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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8.06.08. [충북山行記 45] 충북 괴산 조령산

by 사천거사 2008. 6. 8.

조령산 산행기

◈ 일시: 2008년 6월 8일 일요일

◈ 장소: 조령산 1025m / 충북 괴산

◈ 구간: 절골 → 촛대바위 → 조령산 정상 → 상암사터 → 절골 

◈ 시간: 4시간 31분  

◈ 회원: 칠금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조선일보 | 기사입력 2008.06.10 03:39

 

칠금中 학생들 조령산서 '클린 마운틴' 행사 '히말라야 청소부' 한왕용씨 등 산악인 동참

 

"산에 오르는 즐거움도 크지만 깨끗하게 보존해서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게 더욱 값진 일이죠."

 

충북 충주시 칠금중학교 학생들이 히말라야 14좌(座)를 완등한 세계적 산악인 한왕용(42)씨와 함께 등산로 주변 쓰레기를 청소하는 '클린 마운틴(Clean Mountain)' 운동을 벌였다. 칠금중 산악동아리 '악돌이' 소속 학생 10명은 8일 괴산군 조령산 등산로와 계곡, 야영장 주변 등을 돌며 빈 캔, 페트병, 비닐봉지 등 각종 쓰레기를 말끔히 치웠다. 이날 환경정화 행사에는 한씨가 이끄는 히말라야 클린마운틴팀 17명과 충주시 산악연맹 회원 10명도 동참해 학생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이 하루 종일 주운 쓰레기는 커다란 마대자루 3개가 거의 찰 정도인 300리터 분량에 달했다.

 

산악동아리의 김영식(45) 지도교사는 "웰빙 열풍이 불면서 등산 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맞았지만 산에 버려지는 쓰레기 분량도 함께 늘어나 국토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며 "청소년들에게 환경보전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동호(15·칠금중 2년) 군은 "등산로에서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쓰레기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며 "쓰레기를 치우고나니 산도 마음도 함께 깨끗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산악인 한왕용씨는 2003년부터 히말라야 고봉 베이스캠프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히말라야의 청소부'로 널리 알려진 인물. 엄홍길, 박영석씨에 이어 2002년 한국인으로는 세번째로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했다. 그는 K2봉 원정길에 일본 산악인이 "베이스캠프에 한국 원정대들이 버린 음식물이 아직도 많다"며 쓰레기를 보여주는 순간 부끄러움을 느껴 히말라야와 국내 유명 산을 돌아다니며 클린마운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히말라야 14좌 가운데 현재까지 12곳을 청소했고, 올 가을에 나머지 2곳을 끝으로 환경정화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씨는 "앞으로도 칠금중학교 학생들과 정기적으로 클린마운틴 행사와 환경체험 교육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태종 기자 youh@chosun.com]


07:13  청주 아파트 출발. 오늘은 조령산에서 클린 마운틴(clean mountain) 행사가 있는 날이다. 늘 산에 다니면서도 이런 행사에 참석한 적이 없어 오늘은 큰 마음을 먹고 하루 동안 봉사를 하기로 했다. 괴산과 연풍을 거쳐 조령산 산행 입구인 절골로 들어섰다. 절골 위를 가로 지르는 4차로 도로 아래에 주차를 한 다음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김영식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위로 더 올라가면 넓은 주차장이 있다고 일러준다. 에바다수도원을 지나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주차장이 있다. 

 

08:46  원극기수련원 아래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 이미 여러 대의 승용차가 세워져 있고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중학생들이 있기에 칠금중학교에 다니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제대로 찾았네. 조금 있으니 김영식 후배가 도착하고 이어 이번 행사에 참가하러 서울에서 내려온 산악인 한왕용 氏를 포함한 15명이 도착을 했다. 쓰레기를 담을 색을 받아 배낭에 매달고 간단한 소개와 행사 안내가 있었다.


▲ 주차장에서 본 에바다수도원과 4차로 3번 국도 

 

▲ 쓰레기 담을 색을 나눠주고 있다 [08:59] 

 

▲ 산행을 떠나기 전에 간단한 소개 말씀 [09:17]  


09:19  클린 마운틴 산행 시작. 원극기수련원을 지나 절골을 따라 올라가는데 길 옆에 산딸기가 익어가고 있었다. 그렇네. 벌써 산딸기 철이 되었네. 세월 참 빠르다. 나이가 들면 세월이 더 빨리 흘러간다는 데, 조금도 틀린 말이 아니다. 9시 25분, 촛대바위로 가는 길과 상암사터로 올라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에 도착했다. 단체 산행객들이 촛대바위 쪽으로 올라가고 있다. 우리는 절골 오른쪽으로 나 있는 임도를 따라 올라갔다. 일반적으로 임도가 끝나는 공터에 쓰레기가 많기 때문이다.      

 

왼쪽 절골에서 공사장 소음이 들려온다. 계곡을 가로 질러 댐을 막고 있는 것을 보면 사방댐 공사 같기도 하고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는데, 어쨌든 자연은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사람의 손이 타면 그만큼 자연미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9시 30분, 임도가 끝나는 공터에 도착. 예상과는 달리 쓰레기는 거의 없고 깨끗했다. 촛대바위 쪽으로 올라가기 위해서 다시 갈림길로 내려왔다. 


▲ 클린 마운틴 산행에 나선 회원들 

 

▲ 임도를 따라 올라가고 있는 회원들 [09:26] 

 

▲ 절골에 무슨 공사가 진행 중이다 [09:28] 

 

▲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 모인 회원들 [09:30]  


09:40  촛대바위 갈림길에 도착. 무덤가에 하고초가 보라색 꽃을 피웠다. 하고초는 꿀풀이라고도 하는데 어릴 때에 꽃을 따서 꿀을 빨아먹던 기억이 난다. 여름에 줄기가 말라죽기 때문에 하고초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항암식물로 알려지면서 재배를 많이 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팔방미인으로 사용되며 어린 순은 나물로 사용하고, 꽃은 비빔밥, 부침개 용으로 사용이 된다.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모두 도착해서 본격적인 클린 마운틴 산행에 들어갔다. 조령산은 대체적으로 볼 때, 산행로 주변에는 버려진 쓰레기가 거의 없는 깨끗한 산에 속했다. 그만큼 산에 다니는 사람들의 환경에 대한 의식이 높아졌다고 보아도 좋다. 표지기가 문제다. 길이 애매한 곳에서는 표지기가 필요하겠지만, 뻔한 산행로 옆에 있는 어린 나뭇가지에 매어 놓은 표지기는 성장에 장애가 된다.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매달린 수 십개의 표지기는 표지기로서의 역할을 떠난 것이며 일종의 공해라고 볼 수 있다.


▲ 촛대바위와 신선암봉 갈림길 지역  

 

▲ 보기 좋은 소나무들이 좌우로 열병을 하고 있는 산행로를 걷고 있는 회원들 [09:52] 

 

▲ 어린 나뭇가지에 달린 표지기를 제거하고 있다 [09:57] 

 

▲ 클린 마운틴 산행에 참가한 충주 칠금중학교 학생들 [10:11] 


10:33  좌우가 잘 보이는 전망대에 도착. 오른쪽으로 연풍면소재지와 신풍리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왼쪽으로는 조령산에서 뻗은 백두대간과 그 아래 조령산 암벽훈련장이 보인다.조령산 산행의 백미인 암릉과 암벽 구간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했다. 물론, 위험한 곳에는 모두 밧줄이 매어져 있기 때문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큰 어려움 없이 산행을 할 수 있다. 그래도 단체 산행객이 몰린 곳에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교통체증은 도시의 도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산에도 있다.  


▲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신풍리 마을 

 

▲ 전망대에서 바라다본 조령산 주능선 

 

▲ 전망대에서 바라본 조령산 암벽 훈련장 

 

▲ 밧줄이 설치된 암벽을 내려가고 있는 산행객 [10:44] 

 

▲ 죽은 자와 산 자 [10:57]  


11:02  잠시 휴식을 취하며 왼쪽의 조령산 암벽을 바라보았다. 자세히 보니 바위에 몇 사람이 붙어 있다. 암벽등반 훈련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촛대바위가 마주 보이는 곳에 있는 내리막 암벽이 조령산 산행에서 통과해야 할 가장 긴 암벽이다.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기는 하지만 암벽을 타고 내려오는 것이 더 재미 있다. 발을 디딜 곳이 많아 길이는 길어도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

 


▲ 조령산 암벽 훈련장이 잘 보이는 곳에서 휴식 

 

▲ 촛대바위로 가는 길에 본 암릉 

 

▲ 조령산에서 가장 긴 바위벽 내림길 [11:09]  


11:13  촛대바위를 지나니 햇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는 조령산의 암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가다 보면 신선암봉의 바위도 함께 빛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조금 더 진행을 하니 이제는 오른쪽으로 이화령에서 조령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이 보인다. 금년 3월 30일에 내가 걸었던 길이다.


▲ 촛대바위 뒤로 암벽을 내려오기 위해 기다리는 산행객들이 보인다 

 

▲ 조령산의 암벽들이 햇빛에 빛나고 있다 [11:26] 

 

▲ 고사목 사이로 이화령에서 조령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뻗어 있다 [11:31] 

 

▲ 조령산에서 이화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11:33] 

 

▲ 조령산 암벽과 신선암봉 암벽이 함께 어울렸다 [11:38] 


12:00  이화령에서 조령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주능선 삼거리에 올랐다. 오른쪽은 조령샘에서 올라오는 길이고 곧바로 올라가면 헬리콥터 착륙장이 나온다. 꽤 넓은 헬리콥터 착륙장을 지나 오른쪽으로 잣나무가 숲을 이룬 오름길을 올라가니 조령산 정상이다.


▲ 조령산 주능선에 있는 이정표 

 

▲ 주능선 이정표 조금 위에 있는 헬리콥터 착륙장 [12:06] 

 

▲ 조령산 정상으로 가는 길 오른쪽에 있는 잣나무숲 [12:10] 


12:14  해발 1025m의 조령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예상 밖으로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정상에서 보니, 문경새재 건너로 주흘산 능선이 쭉 뻗어 있고 그 능선 왼쪽 끝으로 부봉 봉우리들의 바위벽이 아련하다. 상암사터로 내려가기로 하고 신선암봉 쪽으로 운행 방향을 잡았다. 통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급경사 길인데 사람들이 많이 다닌 탓인지 훼손된 곳이 적지 않다.


▲ 해발 1025m의 조령산 정상 표지석 

 

▲ 故 지현옥 산악인 추모비 뒤로 주흘산 능선이 보인다 [12:17] 

 

▲ 조령산 정상에서 본 부봉 [12:18] 

 

▲ 정상에서 신선암봉 쪽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나무계단 길 [12:22] 

 

▲ 신선암봉과 부봉 [12:28] 

 

▲ 주흘산 능선이 하늘을 한 일字로 가르고 있다 [12:28]


12:30  상암사터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하산. 곧장 가면 신선암봉이 나온다. 경사가 심한 내리막을 얼마간 내려오니 오른쪽으로 넓은 잔디밭이 있고 여러 단체 산행객들이 단체로 점심을 먹고 있었다. 모두 어디서 온 사람들이지? 거 참 꽤 시끄럽네. 여자들의 커다란 웃음소리가 산 전체를 뒤흔들고 있었다.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행동들을 무리의 힘을 빌어 거침 없이 발산하고 있다. 남들은 안중에도 없다. 닐니리야요, 지화자다.


▲ 왼쪽 상암사터로 내려가는 갈림길, 백두대간은 곧바로 가야한다 

 

▲ 상암사터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 단체 산행객들 [12:38] 


12:55  계곡이 나왔다. 시장끼를 느껴 물가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이번에는 김밥 대신 도시락을 싸왔는데, 반 정도를 먹었을 때 김영식 후배가 점심을 식당에서 먹을 거라고 말한 생각이 났다. 식당에 가면 또 먹어야 하니 그만 먹자. 1시 11분에 출발. 계곡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신선암봉 갈림길이 나왔다. 

 

13:14  신선암봉 갈림길에 도착. 우리 팀원들이 계곡이 합쳐지는 지점 위의 암반에 모여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팀은 촛대바위 위에 있는 갈림길에서 바로 이곳으로 내려온 것이었다. 팀원들이 모두 모인 다음 계곡 오른쪽 길을 따라 내려가며 쓰레기를 주웠다. 산행로에서 조금 떨어진,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쓰레기가 많았다. 13시 46분에 임도가 시작되는 공터에 도착, 10분 후에 촛대바위로 가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 조령산 가는 길과 신선암봉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 가재를 잡고 있는 아이들: 왼쪽이 한왕용 씨 아들 대산, 오른쪽이 김영식 씨 아들 준섭 [13:18]

 

▲ 임도가 시작되는 공터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는 회원들 [13:46] 


13:50  주차장에 도착. 각자 수거한 쓰레기를 모아놓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꺼번에 모아놓으니 쓰레기 양이 꽤 많다. 옆을 지나가던 다른 단체 산행객 중 한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야지.' 무슨 말인지 안다. 쓰레기를 주웠으면 그냥 조용히 버리면 되지, 뭐 사진을 찍고 난리를 피우느냐는 것이다. 물론 산에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며, 또 다른 사람이 버린 쓰레기를 남모르게 주워서 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어디든 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클린 마운틴과 같은 캠페인은 그러한 사람들을 위한 홍보 행사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신풍휴게소로 내려가니 아침에 없던 관광버스가 여러 대 서 있었다. 절골로 올라간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왜 이렇게 관광버스가 많은 거지? 아하, 그렇구나. 이화령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절골로 내려온 거구나. 사실, 조령산은 절골에서 촛대바위 코스로 올라가야 산행의 제 맛을 느낄 수 있고 조령산의 진목면을 볼 수 있다. 산행기점을 이화령으로 잡는 것은 백두대간 종주에나 필요하지 조령산 단독 산행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 주차장에 수거해 온 쓰레기를 모아놓았다

 

▲ 수거해온 쓰레기를 앞에 두고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이 모였다 

 

▲ 희말라야 14좌를 완등한 산악인 한왕용 氏와 함께  


14:20  신풍휴게소에 있는 식당에서 클린 마운틴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 모두가 함께 청국장 백반으로 점심을 먹었다. 좋은 일을 하고 난 뒤에 먹는 음식 맛은 각별하다. 점심을 먹고 나자 검은 구름이 모였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모든 행사가 끝나니 비가 내린다. 행사에 참가했던 사람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연풍과 괴산을 거쳐 청주로 돌아왔다. 오늘의 名言: 山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者는 쓰레기만도 못한 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