저렇게 부드러운 산에 어떻게 공룡능선과 같은 엄청난 암릉이 숨어 있었을까? 간월재로 내려가는 길은 약간의 완만한 지역을 지난 다음 급경사 내리막으로 변했다. 물론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운행에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간월재 지역도 억새밭으로 유명한데, 차가 간월재 꼭대기까지 올라올 수 있기 때문에 가을철에는 임도를 따라 차들이 꼬리를 물고 세워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파래소폭포와 간월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3:46]

 

▲ 간월재로 내려오다 바라본 신불산 정상의 모습 [13:47]

 

▲ 간월재로 내려가는 산행객들 [13:48]

 

▲ 간월재와 간월공룡능선 [14:02]


14:09   등억리로 내려가는 임도와 파래소폭포 쪽으로 내려가는 임도가 만나는 간월재에 내려섰다. 주변이 온통 억새밭인 간월재에는 억새의 훼손을 막기 위해 데크가 설치되어 있었고, 커다란 돌탑 아래 간월재 표지석이 자리잡고 있었다. 임도 옆에 예쁘게 지은 간월대피소 건물이 있는데, 일층은 화장실이고 이층은 대피소로 이용되어 있었다. 차량이 임도를 따라 올라올 수 있어 간월재를 찾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간월재에서는 임도를 따라 직접 등억리로 내려갈 수 있지만, 우리는 간월산으로 오르다 왼쪽으로 뻗어내린 간월공룡능선을 타고 하산을 하기로 했다. 간월산 정상이 지척이기 때문에, 여러 번 다녀온 동서는 능선분기점에서 기다리고, 나 혼자서 정상을 다녀오기로 했다. 공룡능선분기점에서 12분 정도 걸어올랐더니 간월산 정상이다.


▲ 거대한 돌탑과 간월재 표지석 [14:09]

 

▲ 1층은 화장실이고 2층은 대피소인 간월대피소 [14:15]

 

▲ 간월재의 억새밭과 간월대피소 [14:18]

 

▲ 간월산으로 오르다 뒤돌아본 간월재 [14:23]

 

▲ 간월공룡능선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헬기장 [14:26]


14:38   해발 1083m의 간월산 정상은 신불산에 비하면 너무 초라했다. 좁은 암봉에 정상석 하나가 달랑 있을 뿐이었다. 이렇다 할 억새밭도 없고 해서 상대적으로 찾는 사람들이 적고 그렇다 보니 당연히 대접을 덜 받을 수밖에. 들렀다는 기념으로 사진을 한 장 찍고 서둘러 간월공룡능선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헬기장을 향해 바쁜 걸음을 옮겼다. 헬기장 도착, 헬기장 옆 데크에서 기다리고 있던 동서와 함께 간월공룡능선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 간월공룡능선도 장난이 아니었다. 신불공룡능선처럼 긴 암릉이 쭉 뻗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 10여 군데의 암벽은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코스였다. 마치 묘봉에서 상학봉으로 가는 길과 비슷했다. 오른쪽으로 등억리에서 간월재로 올라가는 임도가 보이는데 속리산의 말티고개처럼 지그재그식으로 길이 나 있었다. 간월재에서 그 길을 따라 내려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꽤 지루할 텐데. 이윽고 능선길은 임도와 만났고 그 이후로는 간월산장까지 다소 평탄한 길이 이어졌다.


▲ 해발 1083m의 간월산 정상에서 [14:39]

 

▲ 간월공룡능선 시점에서 바라본 신불공룡 칼바위능선과 신불산 정상 [14:49]

 

▲ 간월마을에서 간월재로 올라가는 임도 [15:00]

 

▲ 간월공룡 능선도 바위 지역의 연속이다 [15:09]

 

▲ 경사가 급한 바위벽을 내려오고 있는 동서 [15:28]

 

▲ 간월재에서 간월마을로 이어지는 임도 [15:44]

 

▲ 신불산과 간월산 갈림길 삼거리 안내판 [16:05]


16:09   주차된 곳에 도착하는 것으로 산행은 끝이 났다. 이번 신불산 산행은 가을철의 억새평원으로만 유명한 줄 았었던 신불산의 또 다른 면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사실, 신불공룡능선은 설악산의 공룡능선보다 더 아기자기하고 스릴이 있는 능선이었다. 하산길로 이용한 간월공룡능선도 밧줄을 잡고 내려와야 하는 곳이 10군데도 넘는 그러한 바위능선이었다. 산은 이렇에 조금만 위치를 바꾸거나 코스를 달리하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임도와 평온한 억새능선만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신불산에 이렇게 멋진 암릉이 있었다는 것을 왜 진작 몰랐을까?


▲ 주차된 곳에 다시 도착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