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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캄보디아·베트남

2009.08.03. [캄보디아 베트남 5] 시엠 립→하롱베이

by 사천거사 2009. 8. 3.

캄보디아/베트남 여행기(5) 

◈ 일시: 2009년 8월 3일 월요일

◈ 장소: 시엠 립 → 하노이 → 하롱베이

◈ 회원: 최대영 부부, 이효정 부부


 


05:30   오늘도 어김 없이 5시 30분이 되자 눈이 떴다. 두 시간의 시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처럼 5시 30분이 되면 저절로 눈이 뜬다. 아무리 생각해도 희한한 신체리듬이다. 7시에 아침을 먹고 짐을 다 꾸렸는데도 출발시간인 9시까지는 한 시간의 여유가 있다. 호텔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시내 중심에서는 꽤 떨어진 곳이라 별 구경거리는 없고, 그저 도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보며 도로변을 걸을 뿐이다. 신호등이 없는 거리라 길을 건너기가 무척 힘이 들다.

 

버스를 타고 오늘 관광에 나섰다. 앙코르 유적지 구경은 어제로 끝이 났고, 오늘은 실크농장, 박쥐공원, 바라이 호수, 왓 트마이 등을 둘러보고 특산물 판매점도 몇 군데 들를 예정이다. 하늘은 잔뜩 흐려 있고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진다. 이곳에 온지 3일째인데 아직 비구경을 못했다. 지금이 우기라는데 어째서 비가 오지 않는 것일까? 내리던 비는 곧 그치고 말았다.

 

가이드가 캄보디아의 실정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캄보디아 앞 바다에 유전이 발견되었는데 GS 칼텍스에서 1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캄보디아의 넓은 뜰에 식량을 생산할 기지를 한국 정부와 삼성에서 마련해 놓았다. 의료시설이 열악하고 시엠 립에는 의사가 없다. 대신 아토피 같은 질환은 없으며 평균 수명은 57세 정도가 된다. 배가 나온 남자가 인기 일 순위고 얼굴 하얀 여자가 인기 일 순위다. 모계 사회다. 사스나 조류독감, 신종플루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것은 통계를 내지 않기 때문이다. 등등.


▲ 시엠 립의 호텔 소파에 앉아 [07:06]

 

▲ 호텔 앞 화단에서 [07:56]

 

▲ 호텔에서 공항 쪽으로 난 도로에서 [07:59]

 

▲ 도로변에 피어난 꽃 [08:03]

 

▲ 캄보디아 문화 마을 앞에서 [08:08]

 

▲ 캄보디아 문화 마을 앞에서 [08:12]

 

▲ 호텔 맞은 편에 있는 건물로 한국음식을 파는 식당이다 [08:18]

 

▲ 호텔 앞 정원에서 [08:18]

 

▲ 호텔 앞 화단에서 [08:20]

 

▲ 호텔에 있는 수영장에서 [08:23]

 

▲ 수영장에 있는 의자에 앉아 [08:24]


09:27   실크 농장(silk farm)을 견학했다. 직접 심은 뽕나무로 누에를 길러 고치를 만든 다음 실을 뽑고 그 실로 비단을 짜는 공정이 순서대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데 무늬가 들어간 비단을 짜는 솜씨는 가히 예술적이었다. 캄보디아의 인건비가 싸기 때문에 이런 수작업이 가능하지 우리나라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 실크농장에 있는 노란색 대나무 [09:30]

 

▲ 실크농장 건물: 뱀과 벌레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09:31]

 

▲ 뽕잎을 먹고 있는 누에들 [09:35]

 

▲ 누에고치들 [09:35]

 

▲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고 있는 모습 [09:37]

 

▲ 비단실을 감고 있는 작업장 [09:41]

 

▲ 무늬가 든 비단을 짜고 있는 모습 [09:43]


10:20   캄보디아 재래시장에 들렀다. 채소와 과일, 생선, 일용잡화 등을 파는 작은 시장이었는데 생선에 새까맣게 달라붙은 파리떼를 보는 순간 얼굴을 돌리고 말았다. 내가 보기에는 도저히 사람이 먹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시장을 한 바퀴 도는 데에는 채 1분이 걸리지 않았다. 캄보디아는 후추가 유명하다고 해서 통후추 한 봉지를 2$에 샀다.


 ▲ 재래시장의 과일판매상 [10:21]

 

▲ 재래시장의 채소판매상 [10:22]

 

▲ 재래시장의 생선판매상 [10:27]

 

▲ 재래시장 앞에서 [10:29]


10:42   박쥐공원(bat amusement park)에 도착했다. 나무와 풀만 있는 공원인데 박쥐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이곳은 넓은 평원지대라 동굴이 없기 때문에 박쥐들이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 그것 참 희한하네. 사실 이 공원은 캄보디아 왕의 별장과 왕이 기도하는 사원에 딸린 것으로 왕의 전용 공원과 같은 것이었다. 공원을 떠난 후 상황버섯을 판매하는 곳에 들렀다. 건강에 좋다니 안 살 수 있나. 200년산 800 그램 정도를 400$에 구입을 했다. 외국에서 상품을 구입할 때는 절대 가격을 비교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몸에 좋다고 생각하면 좋은 것이다.


▲ 박쥐가 매달려 있는 나무들 [10:44]

 

▲ 박쥐공원 문주란 앞에서 [10:46]

 

▲ 박쥐공원: 뒤에 있는 나무에 박쥐가 매달려 있다 [10:51]

 

▲ 박쥐공원에서: 왕이 기도하는 사원이 뒤에 보인다 [10:54]

 

▲ 잘 꾸며져 있는 박쥐공원 [10:56]

 

▲ 상황버섯 판매소 [11:09]

 

▲ 상황버섯을 잘게 쪼개는 중 [12:08]


12:24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수끼(suki)를 점심으로 먹었다. 우리 나라의 전골과 비슷한 형태인 수끼는 큰 용기에 육수를 가득 붓고 끓인 다음, 여러 종류의 해산물과 야채, 소고기 등을 함께 익혀서 양념에 찍어 먹는 태국의 대표적인 전통 요리이다. 세계 어느 곳을 가드라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이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하긴 시엠 립에 한국 사람들이 오죽 많이 오는가.

 

점심을 먹은 다음 보석판매점을 들렀다. 캄보디아는 루비나 사파이어 같은 보석 생산으로 유명한 곳이다.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니 갖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값이 적지 않게 나가니 선뜻 손을 대기가 어렵다. 그냥 보석에 대한 상식 몇 가지를 늘이는데 만족하고 바라이 호수로 자리를 옮겼다. 

 

앙코르 지도를 보면 앙코르 톰 왼편에 직사각형의 호수가 있고 웨스트 바라이(West Baray)라고 표기되어 있다. 둑이 남아 있는 흔적을 측량해본 결과 면적이 2.2킬로미터×8킬로미터다. 일부가 메워졌지만 호수의 넓이가 어림잡아 앙코르 톰과 비슷하다. 앙코르 톰을 중심으로 양편에 인공 호수를 팠다. 동 바라이(East Baray)는 모두 메워져 흙바닥을 밟으며 호수 속에 있었던 동 메본(East Mebon)에 다가갈 수 있다.


서 바라이(Baray) 호수

 

11세기 중엽 수리야바르만 1세 때 축조되었다. 길이 8km, 너비 2.2km로 앙코르 지역에 만든 최대의 인공 저수지다. 인근 500여만평의 농지에 용수를 공급했다. 평균 깊이는 7m, 저수량은 123,000톤이다. 현재는 캄보디아인들의 고기잡이와 휴양지로 활용되고 있다. 11세기 말, 우다야디타바르만 2세가 호수 가운데 인공 섬을 만들고 가로 세로 100미터의 사원(웨스트 메본)을 지었다. 동쪽, 남쪽의 코푸라는 온전한 상태로 남아 있으나 사원과 부조는 흔적만 있다. 1936년, 이곳에서 청동으로 된 멋진 비슈누상이 발견되었다. 한 농부의 꿈에 조각상의 모습과 위치가 나타나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 점심으로 수끼를 먹은 식당 [12:24]

 

▲ 보석판매점 [14:26]

 

▲ 서 바라이(Baray) 호수 [14:37]

 

▲ 캄보디아인들의 휴양지로 사용되고 있는 서 바라이 호수 [14:41]

 

▲ 서 바라이 호수를 배경으로 [14:42]

 

▲ 서 바라이 호수의 유람선 선착장 모습 [14:46]


15:50   작은 킬링필드라고 하는 왓 트마이(Wat Thmei) 사원에 갔다. 1975년부터 79년까지 3년 7개월 동안 크메르루즈 군에 의해 인구 600만명중 3/1에 해당하는 200만명의 캄보디아인들이 학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이곳 왓 트마이는 수도 프놈펜에 있는 킬링필드와 관련이 있는 곳으로 킬링필드 대학살 때 죽은 사람들의 유골들을 모아 놓고 넋을 기리는 곳이다. 당시 살해 당한 사람들의 사진자료들도 모아서 전시해 놓고 있었다. 캄보디아의 가슴아픈 과거가 남아 있는 곳이다. 왓 트마이는 씨엠 립 시내에서 1.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작은 킬링필드를 보면서 과연 인간의 잔혹함은 끝이 없다는 사실에 치가 떨렸다. 

 

첫 날 저녁을 먹었던 한강에서 다시 조금 이른 저녁을 먹었다. 오늘은 캄보디아 여행을 끝내고 베트남의 하노이로 가야하기 때문에 비행기 시간에 맞추려면 저녁을 조금 서둘러야 한다.


▲ 작은 킬링필드 왓 트마이의 유골탑 [15:54]

 

▲ 유골탑 안에 있는 유골들 [15:54]

 

 ▲ 왓 트마이 추모관 앞에서 [16:04]

 

▲ 왓 트마이 사원의 불상 [16:06]


17:15   시엠 립 공항에 도착해서 출국수속을 밟았다. 입국을 할 때는 비자피를 현금으로 지불했는데 출국할 때는 공항세 25$을 현금으로 내야 한다. 참 절차가 이상한 국제공항이다. 가이드가 너무 일찍 공항에 데려다 준 덕택에, 별 다른 시설도 없는 국제공항 대합실에서 두 시간 가까이 시간을 허비한 다음 7시에 보딩이 이루어졌고 7시 40분에 비행기가 이륙을 했다. 이륙을 한 지 얼마 안 되서 간식이 나왔는데 저녁을 먹은 지가 얼마 되지 않아 그런지 남기는 사람이 많았다.


▲ 시엠 립 국제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는 중 [17:21]

 

 ▲ 시엠 립 국제공항 내부 모습 [17:21]

 

▲ 황혼이 짙어가고 있는 시엠 립 국제공항 [18:31]

 

▲ 하노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09:08]


21:20   베트남(Vietnam) 하노이(Hanoi) 노이 바이(Noi Bai)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수속을 마친 다음 가이드 박정은 부장을 만났다. 하노이 공항에서 오늘밤 숙소가 있는 하롱베이까지는 3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긴 머리에 호남형인 박 부장은 버스에 오르자마자 베트남에 관한 이야기를 쏟아놓기 시작하는데 얼마나 입담이 좋은지 하롱베이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밤이라 어두워서 창 밖 구경은 할 수 없고 그냥 박 부장의 이야기만 듣는다.

 

하노이에서 하롱베이까지는 동쪽으로 18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주로 고속도로를 이용하지만 국도도 지나야 한다. 고속도로와 국도의 차량 제한속도가 다르고, 곳곳에 교통경찰이 지키고 있기 때문에 속도를 지키지 않을 수 없고 그래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 베트남은 모계중심 가족중심 사회라서 모든 일은 여자가 남자는 아이들 통학이나 시키는 백수가 많다. 한류열풍이 강한 곳으로 모든 것에서 우리나라를 따라하는 경향이 강하다. 장동건, 소지섭, 이영애, 비, 김남주 등이 인기가 많다. 호치민은 삼성 제품, 하노이는 LG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00:30   하롱베이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호텔이라 전망이 매우 좋았다. 시설은 캄보디아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나은 것 같았다. 비행기와 버스를 오래 탄 탓이지 졸음이 밀려온다. 내일 볼 하롱베이를 머리 속에 그리면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