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9.04.29. [충북山行記 69] 충북 청원 구룡산

by 사천거사 2009. 4. 29.

구룡산 산행기 

◈ 일시: 2009년 4월 29일 수요일 

◈ 장소: 구룡산 370.3m / 충북 청원   

◈ 코스: 오가리 → 현암사 → 정상 → 장승공원 → 오가리 

◈ 시간: 1시간 37분

◈ 회원: 이방주, 이효정


 

 


구룡산성

 

구룡산성은 청원군 문의면 유덕리의 현암사가 있는 절벽 위에 있으며, 인근 주민들이 '성재'라고 부르고 있으나 편의상 이름을 붙여 구룡산석성 혹은 구봉산성이라 부른다. 산세는 양성산성을 향해 북서로 이어진 능선을 제외하고는 동서쪽으로 서면이 모두 암반이 노출된 절벽으로 험저하며, 특히 남쪽은 70~80도의 급경사로 천험에 해당되는데, 남으로 80m의 직하 벼랑에 매달리듯 지어져 있는 현암사는 그 명칭만으로도 그 산복의 험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산성은 구룡산에 대한 기록 외에 고기록에 언급이 없고, 일제 때의 조사기록에 ‘성명미상 토축의 산성 주위 약 400간 석축의 부분이 붕괴’로 기재되어 있는데, 토축이 아니라 석축이며 성체가 완전히 무너져 있어 문지조차 확인이 곤란한 실정이다. 능선과 사면을 이용하여 축성하였으므로 건물이 들어설 평지가 없고, 정지 대신 저수시설밖에 없는 점을 미루어 일종의 보루성이었으며 백제의 궁궐이 있었다는 속전이 있다.


14:07   어제에 이어 오늘 오후에는 청원군 문의면에 있는 구룡산성을 답사하기로 했다. 청주에서 문의면까지 온 다음 문의대교를 건너 굽이굽이 돌아가면 오른쪽으로 장승공원 오가리 주차장이 있다. 구룡산성이 있는 구룡산은 다른 이름으로 구봉산이라고도 한다. 주차장 오른쪽에 있는 계단을 올라가니 장승으로 만든 일주문이 있고, 그 뒤로 장승이 몇 개 더 서 있는데 깎은 솜씨가 대단하다. 현암사로 오르는 초입은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대단한 급경사길이었다.

 

장딴지가 뻣뻣해질 정도로 힘을 들여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대청댐이 보인다. 가뭄 탓인지 물이 많이 줄어 있는 댐 주변의 신록이 아름답다. 길은 산허리를 오른쪽으로 타고 계속 이어졌다. 대청댐이 보이는 곳에서 10분 정도 걸었더니 이정표가 있다. 그곳에서 곧장 구룡산으로 올라가는 길과 현암사로 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구룡산 정상까지는 700m, 현암사까지는 200m였다.


▲ 오가리 주차장에 주차 [14:08]

 

▲ 산행로 입구에 서 있는 장승들 [14:10]

 

▲ 가파른 경사의 나무계단 길 [14:13]

 

▲ 가파른 계단길을 올라오고 있는 이방주 회장님 [14:15]

 

▲ 능선에서 바라본 대청댐의 모습 [14:17]

 

▲ 정상으로 가는 길과 현암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이정표 [14:27]


14:29   절벽 끝에 매달려 있는 절 현암사에 닿았다. 대웅보전 좌우로 절집 들이 몇 채 들어차 있는데 절벽 아래 좁은 공간을 잘 활용해서 아기자기하게 배치가 되어 있었다. 대웅보전 아래 빈터에는 신도들이 한창 쑥을 다듬고, 삶고, 씻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부처님 오신 날이 코 앞이라 찾아오는 신도들에게 대접할 음식 거리를 준비하는 모양이다. 현암사에서 내려다보는 대청호의 모습이 마치 남해의 다도해를 닮았다.

 

현암사에서 작은 언덕을 하나 올라서니 최근에 만든 5층 석탑이 하나 있는데 앉은 자리는 누가 보아도 명당이다. 나무에 잎이 많이 자라 대청호가 잘 보이지 않지만 잎이 져서 전망이 좋을 때에는 대청호 건너 청남대도 잘 보인다고 한다. 석탑에서 구룡산으로 오르는 길은 소나무가 아름다운 숲 길이었다. 숲 길이 끝나면서 이윽고 구룡산성의 흔적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성은 거의 무너졌고 성돌로 쌓은 돌탑들이 여기저기 늘어 서 있었다. 위로 올라갈수록 돌탑의 규모가 커졌고 숫자도 많아졌다. 얕은 안부를 지나 평탄한 길을 조금 올라가니 구룡산 정상이다.


현암사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이다. 407년(백제 전지왕 3) 고구려 승려 선경(仙鏡)이 창건하였다. 선경은 달솔해충(達率解忠)의 발원을 받아서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며, 창건 설화에 의하면 선경이 노루가 앉았던 자리에 절을 세웠다고 한다. 665년(신라 문무왕 5) 원효가 중창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여지도서》·《충청도읍지》 등에는 견불사(見佛寺) 또는 견불암(見佛庵)으로 나온다. 《문의읍지》에는 현사(懸寺)로도 기록되어 있으며, 현지에서는 다람절이라고도 한다. 1928년 동인(東寅)이 김상익(金相益)의 발원을 받아서 옛 절터에 중창하였다. 1945년 중건하였고, 1978년 종현(宗玄)이 2층 요사를 세웠다. 1986년 도공(道空)이 주지로 부임한 이후 대대적인 불사를 진행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현재 건물로 대웅보전과 용화전·삼성각·요사 등이 있다. 이중 대웅보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내부에 불상과 탱화·동종 등이 봉안되어 있다. 용화전은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1993년에 세워졌다. 내부에는 창건 당시 선경이 자연석에 조각한 것으로 전해지는 석조여래좌상이 봉안되어 있다. 삼성각은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내부에 1992년 조성된 탱화들이 봉안되어 있다. 이밖에도 높이 1.44m 크기의 팔각원당형 부도 1기가 전해지는데, 이것은 연꽃봉오리 상륜이 남아 있는 부도로 조선 중기 이전의 유물로 추정된다.


▲ 현암사 절집 대웅보전 [14:29]

 

▲ 신자들이 쑥을 다듬어 삶아 내느라고 바쁘다 [14:30]

 

▲ 다도해를 연상케 하는 대청호 풍경 [14:31]

 

▲ 명당에 자리잡고 있는 오층석탑 [14:34]

 

▲ 구룡산으로 올라가는 소나무 숲 길[14:40]

 

▲ 흩어진 성돌과 성돌로 쌓은 돌탑들 [14:42]

 

▲ 석성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14:43]

 

▲ 오가리에서 곧장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 이정표 [14:44]

 

▲ 계속 나타나는 성돌로 쌓은 돌탑들 [14:48]

 

▲ 흩어져 널려 있는 성돌들 [14:50]

 

▲ 밧줄이 매어져 있는 안부 [14:52]

 

▲ 구룡산 정상 200m 전 이정표 [14:55]


15:01   해발 370.3m의 구룡산 정상에 올랐다. 사방이 확 틔어 전망이 좋다. 대청호 뒤로 멀리 고리산이 보이고 청남대 왼쪽 너머로 샘봉산도 보인다. 문의면소재지가 눈에 들어오는가 하면, 그저께 다녀온 양성산과 작두산도 봉우리가 오뚝하다. 정상에는 표지석이 있고 장승도 몇 개 서 있는데, 이곳은 특히 새해 첫 날 해맞이를 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정상에서 내려와 벤취에서 음료수를 마신 다음 계단을 따라 장승공원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길 양쪽에는 장승들이 계속 도열해 있는데, 6각정자를 지나자 그 숫자는 엄청나게 늘어났다. 온갖 모양을 한 장승들이 길을 내려오는 우리를 지켜본다.


▲ 구룡산 정상에서 바라본 대청호 [15:01]

 

▲ 구룡산 정상에서 바라본 샘봉산과 청남대 [15:02]

 

▲ 구룡산 정상에서 바라본 문의면소재지 방면 [15:03]

 

▲ 구룡산 정상에서 바라본 양성산 상봉과 작두산 [15:03]

 

▲ 구룡산 정상에 있는 용 조각 [15:04]

 

▲ 구룡산 정상에서 이방주 회장님 [15:06]

 

▲ 구룡산 정상에서 [15:06]

 

▲ 장승공원으로 내려가는 돌계단 길 [15:11]

 

▲ 하산길에 만난 6각정자와 장승들 [15:14]

 

▲ 장승이 도열해 있는 장승공원 하산길 [15:18]


15:21   아름다운 소나무 한 그루가 돋보이는 장승공원에 도착, 이제 오가리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만 남았다. 장승공원에서 주차장까지는 계속되는 시멘트 포장도로였다. 내려가는 도중, 도로 오른쪽에 시골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식당이 하나 있다. 주 메뉴는 옻닭, 엄나무닭 등이었는데 순박한 주인 할머니의 모습에서 음식맛이 어떨지 대충 짐작을 할 수 있었다. 다음에 시간을 내어 한 번 들르기로 마음 먹고 다시 주차장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 장승공원에서 [15:21] 

 

▲ 장승공원에서 이방주 회장님 [15:24]

 

▲ 장승공원 안내석 [15:25]

 

▲ 옻닭으로 유명하다는 음식점 [15:28]

 

▲ 성마루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이정표 [15:32]

 

▲ 보랏빛 등꽃이 화려하게 피었다 [15:42]


15:44   주차장에 내려서니 차는 여전히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승공원까지 차를 몰고 올라가기 때문인 모양이다. 주차장을 떠나면서 부모산성과 마찬가지로 구룡산성이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는 것이 마음 아팠다. 모든 것을 차치하고라고 우리 조상들이 얼과 혼이 깃들어 있는 것인데...... 장승을 깎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흩어져 있는 성돌을 잘 정리해서 번듯한 성곽의 모습을 만들어 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 다시 찾아온 주차장 [1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