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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남山行記

2010.02.06. [경남山行記 2] 경남 사천 와룡산

by 사천거사 2010. 2. 6.

와룡산 산행기 

◈ 일시: 2010년 2월 6일 토요일 

◈ 장소: 와룡산 799m / 경남 사천   

◈ 코스: 백천사주차장 → 백천재 → 민재봉 → 새섬바위 → 백천사주차장 

◈ 시간: 4시간 4분 

◈ 회원: 청심회원 5명



경남 사천시는 등산인들에게 삼천포 와룡산(798.6m)과 사량도 지리산(397m)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 산 모두 독특한 산세와 더불어 남해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을 맛볼 수 있는 명산들이기 때문이다. 청룡과 백룡이 하나의 머리를 두고 다투면서 형성됐다는 이 산은 해발 800m에도 못 미치지만, 산세는 1,000m급에 못지않게 당차다. 전형적인 육산의 등성이에 보석처럼 박힌 암봉과 바위들이 산의 기운을 드높여주고, 남쪽으로 남해바다가 펼쳐지면서 조망의 즐거움을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산인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용이 누워 있는 듯하다 하여 와룡이란 지명을 지닌 와룡산은 고려 태조 왕건의 여덟 번째이자 막내아들인 욱과 그의 아들 순(8대 현종)이 어린 시절 귀양살이를 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욱이 조카인 경종(5대)의 두번째 부인 헌정왕후와 정을 통한 사실을 6대 왕인 성종이 알고 와령산 기슭으로 귀양을 보냈던 것. 경종은 욱과 헌정왕후 사이에서 태어난 순이 태어나자마자 헌정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아버지 곁으로 보내져, 아버지 욱이 숨을 거둔 여섯 살이 되던 해까지 함께 와룡산 기슭에서 지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룡산은 산이름과 더불어 '용' 자를 이름 삼은 지명이 많이 있다. 정상인 민재봉을 기준으로 세 가닥으로 뻗은 산줄기 가운데 남서릉 끝자락에 자리잡은 마을을 좌룡동이라 하고, 남서릉과 남동릉 사이에 마치 거대한 운석이 떨어져 움푹 들어간 형태의 분지 안의 마을은 용이 누워 있는 듯하다 하여 와룡동이라 불린다. 또한 포물선을 그리며 뻗은 남동릉 끝자락에 솟은 봉은 용의 머리 형상을 하고 있다 하여 용두봉이라 일컫는다.


13:50   청심회 모임에서 남해로 여행을 왔는데 이왕 온 김에 사천에 있는 와룡산 산행을 하기로 했다. 회원 8명 중 3명은 사천시에 있는 숙소인 삼천포해상관광호텔로 먼저 가고 나머지 5명이 산행에 나섰다. 와불로 유명한 백천사 아래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주차장 끝부분에 있는 관리소에 산행 신고를 했다. 관리소 직원은, 현재 산불감시기간이라 산행로가 백천재에서 도암재로 가는 주능선만 열려 있다고 전해준다. 그렇다면 우리가 예정했던 새섬바위에서 북바위 쪽으로는 내려올 수 없다는 말이 아닌가?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20분 정도 올라가니 이정표와 산행안내도가 서 있고 산행로가 오른쪽으로 갈라진다. 경사가 조금 있는 산길이 이어지고 얼마 안 가서 너덜지대가 나타났다. 작은 산의 너덜지대 치고는 규모가 꽤 크다. 오른쪽으로 정상 부근에서 백천사 쪽으로 뻗어내린 지능선이 잘 보인다. 너덜지대에서 백천재까지는 가까운 거리였다. 


▲ 백천사주차장에 주차 [13:53]

 

▲ 와룡산 민재봉 이정표 [13:55]

 

▲ 임도 따라 걷고 있는 회원들 [13:59]

 

▲ 백천골 이정표 [14:14]

 

▲ 잠시 휴식 중인 회원들 [14:30]

 

▲ 너덜지대를 지나고 있는 회원들 [14:33]

 

▲ 너덜지대 규모가 꽤 크다 [14:33]


14:40   하늘먼당과 민재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백천재에 올랐다. 벤취에 앉아 물을 마시며 잠시 숨을 골랐다. 시간이 시간인 만큼 올라가는 사람보다 민재봉 쪽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백천재에서 민재봉으로 오르는 길은 계속되는 오르막이었다. 앞서 가는 박해순, 박춘증 회원은 잘도 걷는다. 산행로 양쪽에 진달래 나무가 지천이다. 봄철에 오면 좋은 구경거리가 될 것 같다. 오른쪽 능선 뒤로 새섬바위가 보인다. 민재봉 정상이 멀지 않았는가 보다.


▲ 삼거리인 백천재 이정표 [14:41]

 

 ▲ 백천재에서 민재봉으로 오르는 길 [14:48]

 

 ▲ 민재봉으로 올라가는 길 [15:17]

 

 ▲ 진분계로 내려가는 갈림길 이정표 [15:19]

 

▲ 능선 뒤로 보이는 새섬바위 [15:20]


15:25   천혜의 전망지 해발 799m의 민재봉에 올랐다. 넓은 정상에는 이정표와 삼각점과 정상표지석이 있고, 원경을 설명해주는 안내판이 두 개 설치되어 있었다. 바다 쪽으로는 사량도, 육지 쪽으로는 지리산이 보인다. 새섬바위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용의 등처럼 휘어 있고, 그 능선 위에 새섬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민재봉에서 주변 경관을 실컷 관람한 후 새섬바위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북바위 쪽으로 내려갈 수 없는 상황이면 되돌아오면 되니까. 새섬바위로 가는 길은 오르내림이 조금씩 있는 아기자기한 길이었다.


▲ 와룡산 정상 민재봉 이정표 [15:25]

 

  ▲ 기차바위 능선 뒤로 사량도가 보인다 [15:26]

 

▲ 새섬바위로 가는 주능선 [15:26]

 

 ▲ 와룡산 주봉 민재봉에서 박해순, 박춘증 회원 [15:28]

 

 ▲ 해발 799m의 민재봉에서 [15:28]

 

 ▲ 민재봉에서 사량도를 배경으로 이방주, 박춘증, 박운용 회원 [15:32]

 

 ▲ 민재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방면 [15:37]

 

 ▲ 새섬바위로 가는 주능선 [15:41]

 

 ▲ 헬기장과 산불감시초소 [15:45]

 

▲ 소나무가 아름다운 능선길 [15:47]

 

▲ 여자 뭐 같은 새섬바위 모습 [15:58]


16:10   새섬바위 아래 도암재로 가는 길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 있다. 하산 예정 코스인 북바위 쪽 능선을 바라보는데 이런, 빨간 옷을 입은 산불감시원이 우리를 보더니 오지 말라는 손짓을 한다. 야, 철저하게 지키고 있네. 일단 밧줄을 타고 새섬바위로 올라갔다. 암봉인 새섬바위는 전망이 더 좋았다. 민재봉에서 이금동 쪽으로 뻗은 기차바위 능선 뒤로 사량도가 손에 잡힐 듯 하다.

 

도암재 쪽 암릉도 볼 만하고 백천사 주차장도 발 아래로 보인다. 와룡산에 올라 바다 보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은 날씨가 좋아 하롱베이 못지 않은 다도해 풍광을 눈으로 실컷 즐길 수 있었다. 북바위 쪽으로는 감시원이 있어 갈 수 없고 도암재 쪽은 차량 회수가 여의치 않아, 다시 민재봉 쪽으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 새섬바위 아래에 있는 이정표 [16:06]

 

▲ 북바위로 이어지는 지능선 [16:07]

 

▲ 밧줄이 매어져 있는 새섬바위 [16:08]

 

▲ 새섬바위 꼭대기에서 민재봉을 배경으로 [16:10]

 

▲ 새섬바위에서 [16:10]

 

▲ 새섬바위에서 바라본 기차바위 능선 [16:11]

 

▲ 새섬바위에서 바라본 암릉 [16:12]

 

▲ 새섬바위에서 바라본 사량도 [16:12]


16:50   다시 민재봉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많이 되었는지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잠시 쉰 다음 하산, 조금 걸음을 빨리 해서 25분 만에 백천재에 내려왔다. 민재봉으로 올라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백천재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다시 하산, 40분 정도 걸려서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산을 거의 다 내려와 시멘트 포장도로에 이르면 옷과 등산화의 먼지를 털 수 있는 에어 콤프레셔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쉬운 것은, 시간이 없어 백천사의 구경거리인 와불을 못 보았다는 것인데 걱정할 것 없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보면 되니까......


▲ 다시 돌아온 민재봉 [16:50]

 

▲ 다시 돌아온 백천재 [17:15]

 

▲ 에어 콤프레셔로 먼지를 털고 있는 회원들 [17:45]

 

▲ 다시 돌아온 백천사주차장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