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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 정맥/백두대간

2008.10.19. [백두대간記 28] 피재→댓재

by 사천거사 2008. 10. 19.

백두대간 제28구간 종주기

◈ 일시: 2008년 10월 19일 일요일

◈ 구간: 피재 → 건의령 → 푯대봉 → 구부시령 → 덕항산 → 환선봉 → 황장산 → 댓재 

◈ 거리: 24.00km

◈ 시간: 9시간 48분

◈ 회원: 이방주, 연철흠, 이효정(3명)



04:00   신흥고등학교 출발. 올해의 마지막 백두대간 산행을 하는 날이다. 다음 구간은 댓재에서 백봉령까지인데 도상거리가 27km 정도이고 산행 시간이 12시간 이상이기 때문에 낮 시간이 짧은 요즘에는 운행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 구간은 산불경계기간이 끝나는 내년 5월 15일 이후로 미루었다. 내 차에 이방주 선생님과 연철흠 선생님이 동승을 한 후 피재를 향해서 출발. 38번 국도를 이용해서 태백으로 가는데 두문동재 터널을 지나니 감회가 새롭다. 이 터널 위를 지난 번에 우리가 지나갔으니 말이다.

       

06:49   피재가 가까워질수록 단풍은 짙어지고 색깔도 곱다. 한 굽이 돌아드니 어, 저게 뭐야. 매봉산의 풍력발전기가 일렬로 서서 우리를 반겨주고 있었다. 바람이 자는지 돌아가는 것은 없다. 잠시 차를 멈추고 감상. 이제 이곳은 완연한 가을이다. 태백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지난 번에 비를 맞으며 내려왔던 피재(삼수령)가 나타났다.


▲ 단풍이 든 매봉산 정상부에 있는 풍력발전기가 아련하다


07:10   피재에 도착해서 가게 앞에 차를 세웠더니 가게 주인이 위쪽으로 이동을 하란다. 시키는 대로 해야지. 아침 햇살이 퍼지는 피재에는 三水嶺 상징탑이 한 자리하고 있었다. 비가 떨어지는 위치에 따라 한강, 낙동강, 오십천으로 갈라지기 때문에 삼수령이란다. 그래도 삼수령보다는 피재가 훨씬 정감이 있다. 간단히 산행준비를 한 다음 출발.


▲ 아침 햇살이 퍼지고 있는 피재

 

▲ 비가 오면 낙동강, 한강, 오십천으로 갈라지는 삼수령 상징탑 [07:11]


07:13   삼수령 상징탑 뒤쪽이 백두대간 들머리였다. 가을 색깔이 완연한 나무들 사이로 부드러운 숲길이 나 있다. 숲길을 얼마 걷지 않아 산행로는 시멘트포장이 된 임도로 바뀌고 다시 왼쪽 숲길로 바뀌었다. 피재에서 건의령까지는 거리가 6km인데 굴곡이 그리 심하지 않은 부드러운 능선길이 계속 이어졌다. 


▲ 피재의 백두대간 들머리

 

▲ 시멘트 포장도로를 걷고 있는 회원들 [07:19]

 

▲ 임도에서 건의령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이정표 [07:23]


07:42   해발 944.9m의 구봉산에 도착. 정상표지석은 없지만 삼각점이 있고 시간적으로 보아 구봉산이 틀림 없다. 아니면 할 수 없고. 피재에서 건의령까지의 구간에는 단풍나무보다 참나무 종류가 더 많은데 노랗게 물이 들어 아름답기가 그지 없다. 노란 단풍에 햇살이 비치니 황금색으로 변하고 걸어가는 회원들이 마치 황금터널을 통과하는 것 같다. 단풍 사진을 역광으로 찍으면 더 멋있다는 말이 있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피재-댓재 구간은 東高西低가 확실해서 무슨 일이 생겨 중간에 탈출을 할 때는 반드시 서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동쪽은 경사가 심할 뿐 아니라 동네가 멀어 잘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능선 왼쪽(서쪽)으로는 35번 국도와 424번 지방도가 계속 따라오기 때문에 쉽게 이동을 할 수 있다.


▲ 구봉산에 있는 삼각점

 

▲ 가을 나무가 터널을 만든 길을 걸어가는 회원들 [07:50]

 

▲ 황금빛을 받으며 걷고 있는 회원들 [07:52]

 

▲ GPS 덕분에 이정표에 정확한 경위도 좌표가 적혀 있다 [08:24]

 

▲ 붉은 색만 단풍인가? [08:36]

 

▲ 완전히 놀고 먹는 길이다 [08:45]

 

▲ 주능선에서 내려다본 35번 국도 [08:49]

 

▲ 단풍나무가 아니드라도 가을색은 곱기만 하다 [08:49]

 

▲ 사람이 도저히 그릴 수 없는 가을 색깔 [08:50]


08:55   1시간 40분 정도 걸려서 건의령에 도착을 했다. 표지판에는 한의령이라고 적혀 있다. 넓다. 등산안내도 아래에서 달걀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6km를 걷고서 처음 쉬는 것이다. 건의령에서 푯대봉까지는 1.2km, 구부시령까지는 6.8km 거리다. 푯대봉을 향해서 출발, 서서히 경사가 급해진다. 한 번도 안 쉬고 올라가보기로 했는데 세 명 모두 성공했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푯대봉은 백두대간 길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 건의령에 내려서다: 회장님은 어디로 급히 가시나?

 

▲ 건의령 등산로 안내판 앞에서 연철흠 선생님

 

▲ 건의령에서 푯대봉으로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09:17]

 

▲ 푯대봉 삼거리에서 [09:36]


09:38   해발 1009.2m의 푯대봉에 올랐다. 삼각점이 있고 태백시 한마음 산악회에서 세운 멋진 정상표지석도 있다. 푯대봉에서 구부시령으로 가는 길도 가을색이 완연하다. 형형색색으로 변하는 가을의 모습이 가는 곳마다 펼쳐진다. 정말 아름답다. 이번 백두대간 길은 동고서저의 지형이라 능선 왼쪽의 서쪽 지역은 벌써 단풍이 다 들고 낙엽이 한창 떨어지고 있는데, 능선 오른쪽 동쪽 지역은 햇빛을 많이 받아서 그런지 잎이 새파랗다. 능선을 사이에 두고 너무나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40분 정도 걸으니 전망이 트이면서 왼쪽으로 철조망이 쳐진 목장지대가 나타났다. 


▲ 푯대봉에 있는 삼각점

 

▲ 해발 1009.2m의 푯대봉 정상에서

 

▲ 푯대봉 정상에서

 

▲ 참나무 숲길 [09:43]

 

▲ 배경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09:45]

 

▲ 자연이 그려 놓은 아름다운 수채화 [09:45]

 

▲ 가을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회원들 [09:45]

 

▲ 붉게 물들지 않았어도 보기에 좋은 단풍나무 [09:46]

 

▲ 도시에서는 도저히 걸을 수 없는 길입니다 [09:47]

 

▲ 능선 오른쪽은 동쪽이라 아직 잎이 새파랗다 [09:50]

 

▲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는 지역 [09:53]

 

▲ 노란색 단풍도 보기에 좋습니다 [10:00]

 

▲ 철조망이 쳐진 목장 [10:17]


10:17   구부시령이 3.8km 남은 지점 이정표에 누군가가 한내령이라고 써놓았다. 목장지대는 계속 펼쳐지는데 건너편 산의 단풍도 곱다. 구부시령으로 가는 길 역시 아름다운 가을길로 계속 이어졌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도 경사가 별로 심하지 않다.


▲ 한내령에 있는 이정표

 

▲ 목장 건너편 산에도 단풍이 곱게 들었다 [10:18]

 

▲ 통나무 계단길을 오르고 있는 이방주 회장님 [10:25]

 

▲ 가는 곳마다 색다른 가을 풍경이 펼쳐집니다 [10:48]

 

▲ 구부시령이 2.3km 남은 곳 [10:51]


10:53   구부시령이 2km 정도 남은 곳에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길이 고만고만해서 지루할만도 한데 가을 경치가 계속 바뀌어 나타나 가는 곳마다 새로운 맛을 만들어내고 있다. 부드러운 육산길이었다가 가끔 돌길도 나타나고 가을 산길은 변화가 무쌍하다. 구부시령이 멀지 않다. 구부시령은 오늘 산행의 중간 지점이라고 보아도 좋다.


▲ 한참 걸었으니 조금 쉬어야지 [10:53]

 

▲ 가는 곳마다 가을이 완연합니다 [10:55]

 

▲ 세상에 부러울 것 없습니다 [11:15]

 

▲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고 [11:17]

 

▲ 참나무에 큰 옹이가 생겼네 [11:24]

 

▲ 언덕길을 올라오고 있는 이방주 회장님 [11:36]

 

▲ 가끔 돌길도 나타나고 [11:36]

 

▲ 힘이 들면 쉬어가면 되고 [11:41]

 

▲ 다시 부드러운 산길이 이어지고 [11:51]


12:03   구부시령에 내려섰다. 이 고개 이름에는 사연이 있는데 옛날 대기리에서 주막을 하던 여인이 지아비들이 계속 요절하는 바람에 지아비 아홉명을 모시고 살았다. 그때부터 이 재를 아홉 九, 지아비 夫, 모실 侍, 재 嶺을 써서 구부시령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하시미마을 쪽에서 연신 사람들이 올라온다. 덕항산 산행을 하는 사람들인 모양이다. 또 덕항산 쪽에서 내려오는 사람들도 많다. 삼척 MBC에서 등산대회를 개최하고 있었다. 오늘 사람깨나 만날 것 같다. 


▲ 구부시령에서

 

▲ 구부시령에서

 

▲ 나뭇잎 색이 기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다 [12:18]

 

▲ 다른 산행객이 끼어든 산행로 [12:19]

 

▲ 은은한 가을색이 나뭇잎을 물들이고 있다 [12:20]

 

▲ 가을빛 오솔길 [12:20]


12:26   마침내 해발 1071m의 덕항산 정상에 올랐다. 여기서 환선봉까지는 1.8km 거리다. 정상에는 등산대회 감독관 2명이 서서 등산대회에 참가한 산행객들을 체크하고 있었다. 덕항산 정상부터는 東高西低形의 지형적 특성이 잘 나타나는 곳으로 능선의 오른쪽인 동쪽 지역은 경사가 급한 낭떠러지가 많아서 밧줄이 매어져 있는 곳이 많았다. 덕항산 정상에서 30분 정도 걸으니 오른쪽으로 환선굴 주차장이 내려다보이고 그 왼쪽 산봉우리 정상에 고랭지 채소밭이 펼쳐져 있는 것이 보였다. 텔리비젼의 1박 2일 프로그램에서 촬영을 한 귀네미마을인 모양이다.


▲ 덕항산 정상에서 모두 함께

 

▲ 쉼터에 있는 이정표 [12:35]

 

▲ 동고서저의 지형이라 오른쪽은 낭떠러지다 [12:40]

 

▲ 멀리 귀네미 마을의 고랭지 채소밭이 보인다 [12:57]

 

▲ 잠시 쉬며 주변경관을 살피고 있는 회원들 [13:05]

 

▲ 귀네미 마을의 고랭지 채소밭을 이고 있는 봉우리에도 단풍이 들었다 [13:09]


13:11   환선봉에 올랐다. 원래 이름은 지각산인데 환선굴의 이름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환선봉으로 바꾼 모양이다. 정상에서 40m 정도 오른쪽으로 가면 전망대가 있는데 고랭지 채소밭으로 유명한 귀네미마을의 채소밭과 환선굴 주차장이 잘 보였다. 채소밭을 이고 있는 산봉우리에도 단풍이 곱게 들었고. 환선봉에서 자암재까지는 40분 정도가 걸렸는데 적설기 산행을 대비해서 등산로 유도선이 나무 높이 매어져 있는 것이 특이했다. 


▲ 환선봉 정상에서

 

▲ 전망대에서 바라본 귀네미 마을 고랭지 채소밭 [13:13]

 

▲ 적설기에 대비해서 매어놓은 등산로 유도선 [13:30]

 

▲ 가을이 꽉 들어차 있네요 [13:39]

 

▲ 등산로 유도선을 따라 걷고 있는 연철흠 회원 [13:39]


13:51   자암재에 내려섰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1.7km를 내려가면 환선굴이 나온다. 덕항산 산행을 마친 사람들이 대부분 그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자암재 한쪽에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방주 회장님이 싸온 찰밥을 김치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댓재 방면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어 물어보았더니 백두대간 종주를 하는 사람들인데 벌써 자암재에서 환선굴로 내려간다. 무슨 백두대간 종주를 저렇게 하지? 점심 먹고 큰재를 향해서 출발!


▲ 환선굴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자암재

 

▲ 백두대간의 가을 모습 [14:30]

 

▲ 백두대간의 가을 [14:41]

 

▲ 백두대간의 가을 [14:41]


14:45   갑자기 전망이 터지면서 고랭지 채소밭이 펼쳐지고 밭 사이 계곡에 집들이 들어차 있는 것이 보인다. 귀네미마을이었다. 채소밭은 거의 수확이 끝난 상태였으며 조금 을씨년스러웠다. 예전에는 이 고랭지 채소로 돈을 많이 벌었으나 중국산 배추가 들어오면서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고랭지 채소밭을 지나면서 임도가 시작되었다.  


귀네미마을

 

마을에는 예순 남짓한 사람들이 스물 다섯 가구를 꾸리며 살고 있다. 해발 1,000미터에 형성된 전형적인 산간마을이다. 귀네미마을은 정감록에서 피난처로 기록된 마을이다. 마을로 들어오는 오르막 외길이 이 마을로 들어오는 유일한 통로다. 마을은 외길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정감록의 피란처라는 기록을 굳이 떠올리지 않드래도 고요한 마을의 품세를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귀네미마을을 감싸고 있는 산의 형세는 흡사 우리 토종 소의 귀를 닮아 보였다. 마침 이 마을을 지키고 사는 김진복 어른은 “귀네미마을은 소 귀를 닮았다 하여 우이령(牛耳嶺)이라 부른데서 연유한다”고 일러준다. 마을 앞에는 이를 딴 ‘우이곡 다리’가 놓여있다. 귀네미마을 사람들이 가꾸는 ‘고랭지 채소’는 태백은 물론 서울에서 이름난 채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대개 5월 말에 파종을 해서 추석 전인 9~10월 경에 출하를 한다. 출하가 끝나면 그 자리에는 호밀을 뿌린다. 호밀을 뿌리는 까�은 산사태로 인한 토지 유실과 토양을 살찌우게 하기 위함이다. 또 봄철 파종 때까지 자란 호밀은 가축의 사료로 요긴하게 쓰여, 농가수입도 올려주는, 일거양득인 셈이다. 


▲ 고랭지 채소를 주농사로 짓고 있는 귀네미 마을

 

▲ 고랭지 채소밭 오른쪽으로 산행로가 나 있다 [14:47]

 

▲ 고랭지 채소밭 사이로 나 있는 산행로 [14:57]

 

▲ 고랭지 채소밭 포장도로 [15:01]

 

▲ 수확이 끝난 고랭지 채소밭 [15:03]

 

▲ 큰재를 향해서 내려가고 있는 회원들 [15:10]

 

▲ 큰재로 이어지는 임도를 걷고 있는 연철흠 회원 [15:18]


15:26   임도에서 산행로가 갈라지는 곳에 큰재 이정표가 서 있다. 거리를 보니 황장산까지 4.4km, 댓재까지는 5km다. 아직도 두 시간 정도는 더 가야 하네. 큰재에서 25분 정도 걸었는데 갑자기 억새밭이 나타났다. 단풍에 억새에 오늘 볼 거는 다 보네. 억새밭을 지나자 곧 삼각점이 하나 보였다. 무명봉인지 정상표지석 같은 것은 없다. 삼각점이 있는 곳에서 45분 정도를 걸어 황장산에 올랐다. 


▲ 큰재에서 황장산으로 가는 길 이정표

 

▲ 산행중에 만난 억새밭 [15:53]

 

▲ 삼각점도 있고 [15:59]

 

▲ 완연한 가을입니다 [16:31]

 

▲ 낙엽 쌓인 단풍길이 너무나 곱다 [16:31]


16:45   해발 975.9m의 황장산에 도착. 백두대간을 하고 있는 다른 팀이 이어서 올라온다. 그 팀은 모두 9명인데 25인승 버스를 대절해왔다고 한다. 혹시 피재까지 태워줄 수 없느냐고 물었더니 운전기사에게 물어보아야 한단다. 태워주면 좋은데... 황장산에서 댓재로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급했다. 거리는 600m 정도. 


▲ 황장산 정상에 있는 삼각점

 

▲ 황장산 정상에서 연철흠 이방주 선생님

 

▲ 황장산에서 세 명이 함께


17:01   댓재에 내려섰다. 424번 지방도가 지나가는 곳인데 두타산을 오를 수 있는 곳이라 그런지 넓다. 삼척시에서 세운 댓재 조형물과 댓재 도로개통기념비가 있고 왼쪽 아래로 휴게소 건물도 보였다. 대형 관광버스와 25인승 관광버스가 서 있기에 주변을 배회했더니 25인승을 타고 온 산행인들이 자신들의 차가 피재로 가지 않으니 택시를 불러서 이용하라고 한다. 누가 택시를 부를 줄 몰라서 그러나? 산에서 소리나 질러대는 것을 보면 날나리 산행객들이 분명하다. 진정한 산꾼은 남에 대한 배려가 뛰어나다.

 

미리 적어간 번호로 하장 개인택시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지금 삼척에 와 있어서 올 수가 없단다. 그 때 마침 댓재에서 택시가 한 대 넘어오기에 손을 들었더니 선다. 마음씨 좋게 생긴 택시기사분에게 피재까지 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오늘 쉬는 차인데 태워주겠다고 한다. 워메 고마운 거, 복 받으실 겨. 424번 지방도를 따라 하장까지 간 다음 35번 국도를 타고 피재로 달리는 택시 안에서 기사분은 태백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계속 해주신다. 그 역시 고마운 거.


▲ 댓재 날머리에 있는 이정표

 

▲ 댓재 도로개통기념비와 함께

 

▲ 삼척시에서 세운 댓재 조형물

 

▲ 댓재 서쪽 하늘로 해가 지고 있다 [17:03]


17:34   아침에 떠났던 피재에 도착, 택시요금이 미터에 22,000원 정도 나왔는데 2만원만 받으신단다. 고맙기도 하지. 빠르고 편하게 왔는데 요금도 저렴하다. 평소에 정직하게 살면 이런 복이 종종 찾아 온다. 차를 돌려 아침에 왔던 길을 되짚어 달렸다. 강원랜드가 있는 사북을 지나는데 아침과는 반대로 사북쪽으로 차들이 줄줄이 들어온다. 밤 새우러 가는 사람들인 모양이다. 그게 그렇게 좋은가? 청주에 도착하니 8시 30분이다. 제일수산에서 회를 안주로 소주를 2병 마시면서 금년 백두대간 산행을 마무리했다.


▲ 다시 피재로 돌아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