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산행기
◈ 일시: 2008년 5월 4일 일요일
◈ 장소: 금산 701m / 경남 남해군 상주면
◈ 코스: 금산탐방지원센터 → 쌍홍문 → 좌선대 → 단군성전 → 정상 → 보리암 → 쌍홍문 → 탐방지원센터
◈ 시간: 3시간 24분
◈ 회원: 아내와 함께
09:52 덕유산 휴게소는 면적도 넓고 아기자기한 시설도 많았다. 이제 고속도로 휴게소도 단순히 먹고 마시고 싸는 장소가 아니라 볼거리, 할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문화적 공간으로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그런데 휴게소에는 차도 많고 사람도 많다. 휴게소 전체가 들썩거리고 있었다. 여자화장실 밖으로 늘어선 줄이 한참 길다. 할머니 두 세명이 남자 화장실로 몰려 들어온다. '그래도 이쪽이 빨러.'라고 외치는 할머니의 소리에 남자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할머니들은 아랑곳 없다. 휴게소 직원이 할머니를 몰아낸다. 실랑이. 할 수 없이 할머니들이 나온다. 이때 들려오는 노랫소리, '아, 어쩌란 말이냐. 애타는 이 마음을 ~.'
커피 한 잔 마시고 출발.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에 진입, 사천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났다. 여기서 삼천포항까지 가는 것이 문제였다. 2차로가 1차로로 줄어들면서 차가 밀리기 시작했다. 조금씩 움직이기는 하나 더디다. 별 수 있나, 좋은 구경하려면 참아야지. 삼천포대교의 하나인 초양대교를 건넌 다음 늑도 방파제로 내려갔다.
▲ 덕유산 휴게소 철쭉꽃
▲ 덕유산 휴게소 조형물 앞에서
▲ 덕유산 휴게소 여자 화장실 앞에 줄 선 사람들 [09:57]
11:51 지난 주에 들렀던 늑도 방파제에는 바다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서해안 죽도 방파제에서는 낚시를 하던 사람들 수십 명이 갑자기 몰아친 파도에 휩싸여 여러 명이 죽었다는데 여기는 괜찮나? 어떻게 갑자기 집채만한 파도가 생겨난단 말인가? 별의 별 기상이변이 다 일어나고 있다. 방파제에는 바람이 조금 불기는 하지만 지난 번 만큼은 아니었다. 지난 번에 회를 먹던 등대 옆에서 주변 경관을 살펴보았다. 이끼가 잔뜩 낀 폐선 옆에서 한 아이가 하염없이 바다 속을 들여다보고 있다. 저 아이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창선대교를 건넌 다음 우회전해서 1024번 해안관광도로로 들어섰다. 3번 국도를 이용해서도 미조항에 갈 수 있지만 풍광은 해안관광도로가 훨씬 좋다. 오른쪽으로 바다가 펼쳐지고 해안을 따라 난 도로는 마을을 지나면서 낮아졌다 다시 야산을 지나면서 높아진다. 굽이를 돌 때마다 다른 풍경이 나타나고 다른 세상이 전개된다. 날씨가 맑아서 하늘과 바다의 색이 선명했다면 더할 나위 없을 텐데. 다리를 건너 삼동면에서 3번 국도로 들어섰다. 여기서 미조항까지는 왼쪽으로 바다가 펼쳐졌다. 지난 주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돌아다니는 차들이 많다.
▲ 늑도 방파제 옆 이끼 낀 폐선
▲ 늑도 방파제와 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 늑도 방파제에서 늑도를 배경으로
▲ 늑도 방파제에서 삼천포대교(늑도대교)를 배경으로
▲ 늑도 방파제에서 삼천포대교(늑도대교)를 배경으로
12:50 미조항에 도착. 지난 번에 들렀던 남미횟집의 멸치회가 맛이 좋아 다시 찾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거야? 자리가 없네. 다른 곳으로 가기도 뭐하고 해서 기다린다고 했더니 두 사람이면 들어오라고 한다. 방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누가 부른다. 어, 이게 누구야? 지난 주에 함께 이곳 남해로 바다낚시를 왔던 황인영 선생님이었다. 그 선생님도 남해가 좋아 가족들과 함께 왔다가 이 집을 들른 것이었다.
그것 참, 대한민국 좁은 나라네. 이렇게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멸치회와 밥 두 공기를 시켜 점심으로 먹었다. 두 번째 먹어보는 멸치회인데 맛있다. 점심을 먹고 19번 국도를 따라 상주면으로 출발. 상주해수욕장을 내려다보며 달리니 곧 금산탐방지원센터 아래 주차장에 이르렀다.
▲ 미조항 횟집 거리: 남미횟집이 멸치회를 유명하다
13:48 금산 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 도착. 도로 왼쪽은 승용차 주차장이고 오른쪽은 대형버스 주차장이다. 주차요금이 5,000원이다. 뭐가 이렇게 비싸? 금산은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다. 그래서 주차요금이 비싸나? 주차장에서 올려다본 금산의 암릉, 죽인다. 금산탐방지원센터 오른쪽으로 산행로가 나 있는데 국립공원답게 널찍하다. 도선바위 약수터까지는 계속 오름길로 돌계단과 토사유출을 막기 위한 통나무계단 길의 연속이었다. 산행객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 금산탐방지원센터에 주차장에서 본 금산의 암릉
▲ 산행이 시작되면 만나는 넓은 길 [14:00]
▲ 점차 바윗길 계단이 시작되고 [14:05]
▲ 나무로 토사유출을 막기 위해 계단을 설치했다 [14:14]
▲ 잠시 휴식을 취하고 [14:21]
▲ 다시 경사가 급한 통나무 계단을 오르고 [14:23]
14:30 도선바위 약수터에 도착.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물이니 마음 놓고 먹으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시원하게 한 바가지씩 떠 먹었다. 약수터에서 쌍홍문으로 가는 길도 사뭇 돌계단 길이다.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과 말레이시아 키나발루산 트레킹을 할 때 생각이 난다. 그 때도 지겹도록 돌계단을 밟았는데. 모처럼 만난 나무계단 길을 지나 조금 올라가니 커다란 구멍이 두 개 뚫린 거대한 바위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언뜻 보면 사람의 해골 같다. 어메 무서버라.
▲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관리하는 도선바위 약수터
▲ 약수터를 지나자 경사가 급해진다 [14:36]
▲ 힘이 들 때는 쉬는 것이 장땡이다 [14:49]
▲ 경사가 급한 곳에는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14:50]
▲ 뒤에 있는 쌍홍문을 배경으로 [14:57]
14:58 쌍홍문 왼쪽으로 사선대(四仙臺)란 바위가 있다. 동서남북에 흩어져 있는 네 신선이 이 암봉에서 모여 놀았다하여 사선대라 부른다. 사선대 위에 장군암(將軍岩)이 있는데, 이 바위는 장군이 검을 짚고 봉을 향하여 서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장군암이라 하였으며, 금산의 첫 관문인 쌍홍문을 지키는 장군이라 하여 일명 수문장이라고 한다. 특히, 이 바위를 휘감고 있는 송악으로 인해 장군암이 더욱 늠름해 보인다.
▲ 사선대를 배경으로
▲ 나무 줄기가 얽혀 있는 장군암 [15:02]
15:03 두 개의 거대한 굴로 이루어진 雙虹門은 금산의 관문이며 옛날에는 천양문이라고 했으나 신라 초기 원효대사가 두 굴이 쌍무지개 같다고 하여 쌍홍문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원효대사는 우리나라에서 안 다닌 절이 없다. 그 당시에는 교통도 불편했을 텐데. 손오공처럼 구름을 타고 다녔나? 쌍홍문을 지나면 길이 갈라진다. 왼쪽은 좌선대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보리암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왼쪽 길로 Go!
▲ 쌍홍문에서: 멀리서 보면 거대한 해골의 두 눈과 같다
▲ 쌍홍문을 통해 내려다본 모습
▲ 쌍홍문을 통과해서
15:12 오른쪽에 일월봉(日月峰)이 있다. 두 개의 바위가 층암절벽을 이루고 있는데, 가까이서 보면 日字形으로 이루고 있으나 멀리서 전체를 보면 月字形으로 보여 일월봉이라 부른단다. 다시 왼쪽에 제석봉(帝釋峰)이 있는데, 이 바위에 帝釋天이 내려와 놀다갔다 하여 제석봉이라 부른다고 한다. 불교에서 제석천은 부처를 좌우에 모시는 불법을 지키는 신을 말한다. 금산산장을 통과하니 남해가 내려다보이는데 이내가 끼어 있어 흐릿하다. 그것 참 아쉽네.
▲ 일월봉의 모습
▲ 사람이 예쁜가? 철쭉이 예쁜가? [15:11]
▲ 금산산장 건물 모습 [15:15]
▲ 암봉과 남해 바다 [15:15]
15:17 좌선대(坐禪臺)에 도착. 옛날 신라의 원효대사, 의상대사, 윤필거사 등 三師가 修道坐禪하였던 자리라 전해지고 있다. 바위 위에 삼사가 수도했던 자리의 흔적이 있다 하여 한 번 올라가보기로 했다. 밧줄이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올라가기가 만만하지 않다. 국립공원인데 어째 안전 시설을 해놓지 않았나? 일단 암봉 꼭대기까지는 왔는데 그 위로 올라가는 데에는 자신이 없다. 그러면? 안 올라가면 된다. 이 나이에 무리할 게 전혀 없다. 좌선대에서 내려다보는 상주해수욕장 앞바다의 모습이 환상적일 것 같은데 이내가 끼어 있어 그림이 별로 선명하지가 않다.
▲ 좌선대 암봉을 오르는 모습
▲ 좌선대 암봉을 오르는 모습
▲ 좌선대 암봉을 오르는 모습
▲ 좌선대를 배경으로
▲ 좌선대에서 본 금산의 암릉과 남해
▲ 좌선대에서 남해 쪽 암릉을 배경으로 [15:23]
15:32 상사바위 갈림길에 도착. 암봉은 직접 올라가는 것보다 멀리서 보는 것이 더 아름답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데 유채꽃 화원이 나타났다. 이 높은 곳에 웬 유채꽃이야? 예쁘게 잘 피었네. 이 산을 찾은 사람들에게 주는 보너스인가? 모델도 좋으니 어디 달력에 나오는 사진 한 번 찍어볼까? 유채꽃밭을 지나니 넓은 헬리콥터 착륙장이다. 까마귀 두 마리가 장난을 치고 있다. 착륙장 끝에 '靈山錦山山神祭壇'이라고 쓴 표지석이 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 녹음과 잘 어울린 상사바위 [15:32]
▲ 녹음과 암봉 [15:32]
▲ 유채꽃 여인
▲ 달력에 나오는 그림같네 [15:40]
▲ 단군성전 가기 전에 만난 헬리콥터 착륙장 [15:41]
▲ 영산금산산신제단 표지석 [15:41]
15:44 단군성전(檀君聖殿)에 도착. 안내문에는, '이곳은 우리 겨레의 始祖인 단군 할아버지를 모신 성역으로서 한배검님의 가르침으로 一門 김연섬 선생께서 1995년에 걸립하였다. 성전에는 桓因 하느님, 桓雄天王, 國祖檀君王儉의 영전을 봉안하고 우리 민족의 상징으로 기리고 있다.'고 적혀 있다. 조상을 숭배하는 일, 좋지. 건물 앞 화단의 꽃들이 화려하다. 단군성전에서 나와 다시 정상을 향해 걸었다. 조릿대 숲 사이로 난 길을 통과하자 작은 공터가 있고 그 위가 정상이다.
▲ 단군성전 건물 모습
▲ 단군성전 화단에서
▲ 단군성전 화단에서 [15:45]
▲ 금산 정상으로 오르는 조릿대 숲길 [15:51]
15:54 금산 정상에 도착. 망대라고도 한다. 정상에는 원형의 돌담(망대)이 설치되어 있고 보리암 쪽으로 전망이 틔어 있었다. 마침 오른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운무가 빠른 속도로 능선을 넘어 왼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장관이다. 능선을 넘은 운무는 다시 바람에 이리 저리 흩어진다. 그 또한 장관이다. 숲과 구름과 암봉과 바다가 어울렸다.
정상 아래 공터에 봉수대에 대한 안내문에, '남해 금산 봉수대. 경상남도 기념물 제87호. 이곳 금산 봉수대는 고려 의종(1147-1170 재위) 때 설치되어 조선시대까지 계속 사용되었다. 이 봉수대는 조선시대 다섯 곳의 봉수대 가운데서 동래에서 서울로 연결되는 제2봉수로에 속한 최남단의 봉수이다. 이곳에서 점화된 봉수는 창선 대방산을 통해 사천, 진주 등을 거쳐 서울에 전달되었다.'라고 적혀 있다.
공터 옆에 있는 거대한 버선바위에서 사진을 찍은 다음 하산. 그런데 보리암 갈림길에서 그만 길을 잘못 들고 말았다. 보리암은 오른쪽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왼쪽 넓은 길, 즉 제2주차장으로 가는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나도 모른다. 한참을 내려갔는데 보리암은 보이지 않고 사람들은 자꾸 올라온다. 뭔가 잘못되었다. 물어보니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다시 보리암 갈림길로 원위치.
▲ 금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모습: 운무가 바람에 능선을 넘고 있다
▲ 금산 정상에서: 운무가 바람에 흩어지고 있다
▲ 금산 정상에서
▲ 금산 정상에서
▲ 금산 정상 망대
▲ 금산 정상 망대에서
▲ 금산 정상에 있는 거대한 버선바위 앞에서
▲ 금산 정상에 있는 거대한 버선바위 앞에서 [16:00]
▲ 제2주차장에서 보리암으로 끊임없이 올라오는 사람들 [16:04]
16:18 보리암에 도착. 낙산사의 홍련암, 강화도의 보문사와 함께 한국 3대 관음기도도량으로 이름이 높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연등이 걸린 보리암은 인산인해였다. 등산객은 별로 없고 모두 버스를 이용해서 올라온 사람들이었다. 바닷가 바위 산 아래 있는 작은 암자에 왜 사람들이 이렇게 몰리는 걸까? 우리나라 불교의 3대 기도처에 속하기 때문일까? 보리암에서 내려다보는 남해의 풍경이 멋이 있기 때문일까? 이성계가 기도를 한 곳이라서 그런가?
운무가 끼어 오늘은 바다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하산을 하기 위해서 다시 보리암 갈림길로 올라왔다. 그런데 지도를 보니 하산길은 보리암에서 갈라지게 되어 있었다. 어허, 이런. 오늘 왜 이렇게 헤매는 거지. 다시 보리암으로 내려가 경내를 가로질러 해수관음상 쪽으로 가니 하산길이 보인다.
▲ 8일 앞으로 다가온 석가탄신일을 맞아 연등이 달린 보리암에 사람이 가득하다
▲ 보리암에 운무가 피어 오르고 있다 [16:20]
16:32 쌍홍문 삼거리에 도착. 아래에서 계속 운무가 피어오른다. 쌍홍문에서 주차장까지는 계속 내리막길. 그러나 바닥이 온통 돌이라서 뛰어 내려가면 절대 안 된다. 무릎이 상하기 때문이다. 무릎 연골은 한 번 파괴되면 재생이 되지 않는다. 한 발 한 발 천천히 꼭꼭 밟으면서 내려가는 것이 좋다. 빨리 내려간다고 상을 주는 것도 아니요, 반가운 누가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잖는가.
▲ 쌍홍문을 통과해서 내려가는 도중
▲ 운무가 피어오른 쌍홍문 안에서 [16:34]
17:12 금산 탐방지원센터에 도착. 오후 늦게 비가 시작된다는 예보였는데 아직 내리지 않는다. 기상청에서 엉터리 장비를 구입한 것이 감사원에 적발되었는다는데, 그래서 그 동안 기상청 일기예보의 오보율이 높았다는데, 오늘 일기예보는 맞을런지 모르겠다. 봄가뭄이 심해서 비가 오긴 와야 하는데. 주차장에 도착해보니 차가 많이 빠져나갔다.
▲ 산행 종점인 금산탐방지원센터 앞에서
17:22 오늘 숙박을 할 장소인 통영을 향해 금산 주차장 출발. 하루 종일 참았던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뭐, 이 정도는 양호한 편이다. 19번 국도를 타고 이동면까지 온 다음 1024번 지방도로 삼동면까지 달렸다. 삼동면에서 3번 국도를 따라 삼천포항으로 직행. 상족암을 보려면 삼천포항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77번 국도를 타야 하는데, 시간도 여의치 않고 그래서 사천으로 나가 고속도로를 이용해 통영까지 가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것은 크게 잘못한 생각이었다.
빗줄기는 조금씩 굵어지는데 삼천포항에서 사천으로 가는 1차로에는 줄을 이은 차들이 움직일 줄을 모른다. 야, 이거 문제다. 이러다가 언제 통영을 가나? 그냥 여기서 자고 내일 아침에 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머리 속에서는 오만 가지 생각이 뒤엉켜 혼란스러운데 이렇다 할 결론은 없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사천까지 가자. 거의 기다시피 해서 사천에 가까워지자 빗줄기가 엄청나게 굵어졌다. 봄가뭄이 심하기 때문에 내일 산에 못 가더라도 비는 와야한다. 2시간이 더 걸려서 사천시에 진입, 모텔을 찾아라. 시내로 조금 들어가자 불빛이 휘황찬란한 건물들이 여러 채 있다. 보나마나 모텔들이다. 아무 거나 하나 골라잡으면 된다. 발렌타인 모텔, 35,000원.
19:50 일단 숙소를 정한 다음 저녁식사를 하러 나왔다.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찾아낸 집은 소고기와 해물 샤브샤브, 삼겹살, 월남쌈 요리점이었다. 요리법은 지난 겨울 말레이지아의 키나발루에서 먹었던 스팀봇 요리와 비슷했다. 가운데 끓는 육수에 해물과 소고기, 채소를 데치고 그 테두리에 있는 불판에 삼겹살을 굽는다. 삼결삽은 월남쌈에 싸서 먹는데 커다란 밀전병 같은 것에 삼겹살 구운 것과 각종 채소를 얹고 소스를 섞어 먹는다. 허기도 지고 해서 2인분과 소주 2병을 간단히 해치웠다. 밖에 내리는 비를 보니 술맛도 난다. 오늘 참 먼 길을 와서 바다도 보고 산행도 했다. 이제 휴식을 취한 다음 통영으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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