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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경기山行記

2007.10.31. [경기山行記 7] 경기 안성 칠장산→칠현산

by 사천거사 2007. 10. 31.

칠장산-칠현산 산행기

◈ 일시: 2007년 10월 31일 수요일 

◈ 장소: 칠장산 492m / 칠현산 516.2m /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 코스: 칠장사주차장 → 칠장산 → 중고개 → 칠현산 → 명적암 → 칠장사주차장

◈ 시간: 2시간 40분

◈ 회원: 아내와 함께



07:53  청주 아파트 출발. 오늘은 오전에 시간이 있어 칠장산과 칠현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이 산을 선택한 데에는 이유가 있는데, 칠장산이 3개의 정맥 즉, 금북정맥, 한남정맥, 한남금북정맥의 갈림길이며 언젠가 내가 찾을 산이기 때문이다. 칠장산을 가는 길은 간단하다. 17번 국도만 따라 가면 된다. 츨근 시간이라 도로에 차가 많다. 진천을 지나자 차는 많이 줄어들었다.

 

4차로 도로는 이월에 이르기 전에 2차로 도로로 바뀌었는데 눈에 익다. 이유는? 작년 여름 청주에서 서울까지 도보여행을 할 때 걸었던 길이기 때문이다. 그 때 참 더웠었지. 광혜원을 지나면서 그때 하룻밤을 묵었던 '아미모텔'도 다시 보았다. 죽산으로 들어서자 얼마 안 가서 왼쪽에 칠장사 이정표가 있다. 좌회전해서 들어서니 꽤 큰 저수지 낚시터가 있고 다리를 건너 계속 달리니 왼쪽으로 명적암 가는 길 표지판이 보인다. 명적암은 칠현산에 내려올 때 만나는 암자다. 고개를 한 굽이 돌아가니 왼쪽으로 '七賢山七長寺'라고 쓴 표지석이 있다. 

 

08:51  칠장사 주차장에 도착. 주차장 왼쪽에는 일주문이 서 있고 오른쪽에는 가게들이 있었다. 아직 이른 시간인지 문을 연 곳은 없다. 하긴 오늘이 주말도 아닌 평일이니 문을 일찍 여는 것도 우습다. 청주를 출발할 때에는 잔뜩 흐렸던 날씨가 구름이 걷히면서 해가 비치기 시작했다. 산행을 하기에 좋은 날씨다. 노란 은행잎을 밟으며 칠장사로 걸어 올라갔다.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는 길이다.


칠장사 주차장 

 

 칠장사 일주문 앞에서 

 

 칠장사로 가는 은행나무길 


08:57  칠장사에 도착. 칠장사는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한 고찰로 많은 문화재가 주변에 있다. 사천왕문을 통과하니 불타는 듯한 단풍나무들이 반겨준다. 이와는 달리 대웅전은 단청이 모두 벗겨진 상태라서 화려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단청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고 하던데... 대웅전 왼쪽으로 약수터 가는 이정표가 있고 약수터 가기 전에 나한전과 혜소국사비로 올라가는 길이 나 있다. 


 칠장사 내의 단풍나무 

 

 단청이 모두 벗겨진 대웅전 

 

칠장사 내의 약수터 가는 길


09:06  호젓한 산길로 들어섰다.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은 부드러운 길이다.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 빨간 단풍 나무들이 파란 산죽과 대조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한껏 키워주고 있다. 해는 비치지만 따갑지가 않고 바람은 불지 않지만 기온이 서늘해서 산행하기에 너무나 좋다. 더군다나 단풍이 든 가을 산이니 더 할 말이 뭐가 있겠는가. 설악산 단풍도 좋고 내장산 단풍도 좋지만, 사람이 찾지 않는 야산의 단풍도 좋다. 자신이 느끼기 나름이니까.


▲ 산길로 들어섰다

 

 햇빛을 받아 불타고 있는 단풍 

 

 산죽과 단풍 

 

 산죽 사이로 난 산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09:23  앉아 쉬기에 적당한 바위가 있어 잠시 휴식을 취했다. 간식으로 사과 반 쪽. 오랜만에 산행에 참가한 아내가 몹시 좋아한다. 출발. 가는 바람에 힘을 잃은 나뭇잎들이 하나 둘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참나무 종류가 가장 먼저 옷을 벗는 것 같다. 곧 하늘이 열리면서 능선에 올라섰다. 금북정맥 능선이다. 벌써 다 올랐나? 조금 싱겁다.


뭐가 저렇게 좋을까? 


09:31  능선 갈림길에 이정표가 서 있다. 왼쪽은 칠현산을 거쳐 덕성산으로 이어지는 금북정맥 길이고 오른쪽은 칠장산으로 가는 길이다. 칠장산 정상까지는 10분 거리. 칠장산을 향해 오르막길을 조금 올라가니 오른쪽으로 부산 건건산악회에서 만든 3정맥 분기점 이정표가 서 있다. 이 칠장산은 높이나 산세는 별로지만 3정맥 분기점이라는 데에서 유명세를 얻고 있다. 3정맥은 한남정맥, 금북정맥, 한남금북정맥을 말하는데, 현재 2구간을 진행한 한남금북정맥의 종착지이기도 하다. 왼쪽으로 조금 올라가니 칠장산 정상이다.


 능선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 

 

 3정맥 갈림길 이정표 

 

 칠장산 정상 직전 


09:41  칠장산 정상에 도착. 헬리콥터 착륙장을 겸하고 있는 정상에는 입구에 이정표가 있고, 한쪽에 '칠장산 492.4m'라고 쓴 화강암으로 된 표지석 있었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잡목 때문에 시원스럽지 않았지만 '세븐힐스 골프클럽'과 '안성 컨트리클럽' 골프장이 나뭇가지 사이로 언뜻언뜻 보였다. 골프, 그 작은 구멍에 공을 넣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소리가 산 아래에서 들려온다. 정상을 출발하여 칠현산으로 향했다. 칠현산에 가려면 아까 올라왔던 능선 갈림길까지 다시 가야한다.


 칠장산 정상에서 

 

 칠장산 정상에서 

 

 칠장산 정상에서 

 

 칠장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골프장 


09:55  칠장사에서 올라오는 능선 갈림길을 지났다. 칠현산 쪽으로의 능선길은 걷기에 좋았다. 낙엽이 쌓인 부드러운 흙길이다. 헬리콥터 착륙장이 나타나고 조금 경사가 급한 길을 내려가니 중고개다.  


 칠현산으로 가는 길 

 

 헬리콥터 착륙장  


10:15  칠장산에서 칠현산으로 이어지는 금북정맥의 중고개에 칠순을 기념하는 돌탑이 세워져 있었다. 앞에 표지석도 있는데 '칠순비 부부탑'이라고 적혀 있다. 칠순을 기념하기 위해서 부부가 쌓은 돌탑인 모양이다. 의도와 방법이야 어쨌든 금북정맥 종주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좋은 구경거리가 될 것 같다. 칠현산으로 올라가는 길 양쪽의 산죽(조릿대)이 모두 말라 죽은 상태다. 아까 칠장사에서 올라올 때는 산죽이 싱싱하고 파랬었는데. 겨울 추위에 얼어 죽었나? 몹시 황량하다. 위로 오를수록 떨어진 낙엽이 많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칠순비 부부탑 앞에서 

 

 고사한 산죽 사이로 난 산길 

 

 칠현산으로 올라가는 길 

 

 낙엽 미인, 배경도 좋고  


10:44  칠현산 정상에 도착. 작은 돌무더기 위에 표지석이 있고 '칠현산 516.2m'라고 적혀 있다. 한쪽에 서 있는 이정표에는 금북정맥의 덕성산으로 가는 길과 명적암을 거쳐 신대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다. 명적암까지는 30분 정도의 거리였는데 급경사 내리막길에 낙엽이 깔려 있어 많이 미끄러웠다. 그래도 형형 색색의 단풍이 어울린 주변 경관이 좋아 힘든 줄 모르고 내려올 수 있었다.


▲ 칠현산 정상에서

 

 명적암으로의 하산길

 

 명적암으로의 하산길 

 

 명적암으로의 하산길  


11:13  명적암으로 내려섰다. 여기서부터 차도까지는 300m의 거리인데 아스팔트로 포장이 되어 있었다. 암자 건물 벽에 훌라후프가 걸려 있다. 그럼, 운동해야지. 암자 오른쪽 밭에서 한 비구니(?)가 가을걷이를 하느라고 바쁘다. 오늘 본 것 중 가장 빨갛게 든 단풍 나무가 있어 사진도 찍고. 차도 가까이 내려오니 조금 전에 올랐던 칠현산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칠장산에서 이어지는 금북정맥도 보인다.


 명적암 

 

 단풍 미인 

 

 멀리 보이는 칠현산 정상 

 

 칠장산에서 칠현산으로 이어지는 금북정맥  


11:23  차도에 도착. 왼쪽으로 올라가면 칠장사 주차장이 나오고 오른쪽은 광혜원으로 가는 길이다. 아내를 남겨두고 차를 세워둔 칠장사 주차장을 향하여 아스팔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도상으로 볼 때 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다. 길 오른쪽에 부도들이 일렬횡대로 줄을 서 있다. 다양한 건축 양식의 음식점들이 길 양쪽으로 있는데 문을 닫은 곳이 여럿이다. 한 때는 영화를 누렸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흉물스럽다. 


 칠장사로 올라가는 차도 

 

칠장사로 가는 차도 오른쪽에 있는 부도들


11:31  칠장사 주차장에 도착. 아침에는 내 차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서너 대의 차가 세워져 있다. 주차장 옆 가게들도 문을 열었고. 차를 돌려 명적암 갈림길에서 아내를 태운 다음 표지판을 보고 광혜원 방향으로 달렸는데 처음에 왔던 길이 아니다. 지도를 살펴보니 칠장사로 오는 길이 두 군데였고 이 길은 안성과 가까운 쪽 길이었다. 광혜원과 진천을 거쳐 청주에 도착하니 12시 30분이다. 높이는 채 500m가 안 되지만 3정맥의 분기점인 칠장산. 앞으로 몇 번은 더 찾아야 할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