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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캄보디아·베트남

2009.08.02. [캄보디아 베트남 2] 앙코르 템플즈(1)

by 사천거사 2009. 8. 2.

캄보디아/베트남 여행기(2)

◈ 일시: 2009년 8월 2일 일요일   

◈ 장소: 시엠 립(Siem Reap) 앙코르 와트(Angkor Wat)   

◈ 회원: 최대영 부부, 이효정 부부


 

 

 

 


 


05:40   밖에서 들려오는 닭 우는 소리에 잠이 깼다. 창 밖으로 새벽 여명이 밝아오는데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이다. 발코니에 나가보니 이른 시간인데도 도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행렬이 보인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천성적으로 게으르다고 하는데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도 있는 모양이다. 호텔 식당으로 내려가 아침을 먹었다. 별이 4개짜리인 호텔이지만 음식은 그저 그랬다. 사실 외국 여행을 잘 다니려면 아무 음식이나 잘 먹어야 한다. 자기 입맛에 음식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자신의 입맛을 맞추어야 한다. 어떤 음식이든 잘 먹는 나는 그런 점에서는 복 받은 사람이다. 


▲ 호텔 방 발코니에서 [06:43]

 

▲ 호텔방 발코니에서 [06:48]

 

▲ 호텔 정문 앞에 있는 조형물에서 [07:58]

 

▲ 시엠 립의 Dragon Royal Hotel [08:00]


08:15   회원 18명을 실은 버스가 호텔을 출발했다. 오늘 첫 번째로 들를 앙코르 와트는 시엠 립 시내에서 6km 정도 떨어져 있다. 사실 시엠 립은 작은 도시라서 공항, 호텔, 음식점, 발맛사지 장소 등이 서로 인접해 있어 차를 타는 시간이 별로 없다. 버스에서 내리자 아이들과 어른들이 '원 달러'를 외치면서 물건을 팔기 위해 몰려든다. 주로 팔찌와 기념 책자 등을 파는데 대부분의 값이 1$이다. 누가 그랬던가, 캄보디아 관광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원 달러'라고.

 

앙코르 유적지를 둘러보러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입장료는 하루치가 20$, 이틀은 30$, 삼일은 40$인데 캄보디아 공무원의 월급이 50$라고 하니 캄보디아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입장료가 상당한 금액이다. 그래서인지 입장권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사진을 찍어 입장권에 인쇄를 해서 발급을 한다. 입장권을 목에 걸고 해자에 놓인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면 서문이다. 앙코르 와트는 서문으로 들어가서 동문으로 나오게 되어 있는데, 이는 이 사원이 죽은 사람을 기리기 위한 사원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씨엠 립(Siem Reap) 앙코르(Angkor) 유적지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지는 9세기부터 600여 년간이나 그 영화가 지속되었고 12세기부터 13세기 초까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한 크메르 왕국의 옛 영화를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는 진귀한 문화유적지이다. 889년 야쇼바르만 1세가 즉위해 앙코르 최초의 왕도인 야쇼다리푸라를 세우고 그 뒤 이곳을 중심으로 여러 왕들이 다양한 건축물을 지었다. 그 후 1431년 동쪽으로 국경을 접하는 타이 샴족이 침공해 앙코르는 철저하게 파괴되었고, 유적은 열대 밀림 속에 방치되고 파묻혀 그렇게 오랜 세월 동안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져 있었다. 그러다 1860년 프랑스인 앙리 무오가 앙코르 유적지를 발견해 드디어 베일에 싸인 화려한 자태를 온 세상에 드러내게 된다. 그 후에도 캄보디아 내전으로 20여 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일절 금지됐던 앙코르 문화유적은 지난 93년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되고 있다.

 

열대 우림에 둘러싸인 앙코르 와트는 크메르적인 신의 세계를 지상에 구현하려고 한 장대한 가람(伽藍)이다. 신이 바로 현세에 존재한다고 믿었던 크메르 왕국에서 왕은 신과 동등한 존재로 간주되었다. 앙코르 왕국의 초대 왕이 된 자야바르만 2세(재위 802~834)는 성산(聖山) 마헨드라파르바타(오늘날 프놈쿨렌 구릉)에서 ‘신왕 신앙’을 확립한다. 이 때부터 왕은 신의 화신으로서 육체를 가진 하늘과 땅의 중개자가 된다. 신왕이 죽으면, 그 본존을 모셨던 사원은 능으로 되고, 그 곳은 후계자들이 대대로 의례를 올리는 장소로 삼는다. 그리고 새 왕은 자기 자신을 위한 사원을 새롭게 건설한다.

 

13세기경 크메르 왕국에는 서서히 불교가 전파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의 토착신앙과 불교가 적절히 융화될 수 있었던 데는 불교가 절대 급진적이지 않고 부드럽게 전파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불교사원의 정면 입구 건축물에서 힌두교 신의 부조 물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힌두교의 우주관에 의하면, 지구의 중심은 신들이 거주하는 전설의 산인 수미산이다. 수미산은 신들이 사는 곳일 뿐 아니라, 세계의 중심으로서 하늘과 땅 지옥을 결합하는 장소를 뜻한다. 그런 의미에서 앙코르 사원은 3층 기단 위에 들어선 경우가 많다. 10세기까지는 벽돌을 즐겨 사용했지만, 그 후에는 사암 블록을 주로 사용했다. 사원의 정면이나 여러 곳의 기둥, 외벽은 수많은 부조와 조각상 등으로 장식되었다.

 

아직도 유엔 산하기구 유네스코 주도로 보수공사가 진행 중인 앙코르 유적지의 넓이는 무려 4백 평방km에 이른다. 앙코르 문화유적지 안에는 형태도 잘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석조 건축물 1백여 개가 흩어져 있다. 앙코르 유적지 입장권은 1일, 2일, 3일짜리로 나뉘어져 판매된다. 입장권 요금은 하루만 둘러볼 경우 미화 20달러, 이틀간 연속 방문할 경우에는 30달러, 3일 입장가능 요금은 40달러이다. 입장권 소지 유무는 자동차 안에서 밖으로 내릴 필요가 없고 입구 관리인에게 표를 흔들어 보이면 된다.


앙코르 와트(Angkor Wat)

 

앙코르의 문화유적지 중 가장 돋보이는 걸작은 단연 씨엠립 시에서 6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앙코르 와트(Angkor Wat)이다. ‘사원 도시’라는 의미를 지닌 앙코르 와트 사원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예전에 말로만 듣던 웅장함에 누구나 감탄사가 절로 난다. 보면 볼수록 한 번 벌어진 입은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규모나 내용의 감동 면에서 상상을 초월한다. 크메르 왕조의 전성기인 12세기 전반 수라야바르만 2세(1113~1150)에 의해 사암으로 만들어진 이 매머드 사원을 짓는데 골조만 7톤짜리 돌기둥 1천 8백여 개가 투입되었다고 한다. 이들 돌기둥은 무려 60km 떨어진 곳에서 채취해 운하를 통해 선박으로 운반해 왔다고 하니 어느 정도 대규모의 공사였는지 가히 가늠할 수 있다. 대형 석조물에는 운반을 보다 수월하게 하기 위해 뚫었던 구멍들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 사원은 폭 190m, 둘레 3.6km의 해자에 둘러싸여 있다. 본존은 540m의 서쪽 참배 도로, 3중의 회랑, 높이 65m의 중앙 첨탑으로 구성되어 있고 본존을 중심으로 하는 5기의 당탑(堂塔)이 들어서 있다. 이 5 기의 당탑은 수미산을 상징하고, 둘레의 벽은 히말라야의 영봉을, 둘레의 해자는 망망대해를 상징한다고 한다. 앙코르 와트 관람에 있어서 한 가지 눈 여겨 볼만한 점은 이 거대 사원의 출입구가 일반 사찰들이나 신사(神社)들과는 달리 해가 떠오르는 동향(東向)이 아닌 서향(西向)으로 나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 사원이 산 사람이 아닌 죽은 사람을 기리기 위한 사원임을 암시한다. 이 사원의 가장 큰 볼거리는 사원 1층 회랑의 길이 7백 50m(높이는 2.85m로 총 면적 2천 평방미터)에 이르는 벽면에 매우 얕은 양각(陽刻)모양으로 조금의 여백도 두지 않고 빽빽하게 새겨 넣은 부조(浮彫)이다. 힌두교 신화(神話)와 앙코르 제국의 승전에 관한 기록을 담은 화랑 벽의 부조는 정교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 입장권에 인쇄할 사진을 촬영하는 곳 [08:29]

 

 ▲ 입장권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중 [08:31]

 

 ▲ 해자가 시작되는 곳에서 [08:47]

 

 ▲ 해자가 시작되는 곳에서 앙코르 와트를 배경으로 [08:47]

 

 ▲ 해자에 놓인 다리를 건너 서문으로 [08:49]

 

 ▲ 폭이 190m인 앙코르 와트 해자 [08:51]

 

 ▲ 앙코르 와트의 서문이 가까워지고 있다 [08:52]


08:53   서문에 이르자 가이드가 설명을 하는데 나는 사진을 찍느라고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했다. 사실 외국 여행을 할 때는 가이드의 말을 잘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역사적 유물에 대한 내용을 알고 보는 것과 그냥 보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서문을 지나 사원 안으로 들어갔다. 사원 건물까지 일직선으로 도로가 나 있고 그 양쪽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었다.

 

사원 건물들은 곳곳에서 보수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일본에서 공사를 하다가 지금은 프랑스에서 작업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이나 프랑스 둘 다 자기 나라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멘트로 대충 그것도 쉬엄쉬엄 공사를 하고 있다니, 돈 없고 힘 없는 나라의 서러움을 충분히 이해할 만 하다. 게다가 이 앙코르 와트가 세계 7대 불가사의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 국력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한층 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 앙코르 와트 서문의 모습 [08:52]

 

 ▲ 서문 오른쪽의 모습 [08:54]

 

 ▲ 서문을 통과한 다음 왼쪽의 모습 [08:57]

 

 ▲ 보수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앙코르 와트 건물 [08:57]

 

 ▲ 서문을 통과하고 나서 [09:03]

 

 ▲ 서문을 통과하고 나서 [09:03]


09:07   도로 양쪽에 장경고(library) 가 하나씩 있디. 내가 보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인 것 같다. 어디에 이렇게 아름다운 도서관이 있단 말인가! 장경고 오른쪽으로 돌아 잔디밭에 난 길을 따라 걸었다. 목적지는 앙코르 와트 앞에 있는 작은 연못. 그 연못에는 앙코르 와트의 5개의 탑이 모두 물에 비쳐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 장경고(서고)의 모습 [09:07]

 

 ▲ 연못을 향해 잔디밭을 걷고 있는 회원들 [09:09]

 

 ▲ 물에 비친 앙코르 와트 건물 [09:12]

 

 ▲ 물에 비친 앙코르 와트 [09:13]

 

 ▲ 킬링필드 시절 사람을 죽이는데 사용했다는 나뭇가지 [09:18]

 

 ▲ 연못을 지나 바라본 앙코르 와트 건물 [09:20]


09:21   계단을 따라 걸어 앙코르 와트 건물 1층(미물계)에 올라섰다. 앙코르 와트는 건물 자체도 일품으로 유명하지만 1층 회랑을 따라 벽면에 양각되어 있는 부조가 더 볼만하다. 빈틈 없이 벽면을 빼곡이 채운 부조들은 힌두교 신화와 앙코르 제국의 승전 내용 등을 담은 것들로, 그 정교한 아름다움에 저절로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이렇게 벽면 조각이 가능한 것은 벽면을 이루고 있는 돌이 모두 사암이기 때문이다. 이 사암은 조각을 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세월이 지나면 쉽게 부스러진다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 앙코르 와트 건물 1층(미물계)에 오른 회원들 [09:21]

 

 ▲ 사자 꼬리가 없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 가이드 [09:22]

 

 ▲ 1층 회랑 왼쪽 벽에 새겨진 부조 [09:26]

 

 ▲ 앙코르 와트 1층 회랑의 모습 [09:27]

 

 ▲ 매우 정교한 벽면의 양각 부조 [09:35]

 

 ▲ 다양한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벽면 양각 부조 [09:44]

 

 ▲ 보수작업 중이라 볼 수 없는 지역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회원들 [09:55]


09:54   다시 계단을 이용해서 2층(인간계)으로 올라갔다. 2층도 1층처럼 사방이 회랑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3층인 천상계로 올라가는 테라스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모두 폐쇄되어 있었다. 사람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3층의 천정을 부식시키기 때문에 출입이 통제되었단다. 앞으로 어쩌면 지금처럼 앙코르 와트 건물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고 건물 밖에서 겉모습만 볼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는 수 없이 2층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하는 수밖에 없었다.


 ▲ 앙코르 와트 2층(인간계)로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09:54]

 

 ▲ 앙코르 와트 2층 건물 [09:54]

 

 ▲ 2층에서 3층(천상계)을 배경으로 [10:00]

 

 ▲ 앙코르 와트 2층의 모습 [10:01]

 

 ▲ 앙코르 와트 3층(천상계)의 모습[10:02]

 

 ▲ 3층으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 [10:03]

 

 ▲ 앙코르 와트 건물 2층에서 [10:04]

 

 ▲ 1층과 2층 사이의 잔디밭 [10:04]

 

 ▲ 2층 테라스에서 [10:06]

 

 ▲ 2층 테라스에서 [10:07]

 

 ▲ 2층 테라스에서 [10:08]

 

 ▲ 앙코르 와트 2층의 전경 [10:10]

 

 ▲ 앙코르 와트 3층 건물 모습 [10:11]

 

 ▲ 2층 벽에 있는 압살라 부조들 [10:13]


10:24   동문 광장에 내려서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이곳은 앙드레 김이 패션 쇼를 열었던 곳으로 앙코르 와트를 한 눈에 볼 수 있어 기념사진을 찍는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도 기념사진을 찍은 다음 광장을 떠났다. 떠나면서, 이 거대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세운 중세 크메르인들의 대단한 손재주와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예술적 감각과 오랜 기간에 걸친 부단한 끈기에 끝없는 찬사를 보냈다. 동문을 통해 앙코르 와트를 벗어난 다음 공중화장실에 들렀다. 캄보디아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다. 이 화장실은 관광객을 위해 특별히 세운 것이었다. 화장실로 가는 길 옆에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물건을 파는 상점들이 늘어서 있었다.


 ▲ 동문 광장에서 앙코르 와트를 배경으로 [10:24]

 

 ▲ 앙드레 김이 패션 쇼를 했다는 잔디밭에 앉아 [10:25]

 

 ▲ 동문 광장 잔디밭에 앉아 [10:26]

 

 ▲ 앙코르 와트 동문 광장에서 [10:27]

 

 ▲ 동문 쪽으로 걸어가다 걸음을 멈추고 [10:31]

 

 ▲ 공중화장실 옆에 있는 상점들 [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