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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8.07.13. [한국 100名山 52] 경남 합천 가야산

by 사천거사 2008. 7. 13.

가야산 산행기

◈ 일시: 2008년 7월 13일 일요일

◈ 장소: 가야산 1430m / 경남 합천군 가야면

◈ 코스: 성보박물관 주차장 → 마당바위 → 상왕봉 → 해인사 → 성보박물관 주차장

◈ 시간: 6시간 3분

◈ 회원: 평산회원 7명



07:20  오늘은 평산회에서 가야산으로 정기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비가 추적거리고 있었지만 오후에는 갠다는 예보가 있어 일단 떠나기로 했다.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안 맞을 때도 많지만 맞을 때도 있다. 밤고개에서 김지홍 회원, 실내체육관 앞에서 신현대 회원, 봉명동에서 홍세영 회원을 태운 다음 서청주 나들목 입구에 가니 벌써 김석언 회원과 이규필 회원이 대기하고 있었다. 곧 이어 지학근 회원 도착. 서청주 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 경부고속도로를 거친 다음 청원-상주간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남쪽으로 내려가자 비는 오지 않고 하늘만 흐려 있다. 

 

08:00  청원-상주간 고속도로에 있는 화서휴게소에 들렀다. 도로 위의 운행차량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인데 휴게소에는 사람들이 꽤 있다. 화장을 한 다음 자판기 커피를 한 잔씩 빼 먹었다. 다시 출발. 상주 근처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접속해서 김천을 거친 다음 88고속도로에 진입, 해인사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서청주 나들목에서 해인사 나들목까지 오는데 다섯 개의 고속도로를 거쳤다. 가히 우리나라는 고속도로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인사 나들목에서 해인사 주차장까지는 1차로의 도로였다. 그 길도 꽤 멀다. 문화재관람료 2,000과 주차비 4,000원씩을 지불한 다음 주차장으로 올라갔다. 일단 맨 위에 있는 주차장까지 올라갔는데 가야산 산행로가 어디서 시작되는지 모르겠다. 관리인에게 물어보니 성보박물관 주차장으로 가라고 한다.


▲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화서휴게소  


09:56  성보박물관 주차장에 도착. 시간이 일러 그런지 주차된 차들이 별로 없다. 산행준비를 하는데 한 아줌마의 접근, "이따 산행 마치고 내려와서 요 밑에 있는 아리랑 식당에서 동동주 한 잔 하고 가이소." 더덕조각을 돌리며 집요하게 청을 한다. 동동주 한 뚝배기는 서비스로 주겠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글쎄, 갈지 안 갈지는 내려와봐야 안다.      

 

10시 2분 산행 시작. 주차장 왼쪽으로 해인사와 가야산으로 가는 길이 있는데 이정표를 보니 상왕봉까지 5km라고 되어 있다. 올라가는 길이 5km라면 만만치가 않은 거리다. 다리 왼쪽으로 계곡이 보이는데 규모나 형세가 금강산 못지 않다. 하긴 가야산도 큰 산이다. 함께 걷는 사람들의 복장을 보니 산행객은 거의 없고 해인사 구경을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 가야산 성보박물관 주차장

 

▲ 산행 준비를 하고 있는 평산회원들 [10:01] 

 

▲ 해인사로 가는 길 왼쪽에 있는 계곡 [10:05] 

 

▲ 해인사 일주문 쪽으로 올라가는 회원들 [10:09] 


10:16  오른쪽으로 '伽倻山海印寺'라는 현판이 달린 일주문이 보인다. 해인사는 내려올 때 들를 거니까 일단 통과. 곧 나타난 갈림길에서 용탑선원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용탑선원은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에 한 분이었던 용성스님 사리탑을 수호관리하기 위하여 1945년에 창건되었다고 한다. 용탑선원을 지나니 계곡 오른쪽으로 넓은 길이 나 있고 다리를 건너니 본격적인 산행로가 시작되었다. 하늘은 흐려 있지만 아직 비는 내리지 않고 있다.


▲ 해인사 일주문

 

▲ 용탑선원 쪽으로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0:18] 

 

▲ 산행로 왼쪽에 있는 용탑선원 모습 [10:22] 

 

▲ 계곡 오른쪽으로 나 있는 널찍한 산행로 [10:24]  


10:29  극락골 갈림길에 도착. 그런데 오른쪽 극락골로 가는 길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상왕봉에 올랐다가 갔던 길로 되돌아와야 한단 말인가? 그건 일단 상왕봉에 오른 다음에 생각해보자. 경사가 별로 없는 산행로가 계속 이어졌다. 잔뜩 참았던 하늘에서 조금씩 빗방울이 비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죽죽 내리는 비는 아니고 커다란 나무들이 우산처럼 하늘을 덮고 있어서 비옷을 입을 정도는 아니었다.


▲ 극락골 갈림길: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10:33] 

 

▲ 조릿대가 양쪽에 도열해 있는 산행로 [10:47] 


11:15  휴식을 취하면서 오이를 하나씩 깨물어 먹었다. 오이는 갈증을 풀어줄 뿐만 아니라 속도 채워주기 때문에 산행에서는 아주 요긴한 식품이다. 11시 35분, 오른쪽으로 마애불 갈림길이 있는데 역시 출입이 금지가 되어 있다. 이런, 이번 산행은 그냥 올라갔던 길로 내려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널찍한 통나무 계단길을 올랐다. 어느 덧 비는 그치고 서서히 운무가 피어오른다.


▲ 비가 추적거리는 와중에 휴식을 취하는 회원들 

 

▲ 다시 산행은 시작되고 [11:29] 

 

▲ 통나무 계단길을 오르고 있는 회원들 [11:43]  


11:50  본격적 바윗길이 시작되기 전 지점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제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고 주변에 운무가 깔리기 시작했다. 날이 개일 징조다. 전 대원이 모두 합류하여 다시 출발. 운무 속을 조금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헬리콥터 착륙장이 역시 운무에 싸여 있다. 본격적인 돌길이 시작되었다. 산행로 왼쪽으로 네모난 바위가 있다. 마당바위인가? 잠깐 들러 홍세영 회원이 준비해온 참외를 먹었다. 그러나 실제 마당바위는 한참 위에 있었다.


▲ 본격적인 암릉 산행이 시작되기 전 잠깐 휴식 

 

▲ 산행로 오른쪽에 있는 헬리콥터 착륙작이 운무에 싸여 있다 [12:05]

 

▲ 마당바위로 착각한 사각형 바위에서 홍세영, 김지홍 회원 [12:14]  


12:25  마당바위에 도착. 산행로 왼쪽으로 꽤 넓은 암반 지대가 펼쳐져 있었다. 날씨만 좋다면 가야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조망할 수 있을 텐데 운무가 잔뜩 끼어 있어 그림이 엉망이다. 신현대 회원이 가져온 복분자주를 한 잔씩 마시는데 오른쪽에 있는 거대한 암봉이 잠깐씩 모습을 드러냈다. 상왕봉 오른쪽에 있는 중봉이었다. 운무가 잔뜩 끼어 있을 때는 안 보이던 것이 운무가 흩어지면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바람에 날리는 운무 사이로 보이는 중봉의 모습은 압권이었다. 대한민국은 참 아름다운 나라다.


▲ 마당바위 뒤 중봉이 잠깐 동안 운무에서 벗어났다: 김지홍 회원 

 

▲ 중봉을 배경으로 김석언, 지학근, 이규필 회원 

 

▲ 중봉을 배경으로 신현대 회원 

 

▲ 운무가 싸인 마당바위에서 복분자주를 한 잔씩 

 

▲ 마당바위에서 이규필, 홍세영 회원 

 

▲ 마당바위에서 평산회원 일동

 

▲ 마당바위에서 평산회원 일동  


12:45  상왕봉 200m 전 이정표가 있는 곳에 도착. 이곳 해발이 1380m이니 고도는 50m만 올리면 된다. 여기서부터 상왕봉까지는 온통 바위였다. 그러나 경사도 별로 없고 그다지 미끄럽지도 않아서 걷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주변이 온통 운무라 보이는 물체마다 신비감을 불러 일으킨다. 우뚝한 바위 봉우리에 설치된 철계단을 올라가니 가야산 정상이다.


▲ 상왕봉 200m 전에 있는 이정표 

 

▲ 상왕봉으로 올라가는 마지막 암릉이 운무에 싸여 있다 

 

▲ 암릉을 오르고 있는 평산회원들 

 

▲ 암릉을 오르고 있는 평산회원들 

 

▲ 암릉을 오르고 있는 평산회원들 

 

▲ 운무 속에 상왕봉이 우뚝하다 [12:50] 


12:54  해발 1430m의 상왕봉에 올랐다. 커다란 표지석에는 伽揶山 牛頭峰(상왕봉)이라고 적혀 있다. 운무에 싸인 상왕봉에 단체 산행객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시간적으로 보아 그럴 때다. 정상 한쪽 평평한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늘 그렇듯이, 김밥과 김치가 전부다. 13시 25분,  점심을 마치고 하산을 시작했다.


▲ 해발 1430m의 가야산 상왕봉에서 김지홍 회원 

 

▲ 해발 1430m의 가야산 상왕봉에서 이규필 회원 

 

▲ 해발 1430m의 가야산 상왕봉에서 지학근, 김석언 회원 

 

▲ 해발 1430m의 가야산 상왕봉에서 

 

▲ 상왕봉에서 신현대 회원과 함께 

 

▲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홍세영 회원 

 

▲ 해발 1430m의 가야산 상왕봉에서 평상회원들  


13:48  보물 제264호인 석조여래입상을 보러 갈림길로 들어갔다. 주 산행로에서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었는데, 크게 볼품은 없었지만 보물로 지정이 된 것을 보면 역사적 가치가 있는 모양이다. 독실한 불교 신자인 김지홍 회원이 정중하게 예를 올린다. 보기에 좋다. 다시 주 산행로로 돌아와서 하산을 계속했다. 14시 15분, 마침내 구름이 벗어지며 서서히 해가 비치기 시작했다.


▲ 석조여래입상 갈림길 이정표 

 

▲ 보물 제264호인 석조여래입상 앞에서 예을 올리고 있는 김지홍 회원 

 

▲ 보물 제264호인 석조여래입상 앞에서 김지홍 회원 [13:48] 


14:45  벤취가 있는 쉼터에서 휴식을 취했다. 김석언 회원은 앞서 내려갔는데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 역시 젊음은 좋은 것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힘이 젊음 속에는 들어있다. 나이가 들면 그 힘은 서서히 줄어들게 마련이고 따라서 나이가 들수록 제 분수에 맞게 활동을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다.


▲ 하산 도중 벤취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15:11  다시 일주문에 도착을 했다. 이제 해인사 구경을 할 차례다. 그리 넓지 않은 면적에 절집들이 오밀조밀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볼거리가 꽤 많은 곳이지만 뭐니뭐니 해도 해인사 하면 팔만대장경판이다. 팔만대장경판이 보관되어 있는 장경각, 즉 고려대장경 판전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이 되어 있다. 판전은 해인사 절집 중에서 맨 위에 자리하고 있었다. 목판을 썩지 않게 보관하는 장소를 마련한 조상들의 지혜에 머리가 저절로 수그러진다. 


고려대장경 판전

 

유네스코 '최대의 히트작' 세계문화유산(World Cultural Heriatge)으로 등록이 되어 있다. '역사적, 미학적, 고고학적, 과학적, 민족학적, 인류학적 가치를 지닌 기념물이나 건축물 및 기타 유산'이 세계문화유산에 해당한다. 대체로 세계문명의 발자취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유적지나 사찰, 궁전 등이 지정되는데 주의할 점은 기념물이나 건축물 같은 '부동산'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 특히 '고려대장경 및 제경판', 즉 팔만대장경과 해인사 고려대장경 판전은 혼동하기 쉬운 한국의 세계유산이다. '부동산'인 장경판전은 1995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고 '동산'인 팔만대장경은 올해 6월14일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陜川 學士臺 전나무

 

 경상남도 기념물 제215호 경상남도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이 전나무는 높이 약 30m,  둘레 5.1m 쯤 되는 수령이 1,000년 이상 된 고목이다. 나무의 줄기가 지상 10m 높이에서 두 개로 벌어져 있으며, 나뭇가지가 아래로 향해 뻗어 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이곳은 고운 최치원 선생이 만년에 벼슬을 버리고 가야산에 은거할 때 찾았던 곳이다. 학사대라는 이름은 고운 선생이 헌강왕 때 29세의 나이로 한림학사 벼슬을 하였는데 그 벼슬 이름을 따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고운 최치원 선생은 말년에 제자들 앞에서 이곳에 지팡이를 꽂으며 "내가 살아 있다면 이 지팡이도 또한 살아 남을 것이니 학문에 열중하거라"는 유언을 남기고 지금의 홍제암 뒤 진대밭골로 유유히 홀로 들어가신 전설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 전나무를 일러 고운 선생의 '지팡이 나무'라고 불리운다.


▲ 가야산 해인사 일주문 

 

▲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해인사 고려대장경 판전 표지석 

 

▲ 해인사로 들어가는 길: 오른쪽에 수령이 1200년인 고사목이 있다 

 

▲ 해인사에서 신현대 회원 

 

▲ 해인사 대광보전 앞에서 신현대 회원 

 

▲ 해인사 대광보전 앞에서 

 

▲ 세계기록유산인 고려대장경판 

 

▲ 해인사 장경각에서 

 

▲ 해인사 장경각에 보관 되어 있는 고려대장경판 

 

▲ 세계문화유산인 고려대장경 판전 중 뒷건물인 법보전 

 

▲ 해인사에서 신현대 회원 

 

▲ 수령이 1000년인 전나무 앞에서 홍세영 회원 

 

▲ 가야산 해인사 일주문 앞에서 김지홍, 이규필 회원 

 

▲ 가야산 해인사 일주문 앞에서 지학근 회원  


16:05  성보주차장에 도착. 아침보다 차들이 많다. 그런데 아침에 우리에게 접근했던 아줌마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 정말 대단한 성의다. 점심 먹은 지가 꽤 되고 해서 배가 고픈지라 우르르 아리랑상회로 몰려갔다. 친절한 아줌마는 씻을 물을 제공하고 평상에 앉은 우리에게 도토리묵, 파전, 더덕무침, 동동주를 내왔다. 아침 약속대로 동동주 한 뚝배기와 파전 하나를 공짜로 제공해주기도 했다. 일곱 명이 실컷 먹었는 데도 음식값은 45,000원이 전부였다.

 

16시55분, 성보주차장 출발. 88고속도로에 해인사 나들목에서 광주 쪽으로 방향을 잘못 잡고 들어서는 바람에 역주행을 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그런데 88고속도로에 차들이 밀린다. 1차로여서 그런가? 알고 보니 사고가 난 것이었다. 운전, 늘 조심해야 한다.


▲ 다시 돌아온 성보박물관 주차장 

 

▲ 주인 아줌마가 매우 친절한 아리랑 상회 [16:05]

 

▲ 아리랑상회 평상에서 동동주 파티를 벌이고 있는 회원들  


18:24  자동차 기름이 달랑달랑하기에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있는 선산휴게소에 들러 기름을 넣었다. 예전보다는 고속도로 휴게소 기름값이 많이 싸졌지만 그대로 비싸다. 3만원 어치만 넣고 출발. 일요일 상경길인데도 도로는 막힘이 없다. 기름값이 비싸진 이후로 운행하는 차량이 줄기는 준 모양이다.      

 

청주로 돌아와 신현대 회원은 사정이 있어 중간에서 내리고 나머지 6명이 아지트 제일수산에 모였다. 회식을 하는 중에 김지홍 회원이 한 가지 제안을 했는데 9월부터 산행일을 4번째 토요일로 하는 것이 어떠냐는 것이었다. 다른 회원들은 모두 괜찮다고 동의를 했고 그래서 회장님에게 그 내용을 말씀드리기로 했다. 또 한 가지, 8월 산행은 원주에 있는 미륵산으로, 12월은 창립 20주년 기념으로 태백산 산행을 한 후 부부 동반 전체 회식을 갖기로 잠정적 합의를 했다.


▲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있는 선산휴게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