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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9.03.22. [한국 100名山 64] 대구 동구 팔공산

by 사천거사 2009. 3. 22.

팔공산 산행기  

◈ 일시: 2009년 3월 22일 일요일 

◈ 장소: 팔공산 1192m / 대구광역시 동구

◈ 코스: 한티재 → 파계봉 → 서봉 → 동봉 → 신령재 → 관봉 → 갓바위지구

◈ 거리: 17km

◈ 시간: 7시간 33분

◈ 회원: 레저토피아 안내 산행


 


07:00  오늘은 레저토피아 안내 산행팀을 따라 대구 팔공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팔공산은 내가 다닌 고등학교 교가에도 나오는데, 초중고 시절을 대구에서 보냈어도 아직 그 산을 밟아 보지 못했다. 6시 50분 경에 사직동 실내체육관 앞에 도착하니 홍세영 선배가 기다리고 있다. 홍 선배는 요즘 산행 재미에 푹 빠진 분이다. 버스에 올라보니 산행객이 얼마 안 된다. 오늘 오전까지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산행 취소를 한 모양이다.

 

김웅식 대장을 포함한 남자 산행객 13명, 여자 산행객 2명 모두 15명이 관광버스를 타고 출발, 요란하게 떠들던 일기예보와는 달리 밤 사이 내리던 비는 이미 그쳐 있는 상태다. 서청주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 청원-상주 고속도로를 경유한 다음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접어 들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서두른 탓인지 졸리다. 비몽사몽 하는 사이에 선산휴게소에 이르렀다.

 

08:14  날씨 때문인지 고속도로에 차량들이 뜸하더니 선산휴게소도 한가하다. 아침 간식으로 샌드위치를 사서 하나씩 먹었다. 칠곡나들목에서 경부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는 한티재를 향해서 달렸는데, 내비게이션만 믿고 가다 그만 길을 잘못 들어 일차로 도로에서 상당한 거리를 후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티재는 칠곡나들목을 나와 5번 국도를 타고 안동 쪽으로 올라가다, 동명에서 우회전하여 79번 지방도를 계속 따라가면 나온다. 한티재로 올라가는 길은 한국의 100대 아름다운 길에 속해 있고, 한티재 바로 아래에는 유명한 천주교 성지가 있다.


▲ 중주내륙고속도로에 있는 선산휴게소 [08:14]


09:58  한티재에 도착, 꽤 넓은 주차장이 있고 휴게소 건물도 보기에 좋다. 차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한 다음, 도로를 건너 계단을 오르는 것으로 팔공선 종주 산행이 시작되었다. 비는 내리지 않는데 안개가 점점 짙어지고 있었다. 경사가 조금씩 있는 산행로가 잘 닦여져 있다. 길 엎에 '종주등산로'라고 쓴 이정표가 있는데 번호가 150이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 숫자는 100m 마다 하나씩 줄어들게 되어 있었다. 즉, 한티재에서 갓바위까지 150개의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고 거리는 약 15km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저게 누구야? 우리 회원 중에 맨발로 산행을 하는 사람이 있네. 그 사람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맨발로 산행을 한단다. 건강 때문인가? 발바닥은 괜찮은가? 어쨌든 대단한 사람이다. 그러고 보면 이 세상에는 참 특이한 사람들도 많고 남다른 재주를 가진 사람들도 많다. 그와 같은 다양성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를 재미있게 만든다. 10시 26분에 성진암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났고, 10시 33분에 파계사에서 올라오는 길이 갈라지는 파계재에 도착했다. 파계재에서 파계봉까지는 20분이 조금 더 걸리는 오름길이다.


▲ 팔공산 종주 산행의 들머리가 있는 한티재의 휴게소 건물 [09:59]

 

▲ 팔공산 종주 산행의 들머리 [10:01]

 

▲ 안개가 끼어 있고 땅은 젖어 있다 [10:04]

 

▲ 100m 마다 세워져 있는 종주등산로 이정표 [10:05]

 

▲ 안개 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갑니다 [10:15]

 

▲ 전 구간을 맨발로 걸은 우리 회원 [10:19]

 

▲ 헬리콥터 착륙장도 안개에 싸여 있고 [10:28]

 

▲ 부드러운 흙길이라 걷기에 좋다 [10:32]

 

▲ 파계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4거리 안부 파계재 [10:33]

 

▲ 파계봉을 오르다가 잠시 쉬고 있는 홍세영 회원 [10:49]


10:56  파계봉에 올랐다. 정상표지석이 있고 삼각점도 있다. 사진 찍고 바로 출발, 이번 팀원들은 쉬는 시간을 거의 갖지 않는다. 사진도 거의 찍지 않는다. 그냥 계속 걷는 것이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파계봉을 지나자 서서히 바위와 암릉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헬리콥터 착륙장을 지나자 본격적인 암릉길이 나타났다. 톱날능선(칼날능선)에 들어선 모양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행객의 숫자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 곳에서는 어김 없이 정체 현상이 일어났다. 정체는 도시의 도로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파계봉에서 한 시간 정도 걸어 백운대에 도착했다.


▲ 해발 991m의 파계봉에서 [10:55]

 

▲ 톱날능선의 시작인가? [10:59]

 

▲ 큰 바위들이 서 있는 서봉 가는 길[11:15]

 

▲ 안개 싸인 헬리콥터 착륙장 [11:16]

 

▲ 암릉이 계속 이어지고 [11:22]

 

▲ 암릉을 넘고 있는 산행객들 [11:36]

 

▲ 암릉을 넘기 전에 [11:36]

 

▲ 바위에 올라선 홍세영 회원 [11:38]

 

▲ 암벽을 내려가는 곳에서 정체 [11:44]

 

▲ 암벽 사이로 길이 난 곳도 있고 [12:00]


12:02  지도에는 없는 백운대라는 표지석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표지석이 있으니 사진 한 장 찍고. 12시 52분에 서봉에 올랐다. 이제 슬슬 점심 먹을 곳을 물색해야 하는데, 서봉 바로 아래가 헬리콥터 착륙장이었다. 이마 몇 팀이 그곳에서 점심을 먹고 있어 우리도 한쪽에 점심상을 펼쳤다. 12시 58분에 점심 식사 시작. 늘 김밥을 싸오다가 오늘은 그냥 밥을 싸왔는데 영 음식이 땡기지 않는다. 그냥 몇 술 뜨고 말았다. 소주를 한 잔씩 하는 것으로 점심 끝.


▲ 백운대에서 [12:02]

 

▲ 톱날능선은 암릉의 연속이다 [12:23]

 

▲ 서봉에서 [12:53]

 

▲ 서봉 옆 암봉에 있는 표지석 [12:56]

 

▲ 서봉 바로 아래에 있는 헬리콥터 착륙장 [12:57]


13:15  점심을 먹고 바로 출발, 8분 정도 걸어 서봉과 동봉 사이에 있는 오도재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수태골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진다. 커다란 바위들이 널려 있는 스크리지대를 지나 5분 정도 가니 동화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이다. 동봉까지는 300m 거리인데 경사가 가파른 돌계단길이 만만치가 않다. 아침부터 팔공산을 감싸고 있는 안개는 걷히지 않고 점점 심해지는 것 같다. 동봉으로 가는 길에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 점심 먹은 헬리콥터 착륙장의 김웅식 대장 [13:15]

 

▲ 서봉과 동봉 사이에 있는 오도재: 수태골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진다 [13:23]

 

▲ 큰 바위들로 이루어진 스크리 지대 [13:28]

 

▲ 동화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의 이정표 [13:33]

 

▲ 동봉으로 올라가는 돌계단길 [13:34]

 

▲ 동봉으로 올라오고 있는 홍세영 회원 [13:40]


13:43  팔공산의 실질적인 정상인 해발 1155m의 동봉에 도착했다. 1192m의 비로봉은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자, 이제 신령재를 거쳐 관봉으로 가야 한다. 동봉을 떠나 조금 걸으니 오르쪽 능선으로 산행객들이 올라온다. 어디서 오시나요? 거북바위를 지나 오는 데요. 거북바위가 어딘가? 일단 계속 암릉을 탔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가 간 길은 바윗길이고 왼쪽 아래로 평이한 길이 따로 나 있었다. 산 허리를 타고 얼마를 걸었더니 오른쪽으로 거대한 바위가 있는 암봉인 염불봉이 모습을 드러냈다.

 

2시 3분에 염불봉에 올랐다. 염불봉에는 거대한 바위가 3개 나란히 놓여 있고 그 아래 암반에 작은 바위가 하나 놓여 있었는데,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안개 때문에 전망을 별로 좋지 않았지만 잠시 쉬면서 숨을 골랐다. 다시 출발, 길 왼쪽에 밧줄이 매달린 직벽이 나타났다. 그리 긴 거리는 아니었지만 두려움을 충분히 자아낼 만한 경사요 높이였다. 직벽을 내려오니 다시 평이한 길이다. 오른쪽으로는 암릉이 계속 이어지는데 한 여성 산악인이 그 바위 능선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대단하네. 


▲ 해발 1155의 동봉에서 [13:43]

 

▲ 동봉을 지나 염불봉으로 [13:53]

 

▲ 안개는 언제 걷히나? [13:54]

 

▲ 암벽을 내려오고 있는 홍세영 회원 [13:56]

 

▲ 커다란 바위들이 얹혀 있는 염불봉에서 [14:04]

 

▲ 안개 싸인 염불봉에서 [14:04]

 

▲ 염불봉 암반에 얹혀 있는 바위 [14:04]

 

▲ 90도의 암벽을 내려가고 있는 홍세영 회원 [14:13]

 

▲ 경사가 장난이 아닙니다 [14:12]


14:37  동화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 이정표가 서 있다. 갓바위까지는 아직도 5.7km가 남았네. 지금까지 온 것과는 달리 산행로가 평탄하고 좋다. 길 양쪽 옆으로 진달래와 철쭉 나무가 밭을 이루고 있다. 조금 더 있다가 꽃이 피기 시작하면 정신 못 차릴 것 같다. 이정표에서 20분 정도 걸어서 도마재(신령재)에 도착했다. 팔공산 능선이 길다보니 고개도 많다. 도마재에서는 수도사로 가는 길과 동화사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모처럼 날이 개었다. 주변 사물이 점점 뚜렷해지고 우리가 지나온 능선도 잘 보였다. 아, 장쾌한 능선이다.


▲ 동화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의 이정표 [14:37]

 

▲ 도마재로 가는 걷기에 좋은 길 [14:37]

 

▲ 계속 부드러운 길이 이어지고 [14:54]

 

▲ 철쭉과 진달래 나무가 많은 능선길 [14:55]

 

▲ 도마재(신령재)에 있는 이정표 [14:57]

 

▲ 여전히 길은 걷기에 좋습니다 [15:14]

 

▲ 헬리콥터 착륙장을 지나고 있는 회원들 [15:18]


15:19  지도에도 없는 바른재에 도착, 이정표를 보니 공산약수터로 가는 길과 동화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4거리 안부다. 10분 정도 걸었더니 지금까지 걸어온 팔공산 능선이 뚜렷하게 보이고, 오른쪽 아래로 팔공컨트리클럽 골프장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인봉에서 관봉(갓바위)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서서히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른재에서 40분 정도 걸어 또 하나의 고개인 능성재에 도착했다.


▲ 동화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4거리 안부 [15:19]

 

▲ 우리가 걸어온 팔공산 능선 [15:31]

 

▲ 오른쪽 아래로 팔공컨트리클럽 골프장이 보인다 [15:32]

 

▲ 우리가 가야 할 인봉과 관봉 능선 [15:38]

 

▲ 날이 개인 헬리콥터 착륙장 [15:47]

 

▲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15:52]

 

▲ 우리가 걸어온 팔공산 주능선 [15:58]


15:59  능성재에서는 은해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고 있었다. 다시 주능선에 올라서니 인봉에서 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관봉 아래의 선본사가 잘 보였다. 능성재에서 20분 정도 걸었는데 이정표 옆에서 한 할아버지가 고로쇠 수액을 팔고 계셨다. 큰 잔으로 한 잔에 1,000원이었는데 회원 중에서 한 분이 한 잔씩 맛을 보게 해주었다. 땀을 흘린 끝에 마신 고로쇠 수액 한 잔은 정말 시원하고 맛이 좋은 감로수였다.

 

할아버지의 인사를 받으며 다시 관봉을 향해 출발, 조금 위험한 바위지대에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노적봉을 지나고 쇠난간을 잡고 암벽을 트래버스한 다음, 10분 정도를 더 걸어서 마침내 관봉으로 올라가는 계단길에 도착했다. 종주등산로 이정표에는 숫자 001이 적혀 있다. 휴일이라 그런지 계단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얼마 안 되는 계단길을 올라 마침내 관봉에 도착했다.


▲ 은해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능성재[15:59]

 

▲ 인봉에서 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16:01]

 

▲ 고로쇠 수액을 판매하는 할아버지 [16:21]

 

▲ 고로쇠 수액을 마시며 바라본 관봉과 선본사 [16:21]

 

▲ 노적봉 [16:33]

 

▲ 관봉으로 가는 길에 만난 암벽길 [16:36]

 

▲ 종주등산로 표지판 001번 [16:46]


16:49  관봉에 올랐다. 관봉을 '갓을 쓴 바위봉우리'라는 뜻으로 우리말로 갓바위를 말한다. 갓을 쓴 석조여래좌상 앞에 많은 사람들이 '약사여래불'을 뇌며 절을 올리고 있다. 무엇을 빌러 온 사람들인가? 이 높은 곳까지 올라온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진데. 祈福을 위해서는 어떤 희생도 감수하는 의지의 한국인들이다. 갓바위에서 갓바위집단시설지구로 내려가는 길은 관암사까지 계속 돌계단길인데, 이런 길을 잘못 걸으면 무릎이 절단나기 쉽다.

 

길옆에 있는 생강나무(산동백)에 꽃이 노랗게 피었다. 관암사에 이르자 돌계단길은 끝나고 시멘트 포장도로가 시작되었다. 관암사 아래에도 절이 몇 개 더 있었는데, 갓바위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여기저기에 많은 절이 생겨난 모양이다. 갓바위에 있는 석조여래좌상은 선본사에 속해 있다. 지루한 하산길이 끝나고 마침내 갓바위집단시설지구에 도착, 주차장을 향해 걸었다.


▲ 관봉에 있는 갓바위 안내판 [16:49]

 

▲ 관봉석조여래좌상을 향해 '약사여래불'을 외며 절을 하고 있는 사람들 [16:50]

 

▲ 갓바위 석조여래좌상 [16:50]

 

▲ 무슨 소원들을 비는 걸까? [16:52]

 

▲ 암벽에 동전을 붙이고 있는 홍세영 회원 [16:54]

 

▲ 관봉에서 모처럼 둘이 [16:55]

 

▲ 갓바위 집단시설지구로 내려가는 돌계단길 [16:59]

 

▲ 생강나무꽃이 노랗게 피었다 [17:06]

 

▲ 관암사 대웅전 모습 [17:15]

 

▲ 갓바위 집단시설지구 앞 광장 [17:30]


17:33  주차장에 도착했다. 거의 모든 회원들이 내려와 있었다. 정말 산을 잘 타는 사람들이다. 주차장 한켠에서 끓인 닭백숙을 안주로 소주를 몇 잔 마셨다. 사람이 적다 보니 나에게 돌아오는 양도 많다. 아침 날씨와는 달리 안개는 모두 사라졌고 파란 하늘에 구름이 떠 있다. 대구에 사는 이종사촌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울산에 대게를 먹으러 갔단다. 팔자 좋은 친구네.


▲ 주차장에 늘어 서 있는 관광버스들 [17:33]

 

▲ 주차장 위 하늘의 구름이 보기에 좋다 [17:47]

 

▲ 닭백숙과 소주 한 잔 [18:06]


18:20  갓바위 집단시설지구 주차장을 출발한 버스는 동대구나들목에서 경부고속도로에 올라섰다. 조금 힘들었던 산행의 피로와 몇 잔 마신 소주가 합동으로 공격을 해 와 버스에 오르자 곧 잠에 빠져 들었다. 올 때와는 달리 2시간 조금 더 걸려서 청주에 도착, 다음을 기약하고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산행은 봄냄새가 물씬 풍기는 15km의 장쾌한 암능을 쉼 없이 걸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다만 안개 낀 날씨 때문에 그 좋은 풍광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