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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네팔 에베레스트

2009.01.13. [Everest 10] 로부체→팡보체

by 사천거사 2009. 1. 13.

에베레스트 트레킹 제10일

◈ 일시: 2009년 1월 13일 화요일

◈ 코스: 로부체 → 페리체 → 팡보체

◈ 회원: 충북 네팔오지학교 5차 탐사대



06:30   아침에 일어났는데 몸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아 내려가기로 결정을 했다. 물론 억지로 올라간다고 우기면 김 대장이 말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탐사대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니 그 또한 작은 일이 아니다. 혼자 내려가는 줄 알았더니 고소증세가 있는 대학산악부원인 김영진 대원이 함께 내려가게 되었다. 나에게는 심심하지 않아 다행이다. 포터는 링마. 몸집은 작지만 힘은 장사다.

 

08:20   로부체 롯지 출발. 날씨는 오늘도 좋다. 일단 내려가기로 결정하고 나니 큰 짐을 벗은 것처럼 마음이 편안하다. 로부체에서 두글라까지는 내리막길이다. 50분 정도 걸어 셀파의 죽음을 기리는 돌탑군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올라갈 때는 그렇게 힘들고 멀던 길이 내려올 때는 금방이다. 돌탑군 지역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셀파들의 명복을 빌었다.


▲ 로부체에서 하루 묵은 롯지의 모습 [08:20]

 

▲ 앞으로 가야할 길 [08:34]

 

▲ 이미 지나온 길 [08:34]

 

▲ 셀파들의 죽음을 기리기 위한 돌탑이 서 있는 곳 [09:11]

 

▲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영진 대원 [09:11]

 

▲ 우리 두 명의 카고백을 운반하는 링마 [09:11]

 

▲ 멀리 두글라의 롯지가 내려다보인다 [09:20]


09:50   로부체로 올라올 때 점심을 먹었던 두글라의 롯지에 도착했다. 휴식도 취할 겸 자리에 앉아 찌아 2잔을 시켰다. 값은 100루피. 찌아를 마시고 있는데 페리체 쪽에서 트레커들이 줄을 지어 올라오는 것이 보인다. 로체청소년원정대였다. 롯지를 떠나 얼마를 걸은 후 초르텐이 있는 지역에서 다시 페리체를 향해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가는 도중 신부님과 수녀님이 이끄는 인천카톨릭스카우트 학생들을 만났다.


▲ 두글라에 있는 롯지에서 찌아 두 잔 마심 [09:50]

 

▲ 롯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영진 대원 [09:51]

 

▲ 두글라에 있는 롯지로 올라오고 있는 로체청소년원정대원들 [10:01]

 

▲ 아름다운 설벽의 모습 [10:26]

 

▲ 촐라체의 모습 [10:27]

 

▲ 촐라체의 모습 [10:34]

 

▲ 휴식을 취하는 김영진 대원: 링마는 어디 갔지? [10:34]


10:37   페리체로 가는 넓은 계곡길에 다시 들어섰다. 우기에 비가 많이 오면 계곡 전체에 물이 차지 않나? 길 양쪽으로 돌담을 쌓아 경작지를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 이 고산지대에서는 어떤 채소를 재배하나? 혹시 롯지를 만들기 위해서 터를 닦아 놓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넓은 계곡길은 평지와 같아서 걷기에는 좋았다. 왼쪽으로 페리체 롯지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 페리체로 가는 넓은 계곡길 왼쪽으로 아마다블람이 보인다 [10:37]

 

▲ 저 봉우리는 높이가 몇 m나 될까? [10:37]

 

▲ 암봉 뒤로 설봉이 보이고 [11:08]

 

▲ 페리체 마을이 가까워지고 있다 [11:08]

 

▲ 페리체의 넓은 하상 [11:23]

 

▲ 페리체 마을이 보이고 그 위로 아마다블람도 보이고 [11:24]


11:58   페리체에 있는 샹그릴라 롯지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계란을 넣은 네팔 라면을 시켰고 라면 값은 820루피였다. 12시 22분에 스탭 겔젤을 만났다. 어제 낮에 조재명 대원, 이소언 대원과 함께 내려간 포터로 그 두 대원은 남체바자르에 묵고 있다고 한다. 그는 남체에서 계란을 사서 고락셉으로 가던 중에 우리와 만난 것이다. 계란을 몇 개 얻어 계란부침을 만들어 먹었다.


▲ 우리가 점심을 먹은 페리체의 롯지 [12:00]

 

▲ 롯지 내부에 있는 상품진열대 [12:05]


13:05   점심 후 출발. 5분 정도 걸어 뒤를 돌아보니 페리체 마을이 평화롭다. 내 생애에 언제 또 저런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다리를 건너 길은 계속된다. 파란 하늘에 로체 능선과 아마다블람이 흰빛을 발하며 하늘을 가르고 있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구름들이 하늘을 적당히 수 놓고 있다. 올라올 때와는 달리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니 더욱 아름답다. 칼라파타르로 올라간 대원들은 지금 어디 쯤 가고 있을까?


▲ 페리체 마을을 떠난 다음 뒤돌아보며 [13:11]

 

▲ 페리체의 넓은 계곡 [13:11]

 

▲ 페리체 마을을 지나면 바로 만나게 되는 다리 [13:19]

 

▲ 로체 능선 뒤로 구름이 퍼지고 있다 [13:35]

 

▲ 아마다블람 [13:35]

 

▲ 로체와 구름 [13:40]

 

▲ 아마다블람과 구름 [13:40]

 

▲ 로체 쪽 하늘을 바라보며 [13:41]


13:54   아마다블람이 보이는 곳. 올라오면서 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둘이 걸어가니 여러 가지로 좋은 점도 있다. 우선 시간을 우리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또 쉬고 싶을 때 아무 데서나 쉴 수 있다. 더 좋은 것은, 주변 풍경을 여유있게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롯지를 짓기 위한 목재를 운반하는 포터들이 보인다. 그냥 보아도 그 무게가 장난이 아닐 것 같은데 포터들은 잘도 올라간다. 측은한 마음이 든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더 좋은 집안에 태어났다면 저러지 않아도 될 텐데......


▲ 아마다블람 아래의 산사태 흔적 [13:54]

 

▲ 로체 위로 구름이 흘러가고 있다 [14:10]

 

▲ 파란 하늘과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아마다블람 [14:26]

 

▲ 구름이 피어나는 눕체와 로체 능선을 배경으로 [14:27]

 

▲ 롯지를 지을 목재를 운반하고 있는 포터들 [14:31]

 

▲ 눕체와 로체와 구름 [14:31]

 

▲ 아마다블람과 구름 [14:31]


14:56   쇼마레 마을에 도착.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마을인데 내려다보니 두드 코시 강을 따라 오른쪽으로 길이 평행선을 이루며 뻗어 있다. 이 구간에서는 팡보체로 내려가는 길을 걷다가 멈추어 서서 뒤를 돌아보면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다. 오전에는 구름 한 점 없던 하늘에 오후가 되면 하얀 구름들이 향연을 벌이는데, 로체와 아마다블람 주변에 아름다운 구름이 떠다니고 있다. 올라갈 때는 못 보던 광경이다. 3시 47분, 탐사대원들이 방문했던 팡보체 초등학교로 올라가는 길 앞에 있는 이정표를 지났다. 곧 오늘 하루를 묵을 팡보체 롯지에 도착을 했다. 


▲ 쇼마레 마을을 내려가고 있는 김영진 대원 [14:56]

 

▲ 구름이 퍼지고 있는 아마다블람 [14:57]

 

▲ 쇼마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링마 [15:00]

 

▲ 마차푸차레, 마터호른과 함께 세계 3대 미봉에 속하는 아마다블람 [15:46]

 

▲ 계곡은 깊고 산은 높고 구름은 한가하다 [15:46]

 

▲ 로체와 아마다블람을 배경으로 [15:47]

 

▲ 팡보체 초등학교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이정표 [15:47]

 

▲ 팡보체 롯지 오른쪽 설봉 위로 구름이 날리고 있다 [16:00]


16:06   팡보체 히말라얀 롯지에 도착. 데보체에서 올라올 때 하루 묵었던 곳이다. 방에 들어가 잠시 자리에 누웠다가 6시 20분에 저녁을 먹었다. 현지식인 달밧을 시켰는데 야크고기에 김치도 나왔다. 그러나 속이 안 좋아 조금밖에는 먹지 못했다. 해발고도 1000m 정도를 내려왔지만 고소증세가 말끔히 가시지는 않은 모양이다.

 

난로 옆에서 4명이 잡담을 하면서 나이 알아 맞추기를 했는데, 롯지 주인이 내 나이를 마흔 살로 본다. 좋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탐사대원들이 묵을 때는 이 롯지가 꽤 북적거렸지만 오늘은 너무나 조용하다. 개짖는 소리만 가끔씩 들릴 뿐이다. 7시 20분에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밤에도 온갖 잡다한 꿈만 계속 꾸었다.


내가 팡보체로 내려오는 동안 다른 대원들은 고락셉을 거쳐 칼라 파타르에 올랐습니다. 칼라 파타르에 오른 대원들 사진은 김영식 대장이 찍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비록 자리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어렵고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5545m의 정상에 오른 대원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 빙하지대를 지나고 있는 대원들

 

▲ 다시 고락셉을 향해서

 

▲ 고락셉을 향해서 오르고 있는 대원들

 

▲ 칼라파타르를 향해 올라가고 있는 대원들

 

 ▲ 칼라파타르 정상에 오른 대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