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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9.03.14. [한국 100名山 63] 전남 광양 백운산

by 사천거사 2009. 3. 14.

백운산 산행기

◈ 일시: 2009년 3월 14일 토요일 

◈ 장소: 백운산 1216.6m / 경남 광양

◈ 코스: 진틀마을 → 지능선 → 헬리콥터 착륙장 → 백운산 → 매봉 → 고사리

◈ 시간: 5시간 33분

◈ 회원: 청주토요산악회 안내 산행



07:33  바야흐로 남쪽은 매화의 계절이다. 특히 섬진강을 끼고 있는 광양시 다압면의 매화는 요즈음이 절정이다. 광양시 옥룡면에 있는 백운산은 다압면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매화철이 되면 산꾼들을 많이 모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청주토요산악회에서 마침 백운산으로 산행을 간다기에 동참을 하기로 했다. 청주 실내체육관 앞에서 관광버스 2대로 출발, 대전-통영 고속도로에 올라섰다. 바깥 날씨가 차가운지 차창에 김이 잔뜩 서린다.

 

08:28  인삼랜드 휴게소에 들렀다. 토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꽤 많다. 잠시 휴식 후 출발, 마침 TV에서 오늘 우리가 갈 광양시 다압면의 매화축제에 관한 이야기가 방영되고 있었다. 우연의 일치인가?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에 접속해서 광양 쪽으로 달렸다. 10시 23분, 사천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섬진강이 가까워지자 도로변의 하얀 매화가 눈에 들어온다. 광양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는 광양읍을 거쳐 865번 지방도를 따라 오늘의 산행들머리를 향했다.

 

이윽고 버스가 서고, 사람들이 내리고, 기념사진을 찍고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걸어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스톱! 여기가 산행들머리가 아니란다. 산행 코스가 몇 번 바뀌는 바람에 들머리를 혼동한 모양이다. 2007년에 진틀마을에서 백운산을 오른 적이 있는데 오늘 산행기점도 진틀마을이란다. 다시 버스에 올라 진틀마을로 올라갔다.


▲ 대전-통영 고속도로에 있는 인삼랜드 휴게소

 

▲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내다 본 풍경 [08:32]

 

▲ 남해고속도로에 있는 사천휴게소 [10:24]

 

 ▲ 엉뚱한 산행 들머리에 내려서 기념 사진 [11:38]


11:50  진틀마을에서 산행시작. 매화축제를 보러 갈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산행객들은 도로 오른편에 나 있는 포장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곧 표지기가 많이 달려 있는 왼쪽 갈림길이 있는데, 병암계곡을 거쳐 백운산으로 가는 길과 신선대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우리 팀은 곧장 포장도로를 따라 가다 왼쪽 능선으로 올라붙었다. 지능선을 따라 조릿대 사이로 산행로가 잘 나 있었다. 계속되는 오름길이다. 하늘이 푸르고 구름은 아름다운데, 차가운 바람은 왜 이렇게 세게 부는 거야? 손이 시리고 뺨도 시리다. 벗었던 자켓을 다시 꺼내 입고 장갑도 착용했다.


▲ 진틀마을 입구에 있는 산행 이정표 [11:50]

 

▲ 갈림길: 왼쪽은 병암계곡과 신선대로 가는 길이고 곧장 가는 길은 지능선으로 올라가는 길 [11:52]

 

▲ 사면길이 끝이 나면 지능선에 이른다 [11:59]

 

▲ 조릿대가 깔려 있는 지능선길 [12:07]

 

▲ 조릿대가 지천인 평탄한 능선길 [12:18]

 

▲ 가끔 암릉길로 나타나고 [12:23]

 

▲ 커다란 바위를 우회하고 있는 회원들 [12:24]

 

▲ 어른 키가 묻힐 정도로 자란 조릿대숲길 [12:29]

 

▲ 부러진 노각나무를 돌아서 오르고 [12:38]

 

▲ 멀리 백운산 정상과 그 왼쪽으로 신선대가 보인다 [12:46]


12:49  이름 모를 봉우리에 올랐다. 꽤 넓은 공터가 있어 쉬어가기에 좋은 곳이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쉬면서 간식을 먹고 있었다. 아, 그런데 하늘은 왜 저렇게 파랗고 구름은 왜 저렇게 피어 오르는 거야?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오늘 정말 좋은 날씨다. 다시 백운산을 향해서 출발, 15분 정도 걸어 이정표를 만났다. 왼쪽으로 백운사에서 올라오는 길이 합쳐지고 있었다. 백운사까지는 1km의 거리. 고도가 높아지자 지난 번에 내린 눈이 바닥에 그냥 있는 곳도 있다.  


▲ 무명봉 공터에서 홍세영 선배 부부 [12:49]

 

▲ 무명봉 공터에서 [12:53]

 

▲ 무명봉 공터 위 하늘에 핀 아름다운 구름 [12:53]

 

▲ 다시 헬리콥터 착륙장을 향해서 [13:06]

 

▲ 헬리콥터 착륙장을 오르다가 [13:08]

 

▲ 오늘 처음 만난 이정표: 백운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지점 [13:12]

 

▲ 높은 곳에는 아직 눈이 녹지 않았다 [13:22]


13:23  넓은 헬리콥터 착륙장에 올랐다. 먼저 오른 회원들이 이곳 저곳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바람은 계속 분다. 착륙장에서는 상고대가 핀 백운산 정상과 신선대가 잘 보였다. 조금 늦게 올라온 홍세영 선배 부부와 점심을 먹었다. 바람이 불어 라면을 끓이기가 만만치 않다. 그래도 준비해 간 김밥을 맛있게 먹었다. 1시 56분에 착륙장 출발, 이 착륙장은 억불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이기도 했다.

 

백운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상고대 천지였다. 10분 정도 걸었더니 병암계곡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났다. 2007년 여름에 내가 올라온 길이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상고대는 더욱 하얗고 하늘은 더욱 푸르렀다. 3월 중순에 이렇게 멋진 상고대를 보다니, 나는 참 행운아다. 나 뿐만이 아니라 오늘 이곳에 온 사람은 모두 행운아다. 백운산 정상은 바위로 이루어진 암봉이었다. 올라가는 길이 녹록하지 않다. 사람도 많다.


▲ 백운산 정상과 신선대가 잘 보이는 헬리콥터 착륙장 [13:23]

 

▲ 파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너무나 멋지다 [13:26]

 

▲ 다시 만난 헬리콥터 착륙장에서 정상을 배경으로 [14:05]

 

▲ 3월 중순에 만난 상고대길을 걸으며 [14:05]

 

▲ 병암계곡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이정표 [14:10]

 

▲ 상고대 터널 속으로 들어가다 [14:07]

 

▲ 상고대 터널길 [14:11]

 

▲ 파란 하늘과 상고대와 구름 [14:13]

 

▲ 상고대가 눈꽃처럼 피었다 [14:14]

 

▲ 상고대 터널 사이로 [14:14]

 

▲ 누가 하늘에 목화솜을 뜯어 뿌렸나? [14:16]

 

▲ 상고대 터널길에서 홍세영 선배 부부 [14:17]

 

▲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리는 하얀 상고대 [14:18]

 

▲ 백운산 정상으로 오르다 뒤돌아서서 [14:19]

 

▲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백운산 정상 [14:20]


14:25  정상에 올라 순서를 기다려 사진을 찍었다. 정상에서는 억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보였고, 신선대와 한재를 거쳐 도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뚜렷했다. 정상에도 바람은 아주 강하게 불었다. 정상에서 내려서는데 저런, 여성 두 명이 경사진 바위를 미끌어져 내려가고 있다. 큰 일 났네! 그런데 정말 다행히도, 앞에서 미끌어져 내려가던 여성이 턱이 진 바위에 머리를 부딪히며 멈췄다. 어떻게 되었나? 천운이었다. 머리에 조금 타박상을 입었을 뿐 큰 부상은 없었다. 늘 추락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바위 지대에서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정상을 내려와 매봉 방면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길은 조금 경사가 급하며 미끄럽다. 무덤이 있는 헬리콥터 착륙장에서 잠시 쉬며 후미 팀원들과 술을 한 잔씩 마셨다. 속이 짜릿해진다. 작은 봉우리를 몇 개 넘어 매봉에 도착했다. 착륙장에서 매봉까지는 거의 50분이 걸렸다.


▲ 백운산 정상에서 바라본 억불봉 방면 [14:23]

 

▲ 백운산 정상은 거대한 바위로 되어 있다 [14:23]

 

▲ 백운산 정상에서 억불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14:25]

 

▲ 정상에서 바라본 신선대와 도솔봉 방면 [14:27]

 

▲ 백운산 정상에서 사진 찍을 차례를 기다리며 [14:28]

 

  ▲ 해발 1216m의 백운산 정상 표지석과 함께 [14:29]

 

▲ 매봉으로 내려가는 능선 [14:41]

 

▲ 상고대가 핀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본 백운산 정상 [14:50]

 

▲ 헬리콥터 착륙장에서 바라본 백운산 정상 [14:52]

 

▲ 헬리콥터 착륙장에서 후미팀 술 한 잔 [14:56]

 

▲ 담소를 나누며 복분자주 한 잔 [14:57]

 

 ▲ 매봉으로 가는 부드러운 능선길 [15:35]


15:51  삼각점이 있으며 헬리콥터 착륙장을 겸하고 있는 매봉에 도착했다. 정맥 산행을 하면 자주 볼 수 있는 표지판이 나무에 붙어 있다. 백운산에서 매봉을 거쳐 갈미봉과 쫓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호남정맥길이다. 매봉을 지나 5분 정도 걸었더니 삼거리 이정표가 서 있다. 곧바로 가면 고사마을로 내려가게 되고 오른쪽 길을 따르면 쫓비산으로 가게 된다. 고사마을 쪽으로 Go! 경사가 급하다. 오른쪽으로 억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잘 보이고 그 왼쪽으로 섬진강이 구불거리고 있다. 벌써 나무마다 새순이 조금씩 돋아나고 있고 진달래가 보랏빛 봉오리를 맺었다.


▲ 백운산에서 매봉까지는 호남정맥 구간이다 [15:52]

 

▲ 삼거리 이정표: 쫓비산 쪽은 호남정맥길 [15:57]

 

▲ 하산길에 바라본 억불봉 방면 능선 [16:06]

 

▲ 하산길에 바라본 섬진강 [16:07]

 

▲ 고사마을로 내려가는 급경사길 [16:11]

 

▲ 경사가 완만한 길도 있고 [16:44]

 

▲ 꽃을 피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진달래 [16:53]

 

▲ 고사마을 바로 위에서 본 섬진강 [16:58]

 

▲ 고사마을 바로 위에서 본 다압면 [16:58]


17:00  밤나무 조림지 사이로 수렛길이 나 있다. 곧 밤나무는 매화로 바뀌었다. 청매화와 홍매화가 섞여서 한창 자신들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하얀 꽃이 핀 매화 아래에는 파란 차나무들이 열을 지어 새순을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바야흐로 봄이 왔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였다. 집집마다 매화가 둘러싼 고사마을을 지나 5시 20분에 861번 지방도에 올라섰다. 도로 왼쪽으로 흐르는 섬진강에서도 봄내음이 풍겨나고 있었다.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곳에 도착하니, 매화축제를 다녀온 팀과 일찍 산행을 마친 팀이 동태찌개와 오징어찌개를 안주로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나도 오징어찌개를 한 대접 펀 다음 아는 사람이 있는 팀에 끼어 들어 소주를 마셨다. 추위에 떨었던 몸이 단번에 확 풀리는 기분이다. 길을 잘못 들어 조금 늦게 도착한다는 회원이 있어 6시 12분에 2호차부터 출발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탄 2호차는 호남고속도로를, 1호차는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청주로 귀환하게 되었다. 몇 잔 마신 소주가 올라 차를 탄 다음에는 거의 졸다시피 했다.


▲ 밤나무 조림지 사이로 나 있는 수렛길 [17:00]

 

▲ 청매화와 홍매화가 함께 어우러져 [17:03]

 

▲ 고사마을과 섬진강 [17:09]

 

▲ 고사마을은 온통 매화가 한창이다 [17:10]

 

▲ 매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는 고사마을 [17:10]

 

▲ 매화와 대나무와 소나무 [17:20]

 

▲ 861번 지방도에 있는 고사마을 표지석 [17:20]

 

▲ 매화가 피어 있는 섬진강의 봄풍경 [17:22]

 

▲ 저녁 햇살이 퍼지고 있는 고사마을 뒤로 솟아 있는 백운산 능선 [17:23]

 

▲ 산행을 마치고 오징어찌개와 함께 소주 한 잔 [17:30]


20:20  여산휴게소에 들렀다. 1호차는 덕유산휴게소에 있단다. 어느 차가 먼저 청주에 도착할까? 결과는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이용한 1호차의 승리였다. 9시 30분에 청주에 도착,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백운산 산행은, 3월 초에 예상치 않았던 멋진 상고대를 본 것과 섬진강 주변을 하얗게 물들인 매화 향기를 실컷 맡은 점에서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없었다 하드라도, 좋은 산을 다녀온 것 자체가 더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면 잘못된 생각일까?


▲ 밤이 깊어가고 있는 여산휴게소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