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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8.06.22. [충북山行記 47] 충북 진천 두타산

by 사천거사 2008. 6. 22.

두타산 산행기

◈ 일시: 2008년 6월 22일 일요일

◈ 장소: 두타산 598m / 충북 진천군 초평면

◈ 코스: 동잠교 → 전망대 → 두타산 정상 → 배너미재 → 중심봉 → 동잠교

◈ 시간: 7시간

◈ 회원: 백만사회원 10명



08:38  오늘은 백만사 산행이 있는 날이다. 산행 대상지는 진천에 있는 두타산. 높이는 600m가 채 안되지만 13km 정도의 능선을 걷는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한 곳이다. 8월에 있을 후지산 트레킹에 대비한 훈련 산행지로 이방주 회장님이 추천한 곳이기도 하다.       

 

폐쇄가 된 동청주등기소 앞으로 가니 이완호 회원 부부가 벌써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부지런도 하시지. 잠시 후 회원으로 가입하여 오늘 처음 산행을 함께 하는 이용원 선배 부부가 모습을 드러냈고, 조금 후에 이방주 회장님 차로 정우종 부부가 함께 도착을 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이용원 선배 차와 회장님 차로 출발. 17번 국도를 타고 진천 문백까지 온 다음 우회전해서 꼬불꼬불 마을길을 지나 34번 국도에 접속, 초평저수지를 지나니 바로 동잠교가 있고 오른쪽으로 화신주유소가 있다.      

 

영업을 하지 않는 주유소 넓은 광장 한쪽에 주차를 한 다음 산행준비를 했다. 큰 도로변에는 주유소가 자꾸 생기는데 이 주유소는 왜 문을 닫았을까? 쓸 데 없는 걱정인가? 백만사의 산행 출발 의식인 발대식을 한 다음 영수사 가는 길로 조금 들어가니 오른쪽에 산행안내도가 있고 그 옆으로 나무계단길이 보였다. 


▲ 동잠교 지나 화신주유소에 주차한 후 산행 준비 

 

▲ 두타산 영수사 입구 표지석 [09:18] 

 

▲ 산행 출발 의식인 발대식 [09:19]  


09:23  산행 시작. 통나무 계단이 설치된 급경사 오름길이 처음부터 시작되었다. 해가 없어 날씨는 선선하고 바람도 가끔 분다. 산행을 하기에 아주 좋은 날이다. 급경사 길을 올라가니 바로 완만한 능선길이다. 9시 40분에 산행객을 만났다. 올라가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내려가는 사람들인가?


▲ 급경사길을 오르고 있는 회원들 [09:24] 

 

▲ 급경사길을 오르니 평탄한 길이다 [09:28]

 

▲ 평탄한 숲 길 [09:34]  


09:41  일차 휴식. 각 집에서 가져온 간식 거리를 내놓는데 쑥떡, 옥수수 등 메뉴도 다양하고 푸짐하다. 마침 산행객 두 분이 올라오기에 쑥떡을 하나씩 건넸다. 완경사의 산행로 옆에 까치수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6각 정자인 두타정에 잠깐 들른 다음 급경사 오르막길에 들어섰다. 꽤 힘이 드는 급경사 길을 오르는 회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말이 없다'는 것이다. 왜 말이 없을까?      

 

10:02  왼쪽으로 영수사 절집이 보인다. 영수사까지는 차가 올라올 수 있다. 2006년 6월 7일에는 영수사 쪽으로 두타산을 올랐었다. 그렇고 그런 오름길이 계속 이어졌다. 10시 30분, 잔뜩 찌푸렸던 하늘에서 해가 조금씩 비치기 시작했다. 그냥 이대로가 좋은데. 언제 산행을 시작했는지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도 많다. 어, 그런데 이게 누구야? 증평공고에 근무하는 정성훈 선생이 내려온다. 우리 회원 모두 아는 사람이다. 반갑게 인사. 막바지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가파르다. 회원들, 또 말이 없어졌다.


▲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는 회원들

 

▲ 산행 중에 만난 까치수영 [09:49]

 

▲ 육각정자 쉼터 두타정 [09:55] 

 

▲ 산행 중 잡은 포즈 [10:11]

 

▲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백만사 회원들 [10:16] 

 

▲ 동잠교에서 두타산 정상 구간의 반이 되는 지점 통과 [10:24]

 

▲ 전망대에 오르기 직전 급경사길 [10:59]  


11:01  전망대에 올랐다. 그런데 예전에 있던 정자가 없어졌네? 어데로 갔나? 전망대 공터는 아름다운 소나무에 둘러싸여 있는데 앞으로 우리가 가야할 능선이 잘 보였다. 아내는 나무에 오르기를 좋아한다. 냉큼 소나무에 오르더니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기념사진을 찍고 정상을 향해 출발, 여기서 500m 거리에 정상이 있다. 소나무가 아름다운 숲 길을 지나 급경사 길을 약간 오르니 두타산 정상이다.


▲ 전망대에 있는 아름다운 소나무에 올라

 

▲ 전망대에 있는 아름다운 소나무에 오른 권성희 회원 

 

▲ 전망대에서 우리가 가야할 능선을 배경으로 

 

▲ 전망대에서 회원 일동 

 

▲ 전망대에서 여성회원 일동 

 

▲ 전망대에서 이완호-권성희 부부

 

▲ 두타산 정상 직전의 가파른 길을 오르고 있는 회원들 [11:17] 


11:20  해발 598m의 두타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삼각점이 있고 그 옆으로 정상 표지석이 3개나 있었다. 표지석 공해는 없나? 정상 한쪽 나무 그늘에서 정상주를 한 잔씩 마셨다. 소주 한 병으로 9잔을 나눠 먹었으니 술을 마셨다고 할 수도 없다. 안주는 여지 없이 정우종 회원이 가져온 달걀. 오늘 짝꿍이 오지 않아 홀아비 산행을 하고 있다. 정상에서 미암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까지는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인데 걷기에 아주 좋았다. 노랫소리가 저절로 나올 것 같다.


▲ 두타산 정상에 있는 삼각점 

 

▲ 정상주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 정상에서 간식을 먹고 있는 회원들 

 

▲ 정상에 기린초가 피었다 

 

▲ 두타산 정상에서 남성회원들 일동 

 

▲ 두타산 정상에서 여성회원들 

 

▲ 두타산 정상에서

 

▲ 두타산 정상에서 이완호-권성희 부부 

 

▲ 두타산 정상에서 이방주-송병숙 부부 

 

▲ 두타산 정상에서 이용원-권명오 부부 

 

▲ 혼자의 몸이라 외로워서 울상을 짓고 있는 정우종 회원 


11:59  증평읍 미암리로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도착. 이정표를 보니 두타산 정상에서 2km 내려왔으며 붕어마을까지는 거리가 9km다. 점심 시간이 되었고 배가 고픈데 회장님은 통신탑을 지나면 정자가 있는 봉우리가 있으니 거기서 먹자고 한다. Go! 오른쪽으로 조금 전에 올랐던 두타산 정상 봉우리가 보이고, 산행로 양쪽으로 털중나리와 까치수영이 많이 보였다. 40분 이상을 걸었는데도 정자는 보일 생각도 않고 여성회원들의 원성이 자자해서 정자까지 못 간 채 평평한 곳에 식탁을 차렸다.


▲ 미암리 삼거리 이정표 

 

▲ 비교적 경사가 완만한 산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 [12:02] 

 

▲ 산행 도중 바라본 두타산 정상 [12:05]

 

▲ 산행로 옆에 털중나리가 예쁘게 피었다 [12:34]  


12:44  푸짐한 점심상이 차려졌다. 다섯 집에서 가져온 음식들을 내놓으니 종류도 많고 맛도 다양하다. 함께 산다는 것이 이런 것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시간적 여유도 있어 허리띠 풀러놓고 느긋하게 점심을 먹었다. 13시 20분, 점심 후 출발. 10여 분 걸어 MBC 송신탑 오른쪽을 통과했다.


▲ 점심 식사 준비를 하고 있는 회원들 


13:29  MBC 송신탑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저렇게 거대한 송신탑을 세우지 않고 방송을 제대로 송수신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 우리나라의 산과 들을 뒤덮고 있는 송신탑, 고압선 철탑, 전봇대 등이 자연경관을 망치고 있는 실정이다. 대운하를 파는 대신 이런 구조물을 없앤다고 했다면 큰 호응을 얻었을지도 모른다. 송신탑을 지나자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타났다. 건너편에 있는 군사시설인 통신대까지 포장도로는 이어져 있었다.


▲ MBC 송신탑의 모습

 

▲ MBC 송신탑과 통신대 사이의 시멘트 포장도로를 걷고 있는 회원들 [13:32] 


13:37  통신대 건물은 군사시설이라 철책이 둘러쳐져 있었다. 문 앞에 서 있던 초병이 우리를 보자 건물 안으로 들어가버린다. 철책 왼쪽을 따라 산행로가 나 있었다. 벤취에 앉아 이야기를 하던 병사 두 명이 철책 너머로 우리를 물끄럼히 바라다 본다. 우리가 부러운가? 철책을 사이에 두고 처해 있는 상황이 너무나 다르지 않은가? 너무 속 상해하지 마라. 우리도 그대들보다 더한 것을 겪은 사람들이다. 여기야 후방이고 또 이렇게 파견을 나와 있으니 그래도 편하지 않은가.


▲ 군사시설인 통신대 건물 모습

 

▲ 통신대 철책 왼쪽으로 나 있는 산행로  


13:42  전망바위에 도착. 한남금북정맥이 하늘을 가르고 있는 전면으로 증평읍내가 내려다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청주시내가 아련하다. 증평은 1981년부터 1991년까지 10년 동안 살았던 곳이다. 이곳에서 아들 선우를 낳았고 30대를 보냈다. 세월은 많이 흘렀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읍의 규모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 시원한 바람을 쐬며 맘껏 펼쳐진 전경을 감상하였다.


▲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증평읍내와 한남금북정맥 

 

▲ 휴식을 취하며 전경을 감상하고 있는 회원들 

 

▲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권성희 회원 [13:46] 


13:57  배너미재에 도착. 4거리 안부로 오른쪽 길을 택하면 동잠교로 내려갈 수 있지만 군부대 시설이 있어 통행이 어렵다. 붕어마을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까지는 계속되는 오름길로 경사도 꽤 있었다. 조금 지루한 길이기도 한데 주황색의 털중나리가 자주 우리를 반겨주었다.


▲ 4거리 안부인 배너미재 모습

 

▲ 여러 개의 꽃을 매달고 있는 털중나리 [14:06] 

 

▲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을 걷고 있는 회원들 [14:30]  


14:52  붕어마을 삼거리에 도착. 이정표에 붕어마을까지 5.5km, 사격장까지 3.2km라고 적혀 있다. 붕어마을은 초평저수지 옆에 있는 붕어찜 음식점이 모여 있는 마을을 말한다. 우리가 내려갈 길은 사격장 쪽이지만 바로 옆에 두타산 중심봉이 있어 다녀오기로 했다. 남성회원 전체와 아내가 중심봉을 향하여 출발. 붕어마을 쪽으로 조금 내려가니 멋진 암봉을 자태를 드러냈다.


▲ 붕어마을 삼거리 이정표 

 

▲ 바위로 되어 있는 두타산 중심봉 모습 [14:58]  


15:00  양쪽에 돌탑이 있는 두타산 중심봉에 올랐다. 전망이 정말 좋다. 동서남북 어느 쪽으로도 잘 보인다. 두타산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었다니. 안 왔으면 후회할 뻔 했다. 경치를 실컷 구경한 다음 여성회원들과 합류하여 사격장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15시 19분, 부부 산행객이 올라온다. 지금 가면 언제 오나? 왼쪽으로 물이 빠진 초평저수지의 좌대들이 점점이 떠 있는데 땅 위에 올라앉아 있는 것들도 있다.


▲ 두타산 중심봉에서 바라본 청주시 방면

 

▲ 두타산 중심봉에서 바라본 증평읍내 

 

▲ 두타산 중심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 두타산 중심봉에서 남성회원들 

 

▲ 두타산 중심봉에서 

 

▲ 두타산 중심봉에서 

 

▲ 두타산 중심봉에서 이완호 회원 

 

▲ 두타산 중심봉에서 이방주 회장님 

 

▲ 두타산 중심봉 아래에 바위채송화가 피었다 [15:06] 

 

▲ 하산 도중 내려다본 초평저수지의 좌대들 [15:29]

 

▲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을 일렬로 걷고 있는 회원들 [15:36]


16:11  망초대 꽃밭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런 멋진 곳에서는 여성회원들에게만 사진을 찍을 자격이 주어진다. 꽃밭에 들어선 여성회원들, 꽃보다 더 아름답다. 안치환의 노래가 전혀 틀리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동차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니 차도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모양이다. 잠시 후 나무계단을 내려서니 증평에서 진천으로 이어지는 34번 국도다. 오른쪽 동잠교 옆에 관광버스가 한 대 서 있고 그 아래 개울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단체산행객들이 보였다.


▲ 망초대 꽃밭에서 꽃처럼 피어난 백만사 여인들 

 

▲ 산행로에서 차도로 내려가는 길 [16:20] 

 

▲ 34번 국도가 지나가는 동잠교 모습 


16:21  산행기점이자 산행종점인 화신주유소에 도착. 오늘 13km 정도의 능선을 걸었으니 적지 않은 거리다. 그래도 날씨가 좋고 사람이 좋아서 크게 힘이 들지는 않았다. 넉살이 좋은 정우종 회원이 주유소 건물 문을 두드리더니 물을 두 병 얻어왔다. 주유소 영업은 하지 않지만 건물에서 살림은 하는 모양이었다. 이제 청주로 가서 저녁 먹는 일만 남았다. 왔던 길을 되돌아서 청주로 Go!


▲ 산행기점이자 산행종점인 화신주유소   


17:30  금천동에 있는 괴강매운탕 집에 도착. 사람이 많다. 소나 오리, 닭을 안 먹는 대신에 돼지고기나 물고기를 먹는 모양이다. 예전에는 아무런 걱정 없이 다 먹던 것들이 아닌가? 문명은 발달하는데 왜 못 먹는 것들이 많아지는지 알 수가 없다.      

 

매운탕을 시켜 소주를 마셨다. 이용원 선배 부부가 회원으로 가입하여 오늘 첫 산행을 함께 했는데, 그분들의 환영식을 겸하는 자리라 즐거움이 배가되었다. 힘든 산행을 마친 후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함께 웃을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정우종, 이완호 회원 부부는 함께 우리 아파트 근처에서 피처로 여분의 흥을 돋우었다. 그렇게 음주가무 속에 사천동의 밤은 깊어만 갔다. 


▲ 괴강매운탕 집 앞에 백만사 회원 10명이 모두 모였다 [1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