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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네팔 에베레스트

2009.01.10. [Everest 7] 데보체→팡보체

by 사천거사 2009. 1. 10.

에베레스트 트레킹 제7일 

◈ 일시: 2009년 1월 10일 토요일

◈ 코스: 데보체 → 밀링고 → 팡보체

◈ 회원: 충북 네팔오지학교 3차 탐사대



06:20   기상. 컨디션이 좋지가 않다. 두통을 해소하기 위해 타이레놀을 한 알 먹고, 다시 비아그라를 한 알 먹었다. 그런데 이 놈의 비아그라는 가짜인지 영 효력이 없다. 짐을 꾸린 다음 아침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해가 비치지 않은 언덕 위에서 로체와 아마다블람이 반겨준다. 늘 그러하듯이, 아침 운동을 하고 화이팅을 외치며서 오늘 하루의 트레킹 준비를 마쳤다. 오늘은 바로 이웃에 있는 팡보체의 학교를 방문하는 날이기 때문에 트레킹 거리가 짧아 2시간 정도만 걸으면 된다.


▲ 로체와 아마다블람이 아침 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나고 있다 [07:55]

 

▲ 팡보체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탐사대원들 [07:55]

 

▲ 트레킹 전 준비운동은 필수적인 하루 일과 중 하나다 [07:58]

 

▲ 안전산행을 다짐하는 탐사대원들의 화이팅 [08:02]


08:05   팡보체를 향해 트레킹 시작. 경사가 별로 없는 걷기에 좋은 길이다. 로체와 아마다블람이 정면으로 번갈아 보인다. 루크라에 도착한 이후로 날씨는 계속 좋다. 오전에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계속 되다가, 오후가 되면 조금 구름이 끼는 그런 날씨의 연속이다. 날씨는 트레킹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 탐사대원들은 히말랴야 신이 도와주는 모양이다. 그래나 해가 비치지 않는 곳은 춥다. 워낙 고산지대라 보니 기본적으로 기온이 낮은 것이다. 그래도 해만 나면 따뜻하다.


▲ 팡보체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대원들 [08:38]

 

▲ 명암의 대비가 분명한 뒷편으로 로체가 보인다 [08:40]

 

▲ 휴식을 취하고 있는 탐사대원들 [08:46]


08:51   튼튼하게 새로 놓은 철다리를 건넜다. 철다리 아래로 예전에 놓여 있던 출렁다리가 보인다. 장정모 사장이 이 다리에서 유명한 셀파가 몸을 던졌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8천 미터급을 자주 오르는 유명한 셀파들은 고소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혈액의 상태가 변하고, 따라서 정신적 질환을 많이 앓아 불행하게 인생을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 정상적인 상태의 환경 속에서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삶이 아니겠는가? 환경이 바뀌면 적응을 하는데 그 만큼의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내가 겪고 있는 고소증세도 그러한 고통 중의 하나일 것이다. 팡보체 마을에 가까워지자 로체와 아마다블람이 한꺼번에 잘 보였다.


▲ 새로 놓은 철다리를 건너고 있는 대원들 [08:51]

 

▲ 아마다블람을 배경으로 정동벽 부단장과 함께 [09:00]

 

▲ 멀리 뒷쪽으로 아마다블람이 보인다 [09:01]

 

▲ 편편한 바위는 모두 마니석으로 변해 '옴마니 반메흠'을 품고 있다 [09:02]

 

▲ 세계 3대 미봉에 속하는 아마다블람 [09:21]

 

▲ 초르텐 뒤로 꽁데피크가 보인다 [09:26]

 

▲ 산허리를 따라 길이 나 있고 롯지도 보인다 [09:40]

 

▲ 로체와 아마다블람이 잘 보이는 팡보체 마을로 들어서고 있다 [09:48]


10:07   해발 3930m의 팡보체에 있는 히말라얀 롯지에 도착. 고지라서 그런지 무척 춥다. 해가 비치는 곳은 햇볕은 따뜻한데 바람이 불어 춥다. 1호실을 배정받고 우모복을 꺼내 입었다. 으슬으슬 춥다. 졸리다. 머리가 아프다. 고소증세가 복합적으로 밀려오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멀쩡한 것 같은데 나만 왜 이렇게 힘이 들까? 이런 상태로 과연 칼라 파타르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 팡보체의 히말랴얀 롯지 건물 [10:07]

 

▲ 히말라얀 롯지 안내판 [10:08]

 

▲ 오늘의 숙박지인 팡보체의 히말라얀 롯지 건물 [10:20]


12:00   점심은 볶음밥이었다. 대충 점심을 먹고 12시 30분에 방에 들어와 짐정리를 한 다음 침낭 속에 누웠다. 열이 나고 머리가 아파 아스피린을 찾았으나 어디에 두었는지 알 수가 없다. 계속 몸이 떨리고 머리가 아파서 다시 짐을 샅샅이 뒤져 아스피린을 찾아 350mg 짜리 3개를 먹었다. 학교 방문 행사에 참가해야 하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그냥 침낭 속에 누워 쉬었다. 

 

심호흡을 하고 물을 마시니 머리가 조금 맑아지고 속도 편해졌다. 아스피린 탓인지 열도 내렸다. 학교 방문 행사는 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4시가 되자 학교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대원들의 소리가 들린다. 무사히 잘 마친 모양이다. 아래에 나오는 학교 방문 행사 사진은 박종익 부대장이 찍은 것은 올린 것이다.


▲ 팡보체에 있는 오지학교로 올라가고 있는 대원들

 

▲ 팡보체에 있는 오지학교로 올라가고 있는 대원들

 

▲ 팡보체에 있는 오지학교 운동장에 모여 있는 대원들

 

▲ 팡보체에 있는 오지학교에서의 방문 기념행사

 

▲ 팡보체에 있는 오지학교에서의 방문 기념행사

 

▲ 팡보체에 있는 오지학교 학생들과의 오락과 게임

 

▲ 팡보체에 있는 오지학교 학생들과의 오락과 게임

 

▲ 팡보체에 있는 오지학교 학생들과의 오락과 게임: 아마다블람이 내려다보고 있다

 

▲ 팡보체에 있는 오지학교 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


18:00   저녁식사는 배추를 넣은 된장국이었는데 밥맛이 있는 것을 보니 몸 상태가 많이 호전된 것 같기도 하다. 롯지 아래층 주방에서 네팔 고추 볶는 냄새가 마루 틈새를 타고 올라오는데 무지하게 맵다. 네팔에서는 남자가 바람을 피우면 네팔 고추를 빻아서 눈에 바른다나.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하늘에 쟁반만한 보름달이 떠올랐다. 오늘이 보름인가? 저 달이 다 닳아 없어질 때 쯤 집에 돌아가겠지. 

 

동네 인근 주민들이 롯지 홀에 모여 셀파족의 전통춤을 보여 주는 행사가 열렸다. 지역 주민들과의 어울림 마당이 벌어진 것이다. 남녀가 등 뒤로 손을 잡고 발로 박자를 맞추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가 한 번 끝나면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같은 창을 마신다. 가락은 간단하지만 가사에는 깊은 뜻이 들어있다고 한다. 탐사대원들도 함께 어울려 춤을 추었다. 아리랑, 레삼 삐리리로 막을 내린 시간은 8시 30분 경. 대장이 건네 준 회원들의 격려금은 학교 뒤에 있는 사원에 부처님을 모시는데 보태겠다고 동네 이장이 발표를 한다. 부러울 정도로 신앙심이 강한 사람들이다.


▲ 롯지 홀에서 지역 주민들이 셀파족의 전통춤을 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