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산행기
◈ 일시: 2010년 1월 23일 토요일
◈ 장소: 팔공산 1151m / 전북 장수
◈ 코스: 대성리주차장 → 삼거리 → 1013봉 → 정상 → 합미성 → 자고개 → 주차장
◈ 시간: 4시간 22분
◈ 회원: 평산회원 4명
07:05 오늘은 평산회에서 장수에 있는 팔공산으로 정기 산행을 가는 날이다. 팔공산 하면 대개 대구에 있는 산으로 생각하는데 장수에도 팔공산이 있다. 장수 팔공산은 호남정맥에 속해 있고 높이도 1,000미터가 넘기 때문에, 어지간한 산꾼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팔공산 산행 코스가 여럿 있지만, 오늘 저녁 6시에 평산회원 모두가 모여 회식을 하기로 되어 있어 짧은 코스로 다녀오기로 했다.
흥덕구청 후문에서 유재철 회장님과 신영식 회원이 승차하고 봉명동에서 홍세영 회원이 승차했다. 오늘은 특히 3년 정도 허리 통증 때문에 산행을 하지 못했던 신영식 회원이 참가해서 의미가 큰 산행이 되었다. 서청주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 비룡갈림목에서 대전-통영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바람은 조금 차지만 예상 외로 날씨는 화창했다.
08:08 인삼랜드휴게소에 들러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있는데 아는 사람이 있다. 이게 누구야, 우리 학교 박해순 선생과 영어과 후배 임정수 선생을 만났다. 산악회 따라서 덕유산에 간단다. 덕유산, 좋은 산이지. 휴게소를 출발하여 다시 고속도로를 달려 장수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19번 국도를 타고 장수읍까지 간 다음 다시 13번 국도를 따라 달렸다. 장수읍에서 산서면으로 넘어가는 자고개를 내려가니 오른쪽에 팔공산 이정표가 있다.
▲ 대전-통영 고속도로 인삼랜드 휴게소 [08:09]
09:38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을 했더니 널찍한 공터가 있다. 원래는 초등학교 자리였는데 지금은 건물을 헐어내고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모양이다. 일단 한쪽에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했다. 날은 맑고 바람은 없는데 공기는 차다. 어제 내린 눈이 녹지 않고 바닥에 그냥 쌓여 있어 그런 모양이다. 넓은 마을길을 따라 조금 걸어가니 오른쪽에 이정표가 있는데 팔공산까지 4.5km 라고 적혀 있다. 마을을 지나 10분 정돌 걸어가자 길이 갈라지는데 표지기가 붙어 있는 오른쪽이 정규 산행로다.
▲ 대성리 주차장에 주차 [09:38]
▲ 본격적인 산행 준비를 하고 있는 회원들 [09:39]
▲ 팔공산 이정표가 서 있다 [09:42]
▲ 수레길을 걸어가고 있는 회원들 [09:46]
▲ 삼거리에서 표지기가 달린 오른쪽으로 [09:54]
09:59 팔공산이 3.5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는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회장님이 가져오신 가래떡을 간식으로 먹고, 눈이 덮인 오름길이라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아이젠을 착용했다. 오랜만에 산에 온 신영식 회원은 젊은 나이라 그런지 잘도 걷는다. 별로 경사가 심하지 않은 오름길을 15분 정도 지분지분 걸어올라 삼거리에 도착했다.
▲ 팔공산 3.5km 전 이정표 [09:59]
▲ 가래떡을 간식으로 먹고 있는 회원들 [10:00]
▲ 길이 미끄러워 아이젠을 착용하고 [10:06]
▲ 오랜만에 산행에 참석한 신영식 회원 [10:11]
▲ 완만한 오름길 [10:12]
▲ 온통 눈이 덮여 있는 산행로 [10:18]
10:20 자고개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는 부서진 이정표가 하나 서 있었다. 오른쪽의 자고개로 가는 길은 하산할 때 이용할 길이다. 조금 경사가 있는 왼쪽 능선길을 따라 15분 정도 올라갔더니 제법 커다란 암벽이 있고, 그 위에 올라서니 사방이 확 트인다. 그 바위전망대에서는 대성리 마을에서부터 우리가 올라온 길이 잘 보였고, 앞으로 내려갈 자고개 방향 능선도 잘 보였다. 대성리 마을 쪽을 내려다보니 논밭과 계곡이 하얀 눈에 덮여 있어, 마치 하얀 바다 위에 섬들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망대에서 1013봉까지는 경사가 조금 있었지만 가까운 거리였다.
▲ 자고개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10:20]
▲ 자고개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이정표 [10:21]
▲ 삼거리에서 1013봉을 향하여 [10:29]
▲ 대성리 마을에서 우리가 올라온 길과 능선이 보인다 [10:36]
▲ 겨울산이 파란 하늘, 하얀 구름과 잘 어울렸다 [10:41]
▲ 대성리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신영식 회원 [10:41]
▲ 1013봉이 지척이다 [10:47]
10:50 표지기가 잔뜩 걸려 있고 돌탑이 있는 1013봉에 올랐다. 아까 지나온 삼거리에서 팔공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호남정맥 길에 속한다. 따라서 표지기가 많이 달려 있고 길도 좋은 편이다. 1013봉에서는 정면으로 팔공산이 잘 보이는데 정상 부분은 운무에 싸여 있었다. 능선에는 내린 눈이 쌓여 장딴지까지 빠지는 곳도 있었다. 더 높이 올라가면 설화를 볼 수 있으려나? 조릿대 사이로 예쁘게 나 있는 길을 따라 올라 가니 눈꽃이 서서히 피기 시작한다. 송신탑이 우뚝우뚝 솟아 있는 정상 부근에 이르자 눈꽃은 절정을 이루었다.
▲ 1013봉에 있는 돌탑 [10:50]
▲ 1013봉에서 바라본 팔공산 정상 [10:51]
▲ 눈이 많이 쌓여 있는 주능선 [10:55]
▲ 조릿대 사이로 나 있는 산행로 [11:07]
▲ 조릿대 사이로 난 길에 잠시 멈추어 선 홍세영 회원 [11:08]
▲ 조릿대 사이로 난 산행로 [11:12]
▲ 눈꽃이 아름답게 피었다 [11:18]
▲ 신영식 회원 상의가 눈과 잘 어울린다 [11:18]
▲ 팔공산 정상을 향하여 [11:28]
▲ 팔공산 정상에 있는 이정표 [11:36]
11:37 이정표를 돌아가니 정상은 송신탑이 차지하고 있고, 그 아래에 전북산사랑회에서 세운 이정표가 정상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놈의 송신탑들은 어찌하여 죄다 산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건물 외양으로 보면 군부대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한편, 우리를 기쁘게 한 것은 정상 부근의 설화였다. 여기가 남쪽 지방이고 그래서 눈이 많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멋진 눈꽃이 화려하게 피어 있었다. 평소에 착한 일을 많이 하면 늘 이런 행운이 따른다. 정상에서 고구마와 떡을 간식으로 먹고 올라왔던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 해발 1151m의 팔공산 정상에서 [11:39]
▲ 팔공산 정상의 눈꽃 [11:40]
▲ 팔공산 정상의 눈꽃 [11:40]
▲ 팔공산 정상에서 회원들 [11:44]
▲ 팔공산 정상에서 회원들 [11:44]
▲ 송신탑이 여러 개 세워져 있는 팔공산 정상 [11:59]
▲ 팔공산 정상의 눈꽃 [11:59]
▲ 1013봉의 모습 [12:14]
▲ 암벽지대를 내려오고 있는 유재철 회장님 [12:39]
▲ 암벽지대 위의 홍세영, 신영식 회원 [12:39]
12:45 자고개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다시 도착, 우리는 자고개로 방향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잠시 내려가니 조금 평평한 곳이 있어 점심상을 차렸다. 김밥과 라면, 인삼주가 차림의 전부였지만, 바람이 불지 않고 햇빛이 따뜻하게 내리 쬐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30분 정도 점심을 먹고 다시 출발, 조금 걸었더니 정면으로 성벽이 보인다. 합미성이었다. 우리나라에는 참 城도 많다. 합미성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부터 자고개까지는 계속 내리막으로 걷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합미성(合米城)
1985년 8월 16일 전라북도기념물 제75호로 지정되었다. 후백제시대에 축성된 성이다. 성의 규모는 둘레 970척, 높이는 밖으로는 15척, 안으로는 5척 정도이다. 성의 이름은 당시 군량을 모아 두었던 곳이라 합미성(合米城)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지방에서는 ‘쑤구머리’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성을 지키는 군사들이 있던 곳이라는 뜻의 수군지(守軍址)가 와전된 것이다.
지금도 산성 터에는 성에 주둔했던 군사들이 사용할 물을 지하로 급수하던 수로관 시설이 남아 있다. 또, 몇년 전에는 성 유적지에서 불에 탄 쌀이 발굴되기도 하였다. 합미성에서 3km쯤 떨어진 곳에 신무산(神無山)이 있다. 합미성을 지키기 위하여 신무산에 허수아비를 만들어 적군을 유인하여 무찔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 점심 식사 준비 중 [12:50]
▲ 점심을 마치고 출발 준비 중 [13:18]
▲ 합미성의 모습 [13:21]
▲ 성벽과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13:22]
▲ 자고개로 내려오며 바라본 팔공산 정상 [13:22]
▲ 합미성의 모습 [13:24]
▲ 합미성의 모습 [13:26]
13:43 아까 자동차로 넘어온 자고개에 내려섰다. 장수읍에서 산서면으로 이어지는 13번 국도가 지나가는 고개인데, 이정표에 있는 수분재로 가는 길은 호남정맥 길이다. 커다란 '大成高原' 표지석을 지나 차도를 따라 대성리 마을로 걸어 내려갔다. 위를 올려다보니 겨울답지 않게 하늘이 파랗고 구름도 곱다. 그 고운 구름 앞에 팔공산의 1013봉이 봉긋하게 솟아 있다.
대성리 마을 주차장에 도착하니 2시가 조금 지났다. 회원들과 6시에 회식을 하기로 약속이 되어 있는데 지금 곧바로 청주로 올라간다면 너무 이를 것 같아, 근처에 있는 논개 생거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흔히 논개가 진주 사람인줄 알지만 이곳 장수가 태어난 곳이다. 13번 국도를 따라 장수읍에 이르면 논개생가지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그냥 따라가면 된다.
▲ 자고개에 있는 이정표 [13:43]
▲ 자고개에 있는 '대성고원' 표지석 앞에서 홍세영 회원 [13:44]
▲ 대성리 마을로 내려가고 있는 회원들 [13:50]
▲ 멀리 구름 아래로 1013봉이 보인다 [13:59]
▲ 대성리 마을 모습 [14:02]
14:41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에 있는 논개 생가지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 규모가 굉장히 크다. 백두대간 종주를 할 때 생가지 아래 민박집에서 하루를 묵은 적이 있는데 새삼 기억이 새롭다. 생가지 입구를 버티고 있는 '의랑루'를 통과하니 야, 앞에 펼쳐져 있는 생가지의 규모가 장난이 아니었다. 일개 기생의 생가지가 뭐 별거겠느냐고 생각했는데 이건 숫제 하나의 聖域이었다. 들어서 있는 건물이나 주변 조경이 보통 공을 들인 것이 아니었다. 장수군에서 의도적으로 대대적인 사업을 벌인 모양이다. 실제로는 논개가 기생이 아니었고 또 성이 朱 氏 라는 것도 오늘 여기에 와서 처음 알았다.
의암 주논개 생가지
임진왜란 때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뛰어들어 함께 죽은 논개(論介 ?~1593)를 기리기 위해 조성한 곳이다. 논개의 성은 주씨(朱氏)이고, 전라북도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주촌마을에서 태어났다. 1986년 대곡저수지(오동제)를 만들면서 논개가 태어난 마을 전체가 수몰되자 저수지 근처에 생가만 복원해두었다가 1996년부터 2000년에 걸쳐 조성한 현재의 위치에 새로 복원하였다.
현재 의암 주논개생가지에는 생가뿐 아니라 논개기념관·단아정(丹娥亭)·의랑루(義娘樓) 등의 건물과 주논개비·최경회비·주논개부모묘 등이 있고 민속놀이마당과 인공폭포, 관리사, 판매점도 조성되어 있다. 부지면적은 약 6만 6,100m²이다. 생가는 건물 2동으로 이루어진 ‘一’자형 초가로 돌담으로 둘러져 있으며, 방 안에는 영정과 침구, 책들이 놓여 있다. 장수군 장수읍 두산리에는 논개의 영정을 모신 논개사당(전라북도기념물 제46호)이 있다.
▲ 의암 주논개 생가지 표지석 [14:43]
▲ 주논개 생가지로 들어가는 문 '義娘樓' [14:45]
▲ 잘 꾸며놓은 의암 주논개 생가지 [14:46]
▲ 의암 주논개像 앞에서 [14:48]
▲ 의암 주논개像 앞에서 [14:48]
▲ 의암 주논개 생가 [14:52]
▲ '아가씨를 부탁해' 촬영장소 이정표 [14:55]
▲ 관목으로 '나라사랑'이라는 문구를 만들어놓았다 [14:56]
▲ 논개기념관 건물 [15:09]
15:15 주논개 생가지 주차장을 떠나 귀가길에 올랐다. 논개생가지에서는 장수나들목이 가까워서 쉽게 고속도로에 진입할 수 있었다. 산행을 하지 않은 회원들과 6시에 만나기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산행이 너무 일찍 끝나, 회원들에게 5시 30분까지 오라고 일일이 전화를 했다. 고속도로 통행이 원활해서 그래도 시간이 남을 것 같아 죽암휴게소에 잠깐 들러 바람을 쐬었다.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차를 천천히 몰아보기도 처음이다.
▲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 [16:36]
17:30 산행 후의 아지트인 제일수산에 터를 잡고 앉았다. 산행을 하지 못한 신동갑, 김영옥, 김석언, 김지홍 회원이 참석하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오늘 산행은 그 동안 소원했던 신영식 회원이 참가하여 한층 의의가 있었다. 아직 산행에 참가를 하지 못하고 있는 이남일 회원도 동참을 해서 경인년에는 보다 알차고 보람된 평산회 산행이 매달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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