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달산 산행기
◈ 일시: 2008년 11월 23일 일요일
◈ 장소: 운달산 1097.2m / 경북 문경
◈ 코스: 당포리 → 종지봉 → 성주봉 → 운달산 → 석봉산 → 조항령 → 당포리
◈ 코스: 7시간 4분
◈ 회원: 이방주, 연철흠, 이효정(3명)
8:00 오늘은 이방주 연철흠 회원과 함께 성주봉과 운달산을 한 바퀴 도는 원점회귀 산행을 하는 날이다. 성주봉과 운달산은 따로 따로는 올라 보았지만 오늘처럼 연계를 해서 산행을 하기란 처음이다. 신동아 아파트 앞에서 연철흠 회원 차로 출발, 괴산과 연풍을 지난 다음 문경읍에서 동로 쪽으로 3km 정도 가면 당포2리가 나온다. 당포초등학교 오른쪽으로 나 있는 포장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왼쪽으로 느티나무 숲이 있는데 이 근처에다 차를 세워 놓는 것이 좋다. 물론 위로 더 올라가면 당포1리 마을회관 앞에 넓은 주차장이 있기는 하나 종지봉으로 오르려면 다시 내려와야 한다.
09:16 당포리 느티나무 숲 오른쪽 밭에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했다.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왼쪽으로 다리가 있는데 다리 입구 이정표에 '성주봉 2시간'이라고 적혀 있다. 다리를 건너기 전에 올려다본 종지봉(장군봉)의 암벽이 장엄하다. 봉우리가 통채로 바위로 되어 있으니 말이다. 다리를 건너 안동 권씨 사당을 지난 다음 왼쪽으로 돌아 오르니 종지봉 암벽은 더욱 가까워지고 자태가 뚜렷하다.
▲ 느티나무 숲 맞은 편 공터에 주차
▲ 당포1리 마을로 들어가고 있다
▲ 당포리에서 바라본 종지봉 [09:25]
▲ 안동 권 씨 사당 옆을 지나고 있는 회원들 [09:27]
▲ 모두 바위로 되어 있는 종지봉 [09:30]
09:35 성주사에 도착. 현대식 건물 하나만 달랑 있는 성주사는 절집 분위기는 전혀 나지 않고 무속신앙의 냄새가 물씬 풍겨났다. 돌탑 위에 비석을 박아놓고 기도를 드리는 것만 보아도 알쪼다. 산행로는 성주사 돌탑 사이로 나 있는데 처음부터 급경사다. 이리저리 나무 사이로 난 산행로를 10분 정도 올라가니 대슬랩이 나타났다. 맨질맨질한 화강암이 아니고 발 디딜 곳이 많은 슬랩이라 겁만 먹지 않으면 그냥 오를 수 있다. 물론 슬랩 오른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고 또 밧줄도 설치되어 있어 전혀 위험하지는 않다. 위를 쳐다보니 티 하나 없는 파란 하늘에 종지봉 암벽이 우뚝하다.
▲ 성주사에 있는 돌탑: 무속신앙 냄새가 난다 [09:35]
▲ 종지봉 아래 대슬랩이 시작되는 곳 [09:46]
▲ 대슬랩 중간에 서서 [09:49]
▲ 대슬랩을 오르고 있는 연철흠 회원 [09:52]
▲ 대슬랩을 오르고 있는 이방주 회원 [09:53]
▲ 대슬랩은 그냥 오를 수도 있지만 밧줄을 잡는 것이 안전하다 [09:55]
▲ 종지봉 위 하늘이 너무나 파랗다 [09:47]
▲ 대슬랩이 끝나는 지점에서 [09:59]
09:59 대슬랩을 끝내고 잠시 숨을 돌린 후 조금 올라가니 전망이 확 틔였다. 당포리 쪽 뒷산 너머로 주흘산 주능선이 웅장하고, 거기서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하늘재 위의 포암산에서 대미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 장쾌하다. 산에 오르지 않고서는 저런 장관을 볼 수 없다. 종지봉으로 오르는 길, 길게 밧줄이 늘어져 있다. 성주봉 산행은 밧줄 타기의 연속이다.
▲ 뒤에 보이는 것이 주흘산 능선 [10:09]
▲ 포암산에서 대미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 [10:10]
▲ 종지봉을 오르고 있는 이방주 회원 [10:14]
▲ 연철흠 회원도 뒤따로 오르고 [10:14]
▲ 군대서도 이런 거 안 해봤는데 [10:15]
▲ 고사목과 파란 하늘 [10:18]
10:18 해발 598m의 종지봉 정상에는 작은 돌이 몇 개 널려 있을 뿐 이정표나 표지석은 없었다. 지도에는 종지봉이라고 되어 있지만 이곳 사람들은 장군봉이라고 부른다. 종지봉을 내려가는 길도 거의 직벽에 가까운 암벽이라 밧줄을 이용해서 조심스럽게 내려가야 했다. 군대서도 해보지 않은 유격훈련을 나이 오십이 넘어서 밥 먹듯이 한다.
▲ 약간의 공터가 있는 종지봉 정상 모습 [10:19]
▲ 종지봉을 내려가고 있는 이방주 회원 [10:22]
▲ 연철흠 회원도 따라 내려가고 [10:23]
10:36 헬리콥터 착륙장 옆으로 모처럼 평탄한 길이 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 곧 암릉길로 바뀌었다.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니 행글라이더 할공장인 문경 할공랜드의 원형 지붕 건물이 아스라히 보인다. 어, 행글라이드가 할공장 위로 날아 오르고 있다. 하나, 둘, 셋, ... 여섯 개나 되네. 공중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분은 어떨까? 다시 밧줄을 타고 암벽을 오르고 암벽을 내려왔다. 정상까지 몇 개의 봉우리를 더 넘어야 하나?
▲ 모처럼 만난 평탄한 길이 헬리콥터 착륙장 옆으로 나 있다
▲ 행글라이더 할공장 쪽 능선들 [10:43]
▲ 밧줄을 잡고 올라가고 [10:48]
▲ 다시 밧줄을 잡고 내려온다 [10:56]
▲ 성주봉 산행은 밧줄타기의 연속이다 [10:58]
▲ 다시 바라본 할공장 방면 능선 [11:09]
11:09 성주봉 정상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모처럼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거의 두 시간 만에 제대로 쉬는 것이니 '모처럼'이다. 휴식 후 출발, 밧줄이 또 나타났다. 잡고 내려가면 되지 뭐. 눈을 들어보니 앞에 능선 세 개가 평행선을 이루며 달리고 있다. 맨 앞에 것은 종지봉에서부터 우리가 걸어온 능선이고, 맨 뒤에 있는 것은 주흘산 능선이다. 가운데 있는 것은? 모르겠다. 성주봉 정상이 가까워지자 운달산 방면 능선이 모습을 드러냈다. 야, 저기도 만만치 않네. 그런데 하늘은 왜 이렇게 푸른 거야?
▲ 성주봉 정상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휴식 [11:14]
▲ 이런 또 밧줄이 있네 [11:39]
▲ 세 능선이 나란히: 맨 앞은 걸어온 능선, 맨 뒤가 주흘산 능선 [11:41]
▲ 푸른 하늘에 비행기 한 대가 지나갔다 [11:41]
▲ 성주봉 정상부에서 바라본 운달산 방면 능선 [11:46]
11:47 마침내 해발 891m의 성주봉 정상에 올랐다. 마을 이정표에는 2시간이 걸린다고 했는데 2시간 30분이 걸렸다. 이정표가 잘못 되었나, 우리 걸음이 느린 건가? 우리도 꽤 걷는다는 팀인데? 어쨌든 기념사진 찍고 운달산을 향하여 Go! 성주봉 정상에서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니 통나무 다리가 있고 밧줄을 잡고 올라서면 왼쪽으로 거대한 암벽이 앞을 막는다. 여기서 암벽을 올라갈 수도 있지만 이 나이에 무리할 일이 뭐 있겠는가. 오른쪽으로 나 있는 우회길로 Go!
우회길을 조금 내려가니 삼거리 이정표가 서 있다. 오른쪽은 반석골(고주골)을 경유해서 법장터로 내려가는 길이고 왼쪽은 운달산으로 가는 길이다. 예전에 성주봉 산행을 할 때 오른쪽으로 내려간 기억이 난다. 오늘은 왼쪽으로 Go! 등산용 자일을 매어 놓은 바위를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석굴이 하나 있다. 한 사람 정도 들어가서 수도하기에 딱 알맞은 크기다. 석굴을 지나면 954봉에 오르게 된다.
▲ 성주봉 정상에서 회원 모두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 정상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는 길 [11:55]
▲ 통나무 다리를 건너면 밧줄을 타야 한다 [11:55]
▲ 오른쪽 거대한 암봉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나 있다 [11:58]
▲ 암봉 밑 갈림길: 오른쪽은 반석골을 경유해서 법장터로 내려가는 길이다 [11:59]
▲ 석굴을 향해 올라가는 길 [12:33]
▲ 한 사람이 앉아 수도하기에 딱 좋은 석굴 [12:33]
12:35 세 명이 앉기에 알맞은 따뜻한 양지에 점심상을 차렸다. 명당이다. 이방주 회원이 준비해 온 컵라면에 밥을 말아서 김치와 함께 먹었다. 별미다. 버너를 가져와서 끓이면 더 좋겠지만 지금이 산불조심기간이니 삼가해야 한다. 산은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아끼고 지켜야 한다. 산이 황폐해지면 피해를 보는 사람은 결국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다. 13시 16분, 점심을 마치고 운달산을 향해 출발. 이제는 할공장 쪽으로 우리가 내려갈 조항령이 보인다. 뒤돌아 보면 성주봉도 보이고...
▲ 따뜻한 양지에서 점심 준비 전 [12:35]
▲ 아름다운 소나무 사이로 바라본 성주봉 정상 [13:15]
14:11 해발 1097.2m의 운달산 정상에 도착. 예전에 김룡사 쪽에서 장군목을 거쳐 두 번이나 올랐던 곳이다. 그런데 그 때와는 달리 성주봉 쪽에서 오르니 또 감회가 새롭다. 자 이제 조항령으로 하산할 차례다. 오른쪽으로 난 걷기 좋은 길을 10분 정도 걷다 보면 헬리콥터 착륙장에 이르게 되는데 삼거리 갈림길이다. 왼쪽은 김룡사로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석병산을 거쳐 조항령으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Go! 여기서부터 석병산 정상까지는 굴곡이 거의 없는 룰루랄라 길이다. 계속 바윗길만 걸어온 우리에게는 낙엽 쌓인 숲길이 양탄자를 걷는 기분이다. 게다가 주변의 소나무도 아름답다.
▲ 운달산 정상에서 [14:11]
▲ 운달산 정상에서 이방주 연철흠 회원
▲ 셋이 함께 나란히 [14:11]
▲ 김룡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헬리콥터 착륙장 [14:23]
14:46 해발 990m의 석봉산 정상에 도착. 꽤 넓은 공터에 정상 표시가 된 이정표가 하나 서 있다. 석봉산에서 조항령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오른쪽으로 오전에 걸었던 성주봉 암릉이 올록볼록 솟은 봉우리들을 데리고 죽 뻗어 있다. 석병산에서 조항령까지는 35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 석봉산 정상에서 연철흠 회원과 함께
▲ 석봉산 정상에서 이방주 연철흠 회원
▲ 조항령으로 내려오는 길에 바라본 성주봉 능선 [15:01]
▲ 요상하게 생긴 소나무 [15:15]
▲ 낙엽이 뒤덮인 산행로를 내려가고 있는 회원들 [15:20]
15:25 시멘트 포장을 한 임도가 지나가는 조항령에 내려섰다. 팔각정자 아래에 이정표가 있다. 왼쪽으로 가면 행글라이더 할공장인 문경할공랜드에 이르게 된다. 오른쪽 임도를 따라 내려가도 당포리에 도착하게 되는데 우리는 법장골을 경유해서 내려가기로 했다. 길이 확실치 않아 임도 오른쪽 급경사 사면으로 대충 때려 잡고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다행이도 길이 있다. 원래 있던 길인데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바람에 희미해진 것이다. 법장골을 내려가면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성주봉 능선이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고 있다. 20분 정도 걸으니 임도가 보인다.
▲ 조항령에 있는 이정표
▲ 조항령에 있는 팔각정자
▲ 법장골로 내려가는 길이 급경사다 [15:28]
▲ 법장골에서 바라본 성주봉 능선 [15:29]
15:45 임도에 내려섰다. 경사가 심한 곳에는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다.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이라 뒷걸음질을 치며 내려왔다. 오른쪽으로 성주봉 능선이 계속 보이는데 걸음을 떼어 놓을 때마다 모습이 계속 바뀐다. 정면으로는 주흘산 능선이 실루엣을 드리우고 있고....
▲ 법장터로 이어지는 임도 [15:45]
▲ 임도를 뒤로 걸어 내려가고 있는 연철흠 회원 [15:49]
▲ 임도에서 바라본 성주봉 주능선 [15:51]
▲ 보는 각도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성주봉 암봉들 [15:59]
▲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내려오는 거랍니다 [16:02]
▲ 주흘산 주능선의 실루엣이 가물거린다 [16:05]
16:06 삼거리에 도착. 왼쪽은 반석골을 따라 올라 성주봉으로 갈 수 있는 길이다. 아까 성주봉을 내려와서 만났던 삼거리와 이어진다. 이정표에는 '암자 가는 길'이라고 적혀 있다. 오른쪽은 방금 내려온 임도로 여기에서부터 임도가 시작된다. 당포리 쪽 하늘 위로 행글라이더 하나가 둥실 떠 가고 있다. 마을이 보이면서 오른쪽으로 밭이 펼쳐졌다. 앞에 가리는 것이 없으니 성주봉 암봉들이 고스란히 알몸을 드러내고 있다. 야, 정말 아름다운 산이다. 금강산의 일부분을 옮겨 놓은 것 같다.
▲ 성주봉 정상 아래 갈림길에서 내려오면 만나는 곳
▲ 문경 할공랜드에서 이륙한 행글라이더가 하늘을 날고 있다 [16:14]
▲ 온통 바위로 되어 있는 종지봉 쪽 능선 [16:20]
▲ 종지봉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16:20]
▲ 성주봉 정상 쪽 능선 [16:20]
16:23 문경窯가 오른쪽으로 있는데. 직접 전통 가마에다 불을 때어 도자기를 굽는지 장작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문경에는 도자기를 굽는 窯가 아주 많다. 특히 하늘재 쪽으로 가면 계곡이 모두 窯다. 당포1리 마을 회관 공터에 관광버스 두 개가 세워져 있다. 성주봉 산행을 한 사람들인 모양인데 언제 올라가서 언제 내려왔지? 산에서는 못봤는데... 시골 할머니들이 산행객들에게 농작물을 팔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보인다.
▲ 문경요: 가마에 불을 지필 장작이 가득 쌓여 있다
▲ 당포리 회관 앞에 관광버스가 두 대 서 있다 [16:26]
▲ 석양 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성주봉 암벽을 다시 한 번 보면서 [16:26]
16:29 차를 세워 놓은 곳에 도착,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성주봉 암벽이 여전히 아름답다. 차를 돌려 청주를 향해 출발, 운전대를 잡은 연철흠 회원이 구도로를 이용해서 이화령을 넘는 서비스를 해주셨다. 늘 신경을 써 주시는 마음 씀씀이에 고마움을 느낀다. 청주에 도착하니 6시가 가까워졌는데 벌써 어둡다. 점점 낮이 짧아지고 있다. 서대골에서 생엽살과 모밀국수로 저녁을 먹으며 소주를 한 잔 기울였다. 피로가 싹 가신다. 오늘 산행은 암릉의 진수를 보여준 성주봉과 육산의 진수를 보여준 운달산이 잘 어울린 의미 있는 산행이었다. 게다가 마음이 잘 맞는 산행 동지들과 함께 함으로써 그 의미는 배가 되었다.
▲ 느티나무 숲 오른쪽 공터에서 바라본 성주봉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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