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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북山行記

2009.12.13. [경북山行記 21] 경북 상주 천봉산

by 사천거사 2009. 12. 13.

천봉산 산행기

◈ 일시: 2009년 12월 13일 일요일 

◈ 장소: 천봉산 435.8m / 경북 상주   

◈ 코스: 임란북천전적지 → 자산 → 천봉산 → 황골산 → 세천 

◈ 시간: 4시간 6분 

◈ 회원: 백만사 회원 6명



09:30   오늘은 백만사에서 상주에 있는 천봉산으로 산행을 가는 날이다. 천봉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상주 시민들이 많이 찾는 산이고, 노약자나 어린이들도 능선을 따라 부담없이 종주를 할 수 있는 산이다. 상주는 청주에서 가까운 거리고 산행시간도 길지 않아 느긋하게 여유를 갖고 출발을 했다. 이렇게 출발 시간을 늦춰주면 여성회원들이 가장 좋아한다. 이유는 말 안 해도 다 알테고.

 

집합 장소인 산남고 주차장에 가보니, 발 상태가 안 좋아 이방주 회장님과 권성희 회원이 산행에 참석을 못하게 되어 결국 6명이 산행을 떠나게 되었다. 내 차와 이완호 회원 차로 출발, 문의나들목에서 당진상주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도로에 차들이 별로 없어 달리기에 그만이다. 왼쪽으로 구병산이 보인다.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산이다.

 

10:32   화서휴게소에 들러 원두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날이 그렇게 춥지는 않지만 따끈한 커피가 속으로 들어가면서 훈기를 더해준다. 휴게소 출발, 남상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산행기점인 임란북천전적지까지는 3번 국도를 따라 가면 된다. 일단 전적지 주차장에 회원들을 내려놓고 산행종점인 남적동에 내 차를 갖다 놓고 왔는데, 차창 밖으로 천봉산 주능선이 멋진 스카이라인을 그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당진상주고속도로 화서휴게소 [10:32]


11:25   임란북천전적지 담장 오른쪽을 따라 산행이 시작되었다. 길이 반들반들하게 닦여져 있는 것을 보면, 상주시민들이 상당히 많이 이 산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금 올라가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정표를 보니 정상까지 왼쪽은 2.5km, 오른쪽은 2.3km이다. 자산으로 올라가려면 왼쪽으로 가야한다. 소나무 사이로 올라가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잠시 쉬면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북천이 상주시내를 가로지르며 흘러가는 것이 보였다. 일찍 산에 오른 사람들이 벌써 한두 명씩 내려오고 있다.


임란북천전적지

 

임란북천전적지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중앙군과 향군이 왜군의 주력부대와 회전하여 900여명이 순국한 호국의 성지로, 1592년 4월 13일 왜군이 부산에 상륙하자, 이를 막기 위해 급히 남하하여 4월 23일 상주에 도착한 조선의 중앙군 약 60여명과 상주 판관 권길, 박걸이 밤 새워 소집한 장정 800여명 등 900여명이 17,000여명의 왜병과 분전하여 전원이 순국한 곳이다. 1988년 지방기념물 제77호로 지정되어 충렬사를 건립하여 그 당시 순국한 윤섬, 권길, 김종무, 이경류, 박호, 김준신, 김일, 박걸, 무명 열사의 위패를 배향하였다. 매년 양력 6월 4일 제향 행사를 거행하여 그 분들의 넋을 기리고 있으며, 후세들에게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 임란북천전적지 주차장 [11:25]

 

▲ 전적지 담장 옆에 있는 이정표 [11:26]

 

▲ 넓고 반듯한 길을 따라 출발 [11:27]

 

▲ 낙엽이 깔린 평탄한 숲길 [11:31]

 

▲ 조금 가파른 길을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1:35]

 

▲ 자산 정상 아래 가파른 길을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1:37]


11:43   자산에 올랐다. 정상에는 의외로 개인 무덤이 있는 묘지가 조성되어 있었고 그 오른쪽으로 산행로가 잘 나 있었다. 잠시 숨을 돌린 다음 널찍한 능선길을 따라 걸어가니, 상주시민들을 위해 마련해 놓은 운동기구와 벤취가 보였다. 그 후 아름다운 소나무 숲 사이로 아주 평탄한 길이 계속 이어졌다. 이곳은 MTB 장소로도 이용이 되는지 표지판에 그 표시가 많이 되어 있었다.


▲ 자산 정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11:42]

 

▲ 자산 정상에서 [11:43]

 

▲ 주능선 공터에 있는 체육시설 [11:47]

 

▲ 숲 사이로 산책로가 나 있다 [11:52]

 

▲ 자산교 갈림길 이정표: MTB 도로로도 이용되는 산행로 [11:53]

 

▲ 그림 같은 소나무 숲길을 걷고 있는 여성회원들 [11:54]

 

▲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 [11:56]

 

▲ 조금 가파른 길 [12:00]


12:04   멋진 정자가 있어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모시떡과 바나나를 간식으로 먹으면서 잠시 동안 환담을 나누었다. 날이 따뜻해서 마치 봄나들이를 나온 것 같은 기분이다. 평탄한 길은 계속 이어졌다. 이윽고 나뭇가지 사이로 천봉산 정상이 보인다. 길쭉하게 쌓은 돌탑을 하나 지나자 영암각 갈림길이 있고, 다시 남근석 모양의 돌이 얹혀져 있는 두 개의 돌탑을 지났다. 돌탑을 보면서 여성회원들이 쑥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다시 갈림길, 왼쪽이 200m가 더 멀다. 우리는 당연히 왼쪽으로 간다.


▲ 정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12:07]

 

▲ 간식으로 바나나를 하나씩 배급하고 [12:08]

 

▲ 걷기 좋은 길이 계속 이어지고 [12:14]

 

▲ 나뭇가지 사이로 천봉산 정상이 보인다 [12:16]

 

▲ 길쭉한 돌탑이 인상적이다 [12:17]

 

▲ 돌탑 위에 있는 돌 모양이 요상하네 [12:20]

 

▲ 정상 갈림길: 왼쪽 능선 코스가 200m 더 길다 [12:24]


12:31   나무로 만든 '능선 쉼터' 표지판이 나무에 걸려 있는 곳, 벤취도 있고 해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산이 그리 힘들지 않고 또 날씨도 12월 중순 치고는 온화해서 산책을 나온 기분이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겨울철에 가파른 산길을 칼바람을 맞으며 혼자 올라가는 것도 운치있는 산행이지만, 이렇게 별로 힘들이지 않고 편안하고 느긋한 마음으로 걷는 것도 하나의 산행이다. 12시 44분, 오른쪽으로 약수터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났다. 이제 정상이 멀지 않았다.


▲ 능선쉼터 표지판 [12:31]

 

▲ 능선쉼터 벤취에서 휴식중 [12:31]

 

▲ 능선쉼터 벤취에서 휴식중 [12:31]

 

▲ 천봉산 정상으로 오르고 있는 회원들 [12:45]

 

▲ 천봉산 정상이 코 앞이다 [12:47] 


12:47   정상에 올랐다. 널찍한 정상에는 표지석이 있고 안내석이 있고 이층 정자로 지은 산불감시초소가 있었다. 정상에서는 조망이 좋은 편이었는데 금년에 다녀온 갑장산도 잘 보였다. 시간도 그렇고 해서 정상에서 조금 비켜난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상을 차렸다. 좋은 분위기에다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고 바람마저 불지 않아 점심을 먹기에 금상첨화다. 40분에 걸쳐 점심을 먹은 다음 황골산을 향해 출발, 좁지만 평탄한 능선길을 20분 정도 걸어 안부에 내려섰다.


▲ 천봉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남적동 방향 [12:47]

 

▲ 천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갑장산 [12:48]

 

▲ 천봉산 정상에 있는 산불감시정자 [12:48]

 

▲ 천봉산 안내문을 읽고 있는 회원들 [12:48]

 

▲ 천봉산 정상에서 회원 일동 [12:50]

 

▲ 천봉산 정상에 있는 이정표 [12:50]

 

▲ 정상 한쪽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회원들 [12:59]

 

▲ 출발 전에 멋진 소나무 앞에서 [13:32]

 

▲ 천봉산 정상에서 황골산으로 가는 평탄한 능선길 [13:35]

 

▲ 안부로 내려오고 있는 회원들 [13:48]


13:53   천봉산과 황골산 사이에 있는 안부에 있는 이정표를 보니 남적동까지 3.7km가 남았다. 짧은 거리가 아니다. 천봉산은 원래 동네 뒷산 격이라 상주시민들이 많이 오는 곳이지 외지 사람들은 찾는 곳은 아니다. 그런데도 이정표는 어느 산 못지 않게 잘 만들어서 세워 놓았다. 누구를 위한 배려에서 세워 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지자체 당국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사람은 늘 자그마한 일에서 감동을 받고 또 상처를 받는다. 나는 오늘 감동을 받았다.


▲ 천봉산과 황골산 사이 안부에 있는 이정표 [13:53]

 

▲ 안부로 내려오고 있는 회원들 [13:54]

 

▲ 소나무 사이로 나 있는 그림 같은 길 [14:05]

 

▲ 빨갛게 익은 망개덩굴 열매 [14:08]


14:10   황골산 정상에도 어김 없이 이정표가 있다. 통나무로 자연스럽게 만든 벤취도 있다. 쉬어가라고 만들어 놓았으니 쉬어가야지. 끊어질 듯한 산행로는 계속 능선을 따라 이어졌다. 빠알간 망개덩굴 열매가 종종 우리를 반겨준다. 잎이 다 떨어진 앙상한 나무를 보면 겨울이 깊어 간다는 것을 실감하겠는데 하늘은 여전히 가을이다. 산에 오면 유난히 구름이 더 하얗고 하늘이 더 파랗다. 그것은 바로 공기가 맑기 때문이다.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하늘을 산에 오면 볼 수 있다.


▲ 황골산에 있는 이정표 [14:09]

 

▲ 황골산에 있는 자연산 나무 벤취에 앉아 [14:10]

 

▲ 황골산에 있는 자연산 나무 벤취에 앉아 [14:13]

 

▲ 황골산에 있는 자연산 나무 벤취에 앉아 [14:13]

 

▲ 낙엽이 쌓인 산행로 [14:35]

 

▲ 초겨울의 산과 하늘과 구름 [14:42]

 

▲ 천봉산이 보이는 전망대로 올라오고 있는 회원들 [14:51]


14:54   천봉산 주능선이 잘 보이는 무덤 위 전망대에 올랐다. 주능선 뿐만 아니라 천봉산 정상에 있는 정자도 실루엣으로 보인다. 여기서보니 꽤 먼 거리다. 여기서 길이 갈라지는데 이정표에 왼쪽으로 남적동 가는 길 표시가 되어 있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우리가 가야할 길은 오른쪽이다. 길이 뚜렷하기에 오른쪽으로 Go! 10분 정도 걸어 봉우리도 아닌데 삼각점이 박혀 있는 곳을 통과했다.

 

묘지가 있는 곳에 올라서니 세천교가 보였다. 제법 널찍한 길을 따라 내려갔는데 과수농장이 있고 개 한 마리가 요란하게 짖어대기 시작했다. 통행금지 쇠줄을 넘어서니 이런, 왼쪽에 이정표가 있는데 산행로 표시가 그 쪽으로 되어 있었다. 다시 말하면, 아까 전망대 이정표에서 남적동 방향으로 가면 농장을 통과하지 않고 이쪽 길로 연결되는 것이었다. 곧 차도에 내려섰고 남적2동 마을회관을 지나쳤다.


▲ 전망 좋은 곳에서 바라본 천봉산 주능선 [14:54]

 

▲ 산행로 중간에 박혀 있는 삼각점 [15:15]

 

▲ 멀리 세천교가 보인다 [15:17]

 

▲ 농장으로 내려오고 있는 회원들 [15:18]

 

▲ 과수농장 밖에 있는 이정표 [15:21]

 

▲ 남적2동 마을회관 건물 모습 [15:27]


15:31   차를 세워놓은 곳에 회원 모두가 도착했다. 처음에는 이완호 회원 차를 이곳으로 가져올 생각이었으나, 내 차가 7인승이라 조금 불편하드라도 회원 모두가 타고 임란북천전적지 주차장으로 가도 상관이 없었다. 전적지 주차장에서 다시 분산하여 두 대의 차에 오른 다음, 남상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청주까지 쉬지 않고 달렸다. 회식 장소인 대추나무집에 이방주 회장님과 권성희 회원이 참석, 돼지고기 수육과 짜글이찌개로 소주를 마시며 2009년 마지막 산행의 대미를 장식했다.


▲ 내 차를 세워놓은 곳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