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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9.12.20. [한국 100名山 82] 강원 춘천 용화산

by 사천거사 2009. 12. 20.

용화산 산행기

◈ 일시: 2009년 12월 20일 일요일 

◈ 장소: 용화산 878.4m / 강원 춘천    

◈ 코스: 사여교 → 폭발물처리장 → 큰고개 → 정상 → 폭발물처리장 → 사여교

◈ 시간: 5시간 22분 

◈ 회원: 평산회원 4명


 


07:35   오늘은 평산회에서 춘천에 있는 용화산으로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춘천시와 화천군의 경계에 있는 용화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파로호, 춘천호, 의암호, 소양호가 주변에 있고 기암괴석이 많아 호반산행과 암릉산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화천군민의 정신적 영산이며 해마다 용화축전을 할 때 산신제를 지낸다. 전설에 의하면,  이 산의 지네와 뱀이 서로 싸우다 이긴 쪽이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용화산이라 부른단다.

 

차를 몰고 신흥고 체육관 앞으로 가는데 회장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른 일정 때문에 산행에 참가를 못한다고 했는데 그 일정이 바뀌어 함께 가게되었다는 것이다. 신흥고에 도착해 보니 체육관 앞 마당에 눈이 소복이 쌓였다. 지난 밤에 내린 눈이다. 춘천까지는 먼 길인데 길이 미끄럽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 회장님이 제일 먼저 도착을 하시고, 홍세영, 지학근 회원이 차례로 도착해서 체육관 앞을 출발, 오창나들목을 통해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고속도로의 노면 상태는 아주 양호했다.

 

08:17   음성휴게소에 들러 간단한 아침 요기와 커피를 한 잔씩 하고, 점심용 김밥을 두 개 샀다. 휴게소를 출발, 호법갈림목에서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섰고 만종갈림목에서 중앙고속도로에 접속했다. 영동고속도로에는 차들이 조금 있었지만 중앙고속도로는 한산하다. 춘천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다음 의암호를 따라 달렸다. 멀리 삼악산이 보인다. 소양2교를 건너 5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신동3거리에서 403번 지방도에 들어섰다. 고개를 하나 넘으니 춘천댐으로 이어지는 407번 지방도와 만났다. 다시 오른쪽으로 진행하다 갈림길에서 용화산휴양림 쪽으로 달리니 사여교가 나왔다.


▲ 중부고속도로 음성휴게소 [08:18]


10:45   용화산 산행기점인 사여교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큰고개로 가는 길과 용화산 휴양림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다리를 건너 관광버스 옆에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했다. 사여교 왼쪽으로 포장도로가 이어지고 있었다. 오른쪽에 나무로 만든 용화산 등산로 표지판이 보이고 도로는 비포장으로 바뀌었다. 정면으로 용화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암릉에 만장봉과 하늘벽, 촛대바위가 솟아 있는 것이 보인다.


▲ 산행기점인 사여교 [10:48]

 

▲ 큰고개로 이어지는 포장도로 [10:48]

 

▲ 용화산 등산로 이정표 [10:53]

 

▲ 용화산 암봉을 바라보며 걷고 있는 회원들 [10:56]

 

▲ 폭발물 처리장까지는 길이 넓고 좋다 [11:03]


11:14   철조망이 둘러쳐진 폭발물 처리장 입구를 지났다. 처리장 입구부터 길이 너덜길로 변했다. 너덜길, 얼마나 이쁜 이름인가. 돌이 많아 너덜거리는 길. 양지쪽 적당한 곳에서 유재철 회장님이 가져오신 도토리묵을 간식으로 먹었다. 그런데 이게 보통 도토리묵이 아니다. 지난 번 백암산 산행을 할 때 우리 회원들이 주운 도토리로 쑨 묵이다. 찰랑찰랑 탄력이 있는 도토리묵 맛이 일품이다. 회장님은 잣술도 한 병 내어 놓으셨다. 진한 잣향이 코를 간지럽히고 목을 타고 내려가는 알코올이 짜릿하다.

 

다시 계곡 너덜길, 위로 올라갈수록 만장봉이 확실하게 보이는데 마치 북한산의 인수봉을 닮았다. 사실 이 만장봉에는 암벽등반 코스가 10여 개 정도 나 있다고 한다. 심심찮게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이 온다는데 오늘은 아무리 쳐다봐도 보이지 않는다. 버드나무 뿌리에서 물이 떨어진다는 샘터가 오른쪽에 있는데 소줏병이 몇 개 있고 물은 얼어 있었다. 샘터를 지나 오르막길, 이제 큰고개가 멀지 않다.


▲ 폭발물 처리장 입구가 보인다 [11:14]

 

▲ 폭발물 처리장 철조망 [11:15]

 

▲ 폭발물 처리장에서 큰고개로 올라가는 너덜길 [11:21]

 

▲ 회장님이 백암산 산행할 때 주운 도토리로 묵을 쒀오셨다 [11:25]

 

▲ 용화산 만장봉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보인다 [12:00]

 

▲ 버드나무 아래 뿌리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샘터 [12:12]

 

▲ 큰고개로 올라오고 있는 회원들 [12:14]


12:17   춘천과 화천 경계인 큰고개에 올랐다. 사실 이 고개는 403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곳이다. 춘천 쪽은 사여교까지 포장이 되어 있지만 화천 쪽은 이 큰고개까지 포장이 되어 있다. 큰고개에서 다시 춘천 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오른쪽으로 산행로가 나 있다. 5분 정도 올라갔더니 왼쪽 아래로 화천 방면 포장도로가 보이고 화장실도 보인다. 또한 그쪽에서 올라오는 계단길도 잘 나 있었다. 급경사길에 설치된 나무계단길을 오르니 굵은 밧줄이 설치된 암벽길이 100m 가량 이어졌다. 크게 위험하지는 않지만 눈이 덮여 있거나 얼음이 얼었을 때는 신경을 써야할 지역이었다.


▲ 춘천과 화천의 경계인 큰고개 [12:17]

 

▲ 큰고개에서 주능선으로 올라가고 있는 회장님 [12:20]

 

▲ 큰고개 화천 쪽 모습 [12:24]

 

▲ 화천 쪽에서 올라오는 산행로 [12:25]

 

▲ 첫 암봉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 [12:26]

 

▲ 밧줄이 매어진 암벽지대를 오르고 있는 회원들 [12:27]

 

▲ 암벽지대를 오르고 있는 홍세영 회원 [12:28]

 

▲ 암벽 구간 마지막 부분을 오르고 있는 회원들 [12:28] 


12:31   첫 암봉에 올랐다. 아름다운 소나무가 지키고 있는 암봉은 사방이 확 트여 전망이 좋았다. 양통계곡도 보이고 만장봉 암벽과 촛대바위도 잘 보였다. 소나무 옆에 있는 커다란 바위는 곰바위라고 한다나. 바위산은 왜 소나무와 잘 어울릴까? 낙엽송이나 참나무, 자작나무가 서 있는 암릉을 보고 운치가 있다느니 아름다운 풍광이라느니 할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 소나무와 바위는 천생연분이요 일심동체다. 어느 하나라도 홀로 있으면 그 존재의 가치가 반으로 줄어들고 만다. 그래서 바위가 소나무가 잘 어울린 산이 진정한 우리나라의 산이라고 볼 수 있다.


▲ 첫 암봉에서 고성리 쪽을 보고 계시는 회장님 [12:31]

 

 ▲ 암봉에서 바라본 고성리 쪽 계곡 [12:33]

 

▲ 촛대바위를 배경으로 회원들 [12:34]

 

▲ 첫 암봉에 올라 [12:35]

 

▲ 만장봉과 촛대바위를 배경으로 [12:35]

 

▲ 첫 암봉에 있는 멋진 소나무 앞에서 [12:36]

 

▲ 만장봉과 촛대바위를 배경으로 [12:37]


12:38   첫 암봉을 내려서자마자 이정표가 있는데 오른쪽으로 양통으로 갈라지는 표시가 되어 있다. 또 다시 암릉길, 역시 굵은 밧줄이 매어져 있다. 만장봉 오른쪽은 절벽지대라 왼쪽 뒷쪽으로 산행로가 나 있었다. 아름다운 암봉들을 바라보며 다시 암벽길을 오르니 만장봉 꼭대기다. 만장봉에서의 전망도 일품이었다. 이미 다녀온 삼악산, 계관산, 북배산, 가덕산, 삿갓봉 등이 어슴푸레 보인다. 만장봉에서는 깨끗한 화강암이 100m 가량 정상 쪽으로 뻗어 있는데 노송의 뿌리와 잘 어울려 멋진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 만장봉 오르기 전에 양통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다 [12:38]

 

 ▲ 만장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12:39]

 

▲ 산행로 오른쪽에 있는 바위群 [12:42]

 

▲ 만장봉으로 오르고 있는 지학근 회원 [12:45]

 

▲ 만장봉으로 오르고 있는 홍세영 회원 [12:46]

 

▲ 만장봉에서 바라본 하늘벽과 촛대바위 [12:52]

 

▲ 만장봉에서 바라본 고성리 방면 [12:53]

 

▲ 만장봉 암릉: 오른쪽은 절벽이다 [12:57]

 

▲ 노송과 암반이 잘 어울린 만장봉 암릉 [12:58]


13:00   만장봉 암릉 왼쪽, 커다란 바위가 바람을 막아주는 곳에서 산행객 한 무리가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코헬에서는 돼지고기 찌개가 끓고 있고 소줏병이 여러 개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그냥 지나치려는 우리 팀을 극구 불러 세워 소줏잔을 안긴다. 거, 인심 한 번 후하네. 춘천에서 왔다는 그 팀에게 예전 강원중학교 교장 선생님을 잘 안다고 회장님이 말씀하셨더니 그 분들도 안단다. 이래서 대한민국은 넓으면서도 좁다. 소주 몇 잔에 돼지고기 몇 첨을 먹었더니 다시 배가 든든해졌다. 청주에 한 번 놀러오라는 빈 말을 남기고 정상을 향해 출발.

 

용화산 정상으로 가는 길, 촛대바위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을 지나 왼쪽 숲속 길로 100m 정도 올라가니 정상이다. 용화산 정상에는 제단식으로 만들어놓은 정상표지석이 있고 이정표가 있고 산행안내도가 있다. 특이하게도, 자동 셔터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네모난 돌을 마련해놓았다. 제단식 정상표지석도 여러 사람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았다. 화천군 당국자의 높은 안목에 감사를 드린다. 정상을 떠나 이정표의 배후령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디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 춘천에서 왔다는 산행팀 [13:01]

 

▲ 정상 쪽 바위벽 [13:08]

 

▲ 용화산 정상의 모습 [13:19]

 

▲ 해발 878m의 용화산 정상에서 [14:24]

 

▲ 용화산 정상에서 평산회원들 [14:25]

 

▲ 정상에서 내려와 바라본 정상 쪽 암벽 [13:31]


13:32   조금 가파른 길을 내려섰더니 왼쪽에 이정표가 있고 양통으로 가는 길을 오른쪽으로 가리키고 있다. 이곳이 지도에 나와 있는 안부는 아니고 계곡을 따라 큰바위를 경유해서 하얀집 위로 내려가는 코스가 시작되는 곳인 것 같다. 원래는 고탄령이나 사여령에서 하산할 예정이었으나, 이미 시간도 많이 지났고 낮 시간이 짧은 겨울이라 이곳에서 하산을 하기로 결정했다.

 

사면을 따라 조금 가파른 내리막길이 시작되었다. 점심시간이 지났기에 어디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적당한 장소가 없다. 어느 정도 계곡까지는 내려가야 조금 넓은 공터가 나올 것 같다. 마침내 공터 발견, 점심상을 차렸다. 이미 간식으로 먹은 것이 만만찮아, 홍세영 회원이 끓인 라면과 김밥 두 박스로 요기가 충분히 되었다. 점심 후 출발, 그렇고 그런 계곡길이 계속 이어졌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홍세영 회원과 내가 앞서 걸어갔는데 뒤따라 오던 유재철 회장님과 지학근 회원의 모습이 영 보이지 않는다. 10분 이상을 기다려도 기척도 없다. 소리쳐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고 휴대전화를 걸어도 전원이 꺼져 있거나 받지 않는다. 어떻게 된 건가? 사고가 날 만한 위험한 곳은 없었는데. 하는 수 없이 걸음을 돌려 왔던 길로 다시 올라가 보기로 했다. 한참을 올라가다 보니 왼쪽에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는 곳이 나타났다. 아하, 이 능선으로 올라갔구나.


▲ 양통으로 내려가는 길 이정표 [13:32]

 

▲ 능선에서 계곡으로 내려가고 있는 회원들 [13:35]

 

▲ 계곡물이 얼어붙은 채 녹지 않은 곳도 있다 [13:43]

 

▲ 김밥과 라면으로 점심을 먹는 중 [13:56]

 

▲ 계곡을 따라 하산 중인 회장님 [14:21]

 

▲ 잠시 휴식 중인 홍세영 회원 [14:22]

 

▲ 계곡 너덜지대를 걷고 있는 회원들 [14:25]

 

▲ 두 회원이 오지 않아 걸음을 되돌린 지점 [14:44]


15:22   아니나 다를까, 능선에 올라서 보니 길이 뚜렷하고 표지기도 많이 붙어 있다. 그렇다면 두 회원은 99.9% 이쪽으로 올라와서 하산을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능선으로 올라온 홍세영 회원과 함께 부지런히 능선길을 걸었다. 길은 좋다. 두 회원은 어디까지 갔나? 벌써 다 내려갔겠지? 번듯한 묘비가 서 있는 무덤 통과, 오른쪽으로 만장봉의 하얀 암벽이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다. 회장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예측했던 대로 능선으로 올라가 내려가셨단다. 살얼음이 얼어 있는 계곡이 보인다. 계곡 건너 큰 길이 보이는데 어디 쯤인가? 


▲ 뚜렷한 능선길 [15:22]

 

▲ 능선으로 올라오고 있는 홍세영 회원 [15:24]

 

▲ 청주 한 씨와 여흥 민 씨 합장묘 [15:42]

 

▲ 하산길 능선에서 바라본 만장봉 [15:42]

 

▲ 살얼음이 얼어 있는 계곡 [15:44]


15:44   폭발물 처리장에서 큰고개로 이어지는 도로에 올라섰다. 아까 올라갈 때 표지기가 많이 붙어 있기에 어디로 가는 길인가 궁금했는데 지금 그길로 우리가 내려온 것이다. 3분 정도 걸어 폭발물 처리장에 도착했고 다시 20분 정도 더 걸어 사여교에 도착했다. 관광버스는 온데간데 없고, 회장님과 지학근 회원이 사여교 옆에 있는 간이음식점에서 쑥부침개를 안주로 동네 사람들과 함께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거 팔자 좋네.


▲ 큰고개로 올라가는 길과 만나는 곳 [15:44]

 

▲ 다시 보게 된 폭발물 처리장 [15:47]

 

▲ 석양빛을 받아 빛나고 있는 용화산 암릉 [16:03]

 

▲ 다시 도착한 사여교 [16:10]

 

▲ 사여교 끝부분에 있는 간이음식점에서 쑥부침개와 막걸리 한 잔 [16:13]


16:15   사여교를 출발했다. 춘천시내에 들어오니 아침과는 달리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춘천나들목에서 중앙고속도로에 진입, 만종갈림길에서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섰는데 일요일이라 그런지 차들이 많고 특히 2차로 지역에서는 약간 정체가 되었다. 다행히도 중부고속도로에서는 평소의 속도를 낼 수 있었다. 무사히 청주에 도착, 지학근 회원은 개인사정 때문에 일찍 집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셋이 제일수산에 들러 놀래미 회를 안주 삼아 소주를 두 병 마셨다. 평산회의 2009년 마지막 산행은 이렇게 조촐하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