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8.06.15. [충북山行記 46] 충북 청주 상당산

by 사천거사 2008. 6. 15.

상당산 산행기

◈ 일시: 2008년 6월 15일 일요일 

◈ 장소: 상당산 491.5m  / 충북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

◈ 코스: 동부우회도로 → 백화산 정상 → 서문 → 상당산 정상 → 동부우회도로

◈ 코스: 3시간 19분

◈ 코스: 아내와 함께



16:11  사천동 아파트 출발. 오늘은 오후에 자투리 시간이 있어 백화산을 거쳐 상당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오후 4시에 산행을 시작한다는 것이 조금 의아하기도 하겠지만, 청주 시내에 있는 산이고 또 낮이 길어 늦게까지 해가 있기 때문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마음을 먹으면 Go! 민물매운탕으로 유명한 경북집 오른쪽으로 들어가니, 부서진 주택 사이로 주차 공간이 있고 몇 대의 차가 세워져 있었다. 이 지역은 율량지구 택지조성공사가 벌어지고 있어 어수선했다. 16시 21분에 주차를 하고 산행 출발, 동부우회도로 아래를 통과하는 지하도를 지나니 바로 산행로 안내판이 있다. 


▲ 택지조성 지구 공터에 주차 

 

▲ 주차된 곳에서 동부우회도로 방면으로 가는 길 [16:25]  


16:28  동부우회도로 옆으로 토사유출을 막기 위한 통나무 계단길이 나 있다. 그리 급하지 않은 경사에 길이 잘 닦여 있어 걷기에 좋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로 산길은 계속 이어졌다. 오른쪽으로 상당산 능선이 보인다. 넓은 헬리콥터 착륙장이 나타났다. 16시 46분, '주성동 0.7km, 동부우회도로 1.7km, 백화산 정상 0.3km'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를 지났다. 백화산 산행로는 청주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하기 때문인지 요소 요소에 벤취가 설치되어 있었다. 아내는 벤취 마니아(bench mania)다.


▲ 산행기점인 동부우회도로 옆으로 통나무 계단길이 시작되고 있다 

 

▲ 쭉쭉 뻗은 소나무 사이로 산행로가 나 있다 [16:31] 

 

▲ 오른쪽으로 상당산 능선이 보인다 [16:41] 

 

▲ 넓은 헬리콥터 착륙장 [16:43] 

 

▲ 산행로 옆에 있는 벤취에 앉아 [16:51]  


16:54  백화산 정상에 도착. 예전에 없던 정상 표지석이 있다. 높이야 247m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이름을 가진 산이고 사람이 많이 찾는 곳이니 하나 쯤 있어도 큰 공해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정자 옆에 삼각점이 있는 정상 공간은, 운동시설물이 설치되어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체력단련을 할 기회를 주고 있었다. 정상 초입에 있는 나무에 매어 놓은 그네를 한 남자가 신나게 뛰고 있는 것이 보인다. 모두 보기에 좋다. 정상을 지나니 바로 백화산음수대가 나오고 이어 두 번째 체력훈련장이 나왔다. 체력훈련장에서 조금 내려가니 율량동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다.


      ▲ 백화산 정상 표지석 

 

▲ 백화산 정상 표지석 

 

▲ 백화산 정상에 있는 삼각점 

 

▲ 백화산 정상에 있는 그네를 뛰고 있다 

 

▲ 백화산 음수대 [16:58] 

 

▲ 백화산에 있는 두 번째 체력단련장 [16:59]  


17:01  율량동 갈림길 이정표에 '산성서문 2.8km, 율량동 0.9km, 백화산 정상 0.2km'라고 적혀 있다. 그렇다면 동부우회도로에서 산성서문까지 5km 거리란 말인가? 야, 이거 장난이 아니다. 산성서문에서 상당산 정상까지도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고 본다면 오늘 산행 거리가 왕복 12km 정도는 되겠네. 경사가 별로 없는 길이라 그렇지 상당히 먼 거리다. 갈림길에서 산성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 마시토 길이었다. 미끄럽다. 내려가면 나중에 다시 올라와야 하는데. 산행로 옆에 피어 있는 털중나리가 예쁘다.  


털중나리

 

산지에서 흔히 자란다. 높이 50~100cm이다. 줄기는 곧추서고 윗부분이 약간 갈라지며 전체에 잿빛의 잔털이 난다. 비늘줄기는 길이 2~4cm, 지름 15~25mm로 달걀 모양 타원형이다. 잎은 어긋나고 줄 모양이거나 바소꼴이며 길이 3~7cm, 나비 3~8mm이다. 둔한 녹색이고 끝이 뭉뚝하거나 뾰족하며 양면에 잔털이 빽빽이 난다.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잎자루가 없으며 위쪽으로 갈수록 크기가 작아진다. 

 

꽃은 6~8월에 피는데,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 1~5개씩 밑을 향하여 달린다. 화피갈래조각은 바소꼴이고 6개이며 길이 4~7cm, 나비 10~15mm이다. 뒤쪽으로 젖혀지고, 안쪽에는 검은빛 또는 자줏빛 반점이 있다. 6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은 모두 꽃 밖으로 길게 나온다. 꽃밥은 노란빛을 띤 빨간색이며, 길이 10~13mm이다. 열매는 삭과로서 달걀 모양의 넓은 타원형이고 9~10월에 익는다. 종자는 갈색이다. 관상용으로 심으며, 이른봄 비늘줄기를 식용하고 참나리와 함께 약재로도 쓴다. 한국, 중국 북동부에 분포한다.


▲ 율량동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이정표

 

▲ 이정표에서 산성 쪽으로 가는 급경사 내리막길 [17:03] 

 

▲ 산행 중에 만난 털중나리 [17:06]  


17:12  쉼터에 도착. 아파트에 버린 것을 주워다 놓은 것 같은 식탁과 의자가 여기 저기 널려 있어 쉼터 제대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해놓았다. 누가 가져다 놓은 것일까? 市당국에서 했을리는 만무하고 백화산을 사랑하는 어느 개인이 했을 텐데, 참 대단한 사람이다. 자신이 힘들여 노력한 결과, 많은 사람들이 그 혜택을 보고 있으니 본인도 마음이 뿌듯할 것이다. 사과를 간식으로 먹고 출발. 쉼터를 하나 더 지나 17시 26분에 쌍묘 쉼터에 올랐다. 쉼터 바로 아래에 쌍묘가 있는데 누군가가 묘의 풀을 깎고 있었다. 보기에 좋다.

 

쌍묘 쉼터부터는 오르막길이다. 경사가 급한 곳도 꽤 많다. 산성 쪽에서 내려오는 사람들도 많이 눈에 띈다. 능선에 올라섰다. 왼쪽으로 내수읍과 증평읍이 보이고 그 뒤로 두타산 능선이 아련하다. 다음 일요일에 백만사에서 두타산에 가기로 되어 있는데. 눈을 드니 하늘 아래로 서문 귀퉁이와 산성길이 보인다. 돌탑이 있는 등성이를 하나 넘어 내려가니 약수터다.


▲ 쉼터에 있는 의자에 앉아

 

▲ 쉼터에서 잠시 쉬며 간식으로 사과 한 쪽 [17:14] 

 

▲ 쌍묘 쉼터 아래에 있는 쌍묘를 관리하는 모습 [17:26] 

 

▲ 산행 중에 왼쪽으로 내수읍과 증평읍, 두타산 능선이 보인다 [17:41] 

 

▲ 멀리 산성과 서문이 보인다 [17:42] 

 

▲ 우리나라 산의 상징 돌탑 [17:50]  


17:54 돌탑이 있는 약수터에 도착. 이정표에 '동부우회도로 4.4km, 산성 남문 1.6km, 백화산 정상 3.0km'라고 적혀 있다. 거리를 계산해보니 아까 이정표와 맞지가 않는다. 자그만치 600m나 차이가 난다. 긴 거리도 아닌데 왜 이렇게 거리 차이가 나는 이정표를 세워 놓았을까? 어느 것이 맞는 것인가? 市당국 담당자는 이 사실을 알기나 할까? 약수를 한 잔 마시며 플라스틱 바가지에 적혀 있는 이름을 보니 '신성호'다. 이 사람이 백화산을 가꾸는 분인가? 약수터에서 조금 올라가니 상당산성 성벽이 햇빛을 받아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 쉼터를 겸하고 있는 약수터 

 

▲ 약수터에 있는 의자와 식탁 

 

▲ 상당산성 성벽이 햇빛을 받아 밝게 빛나고 있다 [17:57]  


17:59  상당산성 서문에 도착. 성문 현판에는 '彌虎門'이라고 적혀 있다. 성문을 통과해서 왼쪽길을 따르다 산성도로 오른쪽으로 나 있는 숲길로 들어섰다. 사실 이 숲길이 산성도로보다 걷기에도 좋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대신 전망은 없다. 숲길은 가끔 산성도로와 만나는데 여기서도 내수읍과 증평읍, 그리고 두타산 능선이 잘 보였다. 숲속 산행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치고 올라가니 상당산 정상이다.


      ▲ 상당산성 서문인 미호문 앞에서 

 

▲ 산성도로 오른쪽으로 나 있는 숲길로 들어서서 [18:02] 

 

▲ 상당산을 올라가며 바라본 두타산 능선 [18:08]  


18:20  상당산 정상에 올랐다. 꽤 넓은 공간의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고 사각기둥 형태의 정상표지석이  있었다. 상당산 정상은 상당산성을 도는 도로에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거의 들르지 않는 곳이다. 한남금북정맥을 하는 산꾼들이나 들르는 곳인데, 금년 2월 27일 한남금북정맥 종주를 할 때 이곳을 그냥 지나친 기억이 난다. 사과를 간식으로 먹으며 잠시 동안 저물어가는 초여름 저녁 시간을 평화롭게 보냈다.   


▲ 상당산 정상에 있는 삼각점

 

▲ 해발 491.5m의 상당산 정상에서 

 

▲ 상당산 정상에서 

 

▲ 상당상 정상에서 

 

▲ 사과 먹다가 무엇이 그리 좋을까? [16:28]    


18:32  상당산 정상 출발. 평화로운 숲 속에서 향기로운 산내음을 더 맡고 싶었지만 돌아갈 거리도 만만치가 않기 때문에 아쉬움을 남긴 채 일어섰다. 다음에 또 오면 되지 뭐. 내려가는 길이니 발에서 바람소리가 인다. 18시 49분에 서문을 거쳐 19시 7분에 쌍묘 쉼터에 도착했다.


▲ 서문으로 내려가는 모습 [18:34] 

 

▲ 상당산성 서문에 도착 [18:49] 

 

▲ 하산을 하면서 건너다본 우암산 [18:58]

 

▲ 쌍묘 쉼터에 도착 [19:07]  


19:26  백화산 체력단련장에 도착. 비가 오려는지 바람이 세다. 몸무게가 별로 안 나가는 사람은 날아갈 것 같다. 나는? 물론 안 날아간다. 시간이 많이 되었는데도 아내는 윗몸일으키기를 한다. 그렇다, 나이가 들수록 자꾸 움직여야 한다. 몸이 굳으면 죽는다.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19시 33분에 백화산 정상에 도착, 아내가 그네를 보며 침을 삼키기에 말렸다. 늦으막이 하산을 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걸음을 재촉해서 모두 앞질렀다. 19시 47분에  동부우회도로에 내려섰다.


▲ 백화산 체력단련장에서 

 

▲ 백화산 체력단련장에서 

 

▲ 백화산 체력단련장에서 

 

▲ 땅거미가 지고 있는 백화산 정상 [19:33] 

 

▲ 동부우회도로를 건너는 지하도 입구 [19:47]  


19:52  주차된 곳에 도착. 차를 몰고 아파트로 돌아와 설악추어탕에서 소주 한 병을 곁들여 추어탕으로 저녁을 먹었다. 행복하다.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백화산에서 상당산으로 이어지는 산행로는 경사가 크게 심하지 않고, 무엇보다도, 사천동인 집에서 아주 가깝다는 장점이 있어 좋으며, 한나절 산행에도 적합하다. 사실, 도시 인근에 이런 산행로가 있다는 것 자체가 청주시민으로서의 큰 행운이라고 보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