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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강원山行記

2008.06.14. [강원山行記 4] 강원 정선 닭이봉

by 사천거사 2008. 6. 14.

닭이봉 산행기

◈ 일시: 2008년 6월 14일 토요일 

◈ 장소: 닭이봉 1028m / 강원 정선군 정선읍 가수리

◈ 코스: 억조상회 → 트리골 → 정상 → 안테나봉(?) → 억조상회

◈ 시간: 7시간 1분

◈ 회원: 평산회원 4명


  


07:03  오늘은 평산회의 일원으로, 2006년 6월 11일 백운산 산행을 하다 실족 추락하여 운명을 달리한 故 김영철 회원의 추모 산행을 떠나는 날이다. 장소는 백운산이 바라보이는 닭이봉인데 지도 표기나 행정적 명칭은 계봉으로 불리고 있다. 흥덕구청 후문에 도착하니 유재철 회장님이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홍세영 회원이 도착하여 인사를 나눈 후 출발, 신화아파트 앞에서 김지홍 회원을 마지막으로 태운 다음 정선을 향해 떠났다.      

 

36번 국도를 따라 증평과 음성을 거친 다음 주덕에서 599번 지방도를 타고 이류와 가금을 거쳐 달렸다. 기업도시를 만들기 위한 택지조성공사가 한창이다. 행정도시에 혁신도시, 기업도시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4분의 1밖에 안 되는 손바닥만한 나라에 웬 도시가 그렇게 많은지. 우리나라의 행정체계가 너무 세분화되어 있는 것도 문제다. 

 

08:11  중앙탑휴게소에 도착. 김지홍 회원이 속이 쓰리다며 라면을 시켰다. 왜 속이 쓰릴까? 중앙탑휴게소는 전망이 좋다.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오른쪽으로 충주호 조정지댐(남한강 보조댐)이 보이는 곳이다. 8시 25분에 중앙탑휴게소 출발, 가흥육교에서 38번 국도로 올라섰다. 이제부터 38번 국도를 따라 계속 달리기만 하면 된다. 더 좋은 것은, 작년까지만 해도 영월까지만 4차로였고 영월부터 예미까지는 2차로였는데, 공사중이던 4차로 도로공사가 언제 완공이 되었는지 지금은 계속 4차로가 이어졌다.      

 

4차로가 어디로 연결되는지 알 수 없어 일단 석항에서 벗어나 2차로로 들어섰다. 신동읍을 지나 예미에 도착해보니 아까 달려왔던 4차로가 계속 이어져 있었다.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나중에 한 번 가보아야겠다. 예미에서 유문동길로 들어섰는데, 고개를 하나 넘으니 매표소가 있다. 동강이 무슨 관광지로 지정이 되어 있는지 2,000원씩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차가 밀려있고 매표원이 다른 차와 실갱이를 하고있는 사이에 그냥 지나쳤다. 백운산의 안전시설은 나몰라라 하는 사람들이 무슨 염치로 입장료를 받는지 모르겠다. 잠시 후 왼쪽으로 동강의 장재나루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를 지났다. 여기서 산행기점인 가탄마을까지는 상당히 먼 거리였다. 동강을 왼쪽으로 끼고 차도가 굽이 굽이 돌아가고 있었다.


▲ 중앙탑휴게소 건물

 

▲ 충주호 조정지댐

 

▲ 조정지댐 위 남한강 


10:05  가탄마을 억조상회 앞에 차를 세웠다. 동강이 U자로 굽이 돌아가는 곳이었다. 정확한 산행 입구를 알 수가 없어 신축중인 억조상회 건물 왼쪽으로 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기로 했다. 가다 보면 길이 나오겠지. 화이팅을 외친 후 출발. 산딸기가 빨갛게 익었고 뽕나무에는 오디가 한창이었다. 손이 닿는 곳에 있는 것을 따서 먹어보니 맛이 괜찮다. 길 옆에 초롱꽃이 보이고 꿀풀도 보인다. 고개를 드니 닭이봉 주능선이 하늘을 가르고 있다. 포장도로가 끝이 나고 마지막 밭을 통과했는데 숲으로 들어가는 길이 없다. 표지기도 전혀 없고. 어떻게 해야 하나? 일단 들어가보자. 길이 나오겠지.


▲ 가탄마을 억조상회 앞에 주차를 하고 산행 준비 

 

▲ 억조상회에서 본 동강이 굽이 돌아가고 있다 

 

▲ 본격적인 산행을 떠나기 전에 화이팅 

 

▲ 억조상회 옆으로 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산행 시작 [10:13] 

 

▲ 억조상회를 지나 조금 걷다 올려다본 닭이봉 능선 [10:20] 

 

▲ 길 옆에 초롱꽃이 피었다 [10:24] 

 

▲ 군락을 이루어 피어 있는 하고초(꿀풀) [10:27]  


10:31  일단 숲으로 들어섰다. 길을 찾자. 길을 찾아야 한다. 다행히도 잡풀 사이로 희미하게 길이 나 있다. 그럼 그렇지. 그러나 이 기쁨은 잠시였다. 산길은 왼쪽 계곡으로 이어지더니 사라지고 말았다. 어허, 이거 난감하네. 그래, 오랜만에 계곡 산행을 한 번 해보자. 계곡을 따라 오르다가 끝나는 지점에서 사면으로 올라붙으면 되겠지. 이렇게 해서 트리골 계곡 산행이 시작되었다.


▲ 밭둑길에서 숲으로 들어선 김지홍 회원

 

▲ 희미하게 나 있는 숲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 [10:37]  


10:38  트리골 계곡으로 들어섰다. 다행히도 계곡은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고 디딤돌이 잘 연결되어 있어 산행을 하기에 수월했다. 더 좋은 것은, 갈수기라 물이 전혀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물이 흘렀다면?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 붙었겠지. 자주 쉬어가며 계속 계곡을 올랐다. 오른쪽 능선으로 한 번 붙었다가 다시 계곡으로 내려오기도 했다. 이리로 가면 닭이봉 정상이 나오기는 하는 거야? 바위벽 아래에 도달하게 되면 어쩌지? 계곡 중간 중간에 사람들이 남긴 흔적이 가끔씩 보여 그나마 안심이 되었다. 


      ▲ 계곡을 따라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10:42] 

 

▲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출발 준비를 하는 회원들 [10:52] 

 

▲ 홍세영 회원의 멋진 모습 [11:27]

 

▲ 계속되는 계곡 돌길 [11:38]

 

▲ 사면으로 붙기 전에 계곡길을 오르고 있는 회원들 [11:50]  


11:59  더 이상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바위벽에 닿을 것 같아 오른쪽 사면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지형적으로 보아 사면을 따라 오르면 오른쪽 능선을 따라 올라 오는 정규 산행로와 만날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사면길이 장난이 아니었다. 없는 길을 개척해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급경사에 잔돌이 깔려 있어 자꾸 아래로 미끌어지는 것이 더 문제였다. 두 걸음 오르면 한 걸음은 미끌어진다. 회원들 모두가 힘들어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직각 이등변삼각형으로 칠 때, 빗변으로 올라야 할 것을 밑변과 높이로 오르고 있으니 말이다. 밑변을 걸을 때는 좋았는데 높이를 오를 때가 문제인 것이다. 회원들 그래도 잘 오른다. 나이에 비한다면 평산회원들의 산행 실력은 보통이 넘는다.


▲ 사면을 거의 다 올라와서 바라본 계봉 정상 [12:43]  


13:05  사면길을 벗어나 정규 산행로로 나왔다. 반갑다. 회원 모두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사면을 올라오느라고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회원들이 저렇게 기뻐할까? 이래서 세상 모든 일에는 앞에서 이끌어가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잘못된 길로 인도하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간이 꽤 되어 점심을 먹을까 하다 마땅한 장소가 없어 일단 위로 올라가서 평탄한 곳을 찾기로 했다. 표지기가 붙어 있는 잘 나 있는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이런, 닭이봉 정상이다.


      ▲ 사면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산길로 들어서며 기뻐하는 김지홍 회원 

 

▲ 사면을 벗어나고 있는 유재철 회장님 

 

▲ 사면을 벗어나고 있는 홍세영 회원  


13:12  해발 1028m의 닭이봉 정상에 올랐다. 정상은 넓이가 4~5평 정도 되는데, 정상표지석도 없고 표지기만 몇 개 매달려 있었다. 닭벼슬을 닮았다는 바위가 있다는데 잘 모르겠다.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산이라서 표지석이 없나? 그래도 1000m가 넘는 산인데. 그런데 전망은 참 좋다. U자 형태의 동강과 백운산 능선에 저 아래로 내려다보인다. 일단 기념사진부터 찍고 점심 먹을 곳을 찾아 우측 능선을 따라 내려갔다.


▲ 닭이봉 정상에서 김지홍 회원 

 

▲ 정상에서 본 동강과 백운산 능선  

 

▲ 닭이봉 정상에서 동강을 배경으로 김지홍 회원

 

▲ 동강을 배경으로 유재철 회장님 

 

▲ 닭이봉 정상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았는 유재철 회장님과 김지홍 회원 

 

▲ 닭이봉 정상에서 백운산 능선을 배경으로

 

▲ 동강을 배경으로 홍세영 회원

 

▲ 정상에서 바라본 닭이봉 암릉 


13:21  능선 상에 조금 평평한 곳이 있어 점심을 먹기로 했다. 늘 그렇듯이, 김밥과 김치가 전부인 소박한 점심이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사람 없는 숲속에서 먹는 점심 맛은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맛 있는 점심을 끝낸 후 13시 44분에 출발. 암릉길이 시작되었다. 왼쪽은 그야말로 깎아지른 절벽이고 오른쪽은 조금 완만한 사면이다. 전망대를 지나 암릉길은 계속되었다.       

 

989봉을 오른쪽으로 우회를 했다. 실제 산행로는 직접 989봉을 올라가야 하는데 어디서 길이 헷갈렸는지 모르겠다. 길이 계속 하나였고 갈라지는 곳도 없었는데 말이다. 표지기도 언제부터인가 사라졌다. 어쨌든 길은 희미하게 계속 이어져 있었다. 잡풀 때문에 없어졌다가 다시 나타나곤 한다. 오늘 어째 올라갈 때와 마찬가지로 내려갈 때도 없는 길을 개척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있는 회원들 

 

▲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동강과 백운산 능선 [13:49] 

 

▲ 우리가 올라온 트리골이 내려다보인다 [13:50]

 

▲ 뚜렷하지 않은 산길을 내려오고 있는 김지홍 회원 [14:09] 

 

▲ 희미한 산길이 잡풀에 덮여 있다 [14:11] 

 

▲ 능선 왼쪽으로 닭이봉 정상이 보이고 있다 [14:12]  


14:38  취나물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닭이봉 전체가 취나물이 많은 곳이기도 하지만 이곳은 완전 취나물 밭이었다. 트럭 갖다 대고 예초기로 잘라서 쓸어 담으면 될 정도였다. 지금은 쇠어서 먹을 수가 없지만 제철에 오면 한 자루 뜯기는 여반장일 것 같았다. 계속되는 희미한 산행길. 땅에 쓰러진 안테나가 보인다. 여기가 안테나 봉인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니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반갑다.


▲ 취나물이 지천으로 깔려 있는 사면 

 

▲ 여기도 취나물이 지천이다 [14:40]

 

▲ 희미하게 나 있는 산길을 내려오고 있는 회원들 [14:55] 

 

▲ 뚜렷하지 않은 산길을 계속되고 [15:00] 

 

▲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지홍 회원 [15:13] 

 

▲ 땅에 쓰러진 안테나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서는 김지홍 회원 [15:28] 

 

▲ 능선 오른쪽으로 내려다보이는 마을과 밭 [15:37] 


15:42  능선을 따라 계속 가면 가탄마을에서 점점 멀어질 것 같고, 지형을 보니 여기서 왼쪽으로 나 있는 능선으로 꺾어 내려가는 것이 그나마 가탄마을에 가까워질 것 같다. 일단 마음을 먹었으면 Go! 잘 살펴보니 길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고 희미하게 사람들이 다닌 자취가 남아 있었다. 15시 55분, 김석언 회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까는 지학근 회원에게서 왔었는데. 몸은 포항에 있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겠지.      

 

길은 점점 뚜렷해지고 표지기가 하나 보였다. 그러면 그렇지. 이제 도로까지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 얼마를 내려가니 산행로에 올무가 설치되어 있었다. 나뭇잎이 조금 밖에 시들지 않은 것을 보니 설치한 지가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이다. 철커덕! 이건 뭐야. 덫이었다. 산행로 중간 중간에 올무와 덫이 설치되어 있었다. 나쁜 인간들! 자연을 파괴하면 궁극적으로 자신도 파괴가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어찌 모를까?


▲ 길이 명확하지 않은 능선 하산길 [15:51] 

 

▲ 길 옆에 으아리가 피어 있다 [16:01] 

 

▲ 하산길에서 바라본 989봉 [16:02] 

 

▲ 하산길에 여러 개를 제거한 올무 [16:21]  


16:25  마침내 숲에서 벗어나 밭으로 나왔다. 밭이 나왔으니 곧 마을에 도착하겠지. 그러나 이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었다. 왜? 밭너머 밭이었다. 이 지역은 밭이 대개 시멘트 포장도로로 이어져 있는데 포장도로를 따라가다 밭이 나오면 길은 끊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서너 개의 밭은 지나 다시 숲 사면을 내려가니 묵밭이 나왔는데, 묵밭 전체에 망초대가 만발했다. 내려가니 다시 묵밭, 다시 내려가니 시멘트 포장도로다. 이제부터는 탄탄대로였다. 큰 도로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성황당인지 상여집인지 새로 지은 목조 건물이 보였다.


▲ 산길에서 벗어나 밭으로 내려섰다 

 

▲ 산행로에 설치된 커다란 덫을 두 개나 제거했다 [16:27] 

 

▲ 길 옆에 뱀딸기가 수를 놓았다 [16:32] 

 

▲ 하산길에 올려다본 989봉 [16:42] 

 

▲ 망초대가 화원을 이룬 묵밭에서 [16:56] 

 

▲ 묵밭 망초대 화원에서 김지홍 회원 [16:56] 

 

▲ 하산길에서 올려다본 닭이봉 주능선 [17:04] 


17:05  도로에 내려섰다.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가탄 달구봉마을' 표지석이 서 있다. 억조상회 쪽으로 조금 내려오니 가탄윗말길이 있다. 추측컨대, 가탄윗말길이 닭이봉 산행의 정상 산행로가 있는 곳으로 보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정상적인 산행로에서 한 능선 왼쪽으로 벗어난 길을 내려온 셈이다. 어쨌든 무사히 내려왔으니 큰 문제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본의 아니게 정상적인 궤도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간혹 있지 않는가? 또 벗어나고 싶은 때도 있지 않는가? 물론 그런 일이 잦으면 안 되겠지만. 


▲ 마침내 도로에 내려섰다 

 

▲ 가탄 달구봉마을 표지석과 함께 한 김지홍 회원 

 

▲ 도로를 따라 억조상회를 걸어오고 있는 홍세영 회원, 오른쪽이 닭이봉으로 올라가는 길 

 

▲ 동강을 배경으로 김지홍 회원과 함께 [17:08]  


17:13  주차장 출발. 이제 동강변으로 가야 한다. 장재나루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까지 온 다음 우회전해서 들어갔다. 주말을 맞아 여유 시간을 보내러온 사람들이 많았다. 예상컨데, 백운산을 찾은 산행객들은 이미 돌아갔으리라. 시간이 벌써 많이 되었다. 祭酒를 마련하기 위해 다리 건너에 있는 밤나무 휴게소에 들렀는데 이런, 문을 닫았다. 야단 났네. 미처 술을 준비 못했는데. 밤나무 휴게소 아래에 민박집 같은 것이 있어 김지홍 회원과 홍세영 회원이 술을 구하러 갔다. 홍세영 회원의 수고로 우여곡절 끝에 소주를 한 병 얻었다. 아이구, 십년 감수했네.  

 

17:43  동강변에 도착. 故 김영철 회원이 추락한 동강 위의 백운산 암벽은 여전하다. 모래밭에 가져간 제물을 차려놓고 회원들이 돌아가며 절을 했다. 어딘 가에 잘 있겠지. 잘 있을 거야. 내년에는 정선에 있는 완택산에 올랐다가 다시 백운산 아래 동강변을 찾을 예정이다. 친구여, 그 동안 잘 있거라. 人命은 在天이라는 말도 있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그런가. 이렇게 일년에 한 번 찾아오는 것으로 자위할 수 밖에 별 도리가 없다.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라.


▲ 故 김영철 회원이 추락한 백운산 암벽 [17:45] 

 

▲ 동강변에서 가진 故 김영철 회원 추모제에서 유재철 회장님 

 

▲ 동강변에서 가진 故 김영철 회원 추모제에서 김지홍 회원 

 

▲ 동강변에서 가진 故 김영철 회원 추모제에서

 

▲ 동강변에서 가진 故 김영철 회원 추모제에서 홍세영 회원 


18:05  동강변 출발. 차를 몰고 도로 마지막 집 옆을 돌아나왔는데 길에 경운기가 세워져 있다. 차가 겨우 한 대 지나가는 도로에 누가 경운기를 세워놓았나? 경적을 울려도 소식이 없고, 그래서 홍세영 회원과 김지홍 회원이 도로 옆 집으로 경운기 임자를 찾아갔다. 잠시 후 한 노인과 함께 나오는데 가관이다. 노인이 쌍욕을 하고 삿대질을 해대며 길길이 날뛰고 있었다. 왜 저러는 거지? 보아하니 만취 상태다.      

 

사연인즉, 아까 차를 몰고 들어올 때 들어가지 말라고 했는데 왜 들어갔느냐는 것이다. 그 앙갚음으로 경운기를 일부러 도로 중간에 세워놓은 것이었다. 자기네 길도 아니고 자기네 땅도 아닌데 무슨 억지인가? 길을 트기 위해서 차를 후진하는데 노인은 계속 핏대를 올리며 거의 반 미치광이 같이 날뛰었다. 피해망상증 환자가 따로 없었다. 늙어도 곱게 늙어야지 저게 뭐야. 반 미치광이 또라이 영감(이 정도의 용어를 사용하는 데에도 많은 인내심이 필요했다.)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      

 

예미에서 국도 38번 4차로에 올라섰다. 연휴 첫날이라 그런지 아니면 시간이 꽤 되어서 그런지, 도로에 다니는 차들이 그리 많지 않다. 기름값이 올라 사람들이 차량운행을 자제해서 그런가? 화물연대가 파업을 해서 그런가? 제천 봉양역 맞은 편에 있는 만두집에서 찐빵과 만두를 사서 조금씩 요기를 했다. 조금 속력을 낸 탓인지 예미에서 청주까지 2시간 남짓 걸렸다.  

 

20:35  청주에 도착. 평산회 산행 후에 꼭 들르는 뒷풀이 집인 제일수산에 들어갔다. 손님이 많다. 방이 만원이라 홀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제일수산 스페셜을 시켜놓고 소주를 마셨다. 오늘 참 먼 길을 다녀왔지만 그래도 마음은 조금 홀가분하다. 그 이유는 아는 사람은 안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다음 7월 산행지는 합천 가야산으로 정했다. 오랜만에 경남 쪽으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