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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8.12.07. [충북山行記 58] 충북 제천 등곡산→월형산

by 사천거사 2008. 12. 7.

등곡산-월형산 산행기 

◈ 일시: 2008년 12월 7일 일요일

◈ 장소: 등곡산 589m / 충북 제천 한수

◈ 코스: 월악주유소 → 중치재 →  등곡산 → 떡갈봉 → 북봉 → 월형산 → 주유소

◈ 시간: 6시간 33분

◈ 회원: 이용원, 이방주, 이효정(3명) 


 

 


08:00   오늘은 백만사 정기산행일인데 두 집이 사정이 있어 참가가 어렵다고 하고, 또 여성 한 분이 발에 고장이 나서 부득이 남성 회원 3명만 산행에 나서게 되었다. 신동아아파트 앞에서 이방주 회장님의 차로 출발, 괴산 괴강 다리를 건너면서 좌회전하여 19번 국도를 타고 느릅재를 넘어 3번 국도에 접속, 수안보쪽으로 조금 달리다 다시 36번 국도에 들어섰다. 충주호 월악선착장과 월악산유스호스텔을 지나 도로 오른쪽에 있는 탄지리 월악휴게소에 도착했다. 날씨가 추운 탓인지 차들이 없어 수월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09:25   차에서 내리니 아침 바람이 차다. 낮에는 풀린다고 했으니 믿어보기로 하고. 월악휴게소 뒤로 월악산 영봉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월악산도 좋은 산이지. 월악휴게소에서 도로를 건너 월악나루 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비포장 도로가 나오는데, 중치재를 지나 상노리로 연결되는 도로다. 중치재까지는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로 언덕 위에 굴삭기 차량이 서 있는 것을 보니 도로공사 중인 모양이다.


▲ 산행기점인 월악휴게소

 

▲ 중치재로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09:31]

 

▲ 중치재는 도로공사 중이다 [09:39]


09:45   중치재에 도착. 길을 새로 정비한 건지 절개를 해놓아 오른쪽 산행로에 접근하기가 힘들다. 절개지 경사가 심해서 자꾸 미끌어지는데 이방주 회장님은 잘도 올라가신다. 이용원 회원과 나는 우회를 해서 올라갔다. 간략한 산행안내도가 서 있는 곳 오른쪽으로 산길이 나 있는데 처음부터 경사가 보통이 아니다. 5분 정도 힘들게 오른 작은 봉우리에서 한 숨을 돌린 후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능선길로 들어섰다. 산행이 시작되자 곧 몸에 열기가 올라 입었던 자켓을 벗었다. 그래도 바람은 차다. 바위가 없는 낙엽 깔린 능선길이 걷기에 좋다.


▲ 길을 새로 닦아 번듯해진 중치재의 모습

 

▲ 가파른 사면을 올라 만난 첫 봉우리 [09:51]

 

▲ 경사가 완만한 능선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 [09:52]

 

▲ 한 나무에 있으면서도 서로가 그리워 붙은 가지들 [10:05]

 

▲ 걷기 좋은 능선길 [10:05]


10:07   406봉을 왼쪽으로 우회했다. 여기서부터 산행로는 왼쪽으로 휜다. 능선 왼쪽으로 충주호가 보이기 시작했다. 오른쪽으로는 월악산 영봉이 언뜻언뜻 보인다. 등곡산 산행에서는 조망이 좋아 충주호와 월악산 영봉을 모두 볼 수 있다. 물론 여름철에는 나뭇잎 때문에 겨울보다 조망이 좋지 않다. 등곡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막바지 길이 가파르다. 대개 그렇다. 아무리 작은 산이라 하드라도 정상은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산이 갖고 있는 자존심이라고 할까.


▲ 406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있는 회원들

 

▲ 능선 왼쪽으로 충주호가 내려다 보이고 [10:08]

 

▲ 소나무가 아름다운 능선길 [10:20]

 

▲ 간혹 돌길도 있지만 대부분 부드러운 육산길이다 [10:29]

 

▲ 등곡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10:38]

 

▲ 실루엣으로 보이는 월악산 영봉 [10:40]


10:43   해발 589m의 등곡산 정상에 오르니 정상 표지석이 우리를 반긴다. 오늘 둘러볼 큰 봉우리 3군데에서 표지석이 있는 곳은 이곳 뿐이다. 등곡산 정상에서는 참나무와 소나무가 적당히 섞여 있는 내림길 능선이 이어졌다. 오른쪽으로 등곡산 정상이 잎이 떨어진 나뭇가지 사이로 보인다. 20분 정도 능선을 따라 내려가니 안부가 나왔다. 


▲ 해발 589m의 등곡산 정상에서 

 

▲ 등곡산 정상에 안부로 내려가는 길: 온통 참나무 낙엽 천지다 [10:56] 

 

▲ 등곡산 정상에서 안부로 내려가는 낙엽 쌓인 능선길 [10:57] 

 

▲ 안부에 도착하기 전에 뒤돌아본 등곡산 정상 모습 [11:02]


11:04   4거리 안부에 내려섰다. 오른쪽은 빗댕이골로 내려가는 길인데 월악휴게소에 이를 수 있다. 왼쪽은 어디로 가는 길인지 모르겠는데 지형적으로 보아 충주호 수면에 닿을 수 있을 것 같다. 안부를 올라서니 충주호의 모습이 더 잘 보였다. 자태가 빼어난 소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충주호의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였다. 소나무는 어디에나 어울린다. 무엇과도 어울린다. 그래서 소나무는 좋은 나무다.

 

떡갈봉으로 가는 능선에는 유독 아름다운 소나무가 많았다. 주능선이 휘어지면서 오른쪽으로 등곡산 정상 양쪽의 능선이 뚜렷이 보인다. 꽤 많이 걸었네. 앞에 병풍과 같은 산이 가로 막고 있다. 떡갈봉인 모양이다. 정상부가 한 一字 모양으로 매우 완만해보였다. 


▲ 빗댕이골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안부

 

▲ 다시 능선에 올라 내려다본 충주호 [11:08]

 

▲ 소나무와 충주호 [11:10]

 

▲ 소나무와 충주호 [11:10]

 

▲ 소나무 사이로 충주호가 손에 잡힐 듯하다 [11:10]

 

▲ 아름다운 소나무가 많은 능선길 [11:12]

 

▲ 소나무는 겨울에도 푸르다 [11:22]

 

▲ 등곡산에서 이어지는 주능선 [11:33]

 

▲ 오름길이 완만해 보이는 떡갈봉의 모습 [11:38]


11:38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올랐다. 이름이 없는 봉우리인데 삼각점은 있다. 삼각점은 이름 있는 봉우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반 사람들 중에도 유명한 여자 배우보다 더 예쁘고 아름다운 사람이 있듯이. 왼쪽으로 충주호는 계속 보이고 오른쪽 사면에는 일직선의 참나무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 비교적 완만하던 능선이 산불이 난 흔적이 있는 지점에 이르면서 경사가 급해지기 시작했다. 낙엽이 쌓인 곳은 미끄럽기까지 하다. 뒷다리가 뻣뻣해지고 이마에 땅방울이 흐른다. 역시 정상을 오르는 데는 힘이 들어가야 한다. 


▲ 이름 없는 봉우리에 삼각점이 외롭다

 

▲ 능선 왼쪽으로 충주호는 계속 보이고 [11:43]

 

▲ 곧게 뻗은 참나무들이 빼곡이 들어 차 있다 [11:43]

 

▲ 걷기에 매우 부드러운 능선길 [11:43]

 

▲ 산불이 난 흔적: 산불 정말 조심해야 한다 [11:50]

 

▲ 오늘 낙엽 참 많이 밟아보네 [11:50]

 

▲ 떡갈봉으로 올라가는 급경사길 [11:59]

 

▲ 정상이 멀지 않다, 조금만 더 힘을 내자 [11:59]


12:07   해발 544m의 떡갈봉에 올랐다. 표지석은 없고 나무에 표찰이 하나 걸려 있을 뿐이다. 표지석이 없다고 실망스러운가? 그렇지 않다. 세계의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도 표지석은 없다. 그러나 섭섭하기는 하다. 완벽하게 조립되었다고 하는 기계 장치에 나사 하나가 빠져 있는 기분이다. 떡갈봉에서 왼쪽을 보니 계곡을 따라 비포장도로가 나 있다. 쇠시리재로 넘어 오는 길이 분기되고 있는 그 도로는 지난 번 말목산을 갔을 때 지나왔던 길이다. 이번 가을에 한 번 간다고 해놓고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이제 마지막 봉우리인 월형산을 가기 위해 떡갈봉에서 오른쪽으로 나 있는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했다. 능선 양쪽의 소나무가 참 아름다운데 대부분이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껍질을 잘라낸 흔적을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일제강점기에 송진 채취를 하기 위해 소나무를 많이 훼손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방이 된 이후로도 송진 채취는 계속되었다. 상처의 흔적을 안고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소나무들을 보면서, 작은 아픔을 견디지 못해 목숨을 버리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런데 왜 능선길이 자꾸 아래로만 내려가지? 쇠시리재도 꽤 높은 곳에 있는데 끝도 없이 내려가네. 길을 잘못 들었나? 잘못 들었네. 아래로 쇠시리재로 올라가는 임도가 보인다. 알고 보니, 떡갈봉에서 왼쪽 능선을 타야 하는데 오른쪽 능선을 타고 내려온 것이 문제였다. 하는 수 없지, 뭐. 일단 임도로 내려가고 보자.


송진의 효능

 

소나무 진액인 송진은 소나무에서 나온 기름(脂, 膏, 肪, 膠)인데, 향긋한 향이 난다는 뜻으로 한문으로 송지(松脂)라 하고 송고(松膏)·송방(松肪)·송교(松膠)·송향(松香) 등으로 불린다. 또한 맑은(靑) 기운이 뚝뚝 떨어지듯(瀝)이 생긴 것이라는 뜻으로 역청(瀝靑)이라고도 한다. 송진은 구멍을 뚫거나 불에 태워 인위적으로 채취한 송진보다 오래된 소나무에서 자연적으로 흘러나온 것이 양질의 약재가 된다. 더 좋은 것은 뿌리에 상처가 생기고 햇빛과 달빛을 보지 않고 생긴 송진인데, 이를 음지(陰脂)라 하며 그것이 뭉쳐 오래되면 복령이 되기 때문이다.

 

송진은 정제와 조제를 제대로만 하면 장수의 약효뿐 아니라 불치병으로 알려진 나병(癩炳)도 고칠 수 있다. 또한 옹저악창(癰疽惡瘡, 악성종기와 고치기 힘든 악성 부스럼), 두양백독(頭瘍白禿, 머리가 허옇게 벗어지는 것), 개소풍기(疥瘙風氣, 옴으로 인한 가려움)를 다스리고 오장(五臟)을 편히 하며 열을 제거한다. 모든 부스럼, 농혈(膿血, 피고름), 누란(瘻爛, 피부에 잔구멍이 생겨 고름이 흐르는 누창이 헤진 것)에 붙이면 좋고, 어금니에서 피가 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하고 살충(殺蟲)작용이 있다고 했다.

 

어린아이의 부스럼에도 송진을 사용했다. 말랑말랑한 뾰두라지에 취옥고(翠玉膏)를 만들어 사용했다. 옴(疥癬, 옴벌레가 기생해 일으키는 전염성 피부병)과 습창(濕瘡, 살찐 사람의 다리에 잘 나는 부스럼)에도 송진을 사용했다. 흉기에 의해 상처가 났을 때나 돼지 같은 짐승에게 물렸을 때에도 송진을 정제해서 약으로 쓴다. 풍치나 충치로 인한 통증에도 송진을 사용했다. 잘린 소나무에서 생긴 송진을 흐르는 물에 거품을 내어 마시면 즉시 통증이 잦아든다고 《본초강목》은 밝히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용도로 쓰였다.


▲ 해발 544의 떡갈봉 정상에서

 

▲ 떡갈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한수 방면 [12:11]

 

▲ 소나무에서 송진을 채취한 흔적 [12:34]

 

▲ 임도로 내려가고 있는 회원들 [12:36]


12:54   임도에 내려섰다. 상탄지에서 쇠시리재를 넘어 덕곡리로 내려가는 도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월악휴게소 옆 성천교에 이르게 된다. 왼쪽으로 나 있는 임도로 올라가면 쇠시리재에 닿게 된다. 어디로 가야 하나? 서로 물어볼 필요도 없다. 당연히 쇠시리재로 올라가야지. 경사가 완만한 임도는 힘도 별로 안 들고 걷기에 아주 좋다. 왼쪽으로 길을 잘못 들어 내려온 능선이 보인다. 지그재그식 능선을 30분 정도 올라가니 쇠시리재다.


▲ 내려선 임도에서 내려온 능선을 보면서

 

▲ 쇠시리재로 올라가는 임도 [13:00]

 

▲ 차량 통행 흔적이 있는 임도 [13:19]

 

▲ 떡갈봉에서 잘못 내려온 능선 [13:21]


13:33   쇠시리재에 올랐다. 꽤 넓은 공터가 자리잡고 있다. 왼쪽을 보니 떡갈봉에서 내려오는 능선길에 표지기가 붙어 있다. 우리가 길을 제대로 들었다면 내려왔을 길이다. 월형산을 가기 위해 오른쪽으로 나 있는 능선으로 접어들었다. 낙엽 때문에 길이 분명치 않지만 그렇다고 길을 잃고 헤맬 정도는 아니다. 아까는 껍질이 벗겨진 소나무들이 많더니 껍질이 벗겨진 참나무도 보인다. 특이하게, 소나무는 껍질이 다시 생기지 않는데 참나는 껍질이 다시 생기고 있었다. 20분 정도 걸어 아무런 표지도 없는 북봉을 지났고 인삼차를 한 잔씩 마신 다음 20분 정도를 더 걸어 월형산에 도착했다.


▲ 낙엽이 쌓여 있는 쇠시리재의 모습

 

 ▲ 월형산을 향해서 다시 능선에 서다 [13:43]

 

▲ 참나무 껍질도 벗겨갔네 [13:44]

 

▲ 아무런 표시도 없는 북봉의 모습 [13:55]

 

▲ 이방주 회장님은 인삼차 잔고르기의 달인이다 [14:05]

 

▲ 등곡산 정상 좌우로 능선이 뻗어 있다 [14:16]


14:21   월형산 정상에 도착. 실제 정상에는 아무런 표지도 없고 조금 더 걸으면 전망이 좋은 곳에 떡갈봉처럼 나무에 충북 986산악회에서 만들어 단 표찰이 달려 있다. 시간도 그렇고 해서 이곳에 점심상을 차렸다. 따뜻한 양지에서 선선한 바람을 쐬며 먹는 점심 맛이 일품이다. 게다가 우리 뿐이니 너무 조용해서 좋다. 오늘 산행에서는 다른 사람을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할 것 같다. 소주 한 잔에 양주를 곁들이니 속이 훈훈해진다.


▲ 월형산 실제 정상에는 아무런 표지도 없다

 

▲ 전망 좋은 곳에 월형산 표지판이 걸려 있다 [14:23]

 

▲ 해발 526m의 월형산 정상에서 [14:23]

 

▲ 월형산 정상에서 바라본 월악산 영봉 [15:00]


15:00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여유있게 출발. 이제는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손에 잡힐 듯한 월악산 영봉을 보며 하산 시작. 오른쪽으로 등곡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과 떡갈봉 주능선이 선명하게 보이고 우리가 잘못 내려온 능선도 정면으로 보였다. 삼각점을 만들면 좋을 네모난 화강암이 뒹굴고 있는 봉우리를 지나면서 내리막 경사가 급해졌다. 오른쪽으로 떡갈봉의 모습이 삼각형으로 솟아 있다. 아까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산은 보는 위치에 따라 모습이 계속 변한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본 것이 그 산의 진목면일까? 사람은 어떤가? 누가 보든 언제나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 월악산 영봉이 손에 잡힐 듯 하다 [15:03]

 

▲ 등곡산 주능선과 떡갈봉 능선 [15:05]

 

▲ 삼각점을 만들면 좋을 화강암 네모석 [15:21]

 

▲ 분명치 않은 길이 무척 미끄럽다 [15:28]

 

▲ 낙엽 쌓인 하산길 [15:31]

 

▲ 하산길에서 바라본 떡갈봉의 모습 [15:33]


15:44   출입금지구역 표지판이 있고 철조망이 쳐져 있다. 이게 뭐여. 안내문을 보니 더덕과 인삼을 심어 놓았기 때문에 출입을 금한다는 내용이었다. 사유지인가? 그래도 이 정도는 양호한 편이다. 산 아래 어떤 인삼밭에는 '폭발물 설치', '발목 절단 책임 안짐' 등의 무시무시한 경고문을 내 건 곳도 있다. 어쨌든 내려갈 길이 없으니 미안하지만 철조망 통과를 하는 수밖에. 그런데 내려가는 길이 경사가 심하면서 낙엽이 쌓여 있어 무척 미끄럽다. 이방주 회장님은 넘어지면서 장갑이 찢어지는 험한 일을 겪기도 했다.


▲ 출입금지 철조망을 넘고 있는 이방주 회장님

 

▲ 낙엽 때문에 급경사 사면길이 무척 미끄럽다 [15:54]

 

▲ 쇠시리재로 올라가는 임도 [15:58]

 

▲ 임도에서 바라본 월악산 영봉 [15:59]


16:03   아침에 떠났던 월악휴게소 주차장에 원점회귀했다. 정삼각형 모양의 휴게소 앞산이 보기에 좋다. 길을 잘못 든 탓도 있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청주로 돌아오는 길은 송계계곡을 경유했다. 월악산 산행 기점인 덕주골 입구에는 대형버스가 몇 대 서 있고 승용차도 꽤 있었지만, 여름철에 비하면 한산한 편이었다. 지릅재를 넘어 3번 국도에 진입, 연풍과 괴산을 거쳐 회식장소인 청주 두루정에 도착하니 6시 45분이다.

 

산행을 못한 회원들이 함께 참석하여 송년모임을 가졌다. 백두산에서 맺은 인연이 너무나 끈끈해서 전국의 산으로 이어지고 지난 여름에는 후지산까지 이어졌다. 적당히 취한 기분에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노래와 춤솜씨를 겨루고, 노래실력 100점에 자진납부한 팁으로 7080 라이브 카페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 백만사 회원들은 산에만 잘 다니는 것이 아니라 연예 쪽으로도 탁월한 끼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백만사가 좋다. 


▲ 다시 돌아온 월악휴게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