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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9.11.07. [충북山行記 78] 충북 충주 적보산

by 사천거사 2009. 11. 7.

적보산 산행기 

◈ 일시: 2009년 11월 7일 토요일

◈ 장소: 적보산 698.5m / 충북 충주 수안보 

◈ 코스: 다릿골가든 → 북봉 → 적보산 정상 → 청풍대 → 다릿골가든

◈ 시간: 2시간 30분

◈ 회원: 아내와 함께


  

 


첩푸산(698.5m)은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의 온천리와 수회리 사이에 솟아 있는 산으로, 시어골을 가운데에 두고 대미산과 마주하며, 예전에는 이 산자락에 금광이 있어 적보산(積寶山)이란 이름으로도 불렀다. 지금도 정상에는 적보산이란 이름의 정상석이 세워져 있으며, 아홉 개의 능선이 마치 머리빗 같이 뻗어 내렸다고 해서 구봉산이란 이름으로도 부른다.

 

이 산이 위치한 수안보면은 마한에 속했던 곳으로, 고구려 장수왕 63년(475년)에는 국원성 인근내부 상모현에, 신라 경덕왕 16년(757년)에는 중원경 괴양군 상모현에, 고려 현종 9년(1018년)에는 상모현을 장연현으로 고치고 장연현과 함께 충주목의 속현이 되었다.조선 태종3년(1403년)에는 장연현과 장풍현을 연풍현으로 개칭하였고, 고종 32년(1895년)에는 현을 폐지하고 연풍군에 귀속시켜 고사리면과 수회면으로 분할하였으며, 이후 여러 차례 개편을 거쳐 1995년에는 충주시 상모면으로, 2005년에는 충주시 수안보면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수안보(水安保)라는 지명은 '보(洑) 안쪽의 물탕거리' 라는 순수한 우리말이 한자로 변천된 것이며, 18세기 초 최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최초로 이 지명이 기록되어 있다. 첩푸산이 있는 온천리는 여지도서(1765년)에 고사리면 온정동으로 표기되어 있고, 이 지명은 온천과 관련이 있으며, 1914년에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온정, 관동, 탑동, 오산을 합하여 온천리가 되었다.


13:20   올해 저물어가는 가을이 아쉬워 오후에 시간을 내어 수안보에 있는 적보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예전에는 첩푸산이라고 했으나, 산행을 해보니, 지금은 새로 만든 모든 표지판에 적보산이라고 되어 있고 정상에 있는 표지석에도 積寶山이라고 적혀 있었다. 청주 아파트를 출발해서 괴산까지 간 다음 19번 국도를 따라 충주 방향으로 달렸다. 다시 감물면을 지나 느릅재를 넘은 다음 문강사거리에서 수안보 쪽으로 달렸다. 3번 국도에 접속한 후 오산마을로 내려가 지하통로를 통과해서 올라가니 다릿골가든이 나왔다.

 

14:35   다릿골가든 앞 공터에 차를 세웠다. 다릿골가든은 영업을 하고 있었고 승용차 몇 대가 세워져 있었다. 다릿골가든 오른쪽으로 비포장 차도가 뻗어 있다. 일단 차도를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직 산 아래는 억새가 피어 있고 단풍이 든 나무도 잎을 떨어뜨리지 않아 가을 분위기가 나고 있었다. 조금 올라가니 왼쪽으로 집이 몇 채 있는 마을이 나타났다. 마을 입구에 표지기가 하나 붙어 있다. 그런데 산행로 입구는 어디인가? 다시 차도를 따라 조금 올라갔더니 멀리 사방댐 표지석이 보였다.


▲ 다릿골가든에서 바라본 3번 국도와 지하통로 [14:38]

 

▲ 산행기점인 다릿골가든 [14:39]

 

▲ 등산화 끈을 조이고 [14:40]

 

▲ 늦가을의 임도를 걷고 있는 아내 [14:46]

 

▲ 저 뒤로 사방댐 표지석이 보인다 [14:52] 


14:52   표지석에 이르기 전에 주변을 살펴보니 오른쪽 사면으로 계단길이 나 있다. 표지기는 없지만 아무래도 우측 사면길로 올라가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아내가 갑자기 몸이 안 좋다며 혼자 다녀오라고 한다. 아마 급하게 먹은 점심이 체한 모양이다. 그냥 집에 가자는 것이 아니라 혼자 다녀오라고 하는 마음 씀씀이가 너무 고맙다. 이럴 때는 호의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차에 가서 쉬라고 하고 오른쪽 사면길로 올라섰다. 가파른 사면길이다. 제법 커다란 돌이 흩어져 있는 사면을 올라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길을 따라 걸어 지능선에 도착했다.

 

지능선은 길이 양쪽으로 갈라지는데 오른쪽은, 나중에 알고 보니, 수안보일양유스호스텔에서 올라오는 길이었다. 짐작컨대, 왼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적보산 정상으로 가는 길 같아 그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오른쪽 송림 사이로 수안보 시내 건물들이 보인다. 반갑게도 표지기도 보인다. 길을 제대로 찾은 모양이다. 능선길 양쪽은 온통 소나무 천지였다. 그리 굵지 않은 소나무들이 빼곡이 들어 차 숲을 이루고 있었다. 다른 나무의 잎은 모두 졌는데 소나무만 그대로다.


▲ 사방댐 표지석 직전 우측으로 사면길이 나 있다 [14:53]

 

▲ 계속되는 사면길의 가을분위가가 완연하다 [14:58]

 

▲ 일양유스호스텔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 [15:04]

 

▲ 능선길 오른쪽으로 수안보 시내가 보인다 [15:05]

 

▲ 소나무 숲 사이 능선길 [15:06]

 

▲ 적보산에는 아름다운 소나무가 많다 [15:09]

 

▲ 관목의 나뭇잎은 거의 다 떨어졌다 [15:11]


15:12   이정표가 보인다. 온천리 물탕공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내가 올라온 길은 일양 유스호스텔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정표에 첩푸산까지 3.0km라고 되어 있는데 믿을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수안보에 있는 요식업체의 후원을 받아 거의 100m 간격으로 표지판을 설치했는데, 대동식당에서 만든 것에는 2.7km라고 되어있고, 할멈숨두부에서 만든 것에서 2.4km라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를 종합해 볼 때 2.4km가 맞는 것 같다. 

 

이정표가 있는 곳은 약간 널찍한 평원이었는데 역시 소나무가 가득 들어차 있었다. 적보산으로 가는 길,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능선길이 잘 나 있다. 무덤이 하나 보이고 그 뒤로 적보산 정상 쪽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였다. 표지판이 정상까지 2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양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4거리 안부를 지나 올라가니 왼쪽으로 전망이 트이면서 적보산 정상과 북봉이 잘 보인다. 능선 아래 산비탈에 자리잡은 소나무 숲이 아름답다.


▲ 온천리 물탕공원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 이정표 [15:12]

 

▲ 평지에 펼쳐진 소나무 숲 [15:13] 

 

▲ 쓸쓸한 기분이 감도는 능선길 [15:20] 

 

▲ 무덤 뒤 나무 사이로 적보산 정상이 보인다 [15:23]

 

▲ 양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4거리 안부 [15:25] 

 

▲ 호젓한 소나무 숲길 [15:29] 

 

▲ 북봉과 적보산 정상 [15:32] 

 

▲ 소나무 송진 채취 흔적 [15:34]


15:43   이윽고 고운리 임도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591봉에 도착했다. 여기서 길은 왼쪽으로 꺾이는데 정상까지는 1.2km 거리다. 능선 오른쪽으로 중산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정상 200m 전에 있는 북봉에 올랐다. 북봉에는 이정표가 있고 중산저수지 옆 상촌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북봉에서 밧줄이 설치된 급경사 길을 내려가 안부에서 역시 밧줄이 설치된 급경사 길을 다시 올랐더니 적보산 정상이다.


▲ 고운리 임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 이정표 [15:43]

 

▲ 주능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표지판 [15:48]

 

▲ 북봉에 있는 이정표 [16:06] 

 

▲ 북봉 정상에 있는 표지판 [16:06]

 

▲ 북봉과 적보산 사이에 있는 안부 [16:07] 

 

▲ 적보산 정상 올라가는 길 [16:10]


16:12   적보산 정상에 올랐다. 이정표가 있고 삼각점이 있고 중앙경찰학교에서 세운 정상표지석이 있었다. 표지석에는 '꿈과 희망을 경찰에게 안전과 행복을 국민에게'라고 젹혀 있다. 중앙경찰학교는 아들 선우가 경찰 교육을 받을 때 두어 번 와본 적이 있다. 잡목 때문에 조망은 별로고 오른쪽으로 중앙경찰학교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왼쪽은 청풍대로 내려가는 길인데 바로 아래에 '청풍대'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다.

 

청풍대 쪽 급경사를 100m 정도 내려갔는데 뭔가 잊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에고, 정상에서 사진을 안 찍었네. 어떡하나? 뭘, 어떡해, 다시 올라가야지. 사실 내려왔던 같은 길을 다시 올라가는 것 만큼 힘들고 재미 없고 하기 싫은 일도 드물다. 사진 찍고 다시 하산, 청풍대로 내려가는 길은, 올라올 때 걸었던 길과는 전혀 다르게, 온통 바윗길이었다. 같은 산인데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능선 오른쪽으로 수회리의 중앙경찰학교 건물이 보인다. 그쪽 산비탈의 단풍이 참 곱다. 


▲ 적보산 정상에 있는 이정표 [16:12]

 

▲ 적보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청풍대 가는 길 이정표 [16:13] 

 

▲ 적보산 정상에서 기념으로 한 장 [16:19] 

 

▲ 청풍대로 내려가는 길 소나무 숲 [16:26]

 

▲ 보기에 좋은 소나무들 [16:28] 

 

▲ 적보산에서 청풍대로 가는 길은 바윗길이다 [16:30] 

 

▲ 청풍대로 내려가는 바윗길 [16:31]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적보산의 단풍 [16:31] 

 

▲ 전망대에서 바라본 수안보 시내 [16:32]


16:32   청풍대는 암반으로 이루어진 전망대였다. 여기서는 산비탈의 고운 단풍 숲 아래 수회리에 자리잡고 있는 중앙경찰학교 건물이 잘 보였다. 또 왼쪽으로는 적보산 정상에서 뻗어내린 주능선과 내가 걸어온 능선이 잘 보였다. 이정표에 적힌 '연못 1,014m' 방향으로 하산을 계속했다. 소나무와 바위가 잘 어울린 하산길의 암벽에 밧줄이 설치된 곳도 있다. 왼쪽으로 다릿골가든 위 마을과 수안보 시내, 그리고 일양유스호스텔에서 올라오는 지능선길이 잘 보인다. 수안보 사조리조트 스키장과 괴산군 장연면으로 넘어가는 도로도 보인다. 그런데 연못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바윗길이 끝나면서 합천 이 씨 묘가 3개 보였다. 묘를 지나자 낙엽이 융단처럼 깔린 거의 사면에 가까운 넓은 능선길인데 경사가 보통 심한 것이 아니다. 낙엽을 밟은 발이 그냥 미끄러진다. 고도가 낮아지면서 왼쪽으로 집이 보이고 승용차도 보이고 아까 올라갔던 도로도 보였다. 하산 지점은 바로 다릿골가든 위에 있는 마을이었다. 밭둑에 내려서서 계곡 쪽으로 걸어가는데, 주인인 듯한 남자가 그쪽으로 가면 길이 없으니 이쪽으로 가라고 다른 쪽을 가리킨다. 고마운 분이네.


▲ 청풍대에 있는 이정표 [16:32]

 

▲ 청풍대에서 바라본 중앙경찰학교 쪽 단풍 [16:33] 

 

▲ 청풍대에서 바라본 적보산 주능선 [16:34] 

 

▲ 내가 걸어온 적보산 주능선 [16:34]

 

▲ 다릿골가든으로 내려가는 길 [16:35] 

 

▲ 다릿골 마을과 수안보 시내가 보인다 [16:40] 

 

▲ 수안보 사조마을 스키장과 괴산 장연으로 넘어가는 도로가 보인다 [16:40] 

 

▲ 하산길에 만난 陜川 李 氏 무덤 [16:44] 

 

▲ 낙엽이 융단처럼 깔려 있는 하산길 [16:50]


17:02   아까 올라갔던 도로에 내려섰다. 아내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다릿골가든까지는 불과 2분 거리였다. 차에서 기다리는 아내에게 무엇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가을을 줍고 있었단다. 뭔 소리여. 알고보니, 낙엽을 줍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사과를 반쪽씩 나눠 먹고 있는데 관광버스 한 대가 다릿골가든으로 들어온다. 늦은 시간인데 하룻밤을 묵으러 오나? 다릿골가든을 출발해서 이번에는 연풍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은 자꾸 충주 쪽으로 가라고 한다. 하긴 기계가 사람의 의도를 알아차린다면 이미 기계가 아니지. 연풍이 가까워지자 내비게이션이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연풍에서 쌍곡계곡 들어가는 길 전까지는 4차로 도로가 임시개통이 되어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 잔뜩 흐린 하늘에서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내일 비가 온다더니 서서히 그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괴산을 지나자 도로에 차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청주가 가까워지자 차는 더욱 늘어나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일요일도 아닌 토요일 저녁인데 차가 이렇게 밀리나?


▲ 도로에서 바라본 하산지점 농장 모습 [17:02] 

 

▲ 도로에서 바라본 적보산 [17:02] 

 

 ▲ 가을이 깊어가고 있는 다릿골 가든 [17:04]


18:45   청주에 도착하니 도로에 차가 밀린 관계로 예정했던 시간보다 15분 정도가 더 걸렸다. 산행 후에 자주 찾는 김천가에서 순대곱창전골을 시켜 소주를 마시며 적보산에서 품어온 가을 분위기를 풀어놓았다. 적보산은 산행로가 잘 나 있을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소나무 숲 속으로 나 있는 부드러운 흙길과 경사진 바윗길을 함께 걸어볼 수 있고, 바로 근처에 수안보온천이 있어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온천을 하며 피로를 풀 수 있어 일석이조의 산행지로 적합하다. 산행시간도 3시간이면 충분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