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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기山行記

2009.10.04. [경기山行記 15] 경기 광주 남한산성

by 사천거사 2009. 10. 4.

남한산성 산행기 

◈ 일시: 2009년 10월 4일 일요일  

◈ 장소: 남한산성 벌봉 515m / 경기 광주 중부면    

◈ 코스: 동문 → 동장대터 → 벌봉 → 북문 → 서문 → 수어장대 → 남문 → 동문  

◈ 시간: 3시간 51분

◈ 회원: 아내와 함께


 


남한산성

 

서울을 지키는 외곽에 4대 요새가 있었다. 북쪽의 개성, 남쪽의 수원, 서쪽의 강화, 동쪽의 광주였다. 동쪽의 광주에는 남한산성이 있다. 서울에서 동남쪽으로 24km,  성남시에서 북동쪽으로 6km 떨어져 있는 남한산에 위치하고 있으며, 길이는 9.05km, 높이는 7.3 m이다. 원래 2천여년 전 고구려 동명왕의 아들 백제의 시조 온조왕 때 쌓은 토성이었으나, 이를 신라 문무왕 때 다시 쌓아 '주장성'을 만들고, 그 옛터를  활용하여 후대에도 여러 번 고쳐 쌓다가, 조선조 광해군때(1621) 본격적으로 축성하였다 한다. 

 
석축으로 쌓은 남한산성의 둘레는 약 8km이다.  자연석을 써 큰 돌을 아래로, 작은 돌을 위로 쌓았다. 동서남북에 각각 4개의 문과 문루, 8개의 암문을 내었으며, 동서남북 4곳에 장대가 있었다. 성 안에는 수어청을 두고 관아와 창고, 행궁을 건립했다. 유사시에 거처할 행궁은 73칸, 하궐 154칸으로 모두 227칸을 이때 지었다.  80개의 우물, 45개의 샘을 만들고 광주읍의 행정처도 산성 안으로 옮겼다. 산성이 축조되고 처음으로 시행(인조 17년, 1639)된 기동훈련에 참가한 인원만 해도 1만 2,700명이었다.

 

그러나 지금 성곽에 남아 있는 건물은 불과 몇 안 된다. 동문, 남문과 서장대, 현절사, 문무관, 장경사, 지수당, 영월정, 침괘정, 이서 장군사당, 숭렬전, 보, 루, 돈대 등이 남아있다. 그 중 4대문과 수어장대, 서문 중간쯤의 일부 성곽은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남한산성은 사적 제57호와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등산을 겸한 봄, 가을의 관광은 성남시를 거치는 남문코스가 좋고,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을 끼고 있는 동문 코스가 좋다.


07:25  오늘은 추석 연휴일이자 일요일이다. 쉬는 날이니 산행을 가야하는데 어디가 좋을까 대상을 물색하다가 광주에 있는 남한산성으로 정했다. 그리 높지 않고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이기에 선택을 했는데, 문제는 오늘이 추석 다음 날이라 귀경하는 차들이 많아 시간이 지체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였다. 그래도 어쨌든 가야한다. 일단 일찍 떠나보자. 청주 아파트 출발, 오창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예상대로 차가 많았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끊임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차량 행렬이 이어졌지만 그렇다고 제 속도를 못 낼 정도는 아니었다. 다행이다. 한 번의 행동이 백 번의 생각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다시 증명이 되었다.

 

광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면서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대로 운행을 했다. 43번 국도를 타고 하남 방면으로 달리다 보면 남한산성으로 가는 342번 지방도가 왼쪽으로 갈라진다. 이 도로는 남한산성을 통과해서 성남시로 이어지는 도로다. 남한산성으로 가는 도로 양쪽에는 음식점이 많이 자리잡고 있었다. 서울이 가깝다 보니 남한산성을 찾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고 당연히 먹는 장사도 번성할 수밖에 없다. 

 

08:43  동문 왼쪽에 있는 도로 옆 주차장에 도착하니 세워놓은 차가 두 대밖에 없다. 남한산성 산행 코스는 매우 다양한데 중문에서 출발하면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아 원점회귀를 할 수 있다. 산행준비를 한 다음 중문 옆으로 나 있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조금 힘들여서 계단길을 올라가니 이내 길은 평탄하다. 황진이와 관련된 설화가 깃들어 있는 松岩亭을 지났다. 역사가 오래된 곳이니 곳곳에 이야기거리가 많을 것이다. 길은 성벽 안쪽을 따라 계속 이어졌다. 얼마를 걸어가니 이윽고 넓은 평지가 나타나고 왼쪽으로 장경사가 보인다.


▲ 도로변에 있는 동문주차장 [08:45]

 

▲ 남한산성 동문 [08:48]

 

▲ 동문 왼쪽으로 나있는 계단 [08:49]

 

▲ 성벽을 따라 나있는 계단길 [08:51]

 

▲ 송암정을 지나며 [08:53]

 

▲ 시간이 일러 그런지 호젓하다 [08:55]

 

▲ 성벽길을 오르다 잠시 멈추어서 [08:57]

 

▲ 멀리 가야할 성벽이 흰점으로 보이고 [08:57]

 

▲ 멀리 보이는 건물은 장경사 절집 [09:01]


09:12   오른쪽으로 장경사신지옹성이 자리잡고 있다. 장경사(長慶寺) 신지(信址) 옹성(甕城)이란 장경사에서 수어(守禦)를 담당하는 옹성이란 뜻이다. 원성과 높이를 달리해 원성(元城)의 하단부와 옹성의 여장 부분이 같은 높이로 쌓여 있다. 성벽은 폭이 60㎝, 두께가 40㎝ 정도의 정방형 석재를 이용해 정연하게 구축하였다. 옹성의 남쪽에는 수구가 1기 마련되어 성내 물을 배출시키고 있다.

 

옹성을 지나자 오른쪽으로 암문이 있다. 암문을 지나니 오른쪽으로 남한산(벌봉)이 보인다. 남한산성 도립공원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다시 조금 올라가니 왼쪽에 군포지가 있다. 남한산성 군포지는 성을 지기키 위한 초소 건물이 있던 곳으로 산성 내에 모두 125군데가 있었으나, 지금은 남아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한다. 조금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니 東將臺址다.


▲ 장경사신지옹성의 모습 [09:12]

 

▲ 성벽에 기대어 [09:12]

 

▲ 성벽에 앉아도 보고 [09:14]

 

▲ 성벽에 올라서기도 하고 [09:15]

 

▲ 남한산 벌봉의 모습 [09:15]

 

▲ 남한산성 군포지의 모습 [09:21]

 

▲ 하얀 띠의 남한산성 모습 [09:22]


09:24   널찍한 동장대지에 올랐다. 남한산성이 준공된 후에 수어청을 두었는데 수어청에는 前後中左右의 5營이 소속되어 있었다. 이곳은 前營將과 左營將이 배치되어 진을 치고 휘하장졸을 지휘하던 동장대가 있던 곳이다. 동장대터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사과를 간식으로 먹었다. 햇사과라 그런지 맛이 좋다. 여기서 성벽을 따라 돌면 북문으로 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남한산성에서 제일 높다는 남한산(벌봉)에 오를 수가 없다.

 

벌봉은 봉암성(蜂巖城)에 있다. 이 성은 숙종 12년에 부윤 윤지선이 처음 쌓았는데 둘레가 1142.8m이고 女堞 294타이며 암문이 4, 군포가 15군데 있었다. 봉암성으로 가려면 암문을 빠져 나와 다시 암문을 통과해서 들어가야 한다. 봉암성은 女墻이 많이 허물어진채 방치되어 있었다. 女墻이란 성 위에 낮게 쌓은 담을 말하는데 이곳에 몸을 숨겨 효과적으로 적을 향해 총과 활을 쏠 수 있는 시설물이다. 별로 경사가 없는 길을 조금 걸어가니 오른쪽으로 암봉이 하나 모습을 드러냈다.


▲ 동장대터에서 잠시 휴식 [09:25]

 

▲ 동장대지에서 건너다본 서울시내 모습 [09:27]

 

▲ 벌봉으로 가는 암문 [09:31]

 

▲ 봉암성 암문 앞에서 [09:43]


09:45   벌봉에 올랐다. 암문 밖에서 이 바위를 보면 흡사 벌과 같다 하여 벌봉이라고 한다. 바위 위에 올라서니 서울 시내가 보이고 우리가 앞으로 갈 산성길도 보이고 중부고속도로 건너 검단산 능선도 잘 보였다.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고 그리 따갑지 않은 햇살이 비치는 바위에 앉아 어제 차례를 지낸 송편을 먹었다. 잠시 해바라기를 한 다음 다시 남한산성 동장대터로 돌아왔다. 이제부터는 산성길을 따라 북문으로 가야 한다.


▲ 벌봉에서 바라본 검단산 능선 [09:47]

 

▲ 벌봉 정상에서 송편을 들고 [09:49]

 

▲ 벌봉에서 바라본 남한산성 [09:50]

 

▲ 바위를 내려올 때는 조심조심 [09:53]

 

▲ 길 옆에 있는 나무에 걸터 앉아 [10:08]

 

▲ 북문으로 가는 널찍한 길 [10:12]


10:15   반듯하게 잘 쌓은 예쁜 돌탑이 길 옆에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돌탑쌓기를 참 좋아한다. 유전자에 그런 기운이 들어있는가 보다. 돌탑에서 북문까지는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성벽을 따라 널찍한 길이 잘 나 있었다. 길 왼쪽으로는 송림인데 보기 좋은 소나무들이 열을 지어 우리를 반겨준다. 남한산성은 성벽 안에도 길이 있지만 바깥에도 길이 나 있어 평탄한 길이 싫은 사람은 바깥길을 걸으면 된다. 시간이 이른지 아직까지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 반듯하게 잘 쌓은 돌탑 [10:15]

 

▲ 성벽 안쪽으로 나 있는 길 [10:15]

 

▲ 커다란 흰색 아나콘다같은 남한산성 성벽 [10:17]

 

▲ 보기 좋은 소나무가 도열해 있는 산행로 [10:18]

 

▲ 성벽길을 내려오다 잠시 멈춰서서 [10:19]

 

▲ 약간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 [10:23]

 

▲ 소나무가 아름다운 길 [10:25]

 

▲ 사람이 없는 호젓한 성벽길 [10:26]


10:31   북문에 도착했는데 주변은 보수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북문 인근 지역에도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많았다. 북문에서 조금 올라가면 연주봉옹성이 나온다. 이 옹성은 元城과 연주봉을 연결하는데 둘레 274m에 73개의 여담이 있었다. 이 옹성은 암문을 통하여 성내를 출입할 수 있으며, 포를 쏘는 시설은 없고 봉수나 망루의 역할을 한 듯한 원형의 석축 시설물 잔해가 4~5단 정도 남아 있다. 성곽이 주목적이 방어인데 비하여 옹성은 성곽에서 삐죽하게 돌출하여 성을 포위하는 적을 요격하는 용도로 사용된 것 같다. 서문이 가까워지자 오른쪽을 서울 시내가 잘 보인다.


▲ 남한산성 북문 앞에서 [10:32]

 

▲ 북문 위에 아름다운 소나무 숲 [10:37]

 

▲ 서문으로 가는 길 왼쪽의 아름다운 소나무들 [10:45]

 

▲ 북문에서 서문으로 가는 길 [10:47]

 

▲ 연주봉옹성의 모습 [10:56]

 

▲ 서문에 이르기 전에 바라본 서울 시내의 모습 [11:00]


11:03   남한산성 서문에 도착했다. 사람이 많아졌다. 시간적으로 보아 사람들이 모여들 때다. 서문에서 수어장대로 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수어장대 아래 벤취에 앉아 가져간 빵을 간식으로 먹었다. 남한산성에서 가장 완벽한 건물 형태로 남아 있는 수어장대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호로 지휘와 관측을 목적으로 지은 누각이다. 수어장대가 있는 이곳은 이름이 청량산이다. 수어장대에서 남문으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의 계단길이었다. 오른쪽으로 서울 시내가 잘 보인다. 남산 타워도 보이고 북한산, 도봉산도 보인다. 팔각정자 영춘정이 길 왼쪽에 있다.


▲ 남한산성 서문 앞에서 [11:03]

 

▲ 서문에서 수어장대를 향해 [11:05]

 

▲ 수어장대 건물 모습 [11:22]

 

▲ 수어장대 건물 앞에서 [11:23]

 

▲ 수어장대 건물 앞에서 [11:23]

 

▲ 수어장대에서 내려가는 급경사 계단길 [11:29]

 

▲ 서울 시내를 배경으로 [11:34]

 

▲ 성벽 너머로 본 서울 시내의 모습 [11:36]

 

▲ 팔각정자 영춘정의 모습 [11:37]


11:49   깃발이 나부끼는 남한산성 남문에 도착했다. 이제 南將臺址로 올라가야 하는데 공사중이라 약간 우회를 해야 했다. 20분 정도 걸어 올라 남장대지에 도착했는데 이곳은 後營將이 배치되어 진을 치고 휘하장졸을 지휘하던 곳이다. 남장대지에서는 제2남옹성을 볼 수 있다. 제1남옹성은 공사중이라 볼 수가 없었다. 남장대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동문을 향해서 출발했다. 성벽을 따라 길을 내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 많았다. 멀리 동문이 보인다.


▲ 남한산성 남문 [11:49]

 

▲ 남한산성 깃발을 부여잡고 [11:50]

 

▲ 남문을 배경으로 [11:52]

 

▲ 남장대지로 가는 길 [12:09]

 

▲ 남장대지에서 잠시 휴식 [12:11]

 

▲ 키 작은 코스모스를 발견하고 신기한 듯 [12:18]

 

▲ 산행이 거의 끝나는 지점에서 [12:32]

 

▲ 342번 지방도 모습 [12:33]


12:34   아침에 한산하던 주차장에 차가 가득하다. 혹시 자리가 있나 기웃거리던 차들이 모두 그냥 통과한다. 역시 서울 가까운 곳에 있는 산들은 시도 때도 없이 사람들이 많다. 하긴 서울 사람들이 좀 많나. 또한, 세계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드물다. 차를 돌려 중부고속도로로 향했다. 광주나들목으로 진입을 해야하는데 애매한 표지판 때문에 45번 국도로 잘못 들어 한참을 달리다 다시 돌아오는 해프닝이 있었다. 중부고속도로는 상행선이 조금 밀릴 뿐 하행선은 글자 그대로 고속도로였다. 두 시 조금 넘어 청주에 도착, 추석 다음날의 남한산성 나들이를 무사히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