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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네팔 에베레스트

2009.01.08. [Everest 5] 남체바자르→샹보체

by 사천거사 2009. 1. 8.

에베레스트 트레킹 제5일  

◈ 일시: 2009년 1월 8일 목요일

◈ 코스: 남체바자르 → 샹보체 → 남체바자르  

◈ 회원: 충북 네팔오지학교 5차 탐사대


 


06:20   잠에서 깨어 일어나 차를 한 잔 마셨다. 두통 기운이 있어 비아그라를 또 한 알 먹었다. 비아그라가 고소에 효과가 있다는데 나에게는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다. 가짜인가? 롯지 방 창문에 온통 성애가 끼었다. 밤 사이 호흡을 통해 입에서 나온 수증기가 얼어 붙은 것이다. 창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왼쪽으로 꽁데의 멋진 암봉이 보인다. 꽁데는 셀파들만의 힘으로 오른 최초의 산이다. 오늘은 고소 적응을 하기 위해 해발 3440m의 이 남체 바자르에서 하루를 보내는 날이다. 남체는 셀파족의 대표적인 산악마을로 토요일마다 장이 서는데, 남체 뒤에 붙은 바자르(Bazar)라는 명칭은 '시장'을 의미한다.


▲ 롯지 룸에서 창을 통해 내다본 꽁데에 아침 해가 비치고 있다 [06:59]

 

▲ 롯지 룸에서 내다본 맞은 편의 롯지들 [06:59]

 

▲ 해가 완전히 든 꽁데의 암봉들 [07:25]


09:00   고소적응도 할 겸 남체 마을 바로 뒤에 있는 봉우리인 샹보체를 다녀오기로 했다. 해발이 3720m로 남체보다 300m 정도가 더 높은 곳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느즈막히 9시에 출발했다. 히말랴얀 롯지 오른쪽으로 샹보체로 오르는 돌계단길이 나 있는데, 길 오른쪽에 다음과 같은 경고문이 붙어 있다: Altitudes Kill. Go Slowly. Avoid Altitude Sickness.(고도가 사람을 죽게 한다. 천천히 걸어라. 고소병에 걸리지 않게 하라.) 옳은 말이다. 그러나 말이 쉽지 실천은 어렵다. 사람마다 적응력도 다르다. 

 

샹보체를 향해서 오르는 길에서는 꽁데와 탐세르쿠가 잘 보였다. 그런데 오르막 경사는 장난이 아니다. 고도가 높다 보니 숨이 턱턱 막힌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티 하나 없이 맑은 하늘에 구름 한 점이 탐세르쿠 쪽으로 떠간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남체 마을의 롯지들이 말발굽 형태로 옹기종기 모여 있다. 걷는데 힘은 들지만 이런 아름다운 주변 경치가 다리에 힘을 실어준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개 한 마리가 우리와 동행을 한다. 티벳 개들은 자태가 늠름하다.


▲ 롯지 오른쪽으로 난 계단길을 올라가고 있는 대원들 [09:06]

 

▲ 남체의 롯지는 크고 깨끗한 편이다 [09:07]

 

▲ Yeti Mountain Home chian resorts 오른쪽 계단을 올라가고 있는 대원들 [09:15]

 

▲ 샹보체로 오르는 길을 걷고 있는 대원들 [09:30]

 

▲ 대원들 머리 위로 파란 하늘이 너무나 아름답다 [09:30]

 

▲ 탐세르쿠 왼쪽 하늘에 구름이 날고 있다 [09:32]

 

▲ 샹보체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급한 편이다 [09:32]

 

▲ 샹보체를 오르는 도중 내려다본 남체 마을 [09:43]

 

▲ 휴식 후 다시 샹보체를 향해서 [09:47]

 

▲ 거의 정상부에 오른 대원들 [09:50]

 

▲ 샹보체 정상을 위하여 마지막 힘을 [09:58]


10:03   해발 3720m의 샹보체에 올랐다. 꽤 넓은 평지가 펼쳐져 있다. 사방으로의 전망이 좋아 볼거리가 많다. 일단 우리 팀은 이곳에서 하산을 하기로 했는데 대원 6명은 더 멋진 풍광을 보기 위해서 앞에 보이는 언덕에 있는 롯지로 올라갔다. 대단한 분들이다. 평지를 따라 왼쪽으로 걸어가니 지금은 폐쇄가 된 샹보체 비행장의 비포장 활주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활주로를 가로질러 능선 길을 계속 가면 에베레스트 뷰 호텔(Everest View Hotel)이 나온다.

 

이 호텔은 일본인이 경영하는데 쿰주지역 내에서는 가장 시설이 좋은 호텔이다. 비수기에는 비어있으나 성수기에는 여행사의 프로그램에 포함된 단체 손님으로 꽉 차기도 한다. 주로 일본인 트레커들이다. 별 4개 등급의 호텔인데 비상시를 위한 산소 봄베가 준비되어 있다. 요금은 하루에 미화 약 200 달러 정도이다. 만약 문이 열려 있다면 이 호텔의 테라스에서 티 한 잔을 하며 에베레스트의 파노라마를 즐기면 좋다.


▲ 샹보체에 오른 대원들: 개는 어디서 나타났지?

 

▲ 이름을 알 수 없는 눈 덮인 암봉의 꼭대기가 보인다 [10:16]

 

▲ 샹보체 평원을 걷고 있는 대원들 [10:19]

 

▲ 샹보체에서 꽁데를 배경으로 김영식 대장과 함께 [10:27]

 

▲ 샹보체에서 바라본 루크라 쪽 하늘 [10:29]

 

▲ 샹보체에서 꽁데를 배경으로 최창원 선배와 함께 [10:30]

 

▲ 샹보체에서 바라본 탐세르쿠 [10:33]

 

▲ 샹보체 언덕에 있는 롯지가 보인다 [10:36]

 

▲ 예전에 활주로가 있었던 샹보체 비행장 [10:43]


10:55   샹보체에서 다시 남체로 내려가기 시작했다.오른쪽으로 보이는 꽁데 바위 봉우리 옆으로 롯지가 보인다. 저기는 어떻게 올라가나? 어떤 사람들이 저 롯지에 머무는 걸까? 말발굽 모양의 남체가 다시 눈 아래로 보인다. 남체 바자르(Namche Bazar, 3440m)는 히말라야 등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남체는 세르파족의 가장 큰 마을이자 쿰부지역의 행정중심지요, 쿰부지역의 대표적 트레킹 루트인 에베레스트와 고쿄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에베레스트, 로체, 로체샤르, 푸모리, 아마다블람, 아일랜드 피크, 촐라체, 초오유, 고줌바캉, 갸충캉 등 수 없이 많은 산들이 쿰부지역에 자리잡고 있는데, 그런 곳을 가기 위해서는 이곳 남체를 반드시 통과하여야 한다.


▲ 샹보체 하산길에서 바라본 탐세르쿠 [10:58]

 

▲ 샹보체에서 하산 도중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원들: 왼쪽으로 꽁데가 보인다 [11:08]

 

▲ 하산길에 내려다본 남체 바자르의 롯지들 [11:22]

 

▲ 하산길에 바라본 탐세르쿠와 설봉들 [11:22]


11:52   롯지에 도착해서 비빔국수로 점심을 먹었다. 맛이 좋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대원들 중에서 원영미 팀장의 고소증세가 어제부터 심각했는데, 결국 김종민 대원과 함께 오후에 루크라로 돌아가고 말았다. 에베레스트 트레킹에서는 이 남체에서의 고소적응이 첫 번째 관문이라고 볼 수 있다.

 

남체에는 현재 수많은 롯지와 경찰서, 우체국, 보건소 등이 있다. 과거에 주로 세르파의 거주지였던 집들을 헐어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롯지들을 많이 지었다. 우체국과 롯지에서는 국제전화와 팩스도 가능하다. 물론 인터넷 통신도 가능하다. 롯지의 식당 이외에 빵집과 술을 포함한 각종 음료수를 파는 가게도 있다. 세탁 서비스가 가능한 롯지도 여러 곳 있다.


▲ 다시 돌아온 히말랴얀 롯지: 홀에 있는 아이들이 보인다


13:02   밖에 바람이 많이 분다. 휴식을 취하기 위해 방에 들어와 자리에 누웠으나 잠은 안 오고 애절한 까마귀 울음소리만 귓전을 맴돈다. 무슨 까마귀가 저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아이들 떠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들은 그냥 내버려두어도 서로 잘 어울린다. 침대에서 뒤척거리다가 4시쯤 홀에 내려오니 대원들이 몇몇 그룹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럭시원정대팀, 포카팀, 대화팀 등. 롯지 홀에서 아내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다. 요금은 1분에 150루피였는데 200루피를 지불했다. 배터리 충전도 했는데 200루피를 지불했다. 시간 당 요금은 90루피.

 

18:35   짜장밥으로 저녁식사를 마친 후 미팅이 있었다. 우리 탐사대가 운행을 할 때 선두와 후미의 거리 차이가 너무 심해서 대열을 일사불란하게 운행할 필요가 있다는 김 대장의 전달사항이 있었다. 그러면서 내일은 나보고 선두를 맡으라고 공표를 했다. 컨디션도 별로 안 좋은데 선두가 가능할까? 내심 걱정이 되었지만 그렇다고 바로 거절할 수도 없었다. 그래, 한 번 해보자. 오지학교를 방문해서 부를 '설악가, 레쌈 삐리리, 아리랑'의 노래 연습이 있었다. 가수 신현대 씨가 다른 노래를 3곡이나 불러주었다. 들을 때마다 애절하면서도 감미롭다. 방으로 돌아와 양말 갈아 신고 9시 30분에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