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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기山行記

2007.12.15. [경기山行記 8] 경기 이천 백족산

by 사천거사 2007. 12. 15.

백족산 산행기

◈ 일시: 2007년 12월 15일 토요일

◈ 장소: 백족산 402m /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 코스: 무량사 → 약수터 → 어석계곡 → 송산헬기장 → 백족산 정상 → 오남헬기장 → 임도 → 무량사

◈ 시간: 2시간 24분

◈ 회원: 감곡중학교 학생들과 함께


 


09:24  오늘은 우리 학교 3학년 학생들이 근처에 있는 백족산으로 극기훈련을 떠나는 날이다. 마침 오늘은 3학년만 수업이 있기 때문에 함께 산행에 참가하기로 했다. 백족산은 금년 9월 29일에 혼자 다녀온 적이 있다. 높이는 402m에 불과하지만 코스가 다양하고 산행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장호원과 감곡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3번 국도 옆 진암리 입구 공터에 차를 세웠다. 먼저 도착한 이태호 선생님이 늦게 온 학생들을 오리 걸음을 시키고 있었다. 극기훈련이니까...


▲ 진암리에서 본 백족산 능선, 왼쪽이 백족산 정상이고 오른쪽이 송산 헬리콥터 착륙장

 

▲ 무량사 표지석

 

▲ 3번 국도 4차로 지하통로 앞


09:41  무량사에 도착. 일주문을 통과해 들어가니 이태호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산행시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있었다. 전달 끝, 산행 시작. 무량사 경내로 들어가면 극락보전 오른쪽으로 계단이 있다. 계단을 올라서니 능선을 따라 소나무 숲 사이로 산길이 잘 나있다. 알고 보니, 지난 번에 이용했던 무량사 왼쪽 길은 임도였다. 조금 올라가니 애기업은 바위가 있다. 내가 보기에는 전혀 애기업은 바위 모양이 아닌데...


▲ 무량사 일주문

 

▲ 무량사 주차장에 모인 학생들

 

▲ 무량사 극락보전

  

▲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간 학생들

 

▲ 소나무 숲 사이로 산행로가 나 있다 


09:50  애기업은 바위에 도착. 산을 오르는 것이 힘드는지 불평을 하는 학생들도 종종 있다. '도대체 이런 짓을 왜 하는 거야?' 라고 불평을 토로한다. 막상 그렇게 물어 오면 마땅한 대답이 없다. '극기훈련이잖아', '교실에만 있으면 답답하니까 바람도 쐬고 좋잖아', '딱히 할 것도 없고 시간 보내기에 좋잖아'. 정답이 없다. 아마 대한민국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모두 같은 처지일 것이다.

 

마땅히 할 일도 없지만 학생들은 학교에 가야되고 교사들은 할 일도 없는 아이들을 지도해야 한다. 한창 무언가를 해야될 아이들에게 그 황금같은 시간을 허송시키고 있는 것이다. 벌써 몇 십년 째 계속되는 일이지만 교육 당국은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외국 것을 잘 받아들이는 분들이 왜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그저 답답할 뿐이다. 곧 약수터로 연결되는 임도에 올라섰다. 약수터가 정면을 보이고 왼쪽으로 무량사에서 올라오는 임도가 보인다.


▲ 애기업은 바위

 

▲ 약수터를 향하여 오르는 학생들

 

▲ 멀리 약수터와 운동기구가 있는 쉼터가 보인다


09:55  약수터에 도착. 날이 춥지 않아 그런지 물이 잘 나오고 있다. 한 바가지 받아서 마셨더니 속이 시원하다. 약수터 오른쪽 위는 운동기구와 놀이기구가 있는 쉼터다. 쉼터 옆으로 전에 없던 표지석이 있고 산행안내도도 설치되어 있다. 조형물이 많은 것이 보기에 그리 좋은 것은 아니지만 백족산을 가꾸고 보존하려는 노력만큼은 본받을만 하다.

 

학생들은 약수터 왼쪽 사면으로 올라가고 나는 오른쪽 임도를 따라 내려가다 헬리콥터 착륙장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지난 번에 가보지 않은 코스를 택한 것이다. 임도 오른쪽에 있는 전광판에 산불조심과  야생동물 보호에 관한 내용이 흘러가고 스피커로도 방송이 되고 있다. 세심한 배려다. 눈이 쌓인 임도에 발자국이 나 있다.


▲ 약수터 위에 있는 글

 

▲ 약수터 오른쪽 위에 있는 쉼터

 

▲ 어석리로 내려가는 임도

  

▲ 눈이 쌓인 임도


10:03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펑펑 내리는 눈은 아니지만 산행 분위기를 충분히 자아낼만 하다. 겨울 산은 역시 눈이 있어야 제 맛이 난다. 도로 오른쪽에 임도 표지석이 있다. 그런데 헬리콥터 착륙장으로 올라가는 왼쪽 길을 찾을 수가 없다. 어디선가 왼쪽 사면이나 능선으로 올라붙어야 하는데 눈이 쌓여 있어 입구가 확실하지가 않다. 계속 임도를 따라 내려가니 앞에 건물이 몇 채 보인다. 


▲ 임도 표지석


10:23  절 짓는 곳 삼거리에 도착. 오른쪽은 어석리 마을로 가는 길인 것 같다. 맞은 편 건물에 '기와불사접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을 보니 절을 짓는 공사현장으로 짐작된다. 일단 왼쪽 과수원으로 난 길을 따라가보니 길이 끊어졌다. 할 수 없다. 왼쪽 무덤 위로 길을 개척하는 수밖에. 잡목을 베어 쌓아 놓은 사면길을 곧바로 쳐올렸다. 없는 길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면 남이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곧 길이 나오겠지. 예상대로 조금 올라가니, 눈이 덮여 있지만, 제법 뚜렷한 길이 나타났다. 탄탄대로다.


▲ 절을 짓기 위한 공사 현장

 

▲ 임도에서 갈라지는 길

 

▲ 개척하며 올라온 사면


10:48  송신 헬리콥터 착륙장에 도착. 어느 덧 내리던 눈은 그쳤고 해가 나기 시작한다. 물론 잠시였지만. 헬리콥터 착륙장 주변을 살펴보니 왼쪽으로 올라오는 길이 있다. 어디가 기점인가? 오른쪽으로 백족산 정상가는 길이 나 있다. 소나무 사이로 능선길이 나 있다. 길 상태는 양호하다. 


▲ 송산 헬리콥터 착륙장

 

▲ 백족산 주능선길 


10:53  갈림길에 도착. 아까 들렀던 약수터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학생들이 올라온 탓에 발자국이 수도 없이 찍혀 있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10분 거리인데 내린 눈을 수 십명의 학생들이 발로 잘 다져놓아 반들반들하다. 밧줄이 매어져 있는 급경사 구간을 오르기가 꽤 힘들다.


▲ 약수터와 정상, 송산 헬리콥터 착륙장 삼거리 이정표

  

▲ 정상으로 오르는 가파른 길, 눈이 얼어 미끄럽다


11:04  백족산 정상에 도착. 운무가 감돌고 있는 정상에는 아무도 없다. 학생들은 이미 하산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운무 속에 태극기만 바람에 힘차게 휘날리고 있다. 오남 헬리콥터 착륙장 쪽으로 하산 시작.


▲ 백족산 정상 직전 이정표

 

▲ 운무에 싸인 백족산 정상,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 백족산 정상 표지석과 함께


11:16  오남 헬리콥터 착륙장에 도착. 이정표가 서 있는데 오른쪽은 굴바위로 내려가는 길이다. 지난 번에 내려가보니 굴바위까지는 길이 괜찮은데 그 다음부터는 개척을 해야한다. 자점보로 내려가는 왼쪽 길로 들어섰다. 수 십명이 지나간 길에 낙엽이 드러나 산행로가 마치 거대한 갈색의 아나콘다처럼 보인다. 임도로 내려섰다.


▲ 눈에 덮인 오남 헬리콥터 착륙장

 

▲ 굴바위와 자점보 삼거리길 이정표

  

▲ 임도로 내려가는 능선길

 

▲ 낙엽과 눈이 조화를 이룬 임도


11:24  자점보 갈림길에 도착. 이정표가 서 있는데 오른쪽이 자점보로 내려가는 길이다. 약수터까지 1.5km라고 이정표에 적혀 있다. 굽이굽이 돌아 임도가 계속 이어졌다. 이윽고 복숭아 과수원이 보이고 저 멀리 장호원 읍내가 보인다. 약수터 오른쪽으로 임도가 나 있었다.


▲ 약수터와 자점보 갈림길 이정표

 

▲ 겨울을 나고 있는 복숭아 과수원, 멀리 장호원읍내가 보인다 


11:44  무량사에서 약수터로 올라가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도착. 왼쪽은 약수터로 올라가는 길이고 오른쪽은 무량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무량사를 통과하여 진암리 마을로 걸음을 재촉했다.


▲ 약수터와 무량사로 연결되는 도로


12:05  주차한 곳에 도착, 산행을 모두 마쳤다. 겨울의 백족산은 지난 번 가을에 올랐을 때와 또 다른 분위기를 안겨 주는 그런 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