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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9.01.01. [충북山行記 59] 충북 충주 면위산

by 사천거사 2009. 1. 1.

면위산 산행기 

◈ 일시: 2009년 1월 1일 목요일

◈ 장소: 면위산 780m / 충북 충주시 동량면  

◈ 코스: 하곡마을 → 옥녀봉 → 면위산정상 → 헬기장 → 포장도로- → 하곡마을

◈ 시간: 4시간 56분

◈ 회원: 아내와 함께



09:33   오늘은 2009년(기축년) 새해 첫 날이다. 새해 첫 날에는? 당연히 산에 가야 한다. 왜? 氣를 받으러. 아내와 함께 하는 산행이라 대상지로 높이와 산행 시간이 적당한 면위산을 골랐다. 이 산은 충주시 동량면 하천리에 있는데 옥녀봉, 또는 婦山이라고도 불린다. 충주 동량면을 향해 청주 신동아 아파트 출발. 오랜만에 찾아온 한파 때문인지 바깥 온도가 영하 7도를 가리키고 있다. 36번 국도를 타고 충주까지 간 다음 충주역을 지나 충주공업단지 방향으로 달렸다.

 

충주댐으로 가는 길을 따라 계속 달리다 충원교를 지난 다음 좌회전해서 532번 지방도를 따라 가다 하천교를 건넜다. 왼쪽으로 충주호리조트 건물이 보인다. 예전에 말목산을 갔다 오다 옥순대교에서 금성면을 거쳐 환상의 비포장 드리이브 코스를 달린 적이 있는데, 이 길이 바로 그 길이다. 하천교를 건너 조금 달리니 법경대사자등탑비가 있는 하곡마을이다.

 

11:05   법경대사자등탑비 앞 주차장에 도착, 한쪽에 차를 세웠다. 주차장에는 트럭이 한 대 세워져 있을 뿐 한산했다. 면위산 산행은 도로를 건너 주차장 맞은 편에 있는 하곡마을에서 시작된다. 등산안내도 왼쪽으로 나 있는 마을길을 따라 올라가니 하천가든이 나오고, 가든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올라가니 주택 왼쪽으로 사과과수원이 있다. 과수원을 가로 질러 계곡 쪽으로 가니 과수원 왼쪽으로 산행로가 나 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니 과수원 뒤로 충주호가 햇빛에 빛나고 있다. 과수원이 끝나고 본격적인 산행로에 들어섰는데 바로 무덤이 있다.


법경대사자등탑비

 

법경대사자등탑비는 보물 제17호로 정토사터에 전하고 있는 비다. 이 碑는 신라말, 고려초의 승려 법경대사를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법경대사가 이 절의 주지가 되어 많은 제자들을 양성하다가 태조 24년(941)에 입적하자, 그의 뒤를 이어 홍법대사가 후학들을 지도하였다. 비는 전체적으로 보존이 잘 되어 있으며, 당시의 양식을 잘 따르고 있어, 비받침에 새겨진 거북조각이나 머릿돌의 용조각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머릿돌 앞면의 중앙에는 '법경대사'라는 비의 명칭이 새겨져 있고, 비의 몸돌에는 대사의 행적이 자세히 새겨져 있다. 법경대사는 통일신라 헌강왕 5년(879)에 태어나 어려서부터 불교의 법을 배워 20세에 불가에 입문하였다. 906년에 당나라에 들어가 도건대사에게 가르침을 받고, 924년에 귀국하였다.

 

경애왕은 그를 국사로 대우하여 정토사의 주지로 임명하였고, 고려 태조 24년(941)에 63세로 입적하자 태조는 시호를 '법경', 탑 이름을 '자등'이라 내렸다. 태조 26년(943)에 그의 공덕을 칭송하기 위해 이 비를 세웠고, 비문은 당시의 문장가 최언위가 지었으며, 유명한 서예가였던 구족달(仇足達)이 글씨를 썼으며 해서체이다.


▲ 법경대사자등탑비 앞 주차장에서

 

▲ 등산 안내도가 있는 면위산 산행로 입구 [11:08]

 

▲ 과수원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 [11:14]

 

▲ 사과과수원 뒤로 충주호가 보인다 [11:17]

 

▲ 본격적으로 산으로 들어가는 길 [11:20]


11:22   잘 정비된 무덤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나무 사이로 제1옥녀봉이 잘 보인다. 등산화끈도 새로 조이고 사진도 한 장 찍고 다시 출발. 참나무가 줄을 지어 서 있는 사면길을 올라 왼쪽에서 뻗어오른 주능선을 향해 걸었다. 낙엽이 쌓인 길이 경사가 만만찮아 꽤 미끄럽다.


▲ 신발 끈을 다시 조이고 [11:22]

 

▲ 제1옥녀봉 정상이 보이는 무덤에서 [11:24]

 

▲ 제1옥녀봉 정상이 잘 보이는 곳에 설치된 무덤 [11:32]

 

▲ 참나무가 열을 지어 서 있는 사면 [11:41]

 

▲ 애고 깜찍해라 [11:42]

 

▲ 낙엽 때문에 미끄러운 사면길을 오르고 있다 [11:46]


11:49   주능선 삼거리에 올랐다. 왼쪽은 한국코타로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옥녀봉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주능선에 오르니 오른쪽으로 충주호가 보인다. 낙엽이 쌓이 주능선길은 처음에는 완만했으나 점점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했다. 암릉길도 자주 나타났다. 오랜만에 산에 온 아내는 신이 나서 콧노래를 부른다. 저렇게 좋을까? 주능선에 올라 44분 정도 걸었더니 봉우리 아래 이정표가 서 있다. 오늘 처음 만나는 이정표다.


▲ 한국코타와 옥녀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주능선 삼거리에 오르며 [11:49]

 

▲ 옥녀봉으로 가는 능선길이 낙엽에 덮여 있다 [11:54]

 

▲ 주능선에서 내려다본 오른쪽 방향의 충주호 [11:59]

 

▲ 충주호를 바라보며 짓고 있는 미소의 의미는? [12:00]

 

▲ 제1옥녀봉을 향해서 걷고 있는 분홍 자켓의 여인 [12:13]

 

▲ 제1옥녀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오름길 [12:18]


12:33   제1옥녀봉 아래에 삼거리 이정표가 서 있다. 우리가 올라온 길은 한국코타 방향이고 하곡마을 코스는 아까 지났던 사과과수원 오른쪽 길 오른쪽에 있는 능선을 따라 올라오는 길이다. 옥녀봉은 지도상의 제2옥녀봉을 말하며 300m 거리라고 이정표에 적혀 있다. 잠깐 내리막을 지나니 오른쪽으로 충주호가 나뭇가지 사이로 보인다. 10분 정도 걸어 제2옥녀봉에 도착했다.


▲ 제1옥녀봉 아래에 있는 삼거리 이정표

 

▲ 응달에는 지난 번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남아 있다 [12:35]

 

▲ 소나무 사이로 본 면위산 주능선 [12:41]

 

▲ 소나무 사이로 본 충주호 [12:41]

 

▲ 제2옥녀봉을 향해서 걷고 있다 [12:41]


12:44   제2옥녀봉에 도착. 정상에서는 부부 산행객이 점심용으로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오늘 한 명도 못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사람을 만나네. 제2옥녀봉에는 돌탑이 있고 한쪽에 충주시에 세운 '부산' 정상표지석이 있었는데, 그러나 이 표지석은 자리를 잘못 잡고 있었다. 실제 면위산 정상은 오른쪽으로 한참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서 있는 이정표에도 그쪽으로 '부산'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어쨌든 기념사진을 찍고 면위산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40분 정도 걸어 하천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 도착.


▲ 잘못 설치된 표지석 앞에서 [12:44]

 

▲ 제2옥녀봉에서 [12:44]

 

▲ 제2옥녀봉에서 [12:45]

 

▲ 다른 부부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12:45]

 

▲ 고사목 사이로 바라본 면위산 주능선 [12:48]

 

▲ 지나온 제1옥녀봉, 제2옥녀봉, 무명봉이 차례로 보인다 [13:20]


13:27   하천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 나무로 된 막대에 아무렇게나 '하천리 → 충주호 리조트 방향'이라고 쓰여 있고 그 막대는 나무에 묶여 있었다. 이 첫 번째 삼거리에서 5분 정도 걸어가니 삼각점이 있는 두 번째 갈림길이 있었다. 헬리콥터 착륙장을 거쳐 국곡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면위산 정상은 여기서 6분 거리에 있었다.


▲ 큰절골 왼쪽 능선으로 내려가는 길 이정표 [13:27]

 

▲ 국곡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삼각점 [13:33]


13:40   면위산 정상에 도착. 예전에 있던 플라스틱 표지판이 깨어져 나가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정상에는 단풍나무 한 그루가 마른 잎을 간직한 채 서 있었다. 정작 이곳이 정상인데 정상표지석은 엉뚱한 곳인 옥녀봉 떡 하니 자리잡고 있다. 그래도 행정당국에서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줄 모른다. 왜? 관심이 없으니까. 옥녀봉에 있는 정상표지석을 이곳으로 옮겨 달라고 행정당국에 건의하면 뭐라고 할까? 자못 궁금하다. 면위산 정상에서는 남한강과 지나온 봉우리들이 잘 보였다.


▲ 좁은 암봉으로 되어 있는 면위산 정상: 단풍나무가 한 그루 있다 [13:40]

 

▲ 면위산 정상에서 [13:40]

 

▲ 면위산 정상에서 [13:41]

 

▲ 면위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남한강(삼탄천) [13:43]

 

▲ 면위산 정상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들 [13:43]


13:47   삼각점이 있는 두 번째삼거리에서 국곡마을 방향으로 하산을 하기로 했다. 삼거리에서 조금 내려와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김밥과 커피 한 잔. 따뜻한 양지에서 김밥을 먹으며 하늘을 올려보니 참 파랗다. 구름이 듬성듬성 있는 하늘도 보기에 좋지만 티 없이 파란 하늘도 아름답다. 그 파란 하늘에 제멋대로 자란 나뭇가지들이 나름대로 수를 놓고 있다.


▲ 삼각점이 있는 삼거리에서 왼쪽 길로 하산 [13:47]

 

▲ 점심을 먹으며 바라본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파랗다 [13:58]

 

▲ 점심 먹고 따끈한 커피 한 잔 [13:58]


14:00   점심 후 출발, 급경사 하산길이 미끄럽다. 잡초에 묻힌 헬리콥터 착륙장을 지난 다음 412봉을 올랐다. 소나무가 거의 없고 참나무가 많은 탓인지 산길은 온통 낙엽으로 가득하다. 내리막 경사는 계속 심하고 마사토길이라 내려오는데 신경이 많이 쓰인다. 점심 먹고 거의 한 시간이 걸려 산 아래 도로에 도착했다. 남자 두 사람이 왼쪽에 있는 계곡 입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급경사 하산길이 매우 미끄럽다 [14:26]

 

▲ 잡초에 묻힌 헬리콥터 착륙장 [14:41]

 

▲ 긴 고사목을 왜 들고 있는지 나는 안다 [14:43]

 

▲ 도로에 내려올 때까지 급경사길은 계속되었다 [15:01]


15:04   동량에서 제천 금성으로 이어지는 도로에 도착, 예전에 제천 금성에서 이곳으로 드라이브를 한 적이 있는데 길이 중간 중간 비포장이고 교행이 어려울 정도로 좁다. 이제 주차장까지 포장도로를 걸어야 한다. 10분 정도 걸었더니 보호수인 느타나무와 금잠 마을 안내문이 도로 왼쪽에 있다. 다시 U자형으로 크게 돌아 35분 정도 걸었더니 전주이씨사정문이 보였다.

 

아니, 전주이씨사정문은 우리가 내려오는 산행로에서 만나게 되어 있는데 어떻게 된거야? 알고 보니, 412봉에서 오른쪽으로 빠져야 하는데 왼쪽으로 내려오는 바람에 길을 잘못 든 것이었다. 412봉에서 갈림길을 못 보았는데 거 참 이상하네. 어쨌든, 조금 힘이 더 들기는 했지만, 도로를 걸으며 보는 충주호와 면위산의 모습이 피로를 덜어준다.


▲ 미끄러운 산행로를 마감하고 마침내 도로에 내려서고 있다

 

▲ 제천 금성으로 이어지는 532번 지방도 [15:04]

 

▲ 金岑마을 표지석과 보호수 느티나무 [15:13]

 

▲ 충주호 뒤로 충주호리조트가 보인다 [15:36] 

 

▲ 제1옥녀봉에서 이어지는 면위산 능선과 봉우리 [15:41]

 

▲ 충주호의 모습 [15:47]

 

▲ 충주호의 모습 [15:54]

 

▲ 제1옥녀봉이 우뚝하다 [16:01]


16:04   주차장에 도착, 2009년 첫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시간도 그렇고 해서 바로 차를 돌려 동량면을 거쳐 목행대교를 건넌 다음 청주로 달렸다. 17시 44분에 청주에 도착, 율량동에 있는 율량반점에서 탕수육과 짬뽕으로 저녁을 먹었다. 율량반점은 맛이 있는 짬뽕요리로 청주에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소문에 걸맞게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짬뽕 국물맛은 일미였다. 아내와 함께 기축년 첫 산행을 마치며 올 한해에도 안전하고 재미있는 산행이 계속 이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 주차장 한쪽에 있는 하곡바을 자랑비

 

▲ 솟대와 법경대사자등탑비

 

▲ 보물 제17호인 법경대사자등탑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