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24. [한국 100名山 78] 강원 홍천 공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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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산 산행기

◈ 일시: 2009년 10월 24일 토요일 

◈ 장소: 공작산 887.4m / 강원 홍천 

◈ 코스: 공작골 가든 → 방갈로 → 지능선 → 공작산 → 문바위골 → 공작골 가든

◈ 시간: 4시간 25분

◈ 회원: 평산회원 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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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0  오늘은 평산회에서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단풍이 어디까지 내려왔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강원도의 낮은 산에 한창일 거라는 짐작과, 비록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에 속하기는 하지만 단풍으로 유명한 산은 아니니 그리 붐비지 않을 거라는 기대로 홍천에 있는 공작산을 산행 대상지로 정했다. 갑자기 김지홍 회원의 참석이 어렵게 되어 박운용 임시회원을 포함한 6명이 두 대의 차로 산행을 떠나게 되었다. 집결장소인 신흥고 체육관 앞에 가니 신동갑 회원이 벌써 와 있다. 잠시 기다려 김석언 차로 온 나머지 회원들과 만났다.

 

3명씩 두 대의 차에 나누어 탄 후 신흥고를 출발하여 오창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토요일이지만 올라가는 길이라 차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일교차가 심해서 그런지 군데군데 지역별로 안개 낀 곳이 자주 나타났다. 해만 나면 스러질 것들이지만 지금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호법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들어섰다. 역시 철이 철인 만큼 동해쪽으로 가는 차들이 많다. 4차로에 차들이 가득하고 가끔 정체가 되는 곳도 있었다. 강원도에 단풍이 절정인 모양이다.

 

08:50  문막휴게소에 들렀다. 주차할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찬 휴게소에 원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었다. 커피를 한 잔 마시러 판매점에 들러보니 식당에 빈 자리 없이 사람들이 앉아서 아침을 먹고 있었다. 자리가 모자라 서서 먹는 사람들도 있었다. 화장실에 가보니 전쟁터가 따로 없다. 여성용은 말할 것도 없고 남성용 화장실에도 줄이 늘어서 있었다. 경제가 어떻고 뭐가 저떻고 해도 볼 건 다 보고 할 건 다 한다. 예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조금 어려워졌다는 얘기지, 절대적으로 보면 먹고 살 만하다는 것을 행락객의 숫자가 증명하고 있다.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에 진입하니 그 많던 차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가뭄에 콩 나듯 차들이 나타난다. 사람들이 모두 동해 쪽으로 가는 모양이다. 홍천나들목까지의 고속도로 양쪽 산의 단풍이 몹시도 곱다. 단풍은 빨간색만 예쁜 것이 아니다. 갈색이나 노란색도 곱다. 아직 물이 덜 든 녹색과 뒤섞여 산 전체가 울긋불긋하다. 홍천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444번 지방도를 타고 노천리 쪽으로 달렸다. 공작교를 건너 노천저수지 오른쪽으로 나 있는 406번 지방도를 따라 올라갔는데 그만 공작골을 지나쳐 공작고개까지 올라가고 말았다. 공작고개에서도 산행을 할 수 있지만 우리가 원래 정한 코스가 아니라, 다시 차를 돌려 고개를 내려오니 오른쪽으로 공작골가든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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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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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공작골가든 왼쪽 공작저수지 옆에 공터가 있다. 일단 차를 세운 다음 산행준비를 했다. 10:20 산행 시작. 원래 계획은 궁지기골과 문바위골 가운데에 있는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것이었는데 그 길을 찾을 수가 없다. 조금 헤매다가 표지기가 붙어 있는 넓은 비포장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예상컨데, 궁지기골에 있는 공작산 자연휴양림으로 올라가는 길인 것 같다. 이 길로 올라가면 안공작재를 거쳐 공작산 정상에 이를 수 있다. 위로 얼마를 올라가자 도로 양쪽으로 방갈로 건물이 띄엄띄엄 세워져 있는데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도 있었다. 휴양림인가?

 

길이 오른쪽으로 갈라지는데 직진길 옆에 등산객 출입을 금한다는 낡은 표지판이 하나 서 있다. 휴양림 같으면 길을 통제할 리가 없다는 생각에 계속 올라갔더니, 오른쪽에 있는 집에서 한 여자가 나오며 이 길은 사유지라 통행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라고. 그 양반 설명에 의하면, 우리가 아까 차로 올랐던 공작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라는 것이다. 엥? 이게 뭔 소리여. 따지고 들어봤자 큰 소득이 없을 것 같아 발길을 돌렸다. 적당한 곳에서 계곡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붙을 작정이다. 아까 지났던 도로가 갈라지는 곳에 도착해서 왼쪽 길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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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작골가든 왼쪽에 있는 공터 주차장 [10:15]

 

▲ 주차장 위에 있는 공작산 황토 펜션 [10:17]

 

▲ 공작산 자연휴양림으로 올라가는 도로 [10:31]

 

▲ 도로 오른쪽 산 능선의 단풍 [10:35]

 

▲ 도로 오른쪽 산 능선의 단풍 [10:39]

 

▲ 공작산 자연휴양림 안에 있는 인공 연못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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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3  왼쪽으로 나 있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산행객 여러 명이 우리처럼 길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며 서 있었다. 언덕을 올랐는데 도로 오른쪽에 방갈로가 한 채 있고 마당에는 집더미 만한 장작더미가 있었다. 길은 끊어졌고 줄을 쳐놓은 왼쪽 능선으로 올라야 할 것 같아 무작정 그쪽으로 들어섰다. 자작나무 숲을 지나니 예상했던대로 산길이 나 있다. 이전에 우리처럼 퇴짜를 맞은 많은 사람들이 역시 우리처럼 이쪽으로 올라갔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산을 보는 눈이 대개 비슷하니까. 아까 어디로 갈까 망설이던 팀도 우리가 가는 길을 따라 오고 있다. 지들이라고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을라고.

 

가파른 길을 13분 정도 걸어 묘에 도착했다. 김영옥 회원이 가져온 고구마와 배로 일단 숨을 돌리며 배를 채웠다. 주변에 단풍나무와 옻나무가 없어 빨간 색은 볼 수 없었지만, 참나무 종류의 나뭇잎에 황금색 단풍이 곱게 들어 빨간 색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휴식 후 출발, 주능선까지 바윗돌과 흙이 섞여 있는 경사진 길이 50분 동안 계속 이어졌다. 그리 위험한 길은 아니었지만 낙엽과 잔돌 때문에 발이 자꾸 미끄러진다. 평산회 산행에 처음 참가한 박운용 회원은 앞장 서서 잘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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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능선이 시작되는 자연휴양림 방갈로 [10:53]

 

▲ 지능선의 시발점인 자작나무 숲 [10:53]

 

▲ 급경사 길을 오른 다음 묘 옆에서 휴식 [11:06]

 

▲ 휴식 후 다시 주능선을 향하여 [11:09]

 

▲ 또 다른 무덤 옆을 지나고 [11:12]

 

▲ 황금색 단풍의 아름다움 [11:15]

 

▲ 급경사 암릉 지대 [11:37]

 

▲ 급경사 암릉 지대 [11:38]

 

▲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낙엽 길 [11:45]

 

▲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암릉길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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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9  주능선에 올랐다. 왼쪽은 안공작재, 수리봉, 약수봉을 거쳐 수타사로 이어지는 길이고 오른쪽은 406 지방도가 지나가는 공작고개로 이어지는 길이다. 공작산 정상은 주능선에서 200m 정도 떨어져 있었다. 주능선에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시간적으로 보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상에 오를 시각이다. 주능선에서 정상까지는 밧줄이 매어져 있는 암릉길도 있었는데 10분 남짓한 거리였다. 왼쪽으로 안공작재와 수리봉에서 약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보인다. 공작산 정상은 암봉인데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도 밧줄이 매어져 있었다.

 

해발 887.4m의 공작산 정상은 좁아서 오래 머무를 수가 없었다. 정상 건너편 봉우리에는 산불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사진 한 장 찍고 봉우리를 내려와 주능선 삼거리 이정표 옆 공터에 점심상을 차렸다. 김밥을 주식으로 하고 과일을 안주로 하여 칡주와 소주 한 병을 반주로 곁들였다. 소박한 점심상이지만 오가는 대화가 풍성해서 분위기는 그만이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다. 단체산행객들도 많다. 사람이 아무리 많이 와도 산은 모두를 다 품어준다. 그래서 산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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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능선 삼거리에 있는 이정표 [11:59]

 

▲ 정상으로 올라가는 암벽길 [12:02]

 

▲ 공작산의 주능선인 수리봉과 약수봉 능선 [12:05]

 

▲ 공작산 정상 암봉으로 올라가는 길 [12:10]

 

▲ 공작산 정상에서 회원 일동 [12:13]

 

▲ 정상 건너편 봉우리에 있는 산불감시카메라 [12:13]

 

▲ 능선 삼거리 공터에서 점심 식사 중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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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  점심을 먹은 후 공작고개 쪽으로 방향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원점회귀를 하려면 공작고개 쪽 능선에서 갈라지는 문바위골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공작고개로 가는 주능선 길은 아기자기했다. 경사가 심한 곳은 밧줄이 매어져 있기도 하지만 평탄한 길도 있었다. 30분 정도 걸어 안부 4거리에 도착했다. 왼쪽은 군업리로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문바위골 하산로다. 문바위골 하산로는 계곡을 따라 계속 이어졌는데 다래덩굴이 많은 것이 특징이었다. 가물어서 그런지 계곡에 물이 흐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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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작고개 쪽 능선을 걷고 있는 회원들 [13:07]

 

▲ 경사가 심한 곳에는 밧줄이 [13:20]

 

▲ 가을 냄새가 나는 평탄한 길 [13:31]

 

▲ 4거리 안부 이정표 [13:34]

 

▲ 문바위골로 내려가고 있는 회원들 [13:39]

 

▲ 문바위골에는 유난히 다래덩굴이 많았다 [13:52]

 

▲ 평탄한 문바위골 산행로 [13:58]

 

▲ 가끔 암반지대도 나타나고 [14:04]

 

▲ 단풍나무가 터널을 이룬 산행로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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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  물이 많이 흐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씩 고여 있는 곳에서 흩어져 발을 씻었다. 뼛속까지 시려오는 찬물에 산행에 지친 발을 담그니 온몸이 짜릿해지며 소름이 돋는다. 그러나 그 짜릿한 기운이 곧 가시며 몸이 훈훈해지는 것을 느꼈다. 신기하다. 탁족을 하고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일반적으로 뼈는 찬 물로 다스려아 하고 근육은 따뜻한 물로 다스려야 한다. 20분 정도 걸어 궁지기골과 문바위골이 합쳐지는 합수머리에 도착했다. 지형을 살펴보니 두 계곡 사이의 능선길은 합수머리에 있는 주택 뒤로 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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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바위골에서 탁족 준비 중 [14:15]

 

▲ 탁족 후 다시 계곡을 따라 하산 [14:33]

 

▲ 궁지기골과 문바위골 합수머리에 있는 주택 [14:40]

 

▲ 문바위골을 벗어나고 있는 회원들 [14:41]

 

▲ 주택 뒤로 올라가야 지능선을 탄다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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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5  주차장에 도착하니 3시도 안 되었다. 돌아가는 길이 혹시 붐빌지 몰라 바로 귀가길에 올랐다.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도로는 한산했다. 만종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해서 달리는데 김석언 회원의 차는 남원주에서 빠져 19번 국도를 타고 충주 쪽으로 가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고속도로가 밀리지 않는다면 그 쪽 길이 시간이 더 걸릴텐데. 중부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차들이 꽤 많았다. 게다가 진천과 증평 사이에서 사고가 났는지 하염 없이 차들이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고속도로에 차가 밀리는 바람에 청주 제일수산에 도착한 시각은 국도로 온 팀과 별로 차이가 없었다. 산행에 참석하지 못한 김지홍 회원을 불러 7명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산행 뒤풀이를 했다. 오늘 처음 평산회 산행에 참석한 박운용 회원이 정회원으로 가입을 희망해 와 다음 번부터는 함께 산행을 하게 되었다. 새로운 회원이 가입함에 따라 평산회가 더 잘 될 거라는 기대를 하며 가을의 강원도 단풍 산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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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돌아온 주차장 [14: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