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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산행/한국 100名山

2008.04.12. [한국 100名山 48] 경기 양평 용문산

by 사천거사 2008. 4. 12.

용문산 산행기

◈ 일시: 2008년 4월 12일 토요일

◈ 장소: 용문산 1157m /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 코스: 용문사 주차장 → 상원사 → 장군봉 → 정상 → 삼거리 갈림길 → 용문사 주차장

◈ 코스: 8시간

◈ 회원: 평산회원 8명



07:10  흥덕구청 후문 출발. 오늘은 평산회에서 양평에 있는 도일봉으로 진달래꽃 산행을 떠나는 날. 오랜만에 8명이나 산행에 참가했다. 신현대, 김영옥, 신동갑 회원이 내 차에 타고 홍세영 회원 차에 지학근, 이규필, 김석언 회원이 탄 다음 7시 25분에 서청주 나들목 통과. 날은 잔뜩 흐려 있지만 비는 내리지 않을 것 같다. 고속도로에는 차들이 꽤 달리고 있었지만 정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07:51  음성휴게소에 도착. 자판기 커피를 한 잔씩 마시며 8명이 서로 인사를 나누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 정도 보는 얼굴들이지만 볼 때마다 정겹다. 휴게소 출발, 호법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에 진입, 차들이 많다. 강원도로 가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지? 여주 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양평으로 가는 37번 국도를 달리다 70번 지방도를 이용 초현까지 온 다음, 다시 319번 지방도로 곡수까지, 곡수에서 다시 70번 지방도를 타고 지제면을 지나 6번 국도에 올라선 다음 용문산관광지 이정표를 보고 달렸다. 마룡에서 331번 지방도를 따라 다시 올라가니 길이 갈라지는데, 왼쪽은 용문산관광지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중원계곡으로 가는 길이다.


▲ 음성휴게소 전경


09:50  중원계곡에 도착. 주차장에 차를 세운 다음 산행 준비를 하는데, 할아버지 산불감시원이 오더니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고 하며 용문산으로 가라고 한다. 그러면서 중원산과 도일봉은 이곳 동네 사람들도 못 간다고 여러 번 강조를 한다. 우째 이런 일이. 몇 번 사정을 해 보았지만 직업의식이 투철한 그 할아버지에게는 통하지 않아 용문산으로 발길을 돌리기로 했다. 도일봉이 진달래꽃으로 유명한 곳인데 5월 15일 후에나 갈 수 있다면 진달래꽃은 언제 보나? 지방자치단체도 문제다. 산불 날 염려 때문에 무조건 자기 지역 산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배탈이 날 염려가 있으니 밥을 먹지 말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며, 임신이 될 우려가 있으니 섹스를 하지 말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09:56  중원계곡에서 5분 정도 걸려 용문사 주차장에 도착. 국민관광지 답게 주차장이 여러 곳이고 규모도 컸다. 주차료는 3,000원. 주차장에서는 용문산이 정면으로 보이는데 산세가 만만치 않다. 산림청 선정 100명산에 그냥 속해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오른쪽으로 음식점이 있는 상가 지역을 지나니 매표소가 있다. 문화재 관람료는 1,800원. 휴일을 맞아 관광지를 찾은 사람들이 많다. 하긴, 서울에서 조금 가깝다고 하는 유원지나 관광지는 늘 사람들로 붐비니, 이 정도는 약과인지도 모른다. 왼쪽 놀이기구가 있는 곳에서 신나는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사람들 복장을 보니 산을 목적으로 온 사람들보다 관광을 목적으로 온 사람들이 더 많다.

 

용문사 일주문을 지나니 아름다운 적송들이 길 양쪽에 도열을 해서 우리를 반겨준다. 그 소나무들 참 잘 생겼다. 길 오른쪽 계곡에는 많지 않은 물이 흐르고 있고, 연한 녹색의 잎을 틔운 키 작은 나무들이 한껏 봄의 정취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용문산 정상 개방을 축하하는 현수막도 걸려 있다. 그 동안 군부대 시설물 때문에 통제되었던 정상이 2007년 11월 17일에 개방된 것이다. 정말 잘 한 일이다. 오늘 우리가 그 정상에 오르려 한다.


▲ 용문산관광지 주차장에서 올려다 본 용문산 능선 

 

▲ 용문산관광지 표지석 [10:00] 

 

▲ 용문사 일주문 앞에서 지학근 회원 [10:12] 

 

▲ 일주문을 지나 용문사로 가는 길의 소나무가 아름답다 [10:13] 

 

▲ 용문사로 가는 길 왼쪽 계곡의 신록 [10:23] 


10:25  용문사 은행나무, 소문대로 크기는 크다. 영동 천태산 영국사에 있는 은행나무보다 키는 훨씬 더 크고 굵기도 만만찮다. 천연기념물 제 30호로 지정되어 있다. 기념 사진을 찍은 다음 김영옥 회원이 가져온 가래떡을 간식으로 먹었다. 언제 구은 것인지 아직도 뜨끈뜨끈하다. 은행나무 오른쪽에 용문사가 있고 석축 아래로 등산로가 나 있었다. 산행로는 곧 작은 돌이 깔린 산길로 바뀌었다.


용문사

 

은행나무 이 은행나무는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세자 마의태자가 망국의 한을 품고 금강산으로 가던 길에 심은 것이라고도 하고, 신라의 고승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뿌리가 내려 이처럼 성장한 것이라고도 한다. 거듭되는 병화와 전란 속에서도 불타지 않고 살아남았던 나무라 하여 신목, 천왕목이라 불렀고 조선 세종 때 정3품 당상직첩을 하사 받기도 한 영목이다. 수령이 약 1100년, 높이 40m 줄기의 둘레 11m로 동양에서 유실수로는 가장 오래되고 크며 고종이 승하 하셨을 때는 큰 가지가 부러지는 등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마다 미리 알려주는 영험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용문사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평산회원들 

 

▲ 용문사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평산회원들 

 

▲ 용문사 석축 아래로 등산로가 나 있다 [10:31] 

 

▲ 본격적으로 접어든 산행로 [10:34] 


10:35  상원사 갈림길에 도착. 왼쪽은 상원사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조금 올라가서 다시 용문산으로 직접 올라가는 능선길과 마당바위를 경유하는 길이 갈라지는 곳이 나온다. 우리는 상원사를 경유해서 정상으로 가는 코스를 예정하고 있으니 당연히 왼쪽으로 Go! 계곡 너덜길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곧 능선길로 바뀌었고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은 오름길이 지능선까지 이어졌다. 그런데 능선 왼쪽 아래로도 사람이 다닌다. 계곡을 경유해서 지능선으로 오르는 길인 모양이다. 능선 바로 아래에 있는 것을 보면 지능선에서 만날 것 같다.


▲ 상원사로 가는 길과 용문산으로 직접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 상원사로 가는 너덜길 [10:39] 

 

▲ 계속 이어지는 계곡 너덜길 [10:40] 

 

▲ 계곡에서 능선으로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0:43] 

 

▲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10:47] 

 

▲ 하늘이 보이는 지능선 바로 아래에서 김석언 회원 [10:59] 


11:00  지능선 갈림길에 올랐다. 진달래가 아름답다. 요즈음은 어느 산을 가나 진달래 천지다. 회원들이 속속 올라온다. 이규필 회원이 가져온 토마토를 간식으로 먹으며 땀을 식혔다. 바람은 없지만 해가 나지 않아 산행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씨다. 지능선에서 길이 양쪽으로 갈라지는데, 지도가 없으니 어느 길이 상원사로 가는 길인지 알 수는 없으나 오른쪽 능선길이 뚜렷해 그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경사가 꽤 가파르고 밧줄이 매어져 있는 곳도 있다.


▲ 지능선 오르니 진달래꽃이 우리를 반겨주고 있다 

 

▲ 지능선에 오른 홍세영, 신현대 회원 

 

▲ 지능선에 오른 지학근 회원 

 

▲ 지능선에 올라 휴식을 취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 회원들 

 

▲ 지능선에서 오른쪽으로 나 있는 능선길을 오르고 있는 신현대 회원 [11:13] 


11:15   갈림길 이정표가 서 있는데 조금 복잡하다. 우리가 올라온 능선 방향으로 '용문사 1.5km'와 '상원사 1.65km'가 표시되어 있고, 그 반대 방향으로 또 '용문사 1.3km'가 표시되어 있으며, 그 가운데로 '용문산 1.75km'라고 되어 있었다. 아니, 우리가 상원사로 가고 있는데 올라온 반대 방향으로 상원사가 표지되어 있으니 어떻게 된 일이야? 아하, 그렇구나. 아까 지능선에 올랐을 때 이쪽 능선으로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 내려가야 했구나. 그런데 왜 이정표가 없었지? 이리 가야한다 저리 가야한다, 회원들 사이의 의견이 분분하다.      

 

마침 용문산 방향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어 정상 올라가는 길을 통제하고 있느냐고 하니까 그렇다고 한다. 이런, 그럼 다시 올라온 길을 내려가야 한단 말인가?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서 그런지 일이 자꾸 꼬이네. 별 수 없이 back! 아직 이곳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올라오지 못한 회원들은 뒤돌아서 내려오는 우리들을 보고 놀라다가 설명을 듣고 허탈해 한다. 그럴만도 하지. 죽어라고 올라왔는데 다시 내려가야 하니.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욕 깨나 했을 것이다. 용문사에서 올라왔던 지능선 삼거리에서 조금 내려가니 이정표가 있는 상원사 갈림길 안부다.


▲ 방금 올라온 능선길과 용문산으로 가는 능선길, 용문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11:25  상원사 갈림길 안부에 도착. 이정표를 보니 왼쪽은 우리가 능선을 따라 올라올 때 내려다 보았던 계곡길로 연결되어 있었고 오른쪽은 상원사로 가는 길이다. 우리가 능선길을 타고 지능선에 올라오는 바람에 상원사 가는 길을 놓치고 만 것이었다. 20분 정도 시간을 까먹고 말았지만 할 수 없는 일. 상원사를 향해 오른쪽 내리막길로 Go! 그런데 왜 다시 내려가지? 10여분에 걸쳐 산등성이를 하나 돌아가니 꽤 넓은 평지에 벤취가 있다. 잠시 휴식. 다시 출발. 상원사까지는 산등성이를 몇 번 더 돌아야했다. 오늘 꽤 돌리네.


▲ 상원사 갈림길 안부 

 

▲ 상원사 갈림길에서 내려선 계곡의 모습 [11:30] 


12:01  상원사에 도착. 대웅전 건물이나 그 앞에 세워 놓은 석탑이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월의 흐름을 전혀 느낄 수 없었으니 말이다. 상원사에서 내려와 계곡에 놓인 다리를 건넌 다음, 오른쪽 사면길을 지그재그式으로 걸어 능선에 올랐다. 의외로 능선길은 넓고 평탄했다. 길 양쪽에 진달래가 만발했고. 땅에는 노란 제비꽃이 피었고. 그러나 그 평탄한 길은 오래 가지 않았다. 서서히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숫제 암릉길로 바뀌고 말았다. 위험한 곳에는 어김 없이 밧줄이 매어져 있다. 이곳 용문산은 대체로 산행로 정비가 잘 되어 있는 편이었다.       

 

장군봉 쪽에서 내려오는 사람이 있어 어디서 오느냐고 물었더니 용문사에서 올라 정상을 거쳐 내려오는 길이라고 한다. 용문사에서 직접 오르는 길을 통제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뭐야, 이거. 아까 사람들은 분명히 통제를 한다고 했는데. 웃기는 일이네. 내려오는 다른 사람 몇 명에게 물어보아도 통제는 없고 산행로가 모두 개방이 되어 있다고 한다. 미치겠네. 아까 여러 명이 들었기에 망정이지 나 혼자 들었으면 완전 바보될 뻔 했네.


상원사 

 

상원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본사인 봉선사의 말사이다. 행정규역상으로는 양평군 용문면 연수리 산 73번지에 자리하고 있다. 용문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으니 용뮨사와 윤필암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사찰에 관련된 사적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언제 누가 창건하였는지는 알수 없다.다만 태고보우의 제자인 유창(維昌)이 지은 태고의 행장기 곧「觀音現相記」의 내용가운데, 1330년(충숙왕 17) 경오 봄에 용문산 상원암에 들어가 관음보살게 예배하고 열 두가지 서원을 세웠다는 짤막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상원사는 용문산과 그 주변에 있는 사찰과 마찬가지로 그 지리적 여건으로 하여 20식에 들어와서도 몇 차례의 병화로 말미암아 절이 모두 불타버리는 비운을 격었다. 특히 1907년 의병투쟁때 법당을 뺀 나머지 건물이 모두 불탔으며, 1918년 화송(華松)스님이 큰 방을 재건하였고, 1934년에는 경언(璟彦)이 객실을 신축하였으나 6.25사변때 용문산전투를 겪으면서 다시 불에 타버렸다. 1969년 덕송(德松)스님이 초막을 지어 법등을 다시 밝힌 이래로 점차로 절의 모습을 갖추어 가 오늘에 이른다.

 

대웅전은 1975년에 지었는데 정면 3칸 측면 2칸의 목조건물로 팔작지붕이으로, 안에는 석가 여래상과 약사여래상 그리고 관음보살상이 모셔져 있고 후불탱화를 장엄하였다. 용화전은 1977년에 지은 목조건물로 정면 3칸 측면 1칸이고 팔작지붕이다. 삼성각은 1972년에 지은 목조건물로 정면과 측면이 단칸이며, 안에는 칠성택,독성택, 산신탱을 모셨다. 최근에는 선원을 새로 지었다.


▲ 상원사 대웅전 모습 

 

▲ 평탄한 산행로 양쪽의 진달래가 곱다 [12:18] 

 

▲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 [12:32]

 

▲ 장군봉으로 오르는 도중 잠시 휴식 [13:00] 

 

▲ 산행로 옆에 생강나무꽃이 만개했다 [13:03] 

 

▲ 장군봉으로 오르는 암릉길 [13:09] 

 

▲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에서 바라 본 용문산 주능선 [13:12] 


13:15  장군봉 아래 작은 암봉에서 점심을 먹었다. 장군봉에서 먹을 예정이었지만 벌써 점심 시간이 많이 지났고 회원들이 배가 고프다고 아우성이었기 때문이다. 점심 메뉴는 김밥과 김치, 신현대 회원이 가져온 복분자주와 양주. 회원들은 정말 배가 고픈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뚝딱 해치운다. 시장이 반찬이다. 13시 37분 출발.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은 암릉길로 밧줄이 설치된 곳도 많았다. 그러나 산세로 보아 장군봉에 오르면 평탄한 길이 이어질 것 같다.


▲ 점심을 먹고 나서 산행 준비를 하고 있는 평산회원들 

 

▲ 장군봉으로 오르는 길에 바라다 본 백운봉 [13:44] 

 

▲ 장군봉을 향해 가파른 산길을 오르고 있는 회원들 [13:54] 


14:06  장군봉에 올랐다. 정상 표지석이 있는데 반쪽이 깨어져 옆에 누워 있다. 아니 이 오석을 누가 깨뜨렸단 말인가? 표지석이 마음에 안들어 장군이 그랬나? 어쨌든 기념사진을 찍고 15분 정도 올라가니 이정표가 있는데 정상으로 가는 길은 오른쪽으로 9부 능선 정도를 트래버스하게 되어 있었다. 울타리가 쳐진 주능선은 군시설물과 통신시설물 때문에 출입금지 구역이다.

 

오르내림이 별로 없는 횡단길이 계속 이어졌다. 35분 정도 지나서 정상 올라가는 길과 용문사로 내려가는 길이 만나는 곳에 도착했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왼쪽이고 경사가 매우 급했다. 정상 부근은 최근에 개방을 하면서 계단과 전망대, 정자 등을 설치했는데 보기에 좋았다. 이런 것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본을 받아야 한다.


▲ 부러진 장군봉 표지석과 함께 한 평산회원들  

 

▲ 출입금지구역이 되어 있는 용문산 주능선과 시설물들 [14:11]  

 

▲ 용문산 정상으로 가는 사면 트레버스길이 갈라지는 곳 [14:21]  

 

▲ 용문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하산로가 갈라지는 삼거리 [14:57] 

 

▲ 용문산 정상 밑에 있는 KT 통신탑 [15:02]  


15:03  해발 1157m의 용문산 정상에 도착. 정말 전망이 좋다. 인근에 이보다 높은 산이 없으니 사방이 확 틔였다. 중원산이 보이고 그 뒤로 우리의 목적지였던 도일봉도 보인다. 용문산관광지도 발 아래 펼쳐져 있고. 정상에서 뻗어 있는 주능선 상의 군시설물과 통신시설물만 없다면 금상첨화인데. 사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은 전봇대와 통신시설물들이 모두 망치고 있다지 않는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정상에 서 있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이 기분은 이곳에 올라온 사람만 안다. 물론 그만큼 힘들여서 올라온 댓가다. 정상 아래 전망대에서 회식. 회식이라야 정상 등정을 기념하기 위해서 술 한 잔씩 마시는 것이 전부다. 절대 취하게 마셔서는 안 된다.


▲ 용문산 정상에서 지학근, 김석언 회원 

 

▲ 용문산 정상에서 김석언 회원과 

 

▲ 용문산 정상에서 김영옥, 지학근, 김석언 회원 

 

▲ 용문산 정상에서 평산회원들 

 

▲ 용문산 정상에서 평산회원들 

 

▲ 용문산 정상 아래 전망대에서 정상주를 마시고 있는 평산회원들 [15:17] 

 

▲ 전망대에서 본 중원산과 도일봉 [15:18] 

 

▲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용문산관광지 [15:19]  


15:30  용문사로 내려가는 하산로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 왼쪽으로 밧줄이 매어져 있는데 경사가 급하다. 여기서 하산로가 두 군데로 갈라지는 곳까지는 온통 암릉구역이었다. 요소마다 밧줄이 잘 매어져 있어 운행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얼음이 어는 겨울이나 비가 내린 후에는 미끄러워 조심을 많이 해야할 구간이다. 대신 암릉구역은 바위와 소나무가 잘 어울려 있어 경치가 좋다.


▲ 용문사로 내려가는 하산로가 시작되는 곳 

 

▲ 소나무와 바위가 잘 어울린 봉우리 [15:50] 

 

▲ 암릉지대를 통과하고 있는 신동갑 회원 [15:54] 

 

▲ 암릉지대를 통과하는 있는 회원들 [15:55] 

 

▲ 암릉지대를 통과하고 있는 회원들 [15:56] 


16:05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 하산로가 양쪽으로 갈라지고 있는데, 왼쪽은 마당바위를 거쳐 계곡을 경유해서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었다. 길이 두 갈래라 신동갑, 김석언, 김영옥 회원은 나와 함께 능선길로 내려가고 나머지 회원들은 마당바위를 경유해서 계곡길로 내려가기로 했다. 16시 20분 출발. 그만그만한 암릉길을 20분 정도 내려오니 오전에 지능선에서 길을 잘못 들어 올라왔던 삼거리다. 그 사람들, 이렇게 길이 좋은데 통제를 하고 있다고 말하다니, 개념 없는 사람들이네.


▲ 능선 하산길과 마당바위 계곡 하산길 갈림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평산회원들 


16:40  삼거리 갈림길에서 용문사 방향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주변의 바위가 없어진 대신 진달래가 나타났다. 경사가 만만치 않다. 사실 우리가 내려온 이 능선길로 용문산 정상을 오르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 진달래가 사면을 덮고 있다 [17:04] 


17:07  마당바위 갈림길에 도착. 용문산 정상으로 오르는 능선길과 마당바위를 경유해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갈라지는 곳이다. 여기서 조금 내려가면 오전에 우리가 택했던 상원사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시간이 많이 된 탓인지 산으로 오르는 사람은 없고 하산하는 사람만 눈에 띈다.


▲ 용문산 능선길과 마당바위 계곡길이 만나는 곳


17:14  용문사에 도착. 오전에 들르지 않았기 때문에 신동갑 회원과 함께 둘러보기로 했다. 오르는 계단 왼쪽에 '慈悲無敵'이라고 쓴 표석이 있다. 좋은 말이다. 기념 사진을 찍고 감로수도 한 바가지씩 마셨다. 일주문을 나서서 오른쪽 놀이기구가 있는 길로 들어섰다. 그런데 지금도 입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몇 시야? 5시가 넘었잖아? 뭐하다 지금들 온 거야? 참,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지.


 용문사 

 

용문사는 신라 신덕왕 2년(913년) 대경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하며, 일설에는 경순왕(927-935)이 친히 행차하여 나라의 안녕을 위하여 창시하였다고 한다. 고려 우왕 4년(1348) 지천대사가  대장경을 옮겨 봉안하였고, 그 후 여러 번의 중건을 거쳤다. 경내에는 권근이 비문을 지은 보물 제531호 정지국사 부도 및 비, 지방유형문화재 제172호 금동관음보살좌상, 천연기념물 제30호 은행나무가 있다. 


▲ 용문사로 올라가는 계단 왼쪽에 있는 '慈悲無敵' 표석 

 

▲ 용문사 대웅전 앞에서 신동갑 회원

 

▲ 용문사 대웅전 앞에서 

 

▲ 용문사 대웅전과 용문산 

 

▲ 용문산관광지 놀이기구 바이킹 [17:32] 


17:40  신동갑 회원과 주차장에 도착. 저녁이 되니 날씨가 조금 쌀쌀하다. 잠시 후 김영옥 회원과 김석언 회원이 도착했다. 마당바위 쪽으로 내려간 회원들은 아직 소식이 없다. 이규필, 홍세영 회원이 도착해서 간식을 먹고 있는 중에 지학근, 신현대 회원이 마지막으로 도착했다. 6시 15분 주차장 출발. 올 때와는 달리 양평까지 6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88번 지방도와 98번 지방도를 이용, 곤지암 나들목에서 중부고속도로에 진입했다. 토요일 저녁이었지만 다행히도 차가 많이 밀리지는 않았다.


▲ 주차장에서 올려다 본 용문산 능선

 

▲ 주차장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지학근 회원과 신현대 회원을 기다리고 있는 평산회원들 [18:06]


20:00  음성휴게소에 들렀다. 시간이 너무 늦어 청주에서 회식을 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그냥 이곳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식당에 들어가 김치찌개백반과 순두부 백반을 시켰다. 그런데 신현대 회원은 먹지 않겠다고 한다. 왜? 다이어트 중이란다.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그냥 굶는단다. 그게 가능한가? 가능하단다. 대단한 결심이다. 그거 쉬운 일이 아닌데. 저녁을 마친 후 어차피 청주에서 다시 만날 수가 없어 이곳에서 서로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21:08  청주에 도착. 오늘 하루 참 긴 여정이었다. 물론 처음 목적지로 정했던 도일봉을 오를 수 없었던 것과 용문산에서 산행 코스를 잘못 잡은 것이 긴 여정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도일봉 대신 평소에 늘 가보고 싶었던 용문산을 올랐다는 것과, 본의 아니게 용문산 산행의 가장 긴 코스를 돌았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던 수확이다. 사실 어떻게 생각하면 善과 惡은 종이 한 장 차이며, 모든 일의 결과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인생사가 모두 그렇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