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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9.08.15. [한국 100名山 71] 광주 동구 무등산

by 사천거사 2009. 8. 15.

무등산 산행기  

◈ 일시: 2009년 8월 15일 토요일 

◈ 장소: 무등산 1186.8m / 광주광역시 동구

◈ 코스: 주차장 → 새인봉 → 중머리재 → 장불재 → 입석대 → 서석대 → 중머리재 → 주차장           

◈ 시간: 7시간 49분

◈ 회원: 이방주, 남주완, 이효정


  


06:50  오늘은 평소에 꼭 한 번 찾아보고 싶어 했던 무등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같은 학교에 있는 이방주, 남주완 선생님에게 동행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허락을 해서 3명이 이번 산행에 참가하게 되었다. 아파트를 출발, 개신동에서 이방주 선생님을 태우고 산남동에서 남주완 선생님을 태운 다음 청원나들목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회덕분기점에서 호남고속도로에 진입했다. 지난 주 방장산에 갈 때 달렸던 길을 오늘 또 달리고 있다. 날은 화창하고 덥다. 날씨가 산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지 모르겠다.

 

07:56  벌곡휴게소에서 커피를 한 잔씩 마셨다. 휴게소에 차량이 많은 것을 보니 막바지 휴가를 즐기려고 집을 떠난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한 시간 정도 지나 정읍휴게소에 들러 복숭아를 한 개씩 깨물어 먹었다. 다시 고속도로를 달려 동광주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다음, 제2순환도로 학운톨게이트를 지나 증심사 방향으로 달렸다. 오른쪽으로 넓은 주차장이 보이는데 차들이 가득하다. 일단 차량통행이 가능한 데까지 올라가 왼쪽 공터에 차를 세웠다.


▲ 호남고속도로 벌곡휴게소 [07:57]

 

▲ 호남고속도로 정읍휴게소 [08:59]


10:05  무등산이 워낙 유명산 산이라 그런지 차도 많고 사람도 많다. 증심사가 있는 이 지역은 한창 집단시설지역 정비를 하고 있어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벌리는 공사인 만큼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하지 않을까? 마침 주차한 곳 옆에 이정표가 있는데 새인봉까지 2.1km라고 적혀 있다. 이정표 표시대로 도로를 따라 산쪽으로 접근했다. 길을 잠깐 잘못 들어 헤매다가 바로 제 길을 찾아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날 참 덥다. 별로 심하지 않은 경사길인데도 숨이 턱에 찬다. 사람도 많다.


▲ 무등산 증심사집단시설지구 도로변에 주차 [10:08]

 

▲ 주차한 곳 옆에 있는 이정표 [10:10]

 

▲ 새인봉으로 잘못 올라가는 중 [10:13]

 

▲ 제대로 가고 있는 중 [10:21]

 

▲ 산행객이 많은 무등산 [10:26]


10:29  새인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올랐다. 벤취가 있어 잠시 앉아 숨을 고르며 계속 올라오는 사람 구경을 했다. 다시 출발, 그리 급하지 않은 오름길이 계속 이어졌다. 파란 이끼가 잔뜩 낀 나무들을 보며 능선을 걸었더니 바위전망대가 있는데 바람도 불고 시야도 틔여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다시 조금 올라 증심사와 그 뒤로 펼쳐져 있는 녹차밭이 왼쪽으로 보이는 암봉에 올랐다. 한 여자산행객이 새인봉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정표도 없고 영 아닌 것 같다. 일단 그렇다고 치고. 암봉에서 잠시 쉬고 출발, 두 남녀가 함께 떨어져 죽었다는 절벽바위를 지나 새인봉에 올랐다.


▲ 능선에 올라 휴식을 취하며 [10:30]

 

▲ 파랗게 이끼가 낀 나무들 [10:59]

 

▲ 전망바위에서 [11:21]

 

▲ 전망바위에서 조망 중인 남주완 회원 [11:21]

 

▲ 새인봉이라고 일러준 곳에서 [11:26]

 

▲ 아름다운 소나무들 [11:27]

 

▲ 두 남녀가 떨어졌다는 바위 [11:37]


11:38  해발 490m의 새인봉에 있는 이정표를 보니 중머리재까지 1.7km라고 적혀 있다. 10분 정도 걸어 의재미술관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새인봉 삼거리를 지난 다음 가파른 오름길과 아름다운 숲길을 지났다. 바람도 없고 날은 계속 덥다. 그러더니, 앞이 트이며 넓은 평원이 펼쳐졌다. 지금까지 올라왔던 주변 환경과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마치 스위스에 있는 산 한 자락을 옮겨놓은 것 같은 분위기가 풍겼다. 고추잠자리는 한 없이 맴을 돌고 있고...... 


▲ 새인봉 정상에서 [11:41]

 

▲ 새인봉삼거리에 있는 이정표 [11:51]

 

▲ 조금 경사가 있는 길 [11:54]

 

▲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 [12:24]

 

▲ 중머리재 직전에서 바라본 장불재와 송신탑 [12:34]

 

▲ 중봉과 송신탑 [12:35]

 

▲ 장불재를 배경으로 [12:37]


12:41  해발 586m인 중머리재는 증심사 집단시설지구에서 새인봉을 거치지 않고 증심사를 경유해서 곧장 올라올 수도 있다. 널찍한 중머리재에는 희한하게도 풀이 자라지 않고 있었다. 중머리재에서 장불재까지는 1.5km 거리다. 돌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오른쪽에 약수터가 있었다. 시원한 물을 한 바가지 마시고 다시 왼쪽으로 난 돌길을 걷기 시작했다. 덥다. 한 30분 걷다가 바람이 부는 그늘이 있어 점심을 먹기 위해 자리를 폈다.

 

소주 한 병을 곁들여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나서 다시 출발, 중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용추삼거리를지나고 광주천 발원지인 샘골을 지났다. 무등산의 한 가지 특징은 물이 흔하다는 것이다. 상당히 높은 지역인데도 계곡에 물이 흐르고 솟아나는 샘이 있어 식수 보충에 도움이 되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돌길을 뚜벅뚜벅 올랐더니 4거리 안부인 장불재다.


▲ 해발 586m의 중머리재에 있는 이정표 [12:41]

 

▲ 널찍한 중머리재의 모습 [12:41]

 

▲ 중머리재 약수터 [12:45]

 

▲ 장불재로 올라가다 점심 [13:16]

 

▲ 중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용추삼거리 이정표 [14:01]

 

▲ 광주천 발원지표지판 [14:09]

 

▲ 중머리재에서 장불재까지는 계속 돌길이다 [14:16]


14:22  장불재에 올랐다. 오른쪽으로 거대한 송신탑이 3개나 서 있다. 왼쪽으로는 무등산의 최고 볼거리에 속하는 입석대와 서석대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주상절리대인 입석대와 서석대는 천연기념물 465호인데 오전 1시부터 오후 3시까지만 개방이 허용되고 있다. 입석대로 올라가는 길은 정비를 잘 해놓았는데 바닥을 모두 돌로 깔았다. 돌길은 싫은데. 나무가 없는 길이라 뜨거운 햇빛이 곧바로 온몸에 쏟아진다. 아이구, 더워라. 400m 정도 올라가니 왼쪽으로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다.


무등산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 제465호)

 

주상절리는 용암이 식을 때 수축되어 생기는 절리 중에 단면의 형태가 오각형이나 육각형의 기둥모양인 것을 말한다. 무등산 주상절리는 약 7천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서석대, 입석대, 규봉이 대표적이다. 입석대, 규봉은 풍화가 많이 진행되어 기둥 모양이지만, 서석대는 풍화가 덜 진행되어 병풍 모양을 하고 있다. 정상을 중심으로 산비탈에 있는 너덜겅은 이러한 돌기둥이 무너져 쌓인 것이다. 서 있는 바위나 너덜겅들은 암석의 생성과 풍화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희귀한 자연유적이므로 서석대와 입석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였다.


▲ 장불재에 있는 통신송신탑 [14:22]

 

▲ 장불재에 있는 이정표 [14:22]

 

▲ 입석대를 배경으로 [14:24]

 

▲ 입석대를 배경으로 [14:24]

 

▲ 해발 900m 장불재 표지석 [14:25]


14:40  입석대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입석대 바위는 절경이었다. 어떻게 저런 각이 진 돌기둥들이 우뚝우뚝 솟아 있을까? 자연이 만들어낸 걸작품이었다. 전망대에서 나와 왼쪽으로 올라가야 서석대에 이를 수 있다. 서석대로 올라가는 길은 그늘이 전혀 없고 완전 돌길이라 걸음마다 힘이 들어간다. 입석대 주변에는 기둥을 세웠던 구멍 뚫린 주춧돌을 쉽게 찾아볼 수가 있는데, 제봉 고경명 선생이 쓴 유서석록에 의하면, 입석대 주변에는 입석암, 상원등암, 상일암을 비롯한10여 개의 자그마한 암자들이 바위 사이에 자리하고 함께 어우려져 무등산 제일의 명소를 이루었다고 한다.


▲ 주상절리 현상을 보이고 있는 입석대 바위 [14:40]

 

▲ 천연기념물 465호인 입석대 [14:40]

 

▲ 입석대를 배경으로 [14:41]

 

▲ 입석대에서 회원이 모두 모여 [14:43]

 

▲ 입석대 표지석 [14:44]

 

▲ 서석대로 올라가는 중에 바라본 입석대 [14:47]

 

▲ 주상절리를 이루고 있는 바위들 [14:49]

 

▲ 뒤에 보이는 것은 규봉에서 장불재로 뻗어내린 능선 [14:51]

 

▲ 입석대와 장불재의 통신탑 [14:52]

 

▲ 서석대와 무등산 정상부 [14:52]


14:57  서석대로 오르는 길에 승천암(昇天巖)을 만났다. 이 바위에는 전설이 있는데, 옛날 이 부근의 암자에 무엇인가에 쫓기던 산양을 스님이 숨겨준 일이 있었다. 어느 날 스님의 꿈에 이무기가 나타나 산양을 잡아 먹고 승천해야 하는데 네가 훼방을 놓았다며 만약 종소리가 나지 않으면 너라도 잡아 먹겠다고 했다. 얼마 후 난데 없이 우렁찬 종소리가 들렸고 이무기는 곧장 스님을 풀어주고 승천했다는 전설이다. 믿거나 말거나.

 

그늘이 있는 쉴 곳도 없고 그저 천천히라도 걷는 것이 상책이다. 서석대로 올라가는 길 좌우로 여기저기에 주상절리 바위들이 몇 개씩 서 있거나 넘어져 있다. 아마 예전에는 이 지역 전체가 주상절리대였던 모양이다. 한 바위 위에 올라가니 규봉에서 장불재로 이어지는 능선과 송신탑, 그 아래 장불재가 한 눈에 들어오고, 몸을 돌리니 서석대 뒤로 무등산 정상부도 보인다. 서석대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고행길이었다. 그러나 일단 힘들여 오르니 광주시내가 다 내려다보인다. 정상인 천왕봉도 보인다. 천왕봉은 국가시설지역이라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 승천암의 모습 [14:57]

 

▲ 서석대로 올라가는 길 [15:02]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규봉 능선 [15:09]

 

▲ 무등산 정상 천왕봉 모습 [15:11]

 

▲ 서석대 위 봉우리에서 바라본 광주 시내 [15:12]

 

▲ 무등산 정상을 배경으로 [15:15]

 

▲ 무등산 정상을 배경으로 [15:15]


15:19  서석대 전망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았다. 시설물을 설치하면서 나무를 베지 않고 살려둔 것이다. 지난 번에 뉴질랜드에 갔을 때 시설물을 설치하면서 나무를 살린 경우를 여러 번 보았는데, 오늘 우리나라 이곳에서 보게 되어 정말 기분이 좋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석대는 무등산 자락을 돌기둥 병풍으로 두른 것 같은 모습이었다. 사람의 힘으로는 도저히 쌓을 수 없는 돌기둥들이 가지런히 늘어서 있었다.

 

서석대에서 중봉 쪽으로 내려오니 넓은 도로다. 중봉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정면으로 보이는데 더위에 체력이 소진해서 올라갈 엄두가 안 난다. 합의 끝에, 거리는 조금 멀지만, 장불재를 거쳐 중머리재로 내려가기로 했다. 장불재까지는 넓은 길인데 걷기는 조금 편하지만 뜨거운 햇볕 아래라 이 또한 만만치 않다.


▲ 나무를 자르지 않은 서석대 전망대 15:19]

 

▲ 병풍같은 서석대의 모습 [15:19]

 

▲ 무등산 서석대 [15:19]

 

▲ 서석대에서 내려오다 바라본 중봉 [15:31]

 

▲ 중봉과 장불재 갈림길 이정표 [15:39]

 

▲ 다시 찾은 장불재 [15:55]


15:56  다시 장불재에 도착하니 바람이 제법 시원하게 분다. 중머리재로 내려가는 돌길이 장장 1.5km다. 그래도 내려가는 길이라 올라올 때는 보다는 훨씬 걷기가 좋다. 중머리재 약수터에 들러 물을 마시고 땀을 닦았더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중머리재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시간이 5시가 다 되어가고 있으니 모두 하산을 한 모양이다. 증심사 쪽으로 하산 방향을 잡고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아이고, 이 길도 돌길이다. 중국도 아닌도 왜 모두 길에다 돌을 깔았나? 

 

수형이 빼어난 나무 아래에서 잠시 쉬었다. 그 느티나무는 '당산나무'라고 부르는데 수령이 450년이고 높이가 28m, 둘레가 4.8m라고 안내판에 적혀 있다. 증심사지구는 집단시설지구를 정비하고 있어 기존에 있던 건물을 부순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 증심사가 오른쪽으로 보이는데 그냥 통과, 일주문을 지나니 바로 차를 세워 놓은 곳이다.


▲ 중머리재 약수터에 있는 안내판 [16:33]

 

▲ 다시 찾은 중머리재 [16:46]

 

▲ 수령 450년의 당산나무 [17:25]

 

▲ 무등산 증심사 입구 [17:38]

 

▲ 증심사 일주문 [17:40]

 

▲ 무등산 증심사 지구 주차장 [17:59]


18:00  광주 오리탕 골목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우고 오리탕 골목 쪽으로 걸어가니 넓은 영미오리탕 전용 주차장이 보인다. 수십 개의 오리탕집 중에서 영미오리탕이 가장 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찾는 사람들이 많다. 음식점 안으로 들어가니 테이블이 거의 만원이다. 비어 있는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오리탕 한 마리분을 시켰다. 가격은 3만 3천원.

 

들깨를 갈아 국물을 걸죽하게 한 다음 오리를 토막내여 삶아 낸 오리탕은 별미였다. 푸짐하게 내온 미나리를 계속 끓는 국물에 넣어 데쳐 먹는 맛도 유별났다. 그러나 그 좋은 맛에도 불구하고, 너무 힘들게 산행을 한 후유증으로 입맛을 잃어 3분의 1은 남기는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오매, 아까운 거. 예전에 아내하고 왔을 때에는 둘이서 한 마리를 다 해치웠었는데.

 

서광주나들목에서 다시 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막바지 휴가철이지만 토요일이라 그런지 도로에 차들이 많지는 않았다. 여산 휴게소에 들러 이름도 어려운 아이스모카커피를 한 잔씩 마신 다음 곧장 청주까지 내달렸다. 더운 날씨에 다녀온 무등산 산행은, 조금 힘이 들기는 했지만, 천연기념물인 입석대와 서석대를 직접 눈으로 보았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그런 산행이었다. 무등산 정상인 천왕봉도 언젠가는 개방이 되겠지?


▲ 영미오리탕 전용 주차장 [18:29]

 

▲ 광주의 별식 오리탕 골목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