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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강원山行記

2008.07.06. [강원山行記 5] 강원 영월 잣봉

by 사천거사 2008. 7. 6.

잣봉 산행기

◈ 일시: 2008년 7월 6일 일요일 

◈ 장소: 잣봉 537m / 강원 영월군 영월읍

◈ 코스: 거운분교 → 마차 갈림길 → 잣봉 정상 → 어라연 → 만지나루 → 거운분교

◈ 시간: 3시간 22분 

◈ 회원: 음성고등학교 교직원 7명 


 


08:50  박달재수련원 출발. 오늘은 영월 동강 어라연 계곡 위에 있는 잣봉 산행을 하는 날이다. 박달재를 내려가 제천을 통과한 다음 영월로 이어지는 38번 국도를 달렸다. 영월읍에서 38번 국도를 벗어나 동강을 따라 나 있는 어라연으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왼쪽으로 봉래산 별마로천문대로 가는 길이 있다. 여기서 동강을 따라 S자로 돌아가니 왼쪽으로 자태가 아름다운 거운교가 보였다. 

 

10:02  봉래초교거운분교 앞에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했다. 동강 지역은 무슨 관광지로 지정이 되어 있어 1,500원씩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매표소 오른쪽으로 나 있는 길로 들어서는데 버스에서 내린 단체 산행객이 우리를 뒤따라올 준비를 하고 있다. 10시 11분에 산행 시작, 차량 통행이 가능한 널찍한 길로 들어섰다. 해가 비치며 길에서 더운 김이 확확 뿜어 나온다. 오늘도 꽤 더울 것 같다. 15분 정도 올라가니 왼쪽에 화장실이 있는 삼거리다.


▲ 봉래초교거운분교 앞에 주차 

 

▲ 봉래초교거운분교 

 

▲ 잣봉 산행기점: 매표소 오른쪽으로 들어간다 [10:11]

 

▲ 포장도로를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0:17] 


10:26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가 서 있다. 오른쪽은 어라연으로 내려가는 길이고 왼쪽은 잣봉 정상을 경유해서 어라연으로 가는 길이다. 양쪽이 모두 승용차가 다닐 수 있을 만큼 길이 널찍하다. 여기서 전광식 회원은 어라연으로 직접 가겠다고 해서 나머지 5명이 잣봉으로 가는 왼쪽 언덕으로 향했다. 마을길이라 계속 넓다. 걷기는 좋은데 대신 나무가 없고 햇빛이 따갑다.


▲ 잣봉 가는 길과 어라연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 

 

▲ 넓은 수렛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 [10:37]  


10:40  마차 마을 500m 전에 갈림길 이정표가 서 있다. 잣봉으로 가는 길은 오른쪽, 밭둑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니 길은 다시 오른쪽으로 꺾이는데 수렛길이다. 일단 숲으로 들어오니 시원하다. 아무리 더워도 숲에만 들어오면 신기하게도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10시부터 2시까지는 나무에서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올 때라 삼림욕의 최적시간대이기도 하다. 아토피성 피부병 환자도 숲에 들어오면 몰라보게 병세가 호전된다. 숲은 신비한 힘을 가진 마술사다. 다음과 같은 구호는 얼마나 멋진가. Nature, Our Future!(자연은 우리의 미래다!)


▲ 마차마을과 잣봉 갈림길 이정표

 

▲ 잣봉과 어라연 가는 길 이정표 [10:43]

 

▲ 수렛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 [10:45]

 

▲ 서서히 숲으로 들어가고 있는 회원들 [10:48] 


10:49  통나무로 된 다리를 건너니 통나무 계단길이다. 토사유출을 막기 위해 설치한 모양인데 경사가 꽤 급하다. 통나무 계단길이 끝나면서 다시 넓은 오름길이 이어졌다. 어제 마신 술 탓인지 다리가 뻣뻣해진다. 그래도 걸어야 한다. 걷는 자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마침내 오름길이 끝나고 소나무가 시원하게 뻗어 있는 평짓길이 나타났다. 10시 58분, 이정표가 서 있는 주능선 안부에 도착했다. 이제부터는 놀고 먹는 길이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동강이 언뜻언뜻 보이기 시작했다.


▲ 급경사 통나무길을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0:49] 

 

▲ 경사가 급한 오름길 [10:52]

 

▲ 소나무가 아름다운 평탄한 길 [10:56]

 

▲ 산행 중에 만난 산수국 [10:57]

 

▲ 주능선 안부에 있는 이정표 [10:58]   


11:08  능선 오른쪽에 전망대가 있다. 굽이 도는 동강의 어라연 계곡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고 삼선암도 확실하게 보인다. ∩ 모양으로 돌아가는 동강을 파고 들어간 형태의 능선에는 잣봉 정상에서 어라연으로 내려가는 길이 나 있다. 이런 경치는 멀리서 보아야 보기에 좋다. 사실 어라연 계곡으로 내려가면 눈높이가 낮아져 그냥 흘러가는 강일 뿐이다. 여기서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이렇게 사물은 어느 높이에서 어떤 각도로 보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완전히 달라진다. 사진작가들이 보다 좋은 구도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10분이 채 안 걸리는 거리였다. 


▲ 어라연이 보이는 전망대에서 박운용 회원

 

▲ 어라연이 보이는 전망대에서 안광영 회원

 

▲ 어라연이 보이는 전망대에서 조장희 회원

 

▲ 어라연이 보이는 전망대에서 박준구 회원

 

▲ 어라연이 보이는 전망대에서  


11:18  해발 537m의 잣봉 정상에 올랐다. 영월군에서 세운 정상 표지석이 있다. 기념사진 찍고 바로 하산 시작. 경사가 급하다. 이쪽으로 올라오려면 힘깨나 써야 할 것 같다. 하산로 양쪽으로 아름다운 적송이 우리를 반겨주고 털중나리도 간혹 보인다. 어라연이 가까워졌는지 래프팅하는 팀들이 붙이는 구령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하나 둘.' '셋 넷.'


▲ 잣봉 정상에서 회원 일동 

 

▲ 어라연으로 내려가는 길: 경사가 급하다 [11:27]

 

▲ 어라연으로 하산하고 있는 박준구 회원 [11:31] 

 

▲ 잣봉에는 아름다운 적송이 많다 [11:34]

 

▲ 전망대 가는 삼거리 이정표 [11:43] 


11:45  전망대에 도착. 어라연 계곡의 삼선암이 곧바로 내려다보이는 글자 그대로 전망대였다. 아름다운 계곡에 바위들이 떠 있고 그 사이로 래프팅을 하는 사람들이 탄 보트가 연속해서 지나가고 있다. 우리도 처음에는 래프팅을 계획했었지. 어라연 계곡은 산림청에서 정한 아름다운 계곡에 들어간다. 직접 와서 보니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전망대에서 다시 돌아나와 계곡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이곳도 밧줄이 매어져 있을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어라연 삼선암

 

▲ 전망대에서 어깨를 맞대고

 

▲ 전망대에서 어라연을 배경으로

 

▲ 삼선암을 지나고 있는 동강 래프팅 보트들

 

▲ 삼선암 옆을 지나가고 있는 래프팅 보트들  


11:57  강변도로에 내려섰다. 동강을 따라 오른쪽으로 길이 나 있었다. 그런데 이 길이 완전 너덜길이라 걷기에 아주 힘들다. 게다가 나무가 없어 따가운 햇볕을 그대로 받아야 했다. 왼쪽 동강을 지나가는 래프팅 보트에서 터져나오는 구령소리에 발을 맞추며 걸음을 재촉했다. 물은 벌써 떨어졌는데 어라연에 있을 줄 알았던 매점은 없고, 목이 탄다. 그런데 저게 뭐야. 물이다. 길 오른쪽으로 물이 두 군데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셔보니 얼음같이 차갑다. 냉장고물이 따로 없네. 실컷 마셨다.


▲ 강변도로로 내려오고 있는 박준구 회원 

 

▲ 동강 어라연 계곡과 래프팅 보트들

 

▲ 산행로 계단을 만들기 위해 통나무를 나르고 있는 포터들 [11:59]

 

▲ 동강을 따라 오른쪽으로 길이 나 있다 [11:59]

 

▲ 한 폭의 그림 같은 동강 [12:01]

 

▲ 뒤돌아서서 바라본 동강 어라연 삼선암 [12:03] 

 

▲ 강변도로는 너덜길이다 [12:10]

 

▲ 산과 물이 잘 어울린 동강 [12:10]

 

▲ 강변도로 왼쪽으로 지하수가 흘러나오고 있다 [12:15]  


12:22  이정표가 있는 길 옆에서 할머니가 물건을 팔고 있다. 일종의 간이매점이다. 전광식 회원도 그곳에 있었다. 얼음이 언 캔 맥주를 하나씩 사서 마셨다. 속이 다 시원하다.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출발. 이곳부터는 차가 다니는 길이다. 너덜길보다 걷기에 훨씬 좋다. 그런데 웬 메뚜기가 이렇게 많지? 오염이 안 되서 그런가? 산뽕나무도 많다. 물이 조금 깊은 곳인지 래프팅 보트가 많이 모여 있고 물에 빠져 있는 사람들도 많다.      

 

평탄한 길이 끝나고 경사가 급한 오름길이 시작되었다. 한 번 힘 좀 써볼까? 거의 쉬지 않고 오르막길을 계속 올랐다. 땀은 비오듯 하고 다리는 뻐근하다. 몸 속의 모든 노폐물이 다 빠져 나가는 것 같다. 힘들다. 그래도 참아야 한다. 어쩌면 산행은 인내의 연속이라고 볼 수 있다. 


▲ 간이매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 래프팅 팀과 보트들 [12:43]

 

▲ 많은 래프팅 팀들이 모여 있다 [12:54]

 

▲ 래트팅 팀 물에 빠지는 장소 [12:56]

 

▲ 강변도로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회원들 [12:58]  


13:16  오전에 지났던 삼거리에 도착. 물론 오른쪽은 잣봉으로 가는 길이다. 이제 산행은 거의 끝나가는데 도로를 걷자니 참 덥다. 왼쪽으로 동강 위에 놓인 거운교가 보였다. 산행 종점인 거운분교에 도착, 일단 수퍼에 들러 물을 한 병 사서 단숨에 마셨다. 오늘 땀도 많이 흘렸지만 물도 많이 마셨다. 그래도 갈증이 시원하게 가시지는 않는다.


▲ 잣봉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 멀리 거운교가 보인다 [13:26]  


13:33  봉래초교거운분교 출발. 이제 점심을 먹으러 주천으로 가야 한다. 영월로 나와 88번 지방도를 따라 계속 달리면 주천면이 나온다. 경제사정이 안 좋아서 그런지 아니면 날이 더워서 그런지 도로에 다니는차들이 뜸하다. 남한강을 따라 남면과 서면을 거쳐 1시간 10분 정도 달려 주천면에 도착을 했다.


▲ 산행기점이자 종점인 매표소 입구 


14:41  주천면 다하누촌에 도착. 시골 면동네 도로 양쪽으로 빈틈 없이 차들이 세워져 있었다. 좋은 한우고기를 싸게 먹기 위해서 온 사람들이다. 값싼 한우고기값의 비결은 유통마진을 대폭 줄였기 때문이다. 영월의 축산 농가에서 소를 구입해 바로 도축, 소비자의 손에 건네기 때문에 상상 밖의 가격이 가능한 것이다. 다하누촌 관계자는 "대략 5단계 정도의 유통과정을 생략해 400% 가량의 중간 유통마진을 걷어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수입 쇠고기라는 의심도 적지 않아 아예 한우인증서와 DNA검사결과를 벽에 붙여놓고 영업을 한다.      

 

음식점 한 곳을 골라 마음에 드는 한우고기를 고른 다음 안쪽에 있는 식탁으로 갔다. 시간이 어중간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에어컨이 없는 식탁에 가스불은 타오르고 무지하게 덥다. 그래도 고기맛은 일품이었다. 씹는게 아니라 그냥 살살 녹는다고 하는 것이 맞을 정도였다. 미국산 쇠고기도 이런 맛이 날까? 오랜만에 쇠고기를 포식했다. 점심을 먹은 후 82번 지방도를 따라 제천을 경유한 다음 주덕 쪽으로 달렸다.


▲ 주천면 다하누촌 [14:41]

 

▲ 우리 팀이 점심을 먹은 음식점 


16:48  중앙탑휴게소에 들렀다. 충주호 보조댐(조정지댐) 아래로 남한강이 흐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전망이 좋은 곳이다. 물을 한 병씩 사서 또 마셨다. 땀을 많이 흘린 탓인지 아무리 마셔도 갈증이 난다. 오늘 참 더운 날이다. 휴식 끝, 출발. 청주에 오니 6시가 조금 넘었다. 이틀 동안 무더위 속에서 많이 보고, 많이 먹고, 많이 걸었다. 몸음 피로하지만 새로운 것을 보고 왔기에 마음은 더 없이 풍요롭다. 여행이 가지고 있는 마력이라고나 할까.


▲ 충주호 조정지댐

 

▲ 고고히 흐르고 있는 남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