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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네팔 에베레스트

2009.01.09. [Everest 6] 남체바자르→데보체

by 사천거사 2009. 1. 9.

에베레스트 트레킹 제6일 

◈ 일시: 2009년 1월 9일 금요일

◈ 코스: 남체바자르 → 컁주마 → 사나사 → 푼기탠가 → 텡보체 → 데보체 

◈ 회원: 충북 네팔오지학교 5차 탐사대



05:30   잠에서 깨어 일어나 카고백을 꾸렸다. 오늘은 데보체(Doboche)로 가는 날이기 때문에 짐을 옮겨야 한다. 바람은 조금 불지만 일단 날씨는 좋다. 유리창에 두껍게 얼어 붙은 성애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밤 사이에 나온 우리 입김이 얼어 붙은 것이다. 위를 보니 천장에도 온통 성애다. 대단하다. 7시 10분에 무국으로 아침을 먹었다. 트레킹을 출발하기 전 롯지 옆에 있는 공터에서 준비 운동을 한 다음 파이팅을 외치며 오늘 하루의 안전산행을 다짐했다.

 

08:10   롯지 출발. 어제 김 대장이 말한 대로 내가 선두를 섰다. 샹보체 올라갈 때 간 길로 올라가 초르텐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텡보체로 가게 된다. 사실 남체에서 텡보체로 가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우리는 어제 올랐던 샹보체와 쿰중을 거치지 않고, 오른쪽의 산허리를 가로질러 난 길을 따라 가기로 했다. 길 오른쪽으로 Dudh Koshi가 흘러가는 계곡이 보이고, 남체를 오르기 전에 건넜던 Larja Bridge도 멀리 보인다. 오른쪽 하늘에는 탐세르쿠가 계속 보인다.

 

8시 51분, 멀리 산허리를 가로 지른 길 위에 하얀 초르텐이 하나 보였다. 그 뒤로 히말라야의 설릉이 전개되는데, 눕체와 로체, 로체샤르로 이어지는 능선 뒤로 에베레스트 암봉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아마다블람 보인다. 멋있다. 아름답다. 사람들이 힘들여 트레킹을 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저 아름다운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서다. 좀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서다. 뒤를 돌아보니 남체 뒤의 꽁데가 보이는데 멀리서보니 그 역시 아름답다. 자연은 보는 위치에 따라 모습이 많이 달라진다.


▲ 히말라얀 롯지에서 바라본 꽁데의 모습 [07:58]

 

▲ 운행전 정동벽 부단장님이 격려의 말씀을 하고 있다 [08:03]

 

▲ 롯지 오른쪽으로 나 있는 돌계단길을 올라오고 있는 대원들 [08:20]

 

▲ 일사불란하게 걷고 있는 대원들 뒤로 꽁데가 보인다 [08:47]

 

▲ Dudh Koshi 강이 흐르는 계곡: 멀리 Larja Bridge가 보인다 [08:50]

 

▲ 산허리를 가로 지른 길을 걷고 있는 대원들 [08:50]

 

▲ 눕체와 로체 뒤로 에베레스트가 보인다 [08:51]

 

▲ 에베레스트가 보이는 히말라야 설산을 배경으로 [08:53]

 

▲ 줄을 지어 올라오고 있는 대원들 [09:07]

 

▲ 초르텐 뒤로 에베레스트, 로체, 아마다블람이 보인다 [09:11]

 

▲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가로지른 산행로 위로 꽁데가 웅장하게 솟아 있다 [09:19]


09:22   에베레스트와 아마다블람이 잘 보이는 초르텐에서 휴식. 힐러리와 함께 에베레스트를 처음 오른 셀파 텐징 노르계와 다른 셀파들을 위해서 세운 초르텐으로, 에베레스트 등정 50주년인 2003년에 세웠다고 적혀 있다. 휴식을 마친 후 산허리를 가로 지른 길을 따라 다시 우리의 트레킹은 계속 되었다. 해발 3550m의 컁주마(Kyangjuma)를 지났다. 길 오른쪽은 두드 코시 강이 흐르는 계곡으로의 낭떠러지라서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 특히 야크 떼가 올 때에는 반드시 산쪽으로 붙어야 한다.


▲ 에베레스트를 처음 오른 셀파 텐징 노르계(Tenzing Norgye) 기념 스투파(초르텐) [09:25]

 

▲ 초르텐을 출발 다시 트레킹 시작 [09:42]

 

▲ 야크가 올라오나, 모두 산쪽으로 피했네 [09:48]

 

▲ 걸어온 길 끝에 초르텐이 보이고 그 위로 꽁데가 하늘금을 긋고 있다 [09:53]

 

▲ 앞으로 가야할 길 끝에 아마다블람이 머리를 내밀었다 [10:09]

 

▲ 히밀라야의 설산들: 에베레스트, 로체, 아마다블람 [10:21]

 

▲ 이곳에서는 운송수단으로 야크가 주로 사용된다 [10:37]

 

▲ 아주 잘 생긴 우리 탐사대의 산악가이드 라주 [10:39]

 

▲ 우리 대원들의 짐을 운반하는 야크들의 행렬 [10:45]

 

▲ 로체와 아마다블람 [10:55]


11:03   사나사(Sanasa)에 도착. 이곳은 쿰중(Khumjung)으로 가는 길과 고쿄(Gokyo)로 가는 길, 텡보체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이다. 남체에서 쿰중을 경유해서 이곳으로 올 수도 있다. 길 오른쪽으로는 두드 코시 강이 흐르는 협곡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푼기탠가는 해발이 3250m이기 때문에 300m 정도를 내려가야 한다. 구상나무와 소나무 숲 사이로 계속 내리막길이다. 길 옆 나무에는 기생식물인지 이끼류 비슷한 것들이 잔뜩 붙어 바람에 날리고 있다. 두드 코시 강에 놓인 다리를 건넜다. 


▲ 사나사(Sanasa)에 있는 이정표 [11:03]

 

▲ 길 오른쪽은 두드 코시 강이 흐르는 협곡으로 낭떠러지다 [11:16]

 

▲ 세계 3대 미봉 중의 하나인 아마다블람이 머리를 내밀었다 [11:20]

 

▲ 푼기탠가로 내려오고 있는 청소년 대원들 [11:45]

 

▲ 푼기탠가로 내려오고 있는 대원들 [11:47]

 

▲ 길 옆 나무에 기생식물인지 이끼류가 잔뜩 자라고 있다 [11:49]

 

▲ 푼기탠가의 두드 코시 강에 놓여 있는 다리 [11:58]


12:11   커다란 구상나무가 있는 푼기탠가의 한 롯지 마당에서 라면, 밥, 감자로 점심을 먹었다. 그 중에서 라면 맛은 일품이었다. 남체에서 텡보체까지 가는 경우 이 푼기탠가에 이르면 대충 점심 시간이 되고, 또 이 롯지가 마지막 롯지이면서 자리가 명당이라 손님이 많은 편이었다.


▲ 푼기탠가에서 점심을 먹은 롯지 전경 [12:11]

 

▲ 스탭들이 대원들에게 줄 차를 준비하고 있다 [12:12]

 

▲ 점심을 기다리는 대원들 [12:23]

 

▲ 점심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원들 [13:08]


13:15   푼기탠가 출발. 푼기탠가에서 텡보체로 오르는 길 힘이 든다. 해발 고도 600m 정도를 올려야 한다. 서울에서 왔다는 선생님 팀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걷는다. 정면으로 날카로운 암봉과 설봉이 모습을 드러냈다. 보기에 좋다. 저런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힘이 들어도 걷는다. 뒤를 돌아보니 두드 코시 강이 흐르는 협곡이 아득하고 하늘에는 꽁데가 희미하게 걸려 있다. 그 또한 아름답다.


▲ 푼기탠가에서 텡보체를 향해 오르고 있는 대원들 [13:29]

 

▲ 아름다운 암봉과 설봉이 보인다 [13:50]

 

▲ 트레킹에는 인내심이 가장 필요하다 [13:51]

 

▲ 열을 지어 올라오고 있는 대원들 [13:52]

 

▲ 남체를 바라본 모습: 꽁데가 흐릿하게 보인다 [13:52]


14:04   휴식을 취했다. 고소에서는 천천히 걸으면서 자주 쉬는 것이 상책이다. 또한 의식적으로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금발의 잘 생긴 남자 아이가 몸집이 큰 아버지와 함께 올라가고 있다. 그리스가 국적인 그 아이는 13살인데 아버지가 극기심을 기르기 위해 데려온 모양이다. 대견하다. 아버지도 대단하다. 이 힘든 과정을 이겨낸다면 일상생활에서 어떤 어려움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텡보체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 만은.....


▲ 휴식을 취하고 있는 대원들 [14:04]

 

▲ 아름다운 설봉이 모습을 드러냈다 [14:04]

 

▲ 설봉은 점점 가까워지고 14:27]

 

▲ 텡보체까지는 계속 오르막길이다 [14:29]

 

▲ 완전한 자태를 드러낸 설봉 [14:50]

 

▲ 아버지와 함께 트레킹을 온 13세의 그리스 소년 [14:56]

 

▲ 탐사대원들의 휴식: 자주 쉬는 것이 좋다 [15:14]


15:30   해발 3860m의 텡보체(Tengboche)에 도착. 이 지방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곰파가 있는 곳이다. 텡보체에서는 전망이 좋아 눕체, 에베레스트, 로체와 아마다블람을 모두 볼 수 있다. 룽다가 가로 지른 코발트색 하늘 아래 우뚝 솟은 설산들은 그림엽서나 달력에 나옴직한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저렇게 멋있는 광경을 보았는데 더 바랄 것이 뭐가 있겠는가?

 

곰파로 들어가니 스님이 문을 열어준다. 곰파 안에 주의사항을 적은 안내문이 걸려 있는데 맨 마지막 내용이 이채롭다. Not To Kiss Please.(제발 키스를 하지 마세요.) 곰파 안에서도 키스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구경을 마치고 100루피를 헌금함에 넣었다. 이름은 다르더라도 모든 종교가 추구하는 것은 하나가 아닌가? 단체사진을 찍고 숙박지인 데보체로 향했다. 경사가 조금 급한 내리막길인데 건기라 가물어서 그런지 온통 먼지투성이다. 


▲ 텡보체로 들어가는 입구의 게이트 [15:30]

 

▲ 텡보체에 있는 사원 [15:31]

 

▲ 텡보체에 있는 초르텐과 설산 [15:37]

 

▲ 히말라야의 설산을 룽다가 가로지르고 있다 [15:37]

 

▲ 텡보체에서 최창원 선배님 [15:39]

 

▲ 텡보체에서 에베레스트, 로체, 아마다블람을 배경으로 [15:40]

 

▲ 텡보체에 있는 사원의 게이트 [15:44]

 

▲ 텡보체 사원 안에 있는 주의사항 안내문 [15:50]

 

▲ 텡보체에 있는 베이커리 건물 [15:59]

 

▲ 텡보체에서 데보체로 내려가는 길은 온통 먼지 투성이다 [16:15]


16:26   해발 3820m의 데보체(Deboche)에 있는 롯지에 도착. 새로 지은 것이라 매우 깨끗하다. 찌아를 한 잔 먹고 117호 방을 배정받았다. 방에 들어가보니 나무벽인데 벽지를 발랐다. 잠시 시간이 있어 최창원 선배님 방에서 조형진교수 부부와 함께 산삼주와 매실주를 먹었는데, 나는 술이 받지 않아 산삼주만 한 잔 마셨다. 조형진 교수와 최창원 선배, 두 분 다 대단한 분들이다.


▲ 데보체에서 하루를 묵은 리벤델 롯지(Rivendell Rodge) [16:26]

 

▲ 리벤델 롯지 모습 [16:28]


18: 30   꽁치국으로 저녁을 먹었다. 새로 지은 롯지라 아직 불이 없다. 그래도 꽤 현대식 롯지다. 낮에 만났던 그리스 부자를 이 롯지에서 다시 만났다. 저녁을 먹고 나서 학교에 가서 부를 노래 연습을 했다. 스탭들이 흥이 나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8시에 방으로 돌아와 자리에 누웠다. 이층에서는 계속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아까 술을 한 잔 먹은 것이 안 좋은가? 오늘 선두에서 너무 힘을 썼나? 머리는 계속 아프고 보통 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