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종주 산행기
◈ 일시: 2009년 8월 30일 일요일
◈ 장소: 오대산 1563.4m / 강원 홍천
◈ 코스: 진고개 휴게소 → 동대산 → 두로봉 → 상왕봉 → 비로봉 → 상원사 주차장
◈ 거리: 17.4km
◈ 시간: 7시간 18분
◈ 회원: 홍세영, 이규필, 이효정(청주 메아리산악회 안내 등반)
06:00 오늘은 청주메아리산악회에서 안내하는 오대산 종주 산행을 가는 날이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이것저것 준비하고 아침 먹고 택시로 청주종합운동장 앞으로 갔다. 버스에 올라 대충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니까 홍세영 회원이 버스에 오른다. 이규필 회원에게 전화를 했더니 솔밭공원 앞에서 탈 거란다. 정시에 버스는 출발, 서청주나들목으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호법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도로에 차는 별로 없다. 문제는 날씨인데 하늘을 보니 구름이 잔뜩 끼어 있을 뿐 비가 내리지는 않는다.
07:28 문막휴게소에 들렀다. 사람들이 꽤 많다. 버스에서 내리다보니 네팔 트레킹을 두 번이나 함께 다녀온 최창원 선배님이 보인다. 또 예전에 함께 근무했던 변창수 선생님도 보인다. 반갑다. 원두커피를 한 잔 마시고 다시 출발, 진부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여기서 6번 국도를 따라 달리면 진고개가 나온다. 진고개에서는 노인봉을 거쳐 소금강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 [07:30]
09:05 주문진으로 이어지는 6번 국도에 있는 진고개휴게소에 버스가 도착했다. 주차장은 굉장히 넓은데 차는 별로 없다. 오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어 산행에 온 사람이 적은 것인가 아니면 아직 시간이 이른가? 진고개는 해발 960m에 위치하고 있고 따라서 오늘 산행의 첫 번째 고지인 동대산까지는 473m의 고도를 높이면 된다. 도로를 건너 계단길을 올라가는 것으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배추밭둑길을 지나 숲으로 들어가니 운무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 진고개에서 동대산까지는 거리는 1.7km에 불과하지만 계속되는 오름길이었다. 사실 이 구간은 자연휴식년제로 통행이 금지되어 있었는데 금년 1월 1일부터 해제가 되었다고 한다. 최근에 오대산 종주 산행이 많이 이루어지는 것이 다 이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돌계단길을 걷던 홍세영 회원이 조금 힘들어 한다. 그래도 가야 한다.
▲ 넓은 진고개 휴게소 [09:06]
▲ 진고개 휴게소 건물 [09:06]
▲ 주문진으로 가는 6번 국도가 통과하는 진고개 [09:07]
▲ 도로 건너 산행 들머리 [09:12]
▲ 계단길을 오르고 있는 홍세영 회원 [09:38]
▲ 운무에 덮인 암반길 [09:43]
▲ 동대산으로 올라가는 돌계단길 [09:59]
▲ 동대산으로 올라가는 돌계단길 [10:01]
▲ 동대산 정상 아래에 있는 이정표 [10:07]
10:09 동대산에 올랐다.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고 표지석도 있다. 동대산에서 다음 봉우리인 두로봉까지는 한참 멀다. 6.7km이니 적어도 3시간은 잡아야 한다. 고도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능선길이 계속 이어졌다. 운무가 계속 끼어 있어 조망은 전혀 없고 그냥 길만 걷는다. 두로봉 쪽에서 오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사람들이다. 진고개에서 두로봉까지는 백두대간에 속한다.
▲ 동대산 정상에 있는 삼각점 [10:09]
▲ 해발 1433m의 동대산 정상에서 [10:10]
▲ 헬기장을 겸하고 있는 동대산 정상 [10:11]
▲ 동대산을 2.2km 지나서 [10:58]
11:07 거대한 바위가 통채로 차돌인 차돌백이에 도착했다. 거 참 신기하네. 차돌로 된 큰 바위가 주변에 여럿 있었고 산행중에도 자주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질학적으로 이곳이 차돌이 많은 모양이다. 차돌백이에서 신선목이로 가는 길은 평탄한 길이었다. 오늘 오르게 되는 4개의 봉우리는 높이가 모두 고만고만해서 큰 오르내림이 없다.
▲ 거대한 차돌바위가 있는 차돌백이 [11:08]
▲ 비교적 평탄한 길 [11:19]
▲ 헬기장을 지나고 [11:29]
▲ 잠시 휴식을 취하고 [11:30]
11:48 신선목이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제 두로봉도 그리 멀지 않다. 산행로 양쪽으로 투구꽃이 만발했다. 작년 백두대간 종주를 할 때에도 이 투구꽃을 많이 보았는데 처음에는 매발톱으로 잘못 알았었다. 산행로 양쪽에는 또 멧돼지들이 파헤쳐 놓은 흔적이 도처에 남아 있었다. 먹을 것을 찾아 그렇게 한 모양인데 지금은 모두 어디에 가 있는지 궁금하다. 낮에 자고 밤에 활동을 하나?
▲ 신선목이에서 [11:48]
▲ 오대산에는 헬기장이 많다 [12:21]
▲ 요즘 한창인 투구꽃 [12:26]
▲ 오늘은 하루 종일 운무 속이다 [12:28]
12:36 해발 1421m의 두로봉에 도착했다. 이곳은 오대산 종주를 하기 위해 상왕봉으로 가는 길과 백두대간을 하기 위해 신배령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이다. 후자의 길은 내가 곧 가야 할 길이기도 하다. 두로봉에서는 많은 회원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우리라고 빠질 수 없지. 길 한켠에 자리를 잡고 식탁을 차렸다. 먹다 보니 안주는 좋은데 술이 없다. 최창원 선배님에게 부탁을 해서 술을 한 병 얻어 맛있게 마셨다. 1시 5분에 점심 후 출발, 두로령까지는 거의 내리막길이었다.
▲ 해발 1421m의 두로봉에 있는 산행안내도 [12:37]
▲ 운무 속을 걷고 있는 홍세영 회원 [13:18]
▲ 평탄한 능선길 [13:19]
13:34 상원사에서 내면으로 넘어가는 도로가 두로령을 지나고 있다. 차가 다니기에 충분한 길이지만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도로를 이용하면 여기서 직접 상원사 주차장으로 내려갈 수 있다. 헬기장을 지나고 역시 상원사 주차장으로 바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이 갈라지는 두로령 갈림길을 지났다. 오후가 되었는 데도 운무는 걷힐 줄 모른다. 조망은 형편없지만 산행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다. 산이 높아 그런지 땀이 식을 때는 한기를 느낄 정도였다. 여름 산에서도 자켓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상원사에서 내면으로 넘어가는 고개 두로령 [13:34]
▲ 두로령에 있는 이정표 [13:35]
▲ 헬기장에서 [13:58]
▲ 두로령 갈림길 이정표 [14:02]
▲ 틈나는 대로 휴식 [14:12]
▲ 걷힐 줄 모르는 운무 [14:12]
14:26 해발 1491m의 상왕봉에 올랐다. 안개는 통 걷힐 줄을 모른다. 모처럼 3명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상왕봉에서 비로봉으로 가는 길은 조금 내려갔다 계속 올라가는 형태였다. 산이 워낙 크다보니 나무도 가지각색인데 참나무 종류가 많았다. 오래 묵어 사람이 들어가게 충분할 정도로 가운데가 뚫린 나무가 있는가 하면, 같은 뿌리에서 대여섯 개의 줄기가 한꺼번에 올라와 자란 것들도 있었다.
▲ 해발 1491m의 상왕봉 정상에서 [14:27]
▲ 운무에 싸여 있는 상왕봉 정상 [14:28]
▲ 상왕봉 정상에서 내려가는 계단길 [14:31]
▲ 원줄기가 여럿인 나무 [14:39]
▲ 비로봉에 오르기 전 잠시 휴식 [14:59]
▲ 비로봉으로 가는 평탄한 길 [15:03]
15:10 해발 1563m의 오대산 주봉 비로봉 정상에 올랐다. 비로봉 정상은 전망이 좋은 곳인데 오늘은 운무 때문에 전혀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정상에서 상원사까지는 3km 거리다. 비로봉에서 적멸보궁으로 내려가는 길은 대부분이 돌계단, 나무계단길이다. 사람들이 많이 오르내리는 코스라 그런 시설을 해놓았으리라. 하산길 좌우로 아름드리 전나무들이 자주 눈에 들어온다. 월정사 입구의 전나무 숲길이 유명한데.....
▲ 비로봉에 있는 이정표 [15:11]
▲ 비로봉 정상에서 이규필 회원 [15:12]
▲ 해발 1563m의 비로봉 정상에서 [15:12]
▲ 비로봉에서 상원사로 내려가는 길 [15:13]
▲ 전나무가 많은 상원사 하산길 [15:35]
15:50 산행로에서 약간 위에 있는 적멸보궁에 올랐다. 절집 안에 부처님은 없고 부처님의 진신사리만 모신 곳이다. 절집 안에 부처님이 없으니 사람들은 불전 밖에서 예를 올린다.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적멸보궁 주변에는 다람쥐가 무시로 돌아다니는데 사람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서 그런가? 적멸보궁에서 내려오다 보면 새로 지은 사자암이 있고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면 상원사에 이른다.
적멸보궁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한 불전을 지칭하여 적멸보궁이라 한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심으로써부처님이 항상 그곳에서 적멸의 낙을 누리고 있음을 상징하게 된다. 부처님 생존시는 인도 마가다국 가야성의 남쪽 보리수 아래로, 불법을 설파한 적멸도량임을 뜻한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는 곧 법신불(法身佛)로 부처님의 진신이 상주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예불의 대상으로 따로 불상을 봉안하지 않고 불단(佛壇)만 있는 것이 다른 불전과의 차이점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5개의 적멸보궁은 경상남도 양산군 영축산 통도사의 대웅전,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의 적멸보궁,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 봉정암(鳳頂庵) 의 적멸보궁, 강원도 영월군 사자산 법흥사(法興寺)의 적멸보궁, 강원도 정선군 태백산 정암사(淨巖寺)의 적멸보궁 등이다.
▲ 오대산 적멸보궁 앞에서 이규필 회원 [15:51]
▲ 오대산 적멸보궁 앞에서 [15:51]
▲ 적멸보궁에서 예를 올리고 있는 사람들 [15:53]
▲ 적멸보궁에서 내려오는 길 [15:55]
▲ 오대산 사자암(중대) [16:06]
16:18 상원사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많다. 관광을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원사에서 조금 더 힘을 써서 적멸보궁까지 올라온다. 상원사는 한창 공사가 벌어지고 있어 조금 어수선한 편이었다. 상원사에는 국보 제36호인 동종이 있다. 상원사에서 주차장까지는 300m 거리다. 잘 닦여진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주차장 못미쳐서 오른쪽에 전설이 깃든 관대걸이가 있다.
상원사 동종
오대산 상원사에 있는 동종으로 신라 성덕왕 24년(725)에 만들어졌다. 경주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과 더불어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완형의 통일신라시대 범종 3구 중 하나이며, 크기는 높이 167cm, 입지름 91cm이다.
이 종의 맨 위에는 큰 머리에 굳센 발톱의 용이 고리를 이루고 있고, 소리의 울림을 도와주는 음통(音筒)이 연꽃과 덩굴 무늬로 장식되어 있다. 종 몸체의 아래 위에 있는 넓은 띠와 사각형의 유곽은 구슬 장식으로 테두리를 하고 그 안쪽에 덩굴을 새긴 다음 드문드문 1∼4구의 악기를 연주하는 주악상(奏樂像)을 두었다. 네 곳의 유곽 안에는 연꽃 모양의 유두를 9개씩 두었다. 그 밑으로 마주보는 2곳에 구름 위에서 무릎꿇고 하늘을 날며 악기를 연주하는 비천상(飛天像)을 새겼다. 비천상 사이에는 종을 치는 부분인 당좌(撞座)를 구슬과 연꽃 무늬로 장식하였다.
이 종은 조각 수법이 뛰어나며 종 몸체의 아래와 위의 끝부분이 안으로 좁혀지는 고풍스런 모습을 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종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것으로 한국 종의 고유한 특색을 모두 갖추고 있다.
관대걸이(冠帶걸이)
관대걸이에는 조선시대 세조와 문수보살의 전설이 깃들어 있다. 부스럼을 치료하기 위해 오대산을 찾은 세조가 월정사를 참배하고 상원사로 가던 도중 물이 너무 맑아 목욕이 하고 싶어졌다. 혼자 물속에 들어가 몸을 씻고 있었는데 동자승 하나 지나가기에 불러서 등을 밀게 했다. 세조가 동자승에게 “어디 가서 임금의 몸을 씻어주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이르자, 동자승이 “대왕께서도 어디 가서 문수보살을 보았다는 말을 하지 마세요”하고는 사라졌다고 한다. 세조가 목욕할 때 옷을 벗어놓았다는 관대걸이 비석이 상원사 입구에 남아 있다.
▲ 오대산 상원사 입구 [16:19]
▲ 상원사 절집 [16:20]
▲ 국보 제36호인 상원사 동종 [16:23]
▲ 상원사에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16:25]
▲ 주차장 입구에 있는 관대걸이 [16:28]
▲ 오대산 상원사 표지석 [16:29]
16:30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회원들이 내려와서 두부를 안주 삼아 막걸리를 마시고 있었다. 우리가 너무 늑장을 부렸나? 조금 서둘렀다면 한 시간 정도는 단축시킬 수 있었을 텐데. 막걸리를 몇 잔 마시고 화장실을 다녀오니 후미가 모두 도착을 했다. 5시 30분에 주차장을 출발, 진부나들목에서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평창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소통이 원활하던 고속도로는 문막부터 정체가 되기 시작했는데, 중부고속도로에 접속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중부고속도로 음성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무사히 청주에 도착, 홍세영 회원이 집 앞까지 차로 태워줘 오대산 종주 산행을 편안히 마감할 수 있었다.
▲ 상원사 주차장 옆으로 흐르는 계류 [17:02]
▲ 상원사 주차장 모습 [17:03]
▲ 영동고속도로 평창휴게소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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