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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행/충북山行記

2007.05.27. [충북山行記 25] 충북 보은 묘봉→상학봉

by 사천거사 2007. 5. 27.

묘봉-상학봉 산행기

◈ 일시: 2007년 5월 27일 일요일 

◈ 장소: 묘봉 874m / 상학봉 834m / 충북 보은군 산외면 신정리

◈ 코스: 신정리주차장 → 사방댐 → 안부 → 묘봉 → 상학봉 → 주차장

◈ 시간: 5시간 12분

◈ 회원: 충북산악회 고상돈 추모 산행



07:00  오늘은 우리나라 사람으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최초를 등정한 故 고상돈 산악인 추모산행이 충북산악회 주관으로 속리산 묘봉에서 열리는 날이다. 고상돈씨가 비록 제주출신이지만 어려서부터 충북에서 성장하여 세계적인 업적을 이루었음에도 그것을 기리는 행사가 없어 에베레스트 등정 30주년이 되는 금년에 추모산행을 갖게 된 것이다.

 

7시에 충북실내체육관 앞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버스가 가득하다. 타고 갈 버스를 찾다가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함께 다녀온 최창원 선생님을 만났다. 최선생님도 버스를 찾는 중인데 보이지 않는다고 말씀을 하신다. 박연수 후배에게 전화를 했더니 출발시간이 8시라고 일러준다. 아니, 카페 공지에는 7시로 되어 있었는데. 하는 수 없이 체육관 계단에 앉아서 시간이 보냈다. 관광버스 앞 유리창에 붙여놓은 행선지들을 보니 가지각색이다. 산행가는 버스, 관광가는 버스, 결혼식에 가는 버스, 묻지마 버스 등등. 7시 30분에 박연수 후배가 도착했다.

 

08:04  산행에 참가하지 못하는 충북산악회 임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체육관 출발.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부부팀이 많아 차 안이 시끌벅적하다. 미원을 지나 보은쪽으로 달리다 봉황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08:46). 해는 밝게 비치는데 황사 때문인지 하늘이 깨끗하지는 않다. 날씨로 보아 오늘 땀깨나 흘릴 것 같다. 봉황휴게소를 지나 성암에서 좌회전, 가고에서 다시 우회전하여 575번 지방도를 따라 달리다 원평에서 좌회전하여 장갑리에서 37번 국도를 이용 신정리에서 우회전했다. 신정리에서 주차장까지는 임도인데 대형버스가 통과하기에는 만만치가 않았다.


▲ 봉황휴게소


09:20  신정리 주차장 도착. 넓은 주차장에는 이미 많은 산행객들이 와 있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도착을 한 것이었다. 여러 산악회에서 이번 산행에 참가했는데 어림잡아 250여명은 되는 것 같았다. 반가운 얼굴들도 눈에 띈다. 간단한 인사소개가 있은 다음 12시 30분에 묘봉 정상에서 추모제를 지낼 예정이며 3시 30분에 주차장에서 간단한 피로연이 있을 거라고 안내를 한다.


▲ 신정리 주차장에 모인 산행객들


09:30  주차장 출발. 신정리 임도를 따라 산행이 시작되었다. 계곡 왼쪽을 따라 나 있던 임도는 계류를 건너면서 오른쪽으로 이동을 했다. 햇빛을 막아주는 나무들이 없어 임도를 걷는 것이 썩 좋지는 않다. 10여분 정도 올라가니 임도가 갈라진다. 왼쪽은 상학봉(1.9km)으로 가는 길이고 직진하면 묘봉(3.4km)으로 가는 길이다. 임도 오른쪽에 집이 한 채 보이고 그 후 임도종점까지 가는 동안 임도지선이 왼쪽으로 두 군데나 갈라지고 있다. 


▲ 신정리 임도를 따라 묘봉 쪽으로 올라가는 산행객들, 왼쪽은 상학봉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10:00  임도 종점에 도착. 꽤 넓은 평지에 지붕을 덮은 정자식 쉼터가 두 곳 있었고 주차된 차들도 보였다. 등산로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이 산길 입구에 서 있다. 본격적인 산길 산행이 시작되었다. 처음에 완만하던 산길이 10여분 올라가니 바윗길로 바뀌면서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밧줄을 매어놓은 곳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10시 25분에 잠시 휴식을 취했다. 김영식 대장이 옥수수수염차를 건네주는데 맛이 좋다.


▲ 암릉길을 오르고 있는 산행객들

 

▲ 잠시 휴식을 취하며


10:36  능선에 올라섰다. 오른쪽으로 애기 업은 바위가 내려다 보인다. 능선을 따라 15분 정도 걸어가니 암릉표지석이 있는데, 표지석에는 '암릉 860m 상학봉 1.1km, 묘봉 0.3km, 주차장 2.3km'라고 새겨져 있었다. 여기서부터 묘봉 정상까지가 묘봉 산행의 백미다. 암봉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바위벽 내리막길이 있는데 밧줄이 매어져 있다. 여기서 안부로 내려갔다가 다시 오르막 바위벽을 올라야 하는데 역시 밧줄이 매어져 있다. 바위벽을 오르면 얼마 안 가서 바로 정상이다.


▲ 지능선에서 내려다 본 애기업은 바위 쪽 능선

 

▲ 암릉 오른쪽 암봉 위에 서 있는 산행객들

 

▲ 묘봉으로 가는 길 암벽에 매어져 있는 밧줄


11:05  묘봉 정상에 도착. 이미 많은 산행객들이 정상에 도착해 있었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표지석이 없었다. 원래 있던 표지석은 정상에 있는 수십미터의 크랙 아래로 떨어져 있었고 표지석이 있던 흔적만 남아 있었다. 정상에서 본 상학봉 쪽 능선의 암벽들이 너무 아름답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12시 30분에 추모제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의외로 산행 시간이 단축되어 12시에 추모제를 지내기로 했다. 정상 한 쪽 나무그늘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 간 김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 묘봉 정상에서 본 상학봉 쪽 능선

 

▲ 상학봉 능선을 배경으로

 

▲ 故 고상돈 산악인 추모제를 지내고 나서


11:53  하산 시작. 상학봉을 들러서 내려가기로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조금 일찍 정상을 떠났다. 밧줄이 설치된 곳은 사람들이 몰리면 하릴없이 기다려야 한다. 암릉 표지석을 지나 암봉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가니 이정표가 있다. 곧 상학봉 쪽 능선으로 올라섰다.


▲ 묘봉 정상에서 암릉 쪽 하산길의 바위벽 


12:22  잠시 휴식을 취했다. 상학봉 쪽 암릉은 묘봉 쪽보다 훨씬 더 규모도 크고 모양도 다양했다. 밧줄과 사다리의 연속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상학봉 쪽에서 오는 단체등산객들이 꽤 많다. 밧줄이 매달린 곳은 정체현상이 일어난다. 교통 문제가 도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산에도 있다. 능선에서 본 상학봉 쪽 암벽과 묘봉 정상의 모습이 아름답다.


▲ 상학봉 쪽 암릉 모습

 

▲ 상학봉 쪽에서 본 묘봉 정상


12:42  상학봉 정상에 도착. 정상표지석 옆 철계단을 이용 암봉에 올라섰다. 좁은 공간에 바람이 불고 있어 다리가 후둘거린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올라올 곳이 못 된다. 이 상학봉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흥리에서 올라온다. 12시 48분에 하산 시작. 하산은 미남봉 쪽 능선을 타다가 적당한 곳에서 왼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암릉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멋진 산이다. 왼쪽으로 하산길이 나타나기를 기대하며 계속 걸었다. 이러다가 미남봉까지 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 상학봉 정상 표지석과 함께

 

▲ 상학봉 정상에서 본 미남봉 쪽 암벽

 

▲ 상학봉 능선의 암벽에 설치된 사다리와 밧줄들


13:40  능선 왼쪽으로 하산길이 보인다. 표지기가 붙어 있지는 않지만 지형적으로 보아 내려가는 길이 분명하다. 하산길의 소나무들이 보기에 좋다. 사면길을 10여분 내려가니 희끗희끗 시멘트 포장을 한 임도가 보인다. 곧 작은 계곡에 도착,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세수도 하고 발도 씻었다. 임도에 올라서서 내려가는데 풍경이 오전에 올라온 모습과 달랐다. 어디로 연결되는 임도일까?


▲ 하산길의 아름다운 소나무 숲


14:14  묘봉으로 가는 임도와 만났다. 아침에 올라올 때 본 곳이다. 햇빛 내리쬐는 임도를 따라 주차장으로 터벅터벅 걸어간다. 묘봉 쪽에서 김근환 후배가 내려오면서 인사를 한다. 인상 좋은 후배다. 곧 왼쪽으로 주택이 모습을 보이고 상학봉으로 가는 길이 오른쪽으로 보인다. 주차장에 가까워졌는데 옆 계곡에서 사람들이 땀을 씻고 있다.


▲ 신정리 임도 갈림길, 오른쪽이 묘봉 가는 길이고 왼쪽이 상학봉에서 내려오며 만난 임도


14:32  주차장에 도착. 주차장 옆에 있는 계곡 그늘에서 휴식을 취했다. 날이 많이 더워져서 이제는 물이 그리운 때가 되었다. 아이들이 물장난을 하느라고 바쁘다. 잠시 동안의 휴식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가니 미리 도착한 사람들이 둘러앉아 뒷풀이를 하고 있었다. 삶은 돼지고기를 안주 삼아 소주를 몇 잔 마셨다. 4시에 버스 출발. 충북실내체육관에서 하차하여 최창원 선생님과 율량동에 도착, 제일수산에서 사모님들을 불러내어 함께 회식을 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산에서 즐거운 산행을 한 의미있는 하루였다.


▲ 주차장 옆 계곡에 흐르는 물이 포말을 일으키고 있다